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 남자친구가 누구야? W.HARU_
07. 민규야, 너는 언제, 어떻게 여주한테 반했어?
반한 거?그게 언제쯤이었지. 아마 고등학교 졸업 때 쯤일거야. 그 첫 만남 때 누나가 중학생만 아니었음- 이런 식으로 말했던 거 기억하지? 아, 그날 우리 집에 온 사람 중에 순영이형도 있었다. 그래서 엄마 딸이랑 여주누나, 순영이형 이렇게 넷이 자주 놀러 다니게 돼서 엄청 친해졌어. 근데 이 누나 은근 능글맞은 구석이 있더라. 처음엔 되게 얌전한 줄 알았는데 완전 아니야. 장난치는 거 진짜 좋아해.
"이게 누구야, 비주얼 꿈나무 김민규 아니야?"
"하… 누나 제발."
"다들 쉿- 세봉고 연예인 민규씨가 할 말 있다잖아!"
"다 꺼져 진짜."
권순영, 김여주 조합이면 진짜 환장한다니까. 사람 놀리는데 도가 튼 사람들이야. 그래도 그게 막 싫진 않더라고. 그냥, 이렇게 말해도 되려나 싶지만, 쟤네 저러는 거 귀엽잖아. 둘 다 작고 귀여워. 하여튼 여주누나 얘기 계속하자면 우리 둘 다 집에서 강아지 키우거든? 여주누나네 강아지도 진짜 귀여워. 주인이랑 똑 닮았어. 우리가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꼭 같이 만나서 산책 다녔었어. 누나네 동네에 딱 산책하기 좋은 공원 있거든. 하도 둘이서 자주 다녀서 그런지 동네 어르신들께 오해도 많이 받았다. 전에 한번은.
"아유, 오빠랑 같이 산책도 나오고 사이 좋은 남매네-"
"…오빠도 남매도 아닌,"
"하하,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누나가 대뜸 내 입을 막아버리더라고. 그리고 그 할머니 가시고 누나한테 엄청 혼났어. 말씀하신 분 민망하시게 꼭 그런걸 말해야 되냐고. 아니 근데 내가 거짓말 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혼나야 되냐고 따졌다가 한 대 맞았지. 내가 김여주 성격 능글맞다고 했잖아. 저런 거 볼 때마다 새삼 또 느낀다니까. 근데 여기서 내가 오빠라고 생각하셨잖아. 그래서 또 그거로 싸웠다.
"근데 방금 들었어? 내가 오빠 같아 보이시나 봐."
"뭐래. 김민규 어린이- 우유나 더 먹고 오세요."
"누나나 먹어. 키 커야지."
한 대 더 맞았어. 그 날따라 무슨 날이었는지 공원에 유치원 아기들이 진짜 많더라. 그 사이에서 작은 강아지 두 마리 데려나온 우리는 완전 인기 폭발이었지. 만져봐도 되느냐고 물어보는데 혹시 애들 겁먹게 할까 걱정하고 있는데 여주누나는 자연스럽게 아기들이랑 같이 놀고 있더라. 부끄는 자기 품에 안아두고. 아, 누나네 강아지 이름이 부끄야. 나 그 와중에 여기서 자연스럽게 핸드폰 카메라 켰다. 왜인 줄 알아? 이 누나 맨날 자기 사진 찍어달라 해서 버릇 됐거든.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면서 틈만 나면 사진 찍어달라 하는데 이젠 자동반사 수준이야 정말. 그렇게 사진 하나 찍어두고 아기들이랑은 안녕- 하고 떠났지. 가기 전에 아가 한명이 누나가 놀아줘서 고마웠는지 자기가 가지고 놀던 비눗방울 장난감 선물로 주고 갔다. 너무 귀엽지 않아? 여주누나도 은근 애 같은 게 비눗방울 아가가 주자마자 신나서 여기저기 불고 다니고 난리가 난 거야. 부끄도 덩달아 신나서 비눗방울 터트리겠다고 뛰어다니고 그게 근데 되게 그림이 예뻤다. 카메라 켜서 사진 찍어놓고 이때 실수 하나 했지.
"귀엽다."
"어?"
"미친. 뭔 소리야."
"뭐라고 민규야?"
"…누나 귀엽다고."
여주누나 귀엽다고 생각은 몇 번 했었는데 이렇게 입 밖으로 내뱉은 건 그 날이 처음이었었어 엄청 기분이 묘했어. 무의식에 내가 누나를 귀엽다고 느끼고 있었나 싶더라고. 그러고 나니까 괜히 누나가 나 애 취급하면 기분 안 좋아지고. 근데 이걸 반한거라고 말해도 되는 건가. 여튼, 몰라. 김여주 진짜, 누가 누굴 귀여워해. 자기가 제일 귀여운 것도 모르고.
- 김민규
- 20살
- 여주 절친의 친동생
- 19살때 같이 공원에서 놀던 여주에게 반함 NEW!!
08. 원우야, 너는 언제, 어떻게 여주한테 반했어?
음, 여주랑은 같이 홍보대사 하면서 친해졌는데 그때부터 호감은 있었지. 일단 여주가 착하고 호감형이긴 하잖아. 주변에 친구도 많은 것 같고. 그래서인지 첫인상부터 좋았어. 홍보대사 내가 추천하긴 했지만 일이 정말 많고 힘들긴 하단 말이야. 근데 힘든 티 하나도 안 내고 잘하더라고. 초반엔 그냥 일 잘하고 착하고 예쁜 동생? 이미지였던 것 같아. 그러다가 우리가 이제 입시설명회 같은 걸 하러 갔어. 대학생들이 학과설명 같은 것도 하고 학교 홍보도 할 겸 해서 간 거였는데 나랑 여주가 과가 같다 보니까 우리가 같은 조가 됐지. 여주가 이런 큰 행사는 처음이라 그런지 기대도, 긴장도 많이 한 것 같아 보이더라고.
"긴장 많이 돼?"
"네, 근데 선배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요."
"티나?"
"조금요."
눈치도 빠르더라. 하필 내가 조금 중요한 역할을 맡았어서 부담이 많이 됐었거든. 차기 회장이랍시고 자꾸 일 떠넘기는 것도 짜증 났는데. 하여튼 내가 여주를 챙겨줬어야 됐는데 반대 상황이 되어 버렸더라. 오죽하면 여주가 나한테 청심환도 사다 줬어. 덕분에 좀 괜찮아지긴 했다. 그날 행사는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어. 사실 한번 실수했는데 여주가 도와줘서 티 안 나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그 날 이후로 부쩍 친해져서 자주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했지. 그렇게 일 년 정도 지나고 나는 회장이 됐고 여주도 나름 높은 자리에 앉았지. 사실 나한테는 그 한해가 제일 힘든 해였어. 내가 회장이 된 거에 대한 말도 많았고, 내가 좀 의도치 않은 족보브레이커라서. 아, 설명하자면 긴데… 어쩌다 보니 학교를 빨리 들어갔어. 그런데 빠른년생은 아니라 나이 속였네 뭐네 뒷말이 많았었지. 그런 거 이제는 신경 안 쓰는데 나랑 친한 여주한테까지 난리더라. 원래 안 좋은 소문이 더 빨리 퍼진다고 하잖아. 그 때 내가 여주를 챙겼어야 했는데 나도 스트레스받고 있던 터라 미쳐 생각도 못 하고 있었지. 그러다가 이제 일이 한번 터졌지.
-
우리 동아리 정기회의 날이 있는데 내가 그날 교수님 면담이 있어서 조금 늦게 참석하게 된 거야. 물론 미리 말은 해놨고 다들 이해해주더라고. 아니지, 이해하는 척 해주더라고. 면담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서 급하게 회의장으로 향했어. 회의장에 가까워질수록 큰소리가 난다 싶어서 설마 우리 회의방이겠어 했는데 정말이더라.
"전원우도 웃겨. 맨날 그놈의 김여주, 김여주. 둘이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다고."
"걔 좀 예쁘장하게 생기긴 했잖아."
"난 여주랑 이지훈이랑 사귀는 줄 알았는데, 걔도 은근 남자 많네."
참다못해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누가 내 팔을 잡아끌더라. 여주였어. 언제부터 뒤에 있었나 싶어 당황해 그대로 굳어버렸는데 진짜 문을 발로 집어 차고선 들어가더라. 그렇게 침착하게 화내는 사람 처음 봤어. 한순간에 분위기 확 죽었잖아. 여주를 겨우 진정시키고 회의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대충 정리했지. 그 애들이랑은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했고. 다들 떠난 회의실에 둘만 남아있는데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분위기 인 거 알면서도 장난치고 싶더라.
"여주야, 이런 걸 걸크러쉬라고 하는거야?"
"갑자기요?"
"방금 한 말 내 앞에서 다시 한번 해봐."
"아, 선배. 놀리지 마요 진짜…"
놀리는 거 아니고 진짜 멋있었는데. 그렇게 대충 분위기 풀어지고 같이 얘기도 할 겸 해서 술이나 마시러 갔지. 이런 날엔 술 한잔해야 되잖아. 그렇게 얘기 나누다 보니까 왜 내가 자기랑 동갑인거 알면서도 계속 말을 높이나 싶더라고. 내가 먼저 말 안 꺼내서 그런가 싶었어.
"근데 여주 넌 왜 아직도 선배라고 해? 우리 동갑인거 너도 알잖아."
"선배는 맞잖아요. 저 17학번인데."
"넌 기분 안 나빠? 내가 너 속인거잖아."
"전혀요. 거짓말했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조금 감동한 거 같아. 술 마셔서 그런 것인지. 괜히 더 울컥한 거 있지? 며칠 만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안 그래도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거기서 여주가 위로해주는 게 진짜 계속 생각이 나더라. 원래 자기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한테 기대게 되잖아. 그저 분명 호감이었는데 좋아졌어. 더 어른스럽고 남 얘기 말고 내 얘기 믿어주는 그런 모습에서. 너무 예쁜 사람이잖아.
- 전원우
- 22살
- 세봉대학교 홍보대사 겸 동아리 선배
- 21살때 힘든 자기를 위로해주는 여주에게 반함 NEW!!
+
오마이갓... 마지막 글이 한 달 전...
요즘 너무 바빠서.. 죄송합니다ㅠㅠㅠ
민규랑 순영이는 고등학교때 그 철없는 사랑을, 지훈이랑 원우는 갓 스물의 풋풋함을 담고 싶어요
딱 정해놓은 남주는 아직 없답니다 혹시라도 보시다가 이미 남주는 누구로 정해진것 같아! 이런 오해 하실까해서 말씀드려요!
♥ 암 호 닉 ♥
[방울이]
암호닉은 제일 최근 글에 신청 부탁드려요!
항상 감사합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