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처럼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던 너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늘이 지난 내일도 모래도 나는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좋은 곳에 너를 데려오지 않았던 것에.
아니, 데려오지 못했던 것에.
내 가슴속에 담아두어야 할 추억이 생겼다.
"아저씨, 우리 저거만 타고 집에 가요. 아저씨 피곤하겠다.."
너의 손끝을 따라가니 보이는 건 관람차.
사실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너만 즐겁다면야 나의 속쓰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높이 한바퀴 도는 것쯤은 식은죽 먹기였다.
조용한 관람차 안, 너는 어두워진 놀이공원 속 조명을 감상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지이잉-
주머니에서 익숙한 진동이 느껴졌다.
'찬열이 형님, 내일 나오실 수 있습니까요?'
직감했다. 일요일에 호출을 받는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아가, 나 없을 때 심심하지 않아?"
"음.. 조금? 하지만 아저씨 생각하면서 있다보면 시간이 금방가니까 좋아요."
너는 나의 일을 모른다. 몰라야 한다. 내 옆에 있는 동안은 몰라야 한다.
"아가, 나 내일 잠깐 회사 가봐야 하는데 괜찮겠어? 혼자 있기 무서우면 친구 소개시켜줄까?"
"아니. 나는 괜찮아. 아저씨 없어도. 곧 돌아올거잖아. 안그래요?"
너는 나를 마음으로 믿으면 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