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야 김이누 소방과 남자애 소개 받을래?"
"안 받아."
"왜! 남친도 없으면서 맨날 싫다냐? 받지 그냥.."
"남친 있어."
"아이고 이제는 소개 받기 싫어서 거짓말까지?"
"믿기 싫음 말아라?"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남친 있다고 하면 티 하나도 안 내는데 거짓말 하지 말랜다.
뭐 연애를 티를 내야지만 하는 건가? 그래도 우리과에서 제일 친한 애들중에 속한 김영광이라는 놈이 나랑 얘기를 하다말고
갑자기 뒤돌아 '김이누 남친 본 사람!'하고 소리쳤고, 나는 고갤 저었다.
저렇게 친구를 못 믿어서야..
"김이누 허언증이라니까 그치?"
"내가 봤다, 이 새끼야. 우리과 남자애들 다 모아서 쪼물쪼물 만들어도 그 얼굴이 나올 수가 없겠더라, 너무 잘생겼어."
"엥 너 봤어? 난 못 봤는데??"
눈치없이 내 쉴드 쳐주는 박유나 옆에서 못 봤다고 얘기하는 류원 때문에 박유나는 '닥쳐'하고 조용히 속삭였고
곧 눈치없는 원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힐끔 본다.
아, 저 둘이 왜 내 쉴드를 쳐주냐면.. 대학 친구들이다, 제일 친한 친구들.
그런데도 나는 내 남자친구를 60일? 정도 만나면서 쟤들한테 한 번도 안 보여줬다.
안.. 보여줬다기 보다는.. 유나는 궁금해 하지도 않고, 원이는 한 번 졸랐었는데 그 땐 내 남친이랑 사귄지 얼마 안 됐어서 사진이 없었어.
그럼 이건 안 보여준 게 아니라, 못 보여준 거로 쳐도 되는 거겠지?
"야! 김이누! 오늘 개봉한 영화 개꿀잼이라는데 보러가자 기기!"
"나 약ㅅ.."
"또 남친이랑 약속?"
"또라니? 어제는 내가 놀자했는데 니가 뺸찌 줬잖아."
"됐다. 난 유나랑 보러간다! 내일 유나 생일인데 유나 생일도 안 올 거냐! 흥이다, 흥!"
"그러던지~"
"너무한 시끼."
원이가 삐졌는지 유나한테 팔짱 끼고 강의실에서 나가는데, 유나가 뒤돌아서 내게 손을 휘이 저어주었다.
대충 연락하겠다는 뜻이겠지 저거.. 오늘은 강의가 너무 늦게 끝나 너무 피곤했다.
엎드려서 한참 핸드폰을 하고있는데 남자친구에게서 오는 전화에 고민할 틈도 없이 전화를 받는다.
"으응."
- 전화 왜 이렇게 빨리 받아?
"빨리 받아도 뭐라그래? 다시 걸던가. 늦게 받아줄 테니까."
- 그건 싫은데~ 다 왔으니까. 나와.
"네으에엥"
- 뭔 소리야 이게? 괴물 소리 나는데.
"괴물이랑 사귀어서 좋겠네. 정해인."
- 저는 괴물 싫어해요. 유감입니다.
"아씨."
- ㅋㅋㅋㅋㅋㅋㅋ
전화를 끊고선 학교에서 나와보면 오빠의 차가 떡하니 서있었고, 사람들은 힐끔 차를 보며 지나간다.
조수석 문을 열고 타면, 오빠가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말 할 틈도 없이 차를 출발시킨 오빠는 자연스레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끝나고 남친 만나다니까 원이 또 삐져가지고.. 어후..."
"아 진짜? 그 친구랑 자주 좀 놀아줘. 어째 그 친구 얘기 들을 때마다 삐지는 것 같다?"
"애가 착하긴 착한데. 삐지기는 엄청 잘 삐져요. 마지 정해인 처럼."
"어허~ 내가 언제 삐졌다고."
"맨날, 맨~날 뭐만 하면 입술 삐죽. 다 큰 어른이 말이야."
"아, 그럼 나도 스물세살 할래~"
"앞에 보고 운전."
"네에~"
나는 오빠와 9살 차이가 난다. 처음엔 말을 놓기 너무 어려웠지만, 편하게 대해주고.. 자꾸만 말을 편하게 하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말을 놓기는 하는데.. 이제는 존댓말 하면 오글거릴 것 같고 막..
그리고 내가 아무리 까불어도 오빠는 그러려니~ 하거나,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운전을 하다말고 손을 잡아주는 오빠에게 '아, 손에 땀나아'하면 오빠는 또 능청스럽게 한마디 한다.
"에어컨 켜줄게."
"그럼 춥지."
"그럼 껐다 켰다 하면 되겠다."
"내가 졌다, 졌어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집 앞에 주차를 하고서 걸어가는데 아까 해야했었던 말이 떠올라, 아! 하자 오빠가 '응?'하고 나를 내려다본다.
가끔 그 큰 키로 날 내려다보면 살짝 얄밉다니까.
"내일 유나 생일이라서 술집에서 파티 하기로 했거든.. 그래서 가도 되나.. 해서."
"가면 되죠."
"근데.. 그 자리에 남자 애들도 한 세네명 있을 것 같아서."
"…뭐."
"……."
"가면 되지."
"가도 돼?"
"응."
분명 쿨한 척 하려고 '응'이라 대답해놓고 앞을 보면서 걷는데, 불안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내 손을 꼭 잡고서 힘을 주는데 그게 얼마나 귀엽던지 픽- 웃으며 오빠를 올려다보자, 오빠가 나를 힐끔 본다.
그게 또 너무 애같고 귀여워서 손을 놓고 오빠의 볼을 양손으로 꾹 눌렀다.
"아니라니까 진짜.."
내 손을 장난으로 뿌리치고 앞장서 가길래 '삐돌이래요'하고 놀리며 오빠를 따라가면 오빠가 에에에에에에 안 들린다~ 하고 귀를 틀어막는다.
저게 무슨 서른둘이야.. 진짜 귀여워 죽겠네.
집에 들어와서 자연스레 먼저 씻고있는데 마침 생리가 터져버려서 우울하게 욕실에서 나오면
오빠가 왜 그러냐며 덩달아 울상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터졌어.."
"생리?"
"뭘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어?"
"우리 둘만 있는데 뭐 어때."
"그건 그런데.. 아, 몰라아."
"기분 안 좋겠네. 오늘.."
"내가 언제 기분이 안 좋았다고 그래?"
"지금도 안 좋네."
"ㅡㅡ아."
"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봐. 진통제 줄게."
나는 생리 할 때마다 생리통이 심해서 약을 먹어야 한다. 그걸 알고있는 오빠는 서랍 안에서 약 하나와 물컵을 갖고와 내게 건네준다.
뭐 이렇게 행동하는 거 보면 거의 1년 넘게 만난 사이 같은데. 이래봬도 우리 아직 60일 정도밖에 안 된 새내기 커플이.라.구
밤에 자다가 깼는데 옆에 오빠가 없길래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에 나와보았다.
소파에서 TV를 켜고 잠든 오빠에 이게 뭔 일인가 싶어서 오빠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빠를 한참 바라보았다.
"……."
"불편해서 뒤척일 거면 왜 나와서 자? 들어가서 자지. 설마 나한테 권태기 와서, 옆에서 자기 싫고 그런 건가."
"뭔 소리야, 누가 나한테 1억을 준다고 해도 권태기 안 와. 100억은 생각해보고."
"어쭈.. 그냥 해본 소린데. 안 자고 있었네?"
"방금 막 잠들려고 했어."
"왜 여기서 자냐니까~?"
"너는 모르겠지, 너 그날엔 항상 다리 번쩍 들고 내 목 누르는 거 알지? 오늘 질식사 할 뻔 했다니까.
뭐 때문에 스트레스를 그렇게 받았는지.. 아주 이 바득바들 갈면서 내 목도 조르고."
"어휴 오바다 그건.. 됐고! 들어와서 자지.. 나 혼자 자면 허전해서 그러는데."
"뽀뽀해주면 갈게."
"어디다, 여기다?"
장난으로 여기다? 하며 중요부위를 가리키니, 오빠가 어허.. 야! 하고 막 당황스러워 하길래 소리내어 웃었다.
아, 이런 반응 재밌다니까.. 아, 가자고오~ 내 말에 계속 고개를 젓길래 하는 수 없다며 내가 움직이기로 결심한다.
"…뭐야, 뭐해 ㅋㅋㅋㅋㅋ 좁아 돼지야."
매일 돼지라고 하는 게 괘씸해서 끌어당겼는데 소파 밑으로 떨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 뭐.
알겠다며 나를 바닥에 그대로 두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기에
나는 '야이씨!'하며 오빠 등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방까지 간다.
"왜 이렇게 떨어져서 자?"
"또 때릴까봐."
"우리 가운데 빈 자리에 귀신 끼어들어와서 자겠네~"
서른둘이라는 사람이 귀신이 무서워서 꼬물꼬물 움직여 내 품에 안겨서 잠드는 게, 너무 웃기고 귀엽다.
항상 오빠를 만나면서 생각이 드는 건데..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
-
-
-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다 나이 시리즈 나올 삘,,, 후..ㅋㅋㅋ
다음은 뭐.. 30살 차이 나는.. 아 이건 좀 그릏죠? 껄껄!!
그리고 처음에 나온 여주 친구들은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너무 일치해서 ㅠ_ㅠ 넣게 되었구요!!!
짤이 별로 없는 관계로 짤은 자주 넣지 않을 겁니닷!!!
움짤을 만들면서.. 생각이 들었는데.. ㅁ제가 원래 이 배우분에게 관심이가 없었는데
급 ^^.. 저 드라마 몰아봐야겠다 다짐했슴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