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 white spring 2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14.
딸랑. 맑은 종소리가 왠지 모르게 사람을 기분좋게 해준다. 맑은 웃음을 지어보인 동우가 허리께에 팔을 얹고 뿌듯한듯 제 가게를 둘러보며 흐헝헣. 하는 요란한 웃음소리를 낸다. 그런 동우의 웃음소리가 빈 가게를 가득 채워간다. 그런 동우를 뒤에서 성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용히 보고있는다. 진작에 해줄걸 괜한 억지를 부렸나 싶다. 푸스스 웃은 성규가 동우의 뒤로가 그의 목을 안아온다. 동우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목을 안아오는 이의 놀라 양손을 푸드득 거리다 익숙한 체향에 뒤돌아 성규를 본다. 왔어. 동우가 반갑게 웃으며 성규를 향해 웃어보인다. 성규가 그런 동우의 미소에 화답하듯 저 또한 싱긋 웃어보이며 잘 정돈된 동우의 머리칼을 쓸어준다. 그저 성규가 쓸어주는 느낌이 좋은 동우가 성규를 올려다본다. 마주한 둘의 눈동자가 어여쁘게 휘어진다. 뭐하냐 둘이. 익숙한 목소리의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리는 우현이 동우의 시야에 잡힌다.
"왔네?"
"그래. 나 왔으니까 둘이 떨어져."
우현이 성규와 동우의 사이를 가르며 성규를 자신의 품에 꼭 안아 넣는다. 갑작스러운 우현의 행동에 성규의 얼굴이 약간의 붉은기가 돈다. 아무리 오래된 연인에 볼거 안볼거 다 본 사이라도 남들 앞에서 갑작스러운 애정공세는 부끄럽고 그런거다. 동우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며 어쩌라는 식의 표정으로 우현을 한번 스캔하고 몸을 돌려 카운터 쪽으로 향한다. 떨어져. 성규가 팔꿈치로 우현의 명치를 쳐내자 우현이 그제서야 아파하며 성규를 떨어트려 놓는다. 자기 부끄러워 하기는. 우현의 능글거림에 성규가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다. 카운터에 앉아 둘을 쳐다보던 동우가 유하게 웃어보이지만 어쩐지 씁쓸한 미소가 입가를 맴돈다. 갑자기 보고싶네. 그런 동우와 잠시 눈이 마주친 우현이 동우를 빤히 쳐다본다. 동우는 우현과 눈이 마주치자 언제 그랬냐는듯 싱긋 웃어보인다. 푸른하늘이 점점 높아진다. 가게를 채우는 잔잔한 피아노의 소리가 동우의 귓가를 간지럽힌다.
*
조용한 공원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던 명수가 옆에 놓여있던 카메라를 들어 밤하늘에 렌즈를 조정한다. 찰칵- 거리는 카메라 셔터소리가 경쾌하다. 누굴까. 한참을 밤하늘을 향해 셔터질을 하던 명수의 눈위로 누군가의 손이 겹쳐진다.
"뭐하는거에요."
"에이 무드없는 김명수."
별반응없는 명수의 태도에 성열이 입을 삐죽이며 명수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뜨겁게 대지를 달구던 여름이 서서히 가고 있어서인지 성열을 옷차림이 조금 길어져 있었다. 명수가 성열의 볼을 잡아 쭈욱 늘린다. 으에에. 그덕에 발음이 눌린 성열이 명수를 노려본다. 명수가 한번더 살짝 그의 볼을 잡고 놔주자 성열이 자신의 볼을 비비며 아픔을 호소한다. 명수가 그런 성열을 보고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나지막히 성열을 부른다. 이성열.
"으어. 아프.... 뭐?"
"성열아. 이성열."
"....."
"사랑해."
"김명수...."
"너무 늦었죠? 미안해요. 너무 많이 늦어져서. 그리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성열을 두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명수가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의 눈가를 쓸어주고는 성열의 이마에 짦게 입을 마춘다. 떨리는 성열의 눈동자가 명수를 가득 담는다. 웃어봐요. 성열이 부드럽게 웃어보이지만 눈물이 주륵하고 그의 볼을 타고 흐른다.
"울지마. 왜 울고 그래요. 이쁜얼굴 망가져."
명수의 말에 성열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명수가 자연스래 성열의 입술을 찻아든다. 짜지만 어쩐지 달콤한 키스에 성열이 명수의 목에 자신의 팔을 두른다. 성열과 명수의 입가에 기분좋은 미소가 걸쳐진다.
*
푸르슴한 달빛에 몸을 뒤척이던 몸을 일으키고는 옆에 곤히 잠들어 있는 성종을 내려본다. 흘러내린 성종의 앞머리를 넘겨준 호원이 방을 나선다. 냉장고 앞에 선 호원이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재낀다. 시원한 냉장고 바람이 호원의 몸을 감싼다. 허리를 숙여 맨 밑에 있는 맥주를 꺼낸 호원이 맥주캔을 따고 시원스래 넘긴다. 맥주의 시원함이 호원의 목구멍을 축인다. 혼자뭐해. 호원이 자신의 허리에 둘러진 팔을 내려본다.
"깻어?"
"옆에 형이 없어서. 근데 혼자 뭐해."
"좀 더운거 같아서. 너도 마실래?"
"응. 나도한잔 마시고 싶다."
호원이 다시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를 찻지만 마지막 캔이였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호원이 난감한듯 성종을 돌아본다.
"없다."
"에이.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가서사올게."
"아니야 안마실래."
"같이 한잔하자."
"그럼같이가. 늦었어."
"뭘 아직 11시인데. 갔다올테니까 안주나 좀 해줘."
성종이 고개를 끄덕인다. 호원이 웃으며 성종의 머리를 쓸어주고 옷을 챙겨 집을 나선다. 조심히 다녀와. 성종의 마중을 받은 호원이 야구점퍼에 손을 꽂아 넣으며 아파트를 벗어난다. 어. 야구점퍼 주머니속에 굴러다니는 동그란 링을 꺼낸 호원의 얼굴이 점차 굳어진다. 장동우. 동우와 연인이였을때의 증표. 호원이 씁쓸히 웃어보인다. 처리한다는걸 깜박하고 있었나보다. 동우가 이랬었나. 나 홀로 내색은 못하고 저 혼자 가슴저려하며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야 되는. 자신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 사람을 보낼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있는. 잔인하다. 호원이 링을 자신의 손가락에 끼운다. 이상하게 따듯한것 같다. 호원이 다시 점퍼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저기요. 숙취음료 없나요?"
"아 죄송해요. 재고가 안들어 와서요."
"아 네. 수고하세요."
조금만 술을 마셔도 다음날 속을 쓰려하는 성종때문이라도 숙취음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호원이 짦게 한숨을 내쉬고는 편의점을 나선다.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나가봐야겠다.
신호등 앞에 선 호원이 자신의 손가락에 껴있는 반지를 만지작 거린다. 빼야겠지. 호원이 반지를 빼내자 호원의 손에서 반지가 맊끄러져 챙- 거리며 반지가 아스팔트 위를 데구르 굴러간다. 그것을 멍하게 바라보던 호원이 굴러가는 반지를 잡으려 무의식적으로 길은 건넌다. 쾅- 엄청난 괴음과 쓸린 몸이 아려온다. 호원이 달아나려는 의식을 붙잡고 눈을 뜨자 보이는 인영에 몸이 떨려온다. 계속해서 무너지려는 몸을 힘겹게 일으킨 호원이 익숙한 인영 앞에 다가선다. 너가 왜 여기있어. 사람들의 고함소리에 묻힌 너의 힘겨운 숨소리가 내게 너무나 선명하게 들린다. 호원의 눈가에서 눈물이 툭 하고 떨어져 차가운 아스팔트를 적시며 부서진다.
참 오늘은 무슨내용인지 정말 모르겠네요 ㅠㅠㅠ 아무래도 제가 시험 전에는 끝내고 싶어서 욕심을 너무 부린듯 합니다.ㅠㅠㅠ 죄송해요! 제가 항상 말씀은 못드리지만 댓글 달아주시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사랑하는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