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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BGM : First Love (태왕사신기 OST) 〈
복잡함 미연 방지를 위해 꼭! 읽어주세요^^* ( 애첩 세계관 ) |
애첩은 센티넬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SF퓨전사극이에요. 판타지+사극= 애첩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센티넬버스란? 일반인보다 오감이 발달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센티넬 X 가이딩을 통해 센티넬 정신과 능력을 제어하는 가이드. 보통 각성을 통해 자신이 특수함을 인지합니다. 대부분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서로를 찾게되면 각인을 합니다. 공식각인은 과정이 복잡하나 비공식 각인은 ㅇㅅㅁ. 센티넬은 가이딩 수치가 낮으면 폭주합니다. 이 때 가이드가 막아주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가이딩은 손 잡기, 포옹, 입맞춤 등으로 이루어 집니다. ( 초록창 블로그 참조. ) 애첩의 시대적 배경은?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극에 나오던 조선시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전하가 아닌 폐하가 호칭이 됩니다. 의복은 중국 당나라 때의 의복을 참조 했습니다! 절대!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바뀐 건 호칭과 여자 의복밖에 없어요. 사진도 봐주시면 더 좋을 듯 싶네요. ( 사진 : 초록창 참조. )
그대들이 입고 있을 것. 바스트를 강조한 형태입니다! |
애첩 (愛妾)
; 사랑하는 첩.
" 죄송합니다. 현재 자리가 꽉 차서요. 혹시라도 남은 자리가 생기면 연락드릴게요. "
폭주하는 센티넬이 넘쳐나고, 그들을 제어할 수 있는 가이드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 정부는 야심차게 가이드 장려 정책을 실시했다. 아무리 센티넬과 가이드가 선천적으로 정해진다하나 제 짝을 찾기란 짚 더미에서 바늘 찾기에 불과 했고, 후천적으로나마 센티넬을 제어할 수 있는 가이드들을 모으기 위해 내놓은 방책이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가이드가 장려 정책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알맞은 센티넬을 찾아 각인을 시키고, 그 포상으로 어마어마한 재력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이었다. 저 또한 녹록치 않은 생활 형편에 몇 번이고 신청했으나 왜 나에게만 안된다는 건지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제가 마주할 센티넬이 누군지도 모르고 각인을 당해 평생 그 센티넬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게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눈 앞에 보이는 이익에 무릎 꿇고 말 인간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사정은 특히 좋지 않았다. 부모님이 남기고 떠나버린 막대한 빚과, 상환일에 반납하지 못해 이자만 늘어가는 학자금과 당장에 거주하는 집에 필요한 돈, 생활비, 세금 등. 빚 투성이였다. 평생을 돈의 구렁텅이에 빠져지내야 한다.
" 아가씨 짝은 너무 멀리 있구만. 쯧쯔... "
" .......네? "
" 둘 사이에 거리가 너무 멀어서 만나기도 힘들겠어. "
" ...얼마나 멀어요? 외국이에요? "
" 것보다 훨씬 더 멀지. 그 시간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야. "
딱 보아도 차림이 몹시 남루한 아주머니 한 명이 대뜸 다가와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했다. 난 그 아주머니한테 말을 일체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고민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 챈 아줌마에 용한 점쟁이인가 싶어서 뜻 모를 말들을 주의깊게 듣기 시작했다. 아가씨 짝은 아가씨가 살아가면서 죽을 때까지 볼 수 없을거야. 그 말에 절망적인 표정이 드리웠다. 평생 이렇게 빚을 떠안고 살아갈 순 없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줌마에게 물었다. 죽을 때까지 못 볼만큼 거리가 머냐고. 그랬더니 아줌마는 지금 이 세상에 나와 각인을 시켜줄 짝을 찾아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아줌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 근데 나는 할 수 있지. "
" ...어떻게요? "
" 그 자가 아가씨를 만나러 올 수는 없고, 아가씨가 짝을 찾으러 가야지. "
" 정말 감사해요...아주머니 "
" 공짜로 시간 여행 보내주기는 나도 힘에 부쳐서... 아가씨가 줄 수 있는 건 없나? "
" 뭐든 다 드릴 수 있어요. 지금처럼 빚에 떠밀려 사는 것 보다야 뭔들 안 좋겠어요? "
" ...그럼 약속한거다? 가서 너무 당황하진 말구.. 아가씨도 드라마는 많이 봤을 꺼 아냐?"
" 그게 무슨 소리, "
그래.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정신이 희미해져 갈 때 나는 생각했었다. 사기를 당했구나, 이건 신종 납치구나. 너무 당황스러웠다. 당했다.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요즘처럼 뒤숭숭한 시대에 사람만큼 못 믿을게 어디있다고. 나 또한 돈에 홀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권력의 어쩔 수 없는 노예이었던 것이다. 의식을 잃고도 끈임없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들이 내 장기들을 얼마에 주고 팔려나 생각했다. 그리고 빛이 내리쬐는 듯 밝아지는 시야에 눈을 떴다. 설마 나 천국에라도 온 건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쳐 벌떡 일어났을 땐 눈 앞에 보인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정면의 모습은 내가 살아가면서 TV로나 봤을 법한 곳이었다. 아직은 새벽인건지 이제 막 동이 트려했다. 끝도 안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큰 궁궐 저 끝으로 해의 모서리가 걸쳐지고 있었다. 절경이었다. 그 모습을 담고자 주머니를 뒤적거려 핸드폰을 찾고자하면 핸드폰은 커녕 주머니도 없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내 옷을 살펴봤더니 평생 절대 입을 일 없을 거 같았던 한복이 입혀져 있었다. 사실, 한복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거의 누더기에 가까울 정도로 꼬질꼬질한 옷이었다. 그제서야 느리게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그냥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었다. 시간여행이니 뭐니, 드라마 많이 봤냐 어쩌냐 물어보던 게 다 이것 때문이었다. 어스름했던 하늘은 내가 현실을 부정했던 시간 동안 이미 고개를 다 내민 상태였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았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참 이상한 장면들을 많이 목격했다. 지극히 평범하던 일반인들 사이에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일도 겪었고, 또 적응했다.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문명은 발전해 있었고, 그 것이 우리의 삶을 더욱이 풍요롭게 만든다는 건 나도 어김없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시간여행은 조금 너무하지 않았나. 자꾸만 이성이 저 멀리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종국엔 눈 앞에 보이는 돌덩이들 중 적당히 큰 크기의 돌을 골라 발등을 향해 가차없이 내리찍었다. 흰색 버선이 피로 물들어갈 뿐 꿈이 아니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아픔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당황스러워 느껴지지 않았다.
" 미쳤다...... "
미쳤다, 미쳤어. 이건 진짜 미친거다. 아무리 내가 돈에 눈이 멀고, 당장에 제 짝을 찾는 게 급급했다 해도 어딘지도 모르고, 어느 때인지도 모르는 이 낯선 곳에서 혼자 떨궈졌다는 건 덜컥 겁이 나는 일이었다. 아, 대박. 진짜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야. 정신 나간 사람처럼 의미없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쩌지. 어떡하지. 아직은 한복 껍데기만 입고 있기엔 많이 추운 날씨에 이도 딱딱, 떨렸다. 무방비한 상태로 오랜 시간 노출 된 손과 버선만 신겨져 있는 발 또 곱게 땋아진 머리에 드러난 목은 벌겋게 달아오른지 오래였다. 몇 시간을 이러고 있었을까. 감각도 없어지고, 이 낯선 현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해탈하고 있을 때 즈음 인기척이 들려왔다. 도망쳐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아까 돌로 내리 찍은 발이 조금만 움찔해도 찌르르 아려와서 그 자리에 망부석마냥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말소리가 가까워지자 눈에 띄게 몸이 굳어졌다. 금색, 빨간색, 흰색이 섞여있는 옷을 입은 남자를 필두로 여러 명의 남정네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딱 보니 대장과 똘마니들이었다. 상대편들도 적잔히 당황했는지 서로를 보곤 한동안 멍해있었다. 그러다 먼저 정신을 차린 똘마니 한 명이 내 정체를 물었다.
" 네 년은 누구냐! "
" 저,요? 아, 저... 저, 저는.. "
누가 봐도 아 얘 어디가 많이 모자란 애구나 싶을만큼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아마 날 모지리, 코찔찔이, 오줌싸개인 기집애로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추위를 느끼는건지 낯선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는건지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지탱했다. 네 이년! 이 분이 뉘신 줄 알고 그리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것이냐! 다리를 잘라내어 무릎을 굽히기 전에 얼른 엎드리지 못할까! 내게 위협적으로 칼을 꺼내들며 빽 소리를 지르는 똘마니에 이제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 듯 떨렸다. 그런 내가 퍽이나 보기에 안쓰러웠던 것인지 대장인 남자를 죽이려 한 것이 틀림 없다며 계속 소리치는 똘마니에 그 남자가 혀를 쯧차며 말을 했다.
" ...되었다. 위협은 커녕 서 있기도 힘들어 보이는구나. "
" ......."
" 이 곳은 국경에 있는 산 중 가장 가파른 산인데 그 몸을 이끌고 여기까진 어떻게 올라온 것이냐. "
" 아, 어, 그러니까... "
" 말을 하기 힘든 것이냐. "
" 아니, 아니요... "
" 어디에서 온 누구냐. "
" 잘 모르겠, 어요... 아니 이름도 없고, 부모도 없어요. 아무 것도 몰라요, 저는... "
사실이었다.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었고, 아마 부모도 없었겠지. 대한민국에 살던 내가 과거에서 보면 이렇게 거지 중 상거지구나 싶었다. 내 대답에 남자는 내 몸에 구멍이라도 낼 작정인지 아주 빤히 쳐다보았다. 나도 사람 눈 피하지 않는 거 잘하는데. 이 남자는 더 잘했다. 내가 먼저 시선을 내릴 때까지 쳐다볼 거 같아 결국 먼저 꼬리를 내리고 머리를 조아렸다. 곱게 자란 티가 팍팍 날 정도로 잘 생기고 멀끔한 얼굴에, 덩치도 크고 남자다웠다. 옷에 진짜 금칠이라도 했는지 호흡 때문에 어깨가 들썩일 때 마다 옷이 햇빛에 반짝거리며 빛이 났다. 그에 반해 나는 최악이라면 최악이었다. 부시시 정리도 안 된 머리에 누더기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초라한 옷차림, 더군다나 신발도 신지 못한 버선은 이미 벌겋게 물들어 본인의 색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괜시리 수치스러운 맘에 흉한 발을 모아 되도 않는 눈치를 봤다.
" 오늘 사냥은 파해야겠구나. 괜히 새벽부터 헛걸음을 쳤다. "
" 예, 폐하! 이 년은 어찌할까요? "
" ...글쎄. 감히 내 길을 막고 서있는 것이 조금 괘씸하긴 하구나. 사냥도 글렀고, "
" 사, 살려주세요! 제가 그럴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저도 눈 떠보니까 여기였어요! "
" ....... "
" 목숨만 살려주세요. 다시는 눈에 안 띄게 있을게요... 한 번만 살려주세요. 제발. "
" 닥쳐라!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폐하의 말을 끊는단 말이냐. 무례하기 짝이 없는 계집이구나! "
내 얼굴 앞 쪽에서 배회하던 칼날은 어느새 목 끝까지 들어와 추위에 벌겋게 된 살결에 닿고 있었다. 무서움에 나도 모르게 절로 무릎이 꿇려졌다.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지금 이 상황도 아직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고,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이 환경 속에서 어느새 죽음의 문턱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덜컥 겁이 나선 눈물이 쏟아졌다. 이미 감각이 사라져버린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살려달라고. 이렇게 죽기엔 내가 너무 억울하지 않나. 그러다 또 정신을 잃었다. 쓰러져 눈이 감기는 순간까지 본 건 대장인 남자의 시선 뿐이었다. 정신이 완전히 잃지 않을 때까지 생각한 것은 눈을 떴을 때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것이었다.
* * *
" ...이만 궐로 돌아가자. "
" 폐, 폐하! 어찌 그리 미천한 계집을...! "
" 그래도 내 백성이고, 어린 여인인데.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
" 소신들이 업고 가겠사옵니다! 가는 길 편히 가시오소서. "
" 이 아일 들고 이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기엔 너희들은 많이 약할 듯 싶구나. 본디 나는 다르지 않느냐. "
" ...폐하. 그래도... "
" 됐다. 내가 들고 내려가마. 찬바람을 오래 맞았더니 머리가 아프구나. "
지 혼자서 울며불며 무릎을 꿇고 싹싹 빌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여자를 보던 정국은 이내 여자에게로 다가가 목과 무릎 뒤를 받쳐 천천히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며 기함을 하던 신하들이 자신들이 하겠다며 안절부절 했지만 정국은 개의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라에 자신보다 힘이 쎈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국은 자신이 유별난 힘을 가지고 있단 것을 일찍이 알았기에 피로 물든 여자의 버선발을 보며 산을 내려왔다. 그렇게 궐까지 당도한 정국은 건물이 많이 낡아 쓰지 않는 전각 하나에 여자를 뉘였다. 그리곤 의원을 불러 다친 발을 치료케 했다. 미간을 있는 대로 찌푸리던 여자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는 걸 보면서 정국은 생각했다. 이 여인은 무엇인가. 왜 그런 곳에서, 그런 몰골로 서로를 마주했는가. 의문점이 많았다.
정국이 사는 나라에선 풍문으로만 들려오는 소문이 하나 있었다. 옛날, 정국의 나라를 다스리던 황제가 홀로 사냥을 나섰는데 고동빛의 털 색을 지니고 있는 노루떼 사이에서 유난히 흰 빛의 털을 가진 노루 한 마리를 보았는데 그 녀석이 어찌나 잽싸던지 활을 쏘는 족족 다 피해갔더랜다. 화살이 스치듯 흰 노루의 다리에 명중했고, 그 진귀한 장면을 기억하기 위해 흰 노루는 다시 풀어주고 대신 그 노루의 피를 보관해 황제의 침소에 두었는데 그 후로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고, 주변국들 중 가장 강대국이 됐다던 일종의 전설과도 같았다. 정국은 그런 허상과도 같은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부쩍 제가 잠에만 들면 그 흰 노루가 정국의 꿈 속을 마구 활보하고 다녀서는 제 심기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산이란 산은 다 돌아다니며 흰 노루를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젯밤은 유난히 피곤하여 일찍 침소에 들었는데 제 기상 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눈이 떠져 왜인지 기분 좋은 예감에 새벽부터 사냥을 나섰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고작 이런 누더기 차림의 여인이라니.
" 꿈 속에서 항상 달아나기만 하던 노루가 오늘은 먼저 다가오길래 혹시나 했더니만, 참... "
잠이 든 여인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정국은 이내 허무함에 분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었다. 정국에겐 고질병이 하나 있었다. 제 아비나 어미는 그 것이 축복이라 했지만 본인은 전혀 그러질 못했다. 어릴 때 부터 정국은 영특했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배워서 무예나 학식에 두드러짐을 보였다. 힘도 유별났다. 제가 맘만 먹고 누구의 손목이라도 으스러져라 쥔다면 진짜 뼈가 뿌러질 정도였다. 그렇기에 많은 제 형들을 제치고 황제가 된 것이지만. 그런 정국은 감정에도 꽤나 예민했는데 제가 화가날 때나 우울할 때면 그 감정이 주체가 안되어 폭주하기 쉽상이었다. 이 병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고칠 수도 없었다. 궐 안 모든 사람들이 그런 정국을 알기에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 한참을 씩씩거리던 정국은 이제 안절부절이었다. 아파오는 제 머리를 쥐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여전히 세상 모르고 잠든 여자를 보며 정국은 또 한번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저도 모르게 여자의 손목을 세게 잡았다. 잡힌 손목에 악력이 가해지는 듯 점점 고통에 인상을 찡그렸으나 그에 비해 여자의 손목을 잡은 정국은 날뛰던 감정들이 잔잔해지기 시작했다. 참으로 신기루와 같은 일이었다.
찰나의 순간, 이게 뭔가. 의아해한 정국은 세게 쥔 손목을 놓지 않고 잠에서 깨려하는 여인을 그대로 바라보았다. 이윽고 감겨있던 여인의 눈이 천천히 트여 자신을 바라봤고 정국은 언제나 그래왔듯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아까처럼 서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저녁이 된 것 마냥 어둑거리는 그 고용한 공간 속에서 맴도는 것은 정국의 가파른 호흡과 여인의 차분한 숨소리 뿐이었다. 손목이 아픈 듯 한 손으로 제게 잡힌 손목을 빼려하는 여자의 나머지 한 손을 겹쳐잡았다. 그러자 정국은 가라앉곤 있었지만 아직 다 일그러지지 않은 분노와 마음 한 구석에 싹을 틔운 것 같이 간질거리는 느낌, 그 이질감에 자신과 똑같이 정국의 눈을 피하지 않는 여자를 보며 이 여인을 만난 것이 결코 스쳐지나갈 우연이 아닌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너와 내가, 우리는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구나. 신기하게도 맞닿은 손들을 잡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유 모를 안정감을 느꼈다. 그 덕에 어정쩡하게 여자의 손목만을 붙잡은 채로 서있던 정국은 이내 무릎을 굽혀 앉으며 저와의 거리가 가까워진 여인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 말해. "
" ..."
" 누구야. 너. "
" ...모른다고 했어요. "
" ..너랑 내가 만난 게, 정말 우연이야. 아니면, "
"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야. "
하,,,,, 이게 뭔 망글이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똥만 신명나게 싸재꼈네. 역시 내 손.(절레)(절레) 오늘 내용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피드백은 댓글로 해주세요. 제가 이 글을 써서 가장 미안한 사람은 정국이랑 이걸 읽으신 당신이네요. 글 같지도 않은 글이란...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쓰시고( 본심 나타내지 말란 말야 ㅠㅅㅠ ), 소중한 포인트 돌려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