행선지 없이 그저 걸었을 뿐인데,
도착한 곳은 이름도 모르는 작은 공원 이였다.
길을 잃었는지, 주인을 잃어 버렸는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오는 한 마리의 강아지.
먼저 다가오는 강아지에게 고마울 뿐..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너는왜 여기 혼자 있니..?”
다리에 몸을 비벼대는 조그마한 강아지에게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들을까?
대답 할 수 없는 강아지라는걸 알면서.. 대화를 하려 하다니..
스스로를 비웃으며 쪼그려 앉아, 강아지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무도 없는 조그마한 공원.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내 머리카락과 강아지의 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 속에 나는 또 다시 말을 건넸다.
“엄마는 어디 가고 혼자 길을 헤매고 있어?”
내 말에 주변을 둘러 보던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강아지.
말을 알아 듣는걸 보니, 주인이 있는 강아지 인 것 같았다.
주인은.. 이 조그마한 아이만 두고 어디에 갔을까?
아끼던 옷이 못 입을 정도로 더럽혀 지거나,
소중했던 물건이 고장 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거나..
그런 경우에도 속상한데..
가족 같은 강아지를 잃어버린 주인은 얼마나 슬플까..
너를 잃어버린 주인은 너를 찾으러 다니겠지..?
주인을 찾아 줘야 하는 건가 생각 하는 사이..
그 짧은 순간 사이에 이 강아지가.. 부러워졌다.
소중한 강아지를 찾는 주인..
나는 누군가에게.. 이 강아지만큼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에게소중한 존재였던 적은 있을까?
내가 사라지면 나를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인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나를 찾아 다니는 사람이 있었으면..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나를 조금이라도 챙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다. 고작 조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지금까지 잘 지내 왔는데..
외로움 같은 기분.. 사치라고 생각 하고 혼자서 잘 버텨 왔는데..
길을 잃은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 이였다.
지금까지 잘 버텨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