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
뭐?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나란히 지각한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오니, 다른 아이들은 벌써 집에 갔는지 교실이 텅텅 비어있었다. 창가에 서서 종인과 함께 산 너머로 진 해를 보고 있던 찬열은 종인이 무심하게 뱉은 말에 시선을 돌려 종인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얘가 지금 나한테..
"사귀자고, 우리."
"미쳤냐?? 너 더위 먹었어??"
찬열이 당황해 하며 자신의 말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자 종인이 피식,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
"싫은가 보네."
그럼 좋냐! 엉? 이 상황에 갑자기 고백하는데?? 그것도 남자가!! 찬열은 종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찬열과 종인은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소꿉친구였다. 서로 마음도 잘 맞고, 성격도 잘 통해서 항상 둘이 붙어 다녔었는데.. 자기 할 말만 하고 입을 싹 닫아버린 종인에게 찬열이 물어봤다.
"ㄴ,내가 왜 좋은데!"
"..그냥.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의 질문에 쉽게 대답을 하는 종인의 행동에 찬열은 기가 찼다. 뭐가 저렇게 당당한 건데.. 그때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이 불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던 종인의 머리칼이 살랑거리며 휘날리는데, 그 모습을 본 찬열의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었다는 게 함정.
"가자. 늦었다."
"어..? 어,어..."
벙쪄있는 찬열을 뒤로한 채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가방을 들고 교실을 나가는 종인의 어깨가 평소보다 더 쓸쓸해 보였다는 게 두 번째 함정. 뭐야, 저 자식! 내 반응이 별로라서 지금 저러는 거야?? 찬열은 교실을 나가는 종인의 모습에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뭐, 김종인 정도면.. 잠시만 김종인 정도면 뭔데!! 박찬열!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데!! 그래서 김종인이 고백했을 때 별로였어? 그건 아닌데.. 아악!!! 이게 뭐야!!! 고민할수록 멘탈붕괴, 이름하여 멘붕상태가 되어가는 찬열이었다.
"뭐해, 안 오고. 안가?"
찬열이 멘붕상태를 뛰어넘어 카오스상태가 되기 직전, 앞문으로 먼저 나갔던 종인이 다시 돌아와 특유의 감정 없는 얼굴로 물어보며 앞문에 기대 찬열을 바라봤다.
"가,가야지.."
"빨리 나와. 꾸물꾸물 거리지 말고."
종인이 말을 마치고 다시 나가려 하자 찬열이 다급하게 종인을 멈춰 세웠다.
"야!! 잠깐만!!"
찬열의 외침에 종인이 앞으로 내딛으려던 발을 멈추곤 뒤를 돌아 찬열을 바라봤다. 왜 부르냐는 눈빛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종인에게 찬열이 다짐한듯 말을 했다.
"진..심이야?"
"뭐?"
"사귀자는거. 진심이냐고."
"..어. 진심이야."
아씨.. 나도 몰라!! 종인의 진심이 담겨있는 말투에 찬열이 짧게 숨을 고르고 다시 종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나 되게 고집 세. 그리고 엄청 이기적이야. 게다가 우린 남자니까 힘들 때도 있을 거야."
"...?"
"그런데 이런 거 다 참으면서까지도 나랑 사귀고 싶다면.. 뭐. 생각해 볼게."
"...너!"
"아직도 사귀고 싶냐?"
..아, 싫으면 말고!! 아무 반응 없는 종인의 태도에 무안해지자, 찬열이 새빨개진 얼굴을 푹 숙이고는 앞을 향해 빠르게 달려나가..! ..고 있었지만 종인을 지나칠 때, 자신의 팔을 세게 잡아당기는 손길에 몸이 돌려졌고, 예고 없이 자신을 잡아당긴 종인에게 한마디 하려던 찬열의 입은, 몸이 돌려지자마자 바로 자신의 입술로 부딪쳐오는 종인의 입술에 의해 막혀버렸다. 종인의 뜨거운 혀가 부드러운 찬열의 입속으로 침투해 치아를 골고루 훑더니 혀로 톡톡 쳐 입을 벌리라는 사인을 주자 찬열이 살짝 벌린 치아 틈 사이로 빠르게 들어가 찬열의 혀를 옭아맸다. 그렇게 점점 종인이 자신을 리드하는 쪽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을 한 찬열은 속으로 괜히 심통이 났다. 얘도 남자고 나도 남잔데. 왜 내가 리드를 당하는 거야? 이거이거 완전 웃기는 자식이고만? 내가 너보다 키도 더 큰데! 날 너무 쉽게 보는 거 아니야? 이러다 내가 완전히 여자 쪽으로 찍히겠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찬열을 좀 더 힘을 주어 자신을 리드하던 종인을 제압해 점점 종인을 이끌어갔고, 그런 갑작스러운 찬열의 행동에 종인이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뗐다.
"푸하하하!! 너 지금 뭐한 거야?? 큭큭 너 진짜 골때린다."
"야. 나도 남잔데 내가 왜 당해야 돼."
"원래 이럴 땐 가만히 있는 거야. 싫으면 나중에 너도 리드해."
"아.. 아, 그리고 너 아직 대답도 안 했잖아."
"대답? 했잖아."
"언제!!"
저음의 목소리로 꽥- 하고 소리를 지르는 찬열의 행동이 귀여워 피식 피식 웃음이 나는 종인이었다. 야, 지금 비웃냐? 그런 종인의 모습에 기분이 상했는지 찬열이 얼굴을 찡그리며 종인을 쳐다봤다.
"대답했잖아."
"그러니까 언제!"
"넌 싫어하는 사람한테도 키스하냐?"
"아니.. 아."
아, 그럼 그 키스가 대답이었던 거야? 아니 그럼 말을 해주고 키스를 하던가!! 또 멘붕 올 뻔 했잖아! 한 발짝 앞에서 종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에 숙였던 고개를 들어 종인을 쳐다보던 찬열은 조금 전의 키스가 생각나 종인의 눈과 마주하던 시선을 내려 종인의 입술을 바라봤다. ..이 새끼, 은근 잘하던데.. ..또 하고 싶다.
"뭐야. 왜 그렇게 사람을 빤히 쳐다...ㅂ!!"
말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찬열에게 뭐라고 하려던 종인의 말은 찬열의 기습키스에 의해 끝을 맺지 못했다. 길고 긴 키스 타임이 끝난 후. 입을 떼고 숨을 거르던 찬열이 종인에게 말했다.
"야. 남자고 뭐고. 일단 시작했으니까, 난 끝을 보기 전까지 포기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너도 믿고 따라와."
찬열의 말에 종인이 피식. 웃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래. 끝이 어딘지 몰라도. 한번 가보자."
♥♥♥
안녕하세요 이요르입니다ㅜㅜ
이건 제친구가 준 소재인데.. 갑자기 끌려서..
수학공부하다 말고 요로케 글쓰러 왔네요..
네..제 주제에 너무 큰 소재를 건들었나봐요ㅜㅜ
망작이야ㅜㅜㅜㅜ
시험 기간인 독자님들은 열공하셔서 좋은 성적 받으시구요!
방학하신 독자님들은 즐거운 방학보네세요ㅜㅜㅜㅜ
흑 부럽다..
네 그럼 저는 이만 사라질게요ㅜㅜ 욕듣기 무서우니까...
그럼 뿅♥♥
독자님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