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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BGM : 꽃과 나비가 머무는 곳 - 장옥정, 사랑에 살다 OST 〈
복잡함 미연 방지를 위해 꼭! 읽어주세요^^* ( 애첩 세계관 ) |
애첩은 센티넬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SF퓨전사극이에요. 판타지+사극= 애첩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센티넬버스란? 일반인보다 오감이 발달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센티넬 X 가이딩을 통해 센티넬 정신과 능력을 제어하는 가이드. 보통 각성을 통해 자신이 특수함을 인지합니다. 대부분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서로를 찾게되면 각인을 합니다. 공식각인은 과정이 복잡하나 비공식 각인은 ㅇㅅㅁ. 센티넬은 가이딩 수치가 낮으면 폭주합니다. 이 때 가이드가 막아주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가이딩은 손 잡기, 포옹, 입맞춤 등으로 이루어 집니다. ( 초록창 블로그 참조. ) 애첩의 시대적 배경은?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극에 나오던 조선시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전하가 아닌 폐하가 호칭이 됩니다. 의복은 중국 당나라 때의 의복을 참조 했습니다! 절대!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바뀐 건 호칭과 여자 의복밖에 없어요. 사진도 봐주시면 더 좋을 듯 싶네요. ( 사진 : 초록창 참조. )
그대들이 입고 있을 것. 바스트를 강조한 형태입니다! |
애첩 (愛妾)
; 사랑하는 첩.
" 농담 한번 살벌하시네요. "
" 농이라. 정녕 그리 느끼는 것이냐. "
" 저 부끄럼 잘 타는 거 알고 자꾸 장난치잖아요. "
" ..... "
" 황제님 안 피할테니까 저한테 불쑥 가까이 오는 거 자제해주세요. "
" 무례하구나. "
" 저는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명령 아니구요. "
" ..알았다. 쉬거라. "
황제가 방을 나가고 문 밖으로 발자국 소리가 희미해질 때까지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한참동안이나 눈치를 봤다. 사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그걸 장난처럼 느낄 리 없다. 다섯살 먹은 어린 아이를 데려와도 방금 전 그 말이 장난이었나 아님 장난이 아니였나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장난이 아니었다, 대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국에 황제라는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 말아달라 부탁을 한 것은 내가 매우 부담스러웠고,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오게 된 이 낯선 시간들과 환경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주지않은 채 이 곳에 잡혀있었다. 그 와중에 황제란 남자는 자꾸 사람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저 남자한테 정이라도 붙인다면 말도 안되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게 뻔했다. 사실, 끔찍한 건 아니지만 분명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펼쳐질 거란 걸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복잡해져가는 마음에 밤을 꼴딱 세우다 새벽 어스름이 되서야 잠이 들었다. 잠에 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상을 차려온 소화는 눈 밑이 퀭해진 나를 보곤 어제 눈을 감기 전 마지막으로 황제와 있었다는 걸 눈치 챘는지 밥을 먹으라 보채지 않고 그저 더 주무시라며 이불을 단단히 올려준 채 차려온 아침상을 들고 도로 방을 나갔다.
배고픔에 눈을 떴을 땐 날이 저무려는지 해가 더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아무도 쓰지 않는 전각이라 그런지 난방도 제대로 되질 않아 콧물이 찔끔 나오려고 했다. 자리에서 어기적 거리며 일어나 이불 밖을 나서며 괜히 코를 훌쩍여봤다. 방 문 앞, 전각의 마루에서 한복 소매 사이로 시린 손을 집어넣고 꾸벅꾸벅 졸던 소화는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깼다. 오래 자셨다며 배가 고파서 나왔냐는 소화의 물음에 멋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안에 들어가 계시라며 금방 다시 상을 내온다는 소화의 손을 부여잡았다. 괜히 안중에도 없는 일을 하느라 고생중인 소화가 안쓰러워 됐다고 말했다.
" 괜찮아요. 나 때문에 고생하죠? "
" 아닙니다. 수라간에서 아침에 차려둔 음식을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
" 손이 차요. 안에서 몸 좀 녹이면서 눕고 있어요. 그정도는 제가 해요. "
" 그래도 어찌 귀하신 여인께서 감히... "
" 제가 살던 곳에선 빨래고, 밥이고, 바느질이고 제가 다 했어요. 걱정마세요. "
나를 한번 힐끗, 방 안을 한번 힐끗거리며 망설이는 소화의 등을 밀어 직접 이불에 뉘여주곤 절대 나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이불에 누우면서 수라간의 위치와 어떻게 음식을 데우는지 다친 발로 불편하지 않은지 꼼꼼히 물어보고 걱정해주는 소화의 말에 대충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어느새 어스름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다. 해가 떴을 땐 딱히 춥지도 않은 날씨였지만 초저녁엔 바람이 많이 불어 아직은 쌀쌀한 날씨였다.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는 수라간에서 소화가 알려준대로 밥을 차려 전각으로 돌아왔다. 그새 잠이 든건지 입까지 벌리고 자는 소화를 보며 많이 피곤하겠구나 생각했다. 원래 좋지않은 형편에 고기같이 호화로운 음식을 많이 접해보질 못해서 닭갈비며 소고기며 부잣집 사모님들 부럽지 않게 떡 벌어지는 밥상을 보며 급하게 숟가락을 들었다. 이 곳에 온지 어언 3일이 다 되어 가는데 그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번을 해보지 않아서 그런가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숟가락이 나무쟁반에 부딪히는 소리가 시끄럽지 않도록 조심히 다 해치운 밥상을 들어 다시 수라간으로 가선 설거지까지 모조리 해치우곤 나왔다. 수도시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찬 물로 설거지를 하긴 했는데 손이 깨질듯 시려웠다. 전각으로 다시 돌아오자 소화가 일어나서는 헤헤 웃었다.
" 아가씨 덕분에 푹 쉬었습니다. 혼자서 힘드셨지요? "
" 오랜만에 몸 움직이니까 좋은데요 뭘. 앞으로 종종 일 시켜주세요. "
" 아니됩니다! 그러면 소신만 폐하께 된통 혼이 날겝니다. "
" 제가 막아줄게요. 걱정말아요. "
" 그나저나 오늘은 폐하께오서 안 보이십니다. 매일 들리셨는데. "
" 오늘은 바쁜가보죠. 그래도 국가의 대표잔데 할 일도 없이 나같은 거 보러오면 쓰나요. "
" ..내일은 의원이 아가씨의 상태를 살피러 올 것입니다. 일찍 주무시지요. "
따로 또 볼 일이 있다며 방을 나가는 소화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아직 잠자기엔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항상 알바를 뛰다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게 일상이 되었던 나는 늦게 잠에 드는 타입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질펀하게 자기도 했고. 그동안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방에 누워있거나 그러다 또 설잠에 드는 걸 반복했기 때문에 잠에 드는 거라면 넌덜머리가 나는 수준이었다. 침대 밑 조그마한 책장에 껴져있는 책들 중 하나를 꺼내어 볼까하다가 죄다 한자로 씌어져있는 바람에 도로 덮어버렸다. 심심해도 막노동이라도 하고 싶었던 찰나였다. 황제가 오늘은 왜 안 왔지? 바쁜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왜 하고 있나 싶었지만 내 의지대로 멈출 수 있는 것 따위가 아니였다. 설마 남자가 쪼잔하게 어제 오지 말라는 것 때문에 삐진건가 싶었다. 그렇지만 황제와 내가 딱히 삐진다고 풀어준다거나 상대방의 감정까지 살필 정도로 무언가가 있는 사이도 아니였다. 황제와 나는 그저, 생명의 은인과 은혜를 갚으려는 까마귀 즈음에 불과했다. 더 이상의 진전이 있다한들 황제는 자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맹랑한 계집 정도로 생각하는 거 뿐이었다.
황제가 왜 오지 않았나에 대한 생각 한번, 딴 길로 새 엉뚱한 생각 한번. 그 행위를 반복하다 결국 또 늦게 잠이 들어버렸다. 다음 날 의원이 와서 다리를 살피곤 많이 나아졌다며 발 근육이 굳지 않도록 자주 걸어주라며 일러두었고 그 날 또한 의사와 소화외엔 전각으로 발을 들이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한 것이였지만 황제 또한 오지 않았다. 다음 날, 그 다음 날, 그 다음 다음 날도. 그렇게 꼬박 이주 남짓을 황제의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그 동안에 나는 걷는 폼도 꽤 자연스러워졌고, 궐의 생활이라던가 허드렛일에도 많이 익숙해져 있었다. 일주일 전에는 실로 오랜만에 목욕도 하고 그 동안 거동이 불편해 갈아입을 수 없던 누더기같은 한복도 소화와 같은 궁녀복으로 갈아입었다. 뭘 입어도 태가 난다며 날 치켜세우는 소화였지만 생전 처음 입어보는 옷에 마냥 어색했었다. 같은 궐 안이었지만 이 곳에는 황제가 없나 싶을 정도로 여유롭게 굴러갔다. 소화가 또 일이 바쁘다며 나를 내팽개쳐 둔 채 일을 보러가 전각 주변 작은 쪽문 뒤로 나 있는 후원에 다시 갔다. 참 아름다운 곳이였는데 저번엔 황제때문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곳이었다.
그 때는 꽃봉오리가 아주 작게 자리했었는데 지금은 당장이라도 꽃이 필 것처럼 봉오리가 제법 커져있었다. 봄을 맞이하려는 후원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예쁜 모습이었다. 나중에 완연한 봄이 오면 얼마나 더 이쁠까 싶었다. 황제의 방해 아닌 방해같은 등장으로 건너가지 못했던 커다란 연못 한 가운데 위치한 전각으로 발을 옮겼다. 처음 건넜을 때는 나무가 얼었는지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심했었는데 이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리 길지도 않은 다리를 반쯤 건넜을까, 굳게 잠긴 전각에 들어가진 못하고 그냥 입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곤 또 다시 이주동안 묻어놨던 생각을 다시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얼마나 바쁜걸까. 내 존재를 잊은걸까. 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을까. 이 곳에 운명처럼 황제와 또 다시 마주칠 수 있을까. 다리에 몸을 기대고 앞에 보이는 연못의 물결을 가만히 눈으로 따라 훑었다. 턱을 괸 채 그 광경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을까, 갑작스레 나무 다리에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순간 의문과 동시에 고개가 돌아갔다.
" 어? 아... 그, 안녕하세요. "
" 여기에 또 왔구나. 오지말라고 빗장도 걸어놨었는데. "
" ...그 동안 너무 심심해서 그냥.. 황제폐하께선 많이 바쁘셨나봐요. "
" ...바빴지. 아주. "
" ..그러셨구나. "
" 생각도 했고. 아주, 많이. "
원래도 어색한 사이였지만 이주동안 안보려다 둘이 다시 마주하려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거울을 보지는 않았지만 내 스스로가 나 어색해요. 이거 티내는 거 같았다. 이주만에 본 황제의 얼굴은 여전히 멀끔하고 귀티나며 잘생긴 모습이었지만 눈빛만은 전보다 가라앉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할 말이 사라져 밑으로 고개만 박고 있었다. 그리고 내 정수리에는 따갑게 황제의 시선이 와닿았다. 아마 평생을 황제에 곁에 있어도 날 부끄럽게 만드는 저 뚫어질듯한 눈빛은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고개를 들라는 황제의 말에 확 치켜들었다. 그 바람에 정통으로 마주친 시선때문에 다시 고갤 숙였지만 또 얼굴을 들라는 황제의 말에 다시 그 눈을 마주했다.
" 옷이 바뀌었구나. 머리도. "
" 네. 조금 어색해요. ...이상하죠? "
" 어떠한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보는 것이냐. "
" 네? 아니 저는 그냥, "
" 잘 어울린다. 이 말을 기대했던게지? "
" 에? 아니거든요. 저는 진짜 이상한지! 안 이상한지! 그거 알려고 물어본거예요. "
" 알았다. 되었다 그럼. 너하고 어울리는 옷은 아니구나. "
" 역시 그렇죠? "
" 이제 곧 봄이 다가오는데 그리 어두운 옷을 입으면 쓰나. "
" 아. 그건 저도 공감. "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답지 않게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여유롭게 말을 건네오는 황제에 어색한 마음이 누그러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새 또 줄어든 웃음에 다시 어색해져선 서로 머리만 긁적였다. 사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물어보질 못하겠다. 이 상황에서도 어색한 거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황제한테 이주 전, 내가 너무 못되게 군건가 싶어 미안했다. 그리고 왜 그동안 오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가장 궁금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았다. 황제가 다시 되물을 게 뻔했다. 내가 그게 왜 궁금하냐며. 그리 묻는다면 난 또 입을 꾹 다물 수 밖에 없게 된다. 그저 궁금해서라고 말만 되풀이할 뿐 명확한 이유는 내질 못하니까. 콧등이 간질거려 괜히 한번 긁어대자 황제가 말을 걸어왔다.
" 안 궁금해? "
" 뭐를요...? "
" 왜 내가 그동안 오지 못했는지 말이다. "
" 설마 이주 전에 제가 건들지 말라고 했다고 화난 거 아니죠? "
" ...그것은 짐의 실수이니라. 네가 부담스러워 할 법 했다. "
" 아니면 말구요. "
" 네가 내게 한 부탁. 그리 할 예정이다. "
" ....."
" 네게 불쑥 다가가지 않으마. 멋대로 굴지도 않으마. "
" 폐하... "
" 대신 기다리거라. 물론 도망도 안되는 것이고. "
" 다리도 거의 나았는데 또 기다리라구요? "
" 지금 이것은 명령이 아니다. 부탁이니라. "
어쩐지. 사람 좋은 웃음 내보이면서 뒤끝 없이 구나 했다. 그럴 사람처럼 안보였는데. 도대체 나 하나 붙잡겠다고 뭘 하려는 건지.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냥 그 멀끔한 웃음을 보고 생각했다. 저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나랑 만났으면, 지금쯤 그 말은 황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얼마 되지않는 시간동안 내가 판단한 황제는 그랬다. 얼굴도 잘생긴 사람이 자기보다 미천한 사람을 가여이 여길 줄 알고, 챙겨줄 줄 알며 무심한 듯 보이나 챙겨주고 싶어하는 사람. 그런 남자를 마다할 여자가 있을까? 내가 황제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아직은 속셈을 알 수 없고, 가까운 것 같지만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에 불과했다. 나중에 센티넬을 찾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한번 쯤은 생각날 법한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부탁 하나만 더 해도 되겠느냐. 실은 황명이다. "
" ..뭔데요. "
" 나와 함께 갈 곳이 있다. 따라오거라. "
" 네. 근데 폐하 권력 너무 막 쓰시는 거 같아요. "
" 그래서 불만인 것이냐. "
아니요. 어련하시겠나이까. 아까 언제 웃었냐는 듯 또 무표정한 얼굴로 물어오길래 냉큼 없다고 대답했다. 말도 하지 않은 채 걸음을 돌려 빠르게 후원을 빠져나오길래 후다닥 발걸음을 맞췄다. 그러다 또 훽 길을 비틀어 가더니 이내 속도를 늦춘다. 아마도 내 발걸음이 아직까지 완전히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눈치챘던 모양이다. 그렇게 느릿느릿 걸어온 곳은 내가 머물던 전각과는 또 다른, 조금은 더 크고 아직은 미완성이 된 채인지 단색의 전각이었다. 그 안으로 들어선 황제는 탁자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자신을 따르던 궁녀를 시켜 나를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궁녀들은 황제와 나 사이에 위치한 미닫이 문을 굳게 닫고는 한쪽 벽에 밀어두었던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커다란 보따리 안에는 파란 빛의 한복이 들어있었다. 얼마나 곱던지 치마에서 윤기가 나는 것 같았다. 궁녀들은 멍하니 있는 내게 오더니 이내 저고리와 치마를 벗겨내리기 시작했다. 새햐안 속치마 하나만 남게되자 나는 심히 부끄러웠다. 이 미닫이 문 하나의 간격을 두고 황제와 내가 있는데.
궁녀들은 개의치 않은 채 내게 새 한복을 입혀주었다. 실제로 입으니 몸에 딱 맞아떨어지는 고운 빛깔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군더더기 없이 예쁜 옷이었다. 화려한 꽃 자수가 새겨져 있는 파란빛 저고리와 보랏빛 고름이 남색 빛의 치마와 몹시 잘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괜스레 설레는 마음에 치맛자락을 붙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저희끼리 작게 웃던 궁녀들은 이내 닫혀있던 미닫이 문을 걷어내었다. 이쁜 옷을 입어 덩달아 들뜬 마음에 격양된 얼굴로 황제를 쳐다보자 머리 끝부터 버선 코까지 빠짐없이 훑어내리는 황제의 시선에 급히 치마를 부여잡았던 손을 내려 모았다. 나를 계속 주시하는 황제때문에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자 흐음,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던 황제는 제 손바닥 위로 관자놀이를 괴더니 한참을 또 바라보다 말을 뱉었다.
" 옷이 화사한 것이 봄을 닮았구나. "
" 갑자기 무슨... "
" ...그간 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젠 다 정리가 된 것 같구나. "
" 이런 이쁜 한복은 어디서 구하셨어요? "
" 옷이 이쁜 것이 아니다. 그 옷을 이뻐보이게 하는 것은 따로 있지. "
" 자꾸 혼자 막, 뭐라고 하는 거에요? "
" ...봄을 입은 네 모습이 참 곱다, 라는 말이다. "
꽃송이들 안녕! 염치 없죠 저? ㅠㅠㅠㅠㅠㅠ 그동안 공부하느라 바빠서ㅠㅠ 그래도 시험 다 치르고 와서 부랴부랴 썼어요. 용서해주세요. 거의 한달을 연재를 쉬어버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그래서 전 편 다 까먹으셨을까봐 1편이랑 2편 포인트 다 반으로 내리고 왔어요. 일주일간 해놓을테니 염려마시고 정독하실 분들은 해주시기! 연재텀 천천히 하려고 해도 내용 너무 처질까봐서 오늘편 걱정이 많아요. 너무 재미없구. 지루하구. (오열한다). 시간 여유 좀 더 생기면 더 재미있게 써볼게오. 정국이 얼굴 봐서라도 양해를..(굽신) 그동안 저 잊지않고 기억해주신 이쁜 꽃송이들 미리 고마워요^ㅁ^. 정국이 런 일본버젼 저거 움짤보고 진짜 오분동안 울었어요. 그래서 꼭 쓰고 싶었는데 지금 보니 넘나 뜬금 없는 것. 조금씩 써두던 거 손본거라 오늘 많이 이상하겠지만 넘겨주세요. 제가 내일 다시 확인하면서 수정할게요ㅠㅠ. 암호닉 그동안 계속 신청해주셨더라구요. 넘나 감사하고 황송합니다. 주말에 제가 한번에 몰아서 싹 다시 정리할게요. 지금 포화상태라^^; 기타 피드백, 궁금한 거, 오타, 맞띄지적, 사담! 모두모두 댓글로 받습니다. 꽃송이들 사랑해요. 항상 연모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