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규 어림주의
* 뒷부분은 조각조각에다가 본인의 욕구충족용임 주의 .
[현성] Holic
0.
노인의 하얀머리에 검은색 총구가 닿았다. 창밖을 보던 노인의 눈이 떨리며 자신의 뒤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노인은 악착같이 돈을 끌어모았다. 인정사정보지 않고, 사람도 아니라는 맹비난을 받으면서도 살아왔다.
그래서 자신은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는 사람도 많을 거고 언제든 어디서든 죽어도 이상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바닥에 그어진 긴 생명줄 탓인가 항상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살았었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서, 그렇게라도 돈을 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노인이 정말 사랑했던 여인이 낳은 딸이 낳은 아이.
돈 때문에 버려버렸던 딸이 낳은 아이.
자신의 피가 섞인 유일한 아이가 살아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관리하던 고아원에서 말이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딸아이에게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잃어버린 아이였지만 자신이 죽을 때까지도, 죽은 후에도 지켜줄 꺼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기다리던 그 아이가 오는 날인데.
노인이 남자를 노려보았다. 선그라스를 써서 보이지 않는 남자의 눈이 원망스러웠다.
노인은 애원을 하고 싶었다. 그 아이를 다시 한번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무릎을 굻고 빌고 싶었다.
창밖으로 아이를 실은 차가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 자네. 얼마를 받았나. "
" 몰라."
" 얼마를 받아야 할지를 모르나, 그것보다 2배는 더 많은 돈을 주겠네. "
" 오... "
" 그러니 .."
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총구는 소리없이 총알을 뱉었고, 투명한 유리창에는 붉은 빗방울이 내렸다.
남자는 총구에 묻은 피와 하얀 머리카락을 쓰러져 있는 노인의 옷에 닦았다. 노인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남자는 선글라스를 슬며시 내리며 놀라했다.
눈꼬리가 쳐진 남자의 눈이 재미있는 것을 보았다는 듯이 희어졌다.
" 이야.. 그래도 죽을 땐 우는 구나? "
남자는 아직 어렸고, 말투에서도 소년스러움이 베어나왔다. 노인이 마지막으로 남은 숨을 쥐어짜듯 입술을 달싹였다.
남자는 어떤 마음이 들었던건지 몸을 숙여 노인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되었다.
마지막 말은 내가 들어줄께.
남자는 피식피식 웃었다.
" ㅅ........ㅓㅇ ...규..야..".
노인은 눈앞에 아른거리는 아이를 불렀지만 아이는 노인을 보지 않았다. 노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01.
울리는 초인종에 우현이 짜증을 내며 총을 허리뒷춤에 있는 자리에 다시 숨겼다.
목적은 처리를 했고, 동우에게 칭찬만 받으면 되는데 그 칭찬도 무사히 아지트로 돌아가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였다.
우현이 선그라스를 벗고, 거울을 보며 자신의 옷을 정리하고, 머리도 정리를 했다.
우현이 빠른 속도로 1층으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고, 대문앞으로 갔다.
대문을 열자 안경을 쓴 뚱뚱한 남자가 서있었고, 그 옆에는 15살 쯤 되어보이는 소년이 서있었다.
우현은 소년을 보았지만 소년은 우현을 보지 않았다.
회색빛의 초점이 없는 눈은 우현의 너머를 보고 있었다.
소년임에도 불구하고, 옆의 뚱뚱한 남자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그것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손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우현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저.. 회장님은? "
뚱뚱한 남자의 목에서 기름을 칠한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 누구십니까? "
우현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이 집의 경호원인듯 행세하며 뚱뚱한 남자를 보았고, 우현의 날카로운 눈에 뚱뚱한 남자는 놀란듯 흠칫 했다.
남자의 옆에있던 소년이 남자의 놀람에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았지만 그 시선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 아... 저는 꽃나라고아원의 원장인 강철구입니다. 회장님이 입양하려던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
입양이란 말에 우현이 미간을 징그리며 소년을 보았다.
남자는 발끝을 들어 우현의 귀에 소근거렸다. 우현은 기름이 묻어나올것 같아 짜증이 났지만 우선 듣기로 했다.
" 회장님이 이런 취미가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
우현은 귀가 썩을것 같았다.
" 저 아이 눈병신이거든요."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총을 꺼내려 했던 자신의 손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소년은 그 옆에 가만히 서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조용히.
우현은 남자의 어깨를 툭하고 밀어내고 소년을 보았다.
새하얀 피부가 유독 고와보였다. 그렇다고 예쁘게 생기진 않았다. 고운 얼굴선과 위로 치켜올라간 눈매가 야살스럽긴 해도 말이다.
우현은 속에서 구역질이 밀려올것 같았다.
이 영감탱이가 장동우를 그렇게 갖고 싶어하더만... 그 머리가 갖고 싶었던게 아니였던건가.
그것도 눈이 먼 장님을? 허 참..
" 저.. 회장님을 만나뵐수 있을 까요? "
못봐. 그 영감탱이 저 세상으로 가버렸거든.
우현이 피식 웃으며 한 손을 내밀자 남자는 우현의 손을 보았다.
우현이 눈짓으로 소년을 보자 남자는 그제서야 아! 하고 소년의 손을 우현에게 넘겨주었다.
" 성규야. 이 분을 따라가시면 되. "
아직 어린 아이의 손은 자신의 손보다 작았고, 하얗고, 부드러웠고, 약했다. 꽉 쥐면 으스러질것 같았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현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우현은 자신의 눈으로 새하얀 빛이 쏟아들어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 안녕하세요. "
변성기도 채 지나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는 고왔다.
그리고 저 소년의 나이때의 자신을 떠오른 우현은 저도 모르게 아이의 손을 꽉 잡았다.
소년은 그런 제 손에 응답하듯-
우현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소년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우현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아이를 잡아 끌자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는 제대로 발을 딛지 못하고, 제 품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소년의 손을 잡지 않은 반대편손에는 허리춤에 숨겨놓았던 총을 꺼내었다.
뚱뚱한 남자의 눈이 경악으로 변해 동글해졌고, 벌어진 입에 총구를 밀어넣었다.
아이의 손을 꼭 잡듯이 방아쇠를 당기자 먼저간 노인처럼 조용히 뚱뚱한 남자도 이 세상과 작별읋 했다.
자신의 얼굴을 본 사람을 살려둘순 없잖아.
우현이 자신의 품에 안긴 소년을 보았다. 조금 놀란듯 몸이 굳어있었다.
" 미안. 괜찮아? "
우현은 총을 다시 허리춤에 숨겨두었다. 총구를 닦지 못해서 찝찝하긴 했지만 말이다.
소년은 우현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이 우현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더듬더듬 우현의 몸을 만져왔다.
우현은 그 손길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 아저씨는 되게 따뜻하네?... "
우현은 아저씨 소리를 들을 만큼의 나이는 아니였지만 그 호칭또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따뜻한 것을 느껴본적이 없는 듯한 말투에 우현이 소년을 잡고 제대로 서있게 해주었다.
품에서 떨어져 나간 소년이 시무룩하게 쳐져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뒤를 돌았다.
"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때까지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
우현은 쓰러져있는 뚱뚱한 남자를 보았다. 소년은 그 죽어버린 남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 자 .. 그럼. 가자. "
" 아저씨. 저 예뻐요? 머리가 헝클어졌어요? "
제 품에 넘어졌던 탓에 앞머리가 방황하긴 했다. 우현이 그 머리를 손가락으로 정리해주었다.
" 원장님이 예쁘게 보여야한다고 했는데... 저.. 되돌아가게 되겠죠? 그 곳으로.. "
소년의 얼굴이 곧 울듯이 울상을 지었다. 팔자로 내려진 눈썹과 축쳐진 어깨는 소년의 심정을 모두 반영하는 듯 했다.
" 아니. 못돌아가."
우현은 커다란 저택의 2층 유리창에 그려진 붉은 자국을 보았다.
넌 . 내 살인현장의 .
" 나랑 영원히 같이 있으면 되. "
유일한 목격자니까.
우현의 말에 소년은 우현의 손을 더 꼭 잡고는 미소를 지었다. 환한 대낮은 햇살보다 눈이 부셨다.
우현이 미소를 지었다.
아이의 손을 이끌고 피로 가득한 저택을 빠져나왔다.
하얀 아이의 몸에 더러움 하나 묻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CCTV의 사각지대를 피해서 두 사람이 빠져나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온 가정부에 의해 부자동네에 비명소리가 울려퍼졌고, 곧 싸이렌소리가 무섭게 쳐들어왔다.
02.
" 너 미쳤어? "
항상 웃고있는 동우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그 앞 쇼파에 앉은 우현은 그런 동우에게는 반응하지도 않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박자에 맞춰 발을 까닥였다.
" 죽여. 당장. "
우현의 콧노래가 멈추고 시선을 들어 동우를 보았다. 우현의 눈이 날카로워져서 동우를 보았고, 동우역시 마음에 안든다는듯이 날카로워져서 우현를 노려보았다.
" 싫어. "
우현의 말에 동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둘 사이의 오고가던 팽팽한 긴장감의 끈이 동우의 한숨소리에 의해서 끊겼다.
어떤 일을 맡겨도 거부하는 일이 없이 완벽하게 해내고 오는 우현의 입에서 나온 최초의 '거부'의 말이였다.
어린아이의 투정같은 그 말에 동우가 피식 웃었다.
" 나머지 돈이나 줘. 그 영감탱이가 2배불렀는데 처리하고 왔어. "
" 니가 안죽였으면 내가 죽여. 너까지. 그리고 그 아이까지. "
" 그 애는 관계없잖아. "
" 왜 관계가 없어. 입양된 아이잖아. 그 영감탱이 자식이라고, 그리고 그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에 목격자야. "
" 자식이 될지 장난감노리개가 될지는 알 수없잖아. "
뚱뚱한 남자의 말이 다시 귓가에 들리는 것 같은 기분나쁨에 우현이 손을 들어 귀를 털었다.
" 생각하는 거 하고는. "
" 진짠데... "
동우가 쇼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테이블위에 올려진 전화기로 다가갔다.
- 네. 형님.
" 돈가지고와. "
우현이 정장포켓에 까워두었던 선그라스를 꺼내 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이 열리면 보이지 않을 문의 사각지대에 섰다.
동우가 뒤를 돌아 책상에 손을 짚고, 살짝 걽터앉아 숨박꼭질 하듯 숨어있는 우현을 보며 피식 웃었다.
돈가방을 가지고 온 부하가 문을 열자 우현은 동우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 형님. 여기에. "
" 저기 놔두고 가. "
" 'N'이랑 같이 계셨.."
동우가 고갯짓으로 쇼파를 가르키던 시선을 돌려 부하를 보았다. 동우와 눈이 마주친 부하는 하려던 말을 잊어버린듯 입을 닫았다.
그리고는 덜덜떨리는 몸으로 살기위해서 몸부림 치는 사람처럼 돈가방을 쇼파위에 올려두고는 허리를 숙여 동우에게 인사를 하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문이 닫히자 동우의 시야에는 다시 우현의 모습이 보였다.
" 가지고 꺼져."
우현이 키득키득웃으며 가방에 든 돈을 확인하고는 그 중 한뭉치를 꺼내어 동우에게 던졌다.
동우가 갑자기 들어온 돈뭉치의 공격에 미간을 징그리며 그 돈을 손으로 받았다.
" 장동우."
" 뭐야. 이거. "
" 부탁하나 하자."
" 이 돈으로? 나 비싸. 새끼야. "
" 친구좋다는게 뭐냐. "
" 너랑 나랑 친구냐? "
" 말이 그렇다는 거지. "
03.
성규를 데려온것을 후회한적은 없는 우현이지만 조금 막막하긴 했다.
넌 대체 어떻게 살아온걸까???
우현은 성규의 앞에 주그려앉아 고개를 갸웃했다. 성규도 고개를 갸웃하고 옆으로 기울였다.
" 아저씨. 이게 뭐에요? "
" 쇼파. "
" 쇼파? "
" 앉는데야. "
성규의 손이 더듬더듬 쇼파의 끝부분을 만졌다. 이내 조심스럽게 꾹꾹 누른다.
" 여기에 앉는거에요? "
" 응."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성규를 일으켜 세우자 성규가 깜짝 놀라하면서도 우현의 손길에 따라서 일어났다.
" 나 믿어. "
" ?? 으왁! "
백문이 불여일견 이지만 넌 볼 수 없으니까 백번의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나은걸로 하자. 백문이 불여일행.
우현이 성규를 쇼파에 앉히자 성규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풀썩 쇼파에 앉았다.
" 앉는데야. 넓어서 누울수도 있어. "
엉덩이에 닿는 푹신한 느낌에 성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으로 더듬더듬 쇼파위를 더듬었다.
그것외에도 성규는 궁금한게 많았다.
아저씨 이건 뭐에요? 이건 뭐에요? 우와 이건 뭐에요?
우현의 집에 성규의 손에 닿는 모든것들이 성규에게는 생소한듯 했다.
우현은 이제 막 세상을 알게되어가는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의 심정이 되었다.
그리고 힘들고 지쳤다. 살아생전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본것도 처음이고, 무언갈 가르쳐줘보기도 처음이였다.
그리고
귀찮아하지 않은것도 처음이였고, 상처주지 않으려 노력한것도, 짜증을 내지않은것도 처음이였다.
목이 마르다는 성규의 손에 물컵을 쥐어주고는 우현이 쇼파에 풀썩 누웠고, 입술새로는 긴 한숨이 내뱉어졌다.
우현의 한숨소리에 성규가 손에 든 물컵을 조심스럽게 아까 우현이 가르쳐주었던 테이블위에 놓았다.
유리와 유리컵이 닿는 소리에 성규가 잠시 움찔하고는 바닥에 손을 짚고는 더듬더듬 우현이 누워있는 쇼파쪽으로 몸을 돌렸다.
우현이 지치고 힘들어 몸을 쇼파에 맡기긴 했지만 눈은 성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동그란 뒷통수가 귀여워 손으로 쓰다듬으려는데 성규가 천천히 뒤를 돌아서 얼릉 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곧 바닥을 더듬던 성규의 손끝이 우현의 손에 닿았다. 우현은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성규를 바라보았다.
" 미안. "
성규의 압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우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성규의 손을 잡지 않는 반대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막았다.
성규가 자신의 한숨소리를 들었던 것이였다.
눈이 안보이면 다른 감각들이 발달한다던데 성규가 그랬다. 눈빼고는 느낄수 있는 모든것으로 느꼈다.
우현은 고개를 숙인 성규의 정수리를 보았다.
" 아저씨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
우현의 손을 잡은 성규의 손에서 힘이 빠진다. 성규의 두 손에 힘이 빠져 우현의 손을 놓을것 같았다.
우현이 반대편손을 뻗어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미안해 하지마. 나 안힘들어."
그냥 해보지 않은걸 해서 그래. 안 익숙해서 그래.
아까전에 힘들어 죽을 것 같은 몸은 어느새 잊어버린 우현이였다.
성규가 고개를 들어 우현을 보았지만 우현의 눈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우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서 성규의 눈을 마주보았다. 성규와 눈을 마주보는 건 쉬운일이였다. 자신이 맞추기만 하면 되었다.
머리를 쓰다듬었던 손을 내려 성규의 하얗고 통통한 볼을 만졌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눈가에 가져가자 보이지 않는 눈을 보호하듯 성규의 눈꺼풀이 닫혔다.
닫힌 눈꺼풀을 쓰다듬자 속눈썹이 손가락을 간질렀다.
" 아저씨."
" 응."
" 아저씨 손 좋아. "
성규가 우현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 그래? "
" 응. 크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좋은 냄새가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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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은 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성규가 함께 붙어있었다. 보이지 않는 성규에게 손끝으로 느낄수 있는 우현의 집을 가르쳐주기에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성규가 테이블이나 쇼파, 식탁의자에 부딪혀 넘어지는 일 없게, 우현의 집에 있는 위험한 물건들에 의해 다치지 않게 .
우현이 지칠때쯤 배우고 있는 성규도 지쳤고, 결국 우현이 바닥에 덜푸덕 누웠다.
우현의 옆에 성규가 주저앉아 있었다.
우현이 지쳐보이는 성규의 목뒤로 손을 뻗었다.
" 자자. 성규야. "
" 아까 시계가 2시라고 했는데? 낮아니야? "
" 낮잠. "
우현이 성규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자 성규가 놀라서 작게 비명을 지르며 우현의 품에 안겼다.
성규의 귀가 우현의 가슴팍에 닿았다. 성규의 손이 우현의 가슴께에 올라갔다.
간지럽다.
" 아저씨."
" 응? "
" 아저씨 여기에서 나랑 같은 소리가 나. "
" 거기에 심장이 있어. "
총으로 쏘면 한방에 가버리는 곳.
인간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곳. 내가 항상 조준하고 쏴버리는 곳.
" 심장.."
"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어. 이게 없으면 죽어. "
" 그래서 나도 있고, 아저씨도 있는거야? "
" 응. "
다른사람에게 한번도 안겨본적이 없는 사람처럼 성규가 말했다.
우현이 성규를 안은 어깨에 힘을 주었고,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성규는 눈을 감고 우현의 품에 안겨있었다. 우현의 심장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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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에게 지팡이를 선물로 주었다. 진작에 이 생각을 못한 우현은 자신의 머리를 구박했다.
하지만 성규는 그 지팡이를 쓰지 않았다.
" 왜 안써? "
" 내가..이거 휘드르다가.. 아저씨를 때리거나 하면 어떡해... 그리고 아저씨 물건들이 부숴지면 어떡해. 그거는 싫어. "
우현은 턱을 괴곤 고집스럽게 입술을 꾹 물은 성규를 보았다.
성규는 싫고좋음이 분명했고, 자기주장도 강하긴 했다.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게 아니고 자기를 낮추는 것에 자기 주장과 좋고싫음을 분명했다.
" 니가 다치잖아. "
" 내가 아픈건 괜찮아. 근데 아저씨가 아픈건 싫어. 아저씨 물건들이 아픈건 싫어. 그냥 내가 아프고 말래. "
우현이 머리를 쓸어올리며 자신의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내가 무슨 병신인줄 아나 그 지팡이 하나 못피하게. 아니 물건들에게 인격부여같은 거 하지마.
" 나는 니가 아픈게 더 싫어. "
우현이 짜증스레 말을 내뱉자 성규가 우현을 쪽을 본다. 여전히 시선이 자신을 향하긴 하지만 맞지 않는 초점에 우현이 자리를 옮겨 성규의 시선을 맞추었다.
성규가 입을 열었다.
" 나 아프면 아저씨아파? "
성규가 손을 뻗는다. 우현을 찾으려 손을 뻗는다. 우현이 그 두손을 잡았다. 성규가 우현의 손을 꽉잡는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다.
성규가 의자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면 제가 더 아파서 어쩔 줄 몰라했다.
이리쿵 저리쿵 부딪히는게 안스러워서 제가 계속 안고다니고 싶었다.
이 집에서 가장 소중한 건 어느 순간부터 자리한 성규였다.
" 응. "
" 미안해. 아저씨 아프게 해서. "
" 그럼 이제 안아프면 되. 지팡이 써. "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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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들을 좋아했다.
우현이 성규에게 물었을 때도 성규는 말했다. 비와 눈이 좋다고.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느낄 수 있는건 비랑 눈뿐이라고.
" 차갑잖아. "
우현이 미간을 징그리며 말하자 성규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자신이 항상 눈이 부셔하던 미소와는 달라 그것이 자조라는 것을 우현이 알았다.
" 엄마는 차가우니까. "
오랜만의 동우의 호출에 밖에 나갔다온 우현은 심장이 철렁내려앉았다.비가 온다는 그 순간에 자신은 모든걸 버리고 집으로 뛰쳐왔어야 했다.
열려진 베란다 난간에 몸이 반쯤 나간 성규덕분이였다.
우현이 빠른 속도로 성규에게 다가갔고, 성규가 이 집에 오고 나서 한번도 화를 낸적이 없는 우현은 성규에게 처음으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베란다에 주저앉은 성규이 검은 머리카락 끝으로 비가 내렸다. 하얀 얼굴의 턱끝에도 굵은 방물이 떨어졌다.
" 뭐하는 짓이야?!!! 죽고싶어서 환장했어?!!! "
소리를 지르는 우현의 소리에 비에 젖은 어깨가 울찔한다.
" 여기가 얼마나 높을 줄알아?! 떨어지면 끝이라고!!!! "
우현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발을 쾅쾅 굴렀다. 땅의 진동이 성규에게 느껴졌을 터였다.
성규가 움찔하고는 빗물에 젖어 창백하게 식어버린 두 손을 허공에 저었다.
화간 난 우현은 뻗어오는 성규의 손을 못본척 했다. 항상 먼저 잡아주던 두 손이 얄미워서, 제 속을 벅벅 긁어대서 논을 돌려버렸다.
결국 성규의 손이 빗물이 가득한 차가운 베라다 바닥을 더듬어 무릎걸음으로 걸어와 우현의 바짓자락을 닿았다.
성규의 새하얀 손이 덜덜 떨면서 우현의 검은 정장바지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 아..아저씨.. 미안해... 모..몰랐어... 비..비가 .. 내려서... 밖으로 나가는 문인줄 알았어.. 미안해.. 아저씨.. "
밖으로 나가는 문이라고 열은 문은 고층아파트의 베란다문이였고, 그 밖은 낭떨어지였다.
제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성규는 저 장애물을 넘어 밖으로 나갔을 꺼였다.
떨어지는 성규의 모습에, 바닥에 퍼지는 피자국에 우현은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상상만으로도 미칠것 같았다. 상상도 하기 싫었다. 우현이 강한 한숨과 함께 머리를 헝클어 뜨리고는 성규의 앞에 주저앉아서 성규의 눈을 마주보았다.
눈물이 고인건지 빗물이 고인건지 알수 없는 눈이 우현을 바라보았다.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나가는 문같은거......... 가르쳐준적 없다.
그래 다 제 잘못인것이다.
제 잘못으로 성규가 위험에 쳐해져있었던건데 되려 제가 화를 내서 성규가 움츠러들고 벌벌 떨고 있었다.
" 미안해.. 미안해.. 아저씨... 내가... 미안해... "
성규가 차가운 빗물이 가득한 베란다 바닥에 넙죽 몸을 엎드렸다. 하지만 하얀 손끝은 우현을 놓지 않았다.
우현이 살며시 떨고있는 그 손을 잡았다. 자신의 차가운 손에 닿는 우현의 손이 너무도 따뜻해서 성규가 고개를 들었다.
" 앞으로 그러지마. "
우현의 누그러든 평소와 같은 말투에 성규가 울음을 터트렸다.
그 날 우현은 성규에게 처음으로 화를 내보았고, 성규는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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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가 비를 좋아한다는 걸 우현은 처음 이 집에 와서 성규를 씻겨줄때 알았다.
" 이건 비야? "
" 샤워기야. "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 소리를 듣더니 성규가 물었다. 우현이 성규의 손바닥에 샤워기를 대어주자 깜짝 놀라더니 이내 입을 벌리며 환하게 웃었다.
" 아저씨 이거 따뜻해. 그리고 간지러워. 어.. 또.. "
그래그래. 우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욕조에 물을 받았다.
" 비가 여기서만 나와? "
우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성규를 보았다.
애야. 넌 샤워기의 존재를 모르는 거니?대체 정말 어떻게 살아온거니? 아는게 없어. 이때까지 어떻게 씻은거지? 물받아놓고 씻었나?
" 비가 아니고, 샤워기.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거 물이야. "
" 아.. 그래서 물냄새가 났구나. "
" 물냄새랑 비냄새가 달라? "
성규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현이 고개를 갸웃하고 욕조에 받아진 물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우현은 모르겠다.
그래. 니가 모르는 건 내가 알고있고, 내가 모르는 건 니가 알고 있으니까. 그럼 된거지 뭐.
" 옷 벗어. 씻게. "
우현이 대주고 있던 샤워기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던 성규가 고개를 들었다. 의도한것이 아닐지라도 성규의 눈은 제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물론 우현을 보진 못하겠지만.
성규는 뭄을 모으던 손을 털어 자신의 옷으로 손을 가져갔다.
티를 벗어서 손에 쥐었다.
마르고 하얀 몸이 우현의 눈에 비춰졌다. 거울속에도 성규의 하얀 몸이 존재했다.
"아저씨. 옷 어디다 놨둬? "
" 나줘. "
성규가 이상한 쪽으로 옷을 준다. 우현이 피식 웃으며 그 옷을 받았다.
이내 몸에 걸친 것들을 다 벗어버린 성규의 옷가지가 우현의 손에 들렸고, 우현은 그것들을 바구니에 던져넣었다.
발가벗은 성규에게는 부끄러움이 없었다. 단지 살에 부딪히는 차가운 공기가 추워서 제 몸을 안고 있었다.
우현이 웃으며 샤워기를 몸에 뿌려주자 깜짝 놀라하지만 이내 그게 비같은 물이란 사실에 성규가 미소를 지었다.
우현이 샤워볼을 가져와 거품을 내서 성규의 손에 쥐어주었다.
" 이게 뭐야? "
" 샤워볼. 몸 닦으면 되. "
성규가 두 손으로 받은 샤워볼을 손으로 꼬무작꼬무작 만져보았다. 거품이 포글포글 일어났다. 이내 샤워볼을 코 끝으로 가져갔다. 포글포글 일어난 하얀거품이 성규의 코에 묻었다.
성규가 해맑게 웃었다.
"아저씨 냄새나. "
" 응? "
" 좋은냄새가 나. "
그리고는 동그란걸로 제 온몸을 손길이 닿는 곳까지 문질렀다. 하얀 거품이 성규의 몸에 가득 메웠다.
우현은 혹여 성규가 바닥에 떨어진 거품을 밟고 미끄러질까봐 눈을 떼지못하고 성규가 하는 짓을 보았다.
제 몸 구석구석을 그래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 아저씨. 여기 손이 안닿아. "
" 내가 해줄게. "
성규가 우현의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샤워볼을 내밀었다. 빗나가긴 했지만 우현은 샤워볼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손이 닿지 않는 다는 등을 보았다. 성규의 등에는 자잘한 상처들이 있었다.
" 왜이렇게 다쳤어? "
" 응?"
" 여기 왜 이래? "
" 아. 내가 잘못해서... "
" 무슨 잘못? "
"으음... 국을 흘려서 옷 더러워졌을때도 혼나고.. 또 아이들에게 부딪혀서도 혼나고... 되게 많아서 기억이 잘 안나. "
우현이 샤워볼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성규는 눈이 안보였다. 흘리는 건 별 수 없었다. 부딪히지않게 보호해줘고 감싸줘야해도 모자를 판에.
" 아저씨 다했어? "
" 아니.. "
우현이 성규의 등을 부드럽게 밀어주었다.
우현의 손끝이 성규의 등에 남은 상처를 쓰다듬자 성규가 어깨를 움츠리고는 간지럽다며 꺄르륵 웃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이제는 아프지 않고, 간지러워서 다행이다.
샤워기를 틀어서 온몸의 거품을 밀어내자 비라면서 좋아하다가 사라지는 거품이 아쉬운지 금새 시무룩해졌다.
" 눈 감아. "
" ? "
" 머리감겨줄께. "
" 나 할 수 있어. 아저씨. "
" 내가 해줄께."
" ..... 응... "
성규가 수줍게 웃었다. 우현이 손을 뻗어 성규의 보이지 않는 눈을 감겼다.
성규를 욕조에 담궈주자 신이나서 우현을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자신과 우연히 시선이 맞출때면 우현은 성규의 눈이 보인다고 착각을 하게 된다.
그 회색눈동자에는 자신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는 기운이 빠져버리지만 말이다.
" 아저씨 고마워. "
성규의 머리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떨어진 물방울은 성규의 하얀 쇄골에 부딪혀 다른 물방울과 만나 가슴골로 미끄러져내려갔다.
우현의 눈이 성규의 몸을 탐하고 있는 물방울을 따라갔다. 쏟아오르는 욕정에 우현이 고개를 돌렸다.
요새 너무 김성규랑 붙어있었나. 욕구가 쌓이나.
성규는 그런 우현을 알리 없기에 방글방글 웃으며 손안에 욕조의 물을 가득 모으고 있었다. 손틈으로 조르륵 빠져나가는 물에 좋다고 또 웃는다.
우현이 그런 성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성규를 씻기느라 젖어버린 제 옷을 보았다.
" 여기서 놀고있어. 나도 씻어야겠다. "
어차피 젖어버린거... 우현이 셔츠의 단추를 한개씩 풀었다.
성규가 손을 뻗어 욕조를 잡았다.
" 아저씨. 내가 아저씨 등 밀어줄께. "
" 그래라. "
우현의 말에 성규가 환하게 웃었다.
성규의 손이 우현의 등을 더듬었다. 가느다란한 손끝이 우현의 어깨죽지에 닿는다.
" 간지러워. 빨리해. "
" 아저씨. 등. "
" 뭐. "
" 여기 이렇게 딱딱한 뼈가 있네."
성규가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자신의 손이 닿지 않았던 등의 탐구를 하기 시작했다. 성규의 손끝이 목에서 부터 뼈를 타고 등허리를 내려간다.
우현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아까 죽였던 말도 안되던 욕구가 다시 폭발할 것 같았다.
" 나 화낸다? 빨리 안하면? "
" 아저씨 화내지마."
성규가 웃으며 열심히 제 노력껏 우현의 등을 밀었다. 더듬는 손끝에 우현의 눈이 아찔해져왔다.
우현은 처음으로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봤다.
동우가 알게된다면 박수를 치며 비웃었을 것이다. 니가 애국가도 알고 있냐? 라는 동우의 말이 귀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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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글을 몰랐다. 우현은 이렇게 놔둘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현은 성규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우현 역시도 자신의 지식에 막혀버렸다.
책이 뭔지도 모르는 성규에게 책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지만 성규는 아쉬워했다.
" .....손으로 만져도 뭔지 모르겠어. "
우현은 수소문을 해서 점자를 가르쳐주는 사람을 찾아냈고, 성규와 함께 점자를 배웠다.
성규는 손끝으로 점자를 읽었고, 우현은 눈으로 점자를 읽었다.
이미 알고 있는 글자에 익숙한 우현은 점자가 어려웠고, 아무것도 모르는 성규는 손끝으로 읽을수 있는 글이 새로워서 쉬웠고, 행복했다.
일이 아니면 밖에 잘 나가지 않는 우현을 잘아는 동우가 그런 우현을 놀라워했다.
"은둔형 오타쿠가.. 세상밖에 나가다니."
우현이 씩씩 화를 냈지만 맞는 말이라 번복할수가 없었다.
사람을 죽이는 댓가로 받는 돈은 많았다. 우현은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쓸곳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렇다고 낭비를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꼭 필요한 곳에만 썼다. 그래서 이 차곡차곡 모아둔 돈을 어디에 쓸까 어쩌다 한번 고민을 했었다.
그 고민도 성규가 나타나고 나서는 싹 사라졌다. 돈을 모아둔 자신이 자랑스러울 지경이였다.
점자책들은 잘 없었고, 비쌌다.
우현은 돈이 넘쳐났고, 그 돈을 그런곳에 쓰기만 하면되었다. 책장에는 우현이 읽는 책보다 성규가 읽은 수 있는 책들이 늘어났다.
성규는 그 책들을 한권씩 읽었고, 다른 한권이 완성 될때까지는 충분했다.
점자로 된 책을 손끝으로 읽고있는 성규를 옆에 두고 우현은 성규가 읽지못하는 동우가 준 자료를 읽었다.
" 아저씨."
" 왜? "
우현이 까만색 글자가 빼곡한 하얀종이에서 눈을 돌려 성규를 보았다.
" 키스가 뭐에요? "
우현은 손에 들었던 종이를 떨어뜨렸다.
...........그게 갑자기..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성규가 읽고 있는 책을 보았다.
손으로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우현이 눈으로 점자를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림동화'
" 백설공주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키스로 깨어나요. 이게 뭐에요? "
우현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끄응끄응...
강아지가 낑낑 앓는 형태로 끄응거리는 우현이였다.
과연 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게해준 자신의 일이 정말 잘한 짓인가에 대해 회의감이 몰려왔다.
무슨 동화가 저렇게 야해?! 저거 어린애들이 읽는 거 맞어?!! 십오금이다!!!!!!!
아.. 성규는 열여섯이니까.. 아이씨발..
우현이 육아하는 부모의 고민을 하고 있는 아는지 모르는지 성규는 우현을 졸라대고 있었다.
키스가 뭐에요? 네? 아저씨 키스가 뭐냐구요.
" 입맞춤!! "
" 입을 맞춰요? "
아...... 너에게는 그렇지. 백번의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더 효과가 좋다는 걸.
우현이 손을 뻗어 성규의 뒷목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는 성규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동화속의 입맞춤의 그림은 여기까지 였으니까 여기까지면 되겠지.
성규가 손을 들어 맞추어진 입술과 입술 틈을 더듬었다.
우현의 입술이 떨어져나가자 성규가 자신의 입술을 더듬었다.
" 입맞춤, 뽀뽀. "
성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도 하얗고 말랑말랑한 떡같은 성규의 몰이 분홍색의 물감이 번진듯 색이 변했다.
우현은 그런 성규의 모습이 귀여웠다.
그래서 성규의 이마에도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말랑말랑한 볼에도, 오똑한 코끝에도,그리고 자신을 보지 못하지만 예쁜 눈에도 입을 맞추었다.
"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야. "
" 좋아하는 사람... "
성규가 분홍빛이 된 얼굴로 웃었다.
하지만 성규가 물은건 키스였지 뽀뽀가 아니였다. 이내 성규가 고개를 갸웃한다.
" 아저씨. 키스랑 뽀뽀랑 같은 거야? "
우현은 고개를 숙였다. 어..어디까지 가야.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너의 궁금증을 해결해줄수 있을까.
니 앞에 서면 나는 왜 이렇게 모지란 인간이 되며 선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걸까?
넌... 정말 궁금한게 너무 많아.
" 달라. "
" 응? "
" 아. 해봐."
" 아."
의심도 없이 성규가 아 하고 작게 입을 벌린다. 우현이 손가락으로 성규의 혀를 톡 하고 건드리자 성규가 미간을 징그리며 입을 다물었다.
" 혀와 혀가 맞춰지는거야."
설왕설래라고 혀와혀사이가 오고가는 거지. 작은 섹스라고 할 수 있지. 그밖에도 말이야 하고 많은 설명과 행동을 우현은 생략했다.
우현의 말에 성규가 빼꼼 입술새로 선홍빛의 혀를 내밀었다.
" 에? "
" 그래. "
우현이 상체를 숙여 빼꼼 내멀어진 성규의 혀에 자신의 혀를 내밀어 톡하고 건드리자 놀란 성규의 혀가 쏙하고 입안으로 숨었다.
동그랗게 뜬 눈이 우현을 보려했지만 그 시선은 여전히 우현을 보지않았다.
"그래서 키스는 사랑하는 사람하고 하는 거야. "
" 으응... "
성규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전에는 벚꽃잎같은 분홍빛이였다면 지금은 토마토같이 뻘개져있었다.
" 아무나 하고 하면 안되. "
우현은 성규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 아저씨 좋아하는거랑 사랑하는 거랑 달라? "
" ..........."
자신이 내뱉은 말이긴 하나. 그 차이를 알수가 없는 우현이다.
성규가 고개를 또 갸웃한다. 우현이 고개를 숙였다.
" 그건 나도 모르겠다. "
" 아저씨가 모르면 어떡해. 아저씨가 가르쳐줬놓고서는.."
성규가 우현을 오히려 다그쳤다.
아 그래 성규야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하지만 내가 만물박사도 아니고, 모르는건 모르는거야.
좋아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 나도 모르는게 있을 수도 있지. 알게 되면 가르쳐줄께. "
" 진짜?. 혼자 알기 없기야? "
" 그래 약속. "
약속이란 말에 성규가 익숙하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우현이 가르쳔 준것이였다.
성규의 새끼손가락에 우현이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 깨알같은 야동ㅠㅠ 아. .. 나.. 야동은 포기 할수가 없어 .. ㅠㅠ
" 내가 더러워? "
" 아니요. "
" 표정은 그게 아닌데? "
" 티납니까? "
호원의 말에 동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호원은 동우의 몸에 난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
동우가 쓰라림에 어깨를 움츠렸다. 움츠린 그 어깨에게도 누구에게 깨물렸는지 알수 없는 잇자국이 나서 붉어진 생체기가 있었다.
" 더럽다는게 아니라... 조금 화가 납니다."
팔에도 난 잇자국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던 동우가 고개를 들어 호원을 보았다.
" 화가 난다? "
동우가 웃었다. 호원이 다리에 난 상처에 약을 바르다 고개를 들어 동우를 보았다.
" 네. "
호원은 동우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았다.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는 유일한 부하였다. 호원은.
" 화가 나? "
동우가 고개를 갸웃한다. 호원은 몸을 일으켜 동우의 팔을 잡아 들어 연고를 발랐다.
" 화가 나?? 화?? 화?? 왜?? "
" 상처 나을 때까지 sex는 금지입니다. "
" 어?? 왜?!!! "
" 이런식으로 하다간 살점이 남아나지 않겠습니다. 게다가 몸에 흉이 질테니까. 그러면 매력포인트가 떨어져서 싫어할껍니다. "
" 으음.. 그럴싸하네? "
" 주무세요. "
호원이 테이블위에 잠시 치워두웠던 곰인형을 주자 동우가 두 손을 뻗어 곰인형을 끌어안았다.
" 잘자. "
...........마조히즘이 쪼금 있는 장동우와 그걸 지켜보는 정상인 이호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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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우."
" 왜? "
안경을 쓴 동우가 짜증난다는 듯이 우현을 보았다.
안경을 쓴 동우를 보니 척척박사처럼 모든걸 다 알것 같은 느낌이 든 우현이였다.
그래!! 너로 정했다.
"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다른게 뭐야? "
" 뭐야?"
안경속에 가려있던 동우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눈썹이 올라가고 미간이 징그러졌다. 입가에는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우현이 다그치듯 물었다.
" 뭔데? "
" 뭐잇?"
" 너도 몰라?? "
우현이 실망했다는 듯이 말하자 동우가 주먹을 꽉 지었다.
" 빨리가서 쳐죽이고나 와. "
" 안경은 왜 썼냐? "
" 눈 아파서 썼다!왜!!!"
" 괜히 다 알것 같은 포스를 뽐내고 지랄이야. "
" 꺼져라?"
"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
동우가 손에든 만년필을 던졌고, 우현은 그것을 피했다.
만년필을 정확히 우현의 뒤, 벽에 걸린 다트판에 정확히 꼽혔다. 우현이 뒤를 돌아 다트판에 꽃힌 만년필을 보았다.
" 너도 모르는 구나. 누구한테 물어보지? "
저 새끼 왜이래.
호원은 다트판에 꽃힌 만년필과 책상에 엎드려서 책상을 쾅쾅치고 있는 동우를 번갈아보았다.
'N'이 다녀가고 분노폭발하기 일보직전인 상태인듯 했다.
N이 일을 거부하기도 했나? 그렇다고 동우의 밑에 일하는 킬러가 아에 없는 것도 아니고, 동우도 딱히 N에게만 일을 시키지도 않았다.
저렇게 분노할 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호원이 다트판에서 만년필을 구해냈다.
비싼 만년필을 촉이 구부러져서 이제는 사용할 수 없을것 같았다.
호원이 동우의 책상앞에 서서 쾅쾅쾅 책상을 두드리고 있는 동우의 손을 잡자, 반대편 손에서 항상 지니고 다니는 작은 칼이 호원의 목에 겨눠졌다.
찌르면 급사할 급소의 부위에도 호원은 피하지 않고 고개를 든 동우를 보았다.
아에 맛이 가버린것 같은 눈이 충혈이 되어서 붉었다.
" 뭐야."
" 책상. 부숴지겠습니다. "
자신이 손을 잡은 호원의 손을 뿌리친 동우가 의자에서 일어나 더 가까이 호원에게 다가갔고, 칼끝은 호원의 목에 닿았다.
"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달라? "
날카로운 칼끝은 호원의 목에 붉은 피를 불렀다.
" 다릅니다. "
" 뭐가 달라? "
" 말해도 이해못하실겁니다. 미묘한 차이라서."
" 너도 나 무시하냐? "
" 지금 절 죽이실 수 있는 분을 무시할 배짱은 없습니다. "
"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뭐가 달라. 똑같은거 아니야? "
" 해보시면 아시겠죠. "
" 건방진새끼. "
동우가 이내 호원의 피가 묻은 칼 끝을 가져와 혀로 핥았다. 그리고는 호원의 넥타이를 잡아 끌었다.
그리곤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호원의 목에 입을 맞추었다.
상처가 난 부위를 혀끝으로 메만졌다.
호원의 목에는 반창고가 붙여졌고, 폭발했던 동우의 머리와 눈두덩이에는 얼음팩이 올라갔다.
"N과 무슨일 있으셨습니까? "
" ...... 열받으니까 이야기하지마. "
" 네. "
" 아!!! 생각하니까 열받네!!! "
우현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자 머리와 눈두덩이에 올려놓았던 얼음팩이 동우의 허벅지위로 떨어졌다.
" 다짜고짜 나한테 좋아하는거랑 사랑하는거랑 다른게 뭐냐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그러더니 안경을 왜 썼냐는거야!! 다 알것 처럼!!
이 세상에 안경끼는 사람은 다 천재인가!!! 그 새끼 꼬맹이하나 생기고 나서 존나 이상해졌네!!! "
말하지 말래놓고 아무래도 화가나는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동우를 보며 호원이 피식 웃었다.
씩씩씩.
화가난 동우의 입에 레몬사탕을 넣어주었다. 이내 씩씩 거리던 동우가 조용해졌다.
항상 옆에 두고 있는 숨겨두는 곰인형도 찾아 내서 품에 안겨주었다.
" ...... 똑같은데... 뭐가 다르다는 건데... "
좋아하는 레몬사탕을 입안에 굴리며, 사랑하는 곰인형을 품에 안고 동우가 투덜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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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회사의 브로커이자 큰형님 장동우와 ㅋㅋ 그의 보좌가 된 건방진새끼 이호원 ㅋㅋㅋ 끼양 ㅋㅋ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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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붉은달이고 블레레인이고, 돈세유럽미고 뭐고 ㅋㅋ 이딴걸 쓰고 있었어요.
갑자기 급 불타올라서.
눈이 먼 꼬맹이 김성규와 킬러 그새끼 남우현이에요. 근데 좀 발랄한듯? ㅋㅋ .... 이게 다시 수정해야하죠. 글이 정신없죠? 제 글이라서 그래요. 굽신굽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