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EN
07.
호원은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했고, 동우는 그 다음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병원 앞에서서 낙동강오리알 마냥 주변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는 동우였다. 고개가 정신없이 좌우양방을 두리번거리며 보는 사람마저 정신을 놓게 만들 산만함을 혼자 만들고 있었다.
호원이 차를 가지러 간 사이 동우는 10년 후의 세계를 두리번 거렸다.
10년전이나 10년후나 병원같은 거와 인연이 없는 동우라서 딱히 뭐가 변한건지 알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동우가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남녀커플을 보았다. 남자의 손을 잡은 여자의 배가 볼록 불러있었다. 딱 봐도 임산부였다.
그래! 저거야!! 저게 정....헐?
동우가 손을 들어 눈을 벅벅 비볐다. 젊은 부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젊은 남남커플이 손을 잡고 다정히 등장했기 때문이였다.
" 자기 . 건강하게 퇴원해서 정말 다행이야"
" 고작 맹장염이였는걸 뭘. "
" 맹장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데!! 나 심장이 떨어질뻔 했다고!! "
동우가 경악에 가득차든말든 남남커플은 꽁냥꽁냥 서로 알콩달콩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둘에게 손가락질을 하거나 욕하지 않았다. 평범한 것처럼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오
마
이
갓
세상이 정말 뒤바껴버렸나보다. 그럼 이호원과의 나의 결혼설도 루머가 아닌 진실이렸다. 헐..
턱이 빠져라 얼이 빠져 있는 동우의 앞에 고급승용차가 섰다. 그리고 동우의 관심은 다시 고급승용차에 박혔다.
이미 긍정해버린 결혼설 진실임으로 이미 관심사가 차에 쏠린 동우였다.
우와!!!!! 완전!!! 차!! 완전 !! 삐까뻔쩍하다!!! 우와우왕.
동우는 다른 의미로 또 턱이 빠져라 감탄중이였다. 차문이 열리고 호원이 내리자 우왕우왕 하던 기세 그대로 고개를 갸웃하는 동우였다.
차에서 내린 호원은 동우의 바보같은 얼굴에 한숨을 쉬었다.
" 우왕!!! 이호원!!! 쩐다!!! 이거이거 니 차야?우와우와!! "
동우의 방방거림에 병원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동우와 호원을 쳐다보았다. 호원이 냉큼 달려가서 동우의 입을 막았다.
" 시끄럽고 빨리 타지? "
" 읍으으으읍! "
호원이 동우의 입을 막고는 어깨를 감싸고는 자신의 차로 데리러 갔고, 조수석 문을 열자마자 동우를 감추듯 차안에 밀어넣었다.
주위의 수근거림에 호원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은듯 운전석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
" 우와. 박력터진다. "
" 우와. 나도 저렇게 납치해주면 안돼? "
" 자기야 저거 납치였어? 신고해야하는거 아니야? "
" 됐고, 택시나 잡으세요. "
남남커플은 사라지는 호원과 동우의 차를 보며 수근거렸다.
08.
입막음 당한건 기억도 안나는건지 차안 이리저리를 보며 정신이 없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 우와! 호원아호원아 이거 진짜 니차야? 완전 멋있다! "
" 그럼 이게 렌트카겠어? "
" 우와 너 진짜 아랍어디지역의 왕자였어?! "
" 그건 또 뭐야..."
호원이 고등학교대 떠돌던 자신에 관한 무수한 루머에 대해서 잘 알리 없었다. 다만 운전을 해야하는데 방방뛰는 장동우를 말려야 할것 같았다.
" 장동우."
" 응? "
"가만히 있어. "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호원의 말에 렉이라도 걸린듯 동우가 모든 행동을 멈추었다.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은적 없는 동우였지만 호원의 말에는 그래야 할것 같은 본능적 위기감이 동우의 몸을 못움직이게 했다.
누가 얼음이라도 걸어놓은건지 멍하니 가만히 있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피식 웃었다.
28살의 장동우에겐 숨겨져 있어서 간혹밖에 보지 못하는 귀여움을 18살의 동우는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게 못내 귀엽긴 한데... 확실히 제가 알던 장동우가 아니라는 사실에 호원은 조금 씁쓸했다.
정말.... 과거로 가버린걸까? 너는..
동우가 또로록 눈을 굴려 호원의 눈치를 보자 호원이 피식 웃으며 제 쪽으로 상체를 틀었다. 그러고 점점 다가오자 본능적위기감에 꾸욱 눈을 감았다.
그도 그럴께 이때까지 제게 이렇게 다가오는 이호원은 꼬옥! 뽀뽀를 하곤 했다.
그러니까 어젯밤에도 가기전에 뽀뽀를 하더니 오늘 아침에도 만나자마자 잘 잤냐고 이마에 뽀뽀를 했었다.
물론. 꿈에 이호원 나와서 잠을 설친탓에 비몽사몽한 자신을 깨우는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임에는 박수를 표했다.
하지만 아침부터 심장건강에 안좋아서 퇴원못할뻔 했다.
눈을 꼭 감은 동우는 꽁- 하고 얼어붙어있었다. 안전벨트의 끈을 잡은 호원이 그런 동우를 보았다.
" 눈은 왜 감아? 뽀뽀해줘? "
호원의 말에 눈을 번쩍 뜬 동우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닿아오는 안전벨트와 호원의 비웃음에 동우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호원이 핸들에 손을 올렸고, 그 손위에 이마를 얹고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을 터트리는 호원덕에 동우의 얼음상태는 땡 하고 풀려버렸다. 온 몸이 새빨갛게 되어서 녹아버렸다고 하는게 옳은 표현인것 같았다.
"으익!! 웃지마!!! "
" 풉.. "
" 니가 어제두 뽀뽀하고 오늘 아침에도 하고 그래서 그런거잖아! "
" 당연한거야."
" 뭐? 그게 어떻게 당연한거야? "
" 매일 했던 일과니까 습관이 되서 그래. "
.......매일?.......엥? 뭐?! 매일?!!!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호원의 손이 차에 시동을 걸었고, 말도안되다며 멘붕에 빠진 동우를 실고 차는 앞으로 나아갔다.
" 그읏짓말!!! "
" 넌 내가 거짓말하는 거 봤냐? "
..........아니요.
그치만 그치만...한번쯤은 해주면 안되? 나쁜 이호원시키야!!
" 하루에 뽀뽀 다섯번은 기본이지."
" 대체! 하루에 뽀뽀 다섯번할 시간이 어딨어?!! "
" 아침에 한번 출근하기전에 한번 퇴근하고나서 한번 씻고나서 한번 잠자기전에 한번......."
아 .. 그래서 어젯밤에 잠자기 전에 한번 하시고, 아침에 보자마자 한번 하셨다?
이게 무슨 아빠가 출근할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헤어지면 또 만나요 뽀뽀뽀냐고!!
하루의 시작을 뽀뽀뽀로 시작해서 뽀뽀뽀로 끝나는게 28살의 장동우와 28살의 이호원의 하루냐고?!!
" 이 아저씨들이 5년동안 그러고 살았어?! "
" .....아저씨? "
호원이 미간을 징그리자 동우가 얼른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하긴 18살의 동우가 보기엔 28살은 아저씨같다. 그냥 아저씨.
입을 막은 두 손으로 머리를 짚은 동우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자..잠깐. 그럼 앞으로 28살의 장동우가 돌아올때까지 저 뽀뽀를 18살인 내가 감당해야 한단 말이야?
으앙!! 안됑!! 그런데 기본이 다섯번이면 그 이상을 한단 말이야?!! 으아아아앙 더욱더 앙대!!!
" 안돼!!!! "
"....? 뭐가? "
" ㅃ,,뽀,,뽀.."
" 뽀뽀 안된다고? "
운전을 하는 호원이 앞을 보고 있음에도 동우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수석 앞에 있는 강아지인형의 고개끄덕임 보다더 강렬하게 말이다.
더듬더듬 웅얼웅얼 하는 동우의 말을 용쾌 알아먹고 해석해낸 호원이 어이없다는 듯이 실소를 터트렸다.
" 왜? "
" 왜..왜가 어.어딧어. 니..니가 .. 나..나. 지켜준다메. 안내자에 보호자 해준다며.. 그..그러니까.. 나 지켜줘야지."
신호를 받은 차가 하얀선 앞에 멈춰섰고, 그와 동시에 호원이 고개를 돌려 동우를 보았다.
동우도 고개를 돌려 호원을 보았다.
그랬다. 저건 몸만 28살의 장동우지 정신은 18살의 자신이 모르는 장동우였다.
그래. 이렇게 뽀뽀하나에 발발 떠는 장동우는 이호원이 모르는 장동우다. 비소와 자조가 아닌 해맑게 미소를 짓고 있는 장동우도 호원이 모르는 장동우의 모습이였다.
몸이라도 갖고 싶었던 장동우는 이제 몸도 갖지 말라 말한다.
몸도 마음도 제 것이 아닌 장동우를 지키면 몸만이라도 제 것이였던 장동우로 돌아와줄까?
실상은 과거로 간 장동우가 아니라 기억을 잃은 장동우지만 혹여 지켜주고 있던 자신을 기억해줘서 다시 돌아왔을 땐 몸도 마음도 제것이 되어줄까?
" 그래. 알았어. "
호원이 덤덤하게 말하고는 신호가 바뀌는 차를 다시 몰았다. 고개를 돌려버린 호원의 모습을 보던 동우가 고개를 숙였다.
아 그래도 너무했나? 아 그래도 이호원이랑 나랑 결혼한 사인데... 뽀...뽀..뽀...뽀뽀 정도는 괘..괜찮지 않나?
차안에 멤도는 정적에 동우는 어쩔줄 몰라했고, 호원은 힐끔 그런 동우를 보았다. 그리고는 차를 길 가에 세웠다. 그리고는 뒷자석에서 공룡인형을 꺼내 동우에게 주었다.
시무룩시무룩 하던 동우가 제 눈앞에 떤져진 초록색의 통통한 인형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호원을 보았다.
" 이..이게 뭐야? "
" 니 꺼. "
" 잉??? "
" 니가 차안에서 맨날 안고자는 거."
"......그으짓말!!! "
" 너 자꾸 왜 나 거짓말쟁이로 만듬? 내가 거짓말 하는거 봤냐니까? "
........아니요.
매정한 식히 그래도 거짓말이라고 해주면 안돼?! 내 십년후의 환상을 이렇게 깨부시는게 어딨어?!! 난 좀더 어른이 될줄 알았는데!!
28세 장동우씨!!! 어째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인형에게서 못벗어나고 계세요? 네?! 아 증말!! 이 인형 내 취향이네 정말!!
딱 내꺼네!! 어디 이름표 붙어있는거 아니야? 장동우 꺼라고?흑흑.. 딱.. 내꺼네요. 이호원아. 으즈므니 금스흐드...
동우가 언제 시무룩해졌냐는 듯이 공룡인형의 머리위에 턱을 괴곤 인형을 꼭 안았다.
어린애 같은 그 모습에 호원이 피식 웃었다.
그래.이왕 지켜주기로 한거 제대로 지켜주지 뭐....
18살의 장동우든 28살의 장동우든.... 제 옆에 있기만 해준다면 말이다.
09.
" 우와아... 높다아.. "
하늘에 닿을 것 같은 아파트의 모습에 롱룡인형을 안은 동우의 목이 한없이 젖혀졌다.
끝도 모르고 뒤로뒤로 젖혀지고 있는 동우의 뒷머리에 손바닥을 대고 있던 호원이 강제로 동우의 머리를 똑바로 세웠다.
" 공룡 차에 두고와. "
호원의 명령조에 동우가 자신이 믿을 껀 이 공룡밖에 없다는 듯이 인형을 꼭 안고는 호원을 보았다.
" 왜?! 이거 내꺼라며!! "
" 그건 차용이고, 집에는 집용이 있으니까 놓고와. "
........ 아?....... 그..그래?..
왠지 모르게 호원의 말에 느껴지는 신빙성에 고개를 끄덕인 동우가 차안에 공룡을 곱게 모셔두었다.
그리고 손을 흔들어 빠빠이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작별인사는 그쯤하고 이리와."
네네 갑니다요. 가요.
동우가 삐죽삐죽 입술을 내미는 것과는 반대로 쪼르르 달려와 호원의 옆에 섰다. 제 옆에 선 동우를 확인한 호원이 손을 뻗어 동우의 손을 잡았다.
동우의 어깨가 움찔하고는 잡힌 손과 호원을 보았다.
" 소..소..손.."
" 뭐? 평소처럼 안고 들어갈까? "
호원이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그 모습이 더 이상의 거짓말 드립은 받아주지 않겠다는 듯해보였다.
ㅏㅓ미얼비ㅏㅣ아ㅓㅓ 네?ㅇ?
물론!! 이것또한 거짓말 안하는 이호원이 하는 말이니까 거짓말이 아니겠지?!!
아 증말!! 28세 장동우씨 잠깐 나랑 1:1 면담 좀 합시다 네?! 하루에 뽀뽀 다섯번은 기본에 두 발 멀쩡히 있으면서 왜왜 안겨서 집에 가고 그래요?! 네?!!
이왕이며 안겨가는 것보다 손잡고 가는게 백배 천배 나은 동우가 호원의 손에 질질 이끌려 아파트 안에 들어갔다.
물론.
이건 호원의 거짓말이자 사기가 맞다.
물론
이게 거짓말이자 사기임을 장동우가 알리가 없다.
호원이 싱글싱글 웃으며 자신의 손에 잡힌 동우의 손에 힘을 주었다.
10.
집에 들어서자 마자 우와우와 거리는 동우를 질질 끌고 안방으로 들어온 호원이였다.
아무리 정밀검사상 아무이상이 없었댔어도 기억상실증이란 병명을 안고 있는 동우였다.
의사도 많은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했다. 호원은 아무래도 오늘 자신이 동우에게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준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것이다.
옆이 조용하자 호원이 고개를 돌려 벙져있는 동우를 보았다.
" 가...가..같이..자.잤어?..."
동우의 손가락이 바들바들 떨면서 가르키는 곳을 본 호원이였다.
잠버릇도 심하고 가지고 계시는 인형도 같이 있어야하는 동우와 함께 잠을 자기위해 특별 주문제작한 킹킹 사이즈의 침대가 동우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호원이 무심하게 어깨를 으슥이고는 정장자켓을 벗었다.
" 5년을 부부로 살았어. 그 사이에 아무일도 없었을 꺼라고 생각해? "
.......아... 그..그렇겠지?...저..저..킹사이즈 침대에서.. 으아앙!!! 난 몰라!!! 난 열여덟살이니까 그런거 모른척 할래!!!
동우의얼굴이 새빨갛게 익어오르자 호원이 피식 웃으며 옷을 농에 걸어놓고는 천천히 동우에게 다가왔다.
다가오는 호원덕분에 한걸음씩 뒤로 도망가는 동우였다.
" 아님. 몸으로 설명해줘? "
OH_MY_GOD!! OMG!!!오 지쟈스!!! 절대 사양!!! 네버 됐어요!!!
격하게 도리질에 손짓까지 하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도리도리하고 있는 동우의 머리를 잡았다.
도리도리짓을 멈춘 동우가 움찔하고는 호원을 보았다.
" 걱정마. 손끝하나 건들이지 않을께. "
" 뻥치지망!! 뽀뽀했잖아!!! 아까 손도 잡았어!! "
호원이 피식 웃으며 동우에게 한걸음 다가가자 동우가 다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 생각해봐 장동우. 너 내가 욕구불만으로 너 덮치면 어떡하려고 그러냐? "
" 엉?! 손끝하나 안건든다며! "
" 장담못해. 나도 남자니까. "
머리가 잡혀 멀리 도망가지도 못하는 동우가 눈을 깜박였다.
깜박깜박. 그럴수록 마주보고 있는 호원의 눈이 뜨거웠다.
...................
..........................
" 으악!! 변태야!! "
" 그래. 인정할께. 나 변태할꺼니까 덮친다? 한 일주일을 못한것 같은데 쌓인다. "
" 끼야아악!! 변태하지마!!! "
" 알았어.변태안할께. 그럼 뽀뽀 OK? "
도리도리질은 절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가득담은 호원의 손이 동우의 머리를 양옆에서 눌렀다.
아까 연민의 감정에 고민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동우였다. 이렇게 협박당할꺼 !! 이씨이씨!!
동우가 울며겨자먹기로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 오..오..옥케이."
그 발랄한고 해맑은 성격 어디 가지 않고, 협박당하는 상황에서도 손을 들어 검지와 엄지를 동그랗게 만들어 오케이 표시를 호원에게 보여주었다.
" 그래."
호원이 승리의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살짝 틀어 동우의 입술에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동우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고, 동그랗게 떠진 눈동자에 웃고있는 호원이 비춰졌다.
새빨게진 동우가 두 손을 들어 호원의 입술이 닿았던 자신의 입술을 가렸다.
가리기엔 이미 늦어버린 입술이였다. 이미 닿은 입술이요 받은 뽀뽀였다. 게다가 자신이 손으로 오케이 표시까지 하지 않았던가.
어쩐지 심하게 이호원의 페이스에 말려들며 당한것 같은 동우였다.
나.. 설마.. 사기꾼이랑 .. 결혼한건가....
심장이 콩콩콩 쉴새 없이 뛰었다.
아고!! 심장은 왤케 뛰어!!쉿쉿!!미치겠네!!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어?!! 이 변태야!!!
아!.. 아.. 벼..변태하면 안되지 참... 이씨이씨.. 이 사기꾼!!
" 그럼 이제 가서 누워. 피곤할테니까.."
.....이제야 내가 피곤한게 보임? 사기꾼씨?
" 니 자리 왼쪽, 인형들있는데 딱 봐도 모르겠어? "
동우가 푸른빛이 도는 침대들과 안어울리게 유독 인형들로 가득둘러쌓인 자리를 보며 떱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내 자리네. 그래.. 혹시 저기도 이름표 적혀있는건가. 장동우자리 하고? 아..흑흑흑.. 나란 남자.. 정말 흑흑 ..
호원이 친히 동우가 누울 자리의 이불을 걷어 주었다.
" 자. 누워. "
10년동안의 기억은 없어도 얼마전의 기억은 있는 동우는 묘한 데자뷰를 느끼며 자리에 누웠다.
아까까지만 해도 파닥파닥 기운넘치게 덤벼들더니 피곤하긴했떤 모양인지 고분고분 자리에 눕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피식 웃었다.
인형들 사이에서 잘 안고 자던 작은 곰인형을 찾아 동우의 품에 안겨주자 동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 이건 또 .... 뭐햐.."
침대에 누우니 몸이 절로 피곤해진 동우가 뭉개진 발음으로 애기하자 호원이 웃었다.
" 내가 너랑 첫데이트 한 날 인형뽑기에서 삼만원 날리고 뽑은거. "
호원의 말에 동우가 푸슬 웃음을 터트렸다.
동우의 기억속에 없는 호원과의 첫데이트이지만 호원이 이 인형을 뽑기위해 삼만원씩이나 날렸다는 사실이 그저 웃긴 동우였다.
자신이 알던 호원과는 상통하지 않았다. 호원과 인형뽑기라니 전혀 안어울리지 않은가. 그런건 시간낭비야 라고 말할 것 같은 호원이였다.
그런데 무려 삼만원이나 날려서 뽑아준거라니...
동우가 호원이 안겨준 곰인형을 꼭 안았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기억도 못할게 뻔하지만 혹시라도 기억이 돌아올까봐 이야기 해준 호원이였다.
첫데이트라고 할 것도 못되는 만남이긴 했지만 동우의 상상대로 호원에게 인형뽑기라는 건 그냥 시간낭비였다.
장동우가 승부만 안걸었어도 말이다. 이거 갖고싶다고 생떼를 쓰길래 그냥 사줄께라고 했더니 뽑아서 주는 거 아니면 싫어라고 했다.
그래서 호원은 삼만원을 날려가며 이 곰인형을 뽑았었다. 옆에서 동우가 깐죽깐죽 거리긴 했지만 막상 뽑아서 주니 놀라면서 환하게 웃던 그 모습이 선했다.
'우와!!완전 좋아!! '
저를 향해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였지만 심장이 떨렸었다. 웃고있는 그 모습이, 밝은 그 목소리가 자신을 향하길 바라며...
미소를 짓고 있는 호원을 동우가 물끄러미 올려보았다.
28살의 장동우는 호원과 같은 기억을 공유하며 웃고 있을거였다. 삼만원을 날려서 뽑았다는 말에 웃긴 18살의 장동우는 그 기억을 공유하지 못했다.
미소를 짓고 있는 호원을 보니 동우는 마음한곳이 허한 느낌이 들었다. 구멍이 난것처럼 허한 곳을 곰인형으로 가려보았다.
아마 이호원은 28살의 장동우를 그리워 하고 있을 터였다. 18살의 장동우가 아니라.......
동우가 눈을 살며시 감았다.
나 왜 미래로 왔을까? 28살의 장동우씨. 28살의 이호원씨를 위해서라도 빨리 돌아와주면 안될까?
호원이 눈을 감은 동우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 잘자. 좋은 꿈 꿔."
호원이 허리를 숙여 동우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이미 28살의 장동우를 찾으러 꿈속으로 떠난 동우는 새근새근 조용히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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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그저 그래여. ㅇㅇ |
" 100k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 공룡인형을 안고 있던 동우가 앞쪽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차 앞유리에 붙어있는 기계를 보았다. " 우와!! 이거이거 뭐야? " " 네비게이션. " " 길 안내해주는거야? " " 그것 뿐만이 아니야. " " 응? 또 뭐있어? " " 인공지능이 탑재 되어있어서 니가 물어보면 다 대답해줘. " " 헐. 헐!! 우와!!! 미래세계 만세!!! " " 네비..뭐? 어째든 네비션누나 저 질문있어요!! 이호원이랑 저랑 진짜 결혼했어요? " " 전방에 어린이 보호구역이 있습니다. 속도를 낮추세요." "..... 뭐야? 내 말 씹은거야? " 속도를 낮추던 호원이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미간을 찡그리며 웃음을 터트리는 호원을 보는 동우였다. " .... 뻥이야. " "........... 거짓말 안한다며!!" " 장난도 못쳐? " 장난과 거짓말은 엄연히 다르다며 뻔뻔한 얼굴로 운전을 하는 호원을 보며 풋쳐핸썹 시켰던 공룡의 손을 꽉 잡은 동우였다. 어ㅣㅏ런ㅂ;ㅣ라ㅓㅇ미아ㅓ기ㅓ라악!!!!
+) 미래의 문!
손잡이는 있는데 열쇠구멍이 없고 이상한 장치가 달린 문을 보며 동우가 깜짝 놀라며 보았다. " 우와. 이거 문 어떻게 열어? " " 홍채인식." " 진짜?!! 우와우와! " " ......은 뻥. " 도어락에 눈을 가져다 되던 동우가 그 눈을 그대로 돌려 호원을 노려보았다. ...............너 거짓말 안한다면서... 호원이 피식 웃으며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거짓말은 아니고 장난. 호원도 구라를 칠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을 발견할 만도 하지만 그런건 캐치못하고 자신이 낚인것만 기억하며 복수를 다짐하는동우였다. 싱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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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핳핳핳 이소설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알콩달콩한걸 쓰고 싶어서 썼는데...... 알콩달콩꽁냥꽁냥은 개뿔... 이그므야..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