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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다각] white spring 1부 上 | 인스티즈

 

 

[인피니트/다각] white spring 1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上.

(BGM 인피니트 - 눈물만)

 

 

 

"우리 헤어져요."


"이유가 뭔지 물어도돼?"


"다른 사람이 생겼어요."


"여자? 아니면 남자?"


"...남자요."


"...그렇구나."


"....."


"보내줄게."


"......"


"안녕. 호원아.."

 

 


네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고개를 떨구면 투명한 눈물이 내 발등에서 볼품없이 부서진다. 잘가요.

 

 

 

 

 

 

 

 

 

 

 


겨울 햇살이 밝게 비춰 잠을 방해한다.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할 생각도 없이 몸을 일으키고 침대밑에 있는 실내용 슬리퍼를 질질 끌고 화장실로 항해 하루일과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언제 똑같은 패턴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양치를하고 세수를 하고는 거울에 비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씨익- 하고 새하얀 이를 들어내며 웃어보인다. 얼굴에 맺힌 물방울들이 턱선을 따라 내려간다. 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아내고 방으로 돌아와 옷장을 열고 한참을 멍하니 서서 고민을 한다. 이내 결정을 내리고 검정 스웨터와 스키진 그리고 조금 두툼한 가디건을 꺼내입고 하얀 머플러로 목을 감싼다. 왼쪽 어깨에 가방을 매고 신발을 신고 나갈 채비를 한다. 대문을 기분좋게 나서지만 항상 기다려주던 네가 이제는 없어 많이 어색하고 쓸쓸하다.그 짦은 만남속에서 너는 내게 많은것을 남기고 떠낫구나. 쓴 웃음을 삼키고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동우야!"

 

 

 

 

오랜만에 오는 캠퍼스의 풍경은 변함없이 활기찬 것 같다. 싱긋 웃어보인 동우가 캠퍼스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려 하자 익숙한 목소리가 동우의 귓가에 맴돈다. 몸을 돌려 자신을 부른 장본인을 찾자 익숙한 모습의 인영이 동우를 향해 반가운듯 손을 흔들고 있다. 동우가 그에 보답하듯 반갑게 웃으며 그를 향해 달려간다.

 

 

 


"성규형!"


"오랜만이야."


"언제 귀국했어?"


"오늘 새벽 비행기로."


"전화를 하지 마중나갔을텐데."


"웃기네. 전화하면 받기는 하고?"


"그래도."


"뭐야. 짱똥 난 보이지도 않냐?"


"우현아!"


"오랜만이다? 너 몇달사이 왜 이렇게 말랐어?"


"그러게. 밥은 제대로 먹고 다녀?"


"당연하지."


"그런 의미에서 밥 먹으러 가자."


"에? 지금? 학교는?"


"몰라. 나 배고파. 우현아 차 어디 세웠어?"

 

 

 

무작정 끌고오는 성규의 힘을 못이긴 동우가 우현의 차에 올라탄다. 하여간 이형은 제멋대로 이다. 그래도 이들이 오니까 좋기는 하다. 자신은 버려둔체 겨울방학 시즌 동안 여행을 갔던 성규와 우현이 였다. 물론 그때 당시는 그 아이가 나의 옆에 있었으니 걱정없이 여행을 떠난 것이니까 말이다. 지금 그 아이가 내곁에 없다는 것을 알면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색하게 웃은 동우가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는 성규의 말에 경청을 하는 척 한다. 성규는 그런 동우를 모르는지 신나게 얘기를 하며 자신의 연인인 우현을 까기 시작한다. 여튼 이래저래 웃긴 커플이다.


 

 

 

"으. 맛있어."


"성규 여보야. 늙은이 같아."


"넌 닥치고 먹어."


"성규야 그렇게 욕하지마 섹시하잖아. 덮치고 싶어."


"조용히해라."

 

 

 

설렁탕이 먹고싶다는 성규 때문에 우현은 근처 식당으로 차를 몰았고 도착하자마자 성급하게 설렁탕 3개를 외친 성규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아서도 여러 얘기를 하다 주문한 설렁탕이 나오고 맛있게 먹다 성규의 노인네 같은 소리에 우현이 태클를 걸자 성규가 이를 악물고  말하며 우현을 노려본다. 우현은 성규의 째림에 아잉 거리며 되도안되는 애교를 부리고는 성규에게 한대 맞고나서야 조용해진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동우가 살풋 웃어보인다. 하여간 투닥거리는게 이상하게도 보기좋은 커플이다.

 

 

 

"그러고 보니 이호원은?"

 

 

 

우현의 물음에 멈칫한 동우를 이상하게 생각한 성규가 동우에게 재촉하자 말없이 수저를 내려놓는 동우다. 갑작스래 슬퍼보이는 동우의 모습에 순간 불길한 기운이 성규를 덮친다.

 

 

 

"야 장동우."


".....우리 헤어졌어."


"....뭐?"

 

 

 

성규가 동우를 재촉하자 힘겹게 입을 연 동우의 말에 성규도 우현도 아무런 말 없이 멍하게 그를 쳐다본다. 뒷통수를 누군가에게 새게 내려 맞은 것같다. 성규가 어색하게 웃으며 장난치지 말라고 하지만 동우는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떨군체로 가만히 있다. 그런 동우의 모습이 답답했던 성규가 그에게 작게 으르렁 거리자 고개를 든 동우가 성규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장난아니야 형. 우리 정말로 끝났어."

 

 


한동안 그들사이에는 정적이 내려앉는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주체되지 않는 동우다. 성규는 굳은 얼굴로 왜 라고 질문해왔고 동우는 한동안 말이 없이 성규를 응시하다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참아내며 어렵사리 입을연다. 어떻게 말을해도 자신이 비참해지지 않는 방법은 없었다.

 

 


"....다른 사람이 생겼데."

 

 

 

성규가 두눈을 질끈 감는다. 눈 앞이 아찔하다. 자신이 잠시 행복에 젖어 있을 사이 자신의 동생은 슬픔에 빠져 혼자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질끈 감은 눈을 뜬 성규가 화가난듯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동우는 씩씩 거리는 성규를 한번 쳐다보고 그 옆에서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우현을 본다. 그나마 다행인것 같다. 우현아. 너가 그나마 차분한게. 우현이 동우의 눈을 읽은 건지 성규의 손을잡고 다시 자리에 앉힌다.

 

 


"개새끼."

 

 


욕을 작게 읆조린 성규가 우현이 자리에 앉히기 무섭게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후 하고 우현이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옆에 있던 자신의 코트를 집어들고 성규를 쫒아나간다. 멍했던 동우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건지 자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따라나간다.

 

 

 

"놔!"


"성규야. 정신차리고 나봐."


"놓으라고. 죽여버릴꺼야."


"성규야. 제발."


"죽여버리고싶어. 내동생 지켜준다기에 믿었는데. 왜. 도데체 왜 저 아이한테 상처를줘. 혼자 얼마나 앓았을꺼야... 혼자서 얼마나..."

 

 

 

동우가 가게를 나왔을 때에는 성규가 우현의 품에 갇혀 서럽게 울고 있었다. 그것을 본 동우는 자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 아픈것은 자신인데 왜 자신의 형이 울고 있는 것인지. 참아왔던 눈물이 또 발등에서 부서진다. 괜찮다 괜찮다 해도 여전히 아픈것은 변함이 없었고 자신이 비참해지는 것도 변함이 없었다.

 

 

 

"성규형. 나 괜찮아."


"병신같은놈."

 

 

 

빨갛게 충열된 눈으로 동우를 노려보는 성규가 안쓰럽다. 동우는 그저 베시시 웃어버린다. 성규는 그의 웃음에 허- 하고 헛웃음을 내뱉는다. 정말 내가 할수있는건 그렇게 웃는것 뿐이였으니까.

 

 

 

 

 

 

 

 


성규를 간신히 달래 동우의 집으로 돌아오자 성규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체 동우를 노려본다. 죄인이 든듯한 동우가 그와의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그저 바닥만 바라보다 어색한 침묵이 싫어 용기내어 고개를 들어 성규를 바라보며 입을연다.

 

 

 

"헤헤. 여행은 재밌었어?"


"장동우."


"응?"


"너 웃지마."


"에헤이. 우리 성규 왜이리 까칠하실까?"

 

 

 


우현이 장난스럽게 성규에게 말하지만 성규는 들은채도 않고 동우를 노려보기 바쁘다. 동우는 그이 째림에 다시 주눅이 들어 고개를 떨구어 버린다. 째진 눈으로 노려보면 얼마나 무서운지.

 

 


 


"바보같이 왜 웃어?"

 

"....그럼 어떡해."

 

"뭐?"

 

"그럼 울어? 그게 형이 원하는 모습이야 그래? 아니잖아."

 

"그렇다고 웃냐? 이 미련한 곰탱아."

 

"난 괜찮아. 정말이야."

 

"넌 괜찮은놈이 해골되서 나타나냐? 다크봐."

 

 

 


여태 옆에서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우현이 장난반 걱정반으로 동우의 얼굴을 잡고 눈밑을 쭈욱 내리며 말한다. 동우는 그런 우현에게 씨익하고 웃어보이지만 우현은 그런 동우의 얼굴을 보고 미간을 구기며 사정없이 잡고있던 동우의 얼굴을 버리듯이 놔버린다. 마치 못볼것을 봣다는 사람마냥.

 

 

 

 


"자기야 그만 폼잡고 우리 술이 나 하자. 동우 솔로된 기념."

 

 

 

 

 

 

 

 

 

 

 

 

 

 

우현의 제안에 대낮부터 술병을 들이킨 성규가 신들린듯 병을 처리한다. 물론 얼마 못가 혀가 꼬인체로 동우에게 삿대질을 해댄다. 동우가 어설프게 웃으며 성규를 말리지만 그런 동우의 손을 우현이 제지 시킨다. 오늘은 그냥 취하게 내비두라고 말이다. 우현의 행동에 그냥 말없이 동우 또한 제 앞에 놓인 잔을 비워버린다. 술이 강하지는 않은 편인데 오늘은 취하지도 않는다.

 

 

 


"이호원. 딸꾹. 개새끼. 죽여..."


"아이놈의 여편네가. 결국은 먼저 가버리네. 기다려 눞이고 올께."


"응."

 

 

 

 


결국은 혼자 들이붓던 성규의 고개가 꺽어지며 식탁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음냐거리는 잠꼬대를 한다. 우현은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을 지어보이고 익숙한듯 성규를 공주안기를 한다. 자신의 품에서 잠이든 성규를 내려다 본 우현이 살짝 그의 입맞춤을 하고 동우의 방으로 들어가 그를 눞인다. 성규의 목까지 이불을 끌어 덮어준후 머리를 넘겨주고는 또다시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방을 나선다. 성규를 눞이고 돌아온 우현이 혼자 뭐라뭐라 중얼 거리는 동우를 보더니 허- 하고 웃음을 지어 보인다. 형이나 아우나. 역시 피는 못속인다. 피식- 웃어보인 우현이 동우이 앞자리에 다시 자리를 잡고 앉고 자신도 소주잔을 든다.

 

 

 

 

"장동우."


"응. 남군."


"이호원 보낸거 후회 안해?"


"후회 엄청해. 근데 잡을 생각은 없었어."


"왜."


"그 아이 기억속에 우리가 연인이였을때 마직막 내모습이 구차한 모습으로 남지않길 바랫어."


"너 진짜 병신이다. 잡아야지. 가지말라고."


"으음. 싫어. 이미 나에게서 마음이 떠난 사람을 붙잡고 있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거든. 우리가 사랑 할동안 했던 소중한 기억들 내가 지켜준거야."


"그래. 잘했어."

 

 

 

 

그렇게 말없이 한동안 서로 술잔을 기울였다. 동우의 의식이 점점흐려지고 마침내 자신의 의식을 놓기 시작했다. 스르르 감은 눈에서는 차가운 눈물이 흐른다.

 

 

 

 

 

 

 

 

 

으으. 거리며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난 동우가 더듬더듬 핸드폰을 찻아 시계를 확인한다. 벌써 하루가 지나가 있었다. 혹시나 하고 창문을 보니 또다시 아침해가 떠있었다. 어제 학교 정말 오랜만에 가는거였는데. 후우. 동우가 몸을 느릿하게 일으키고 거실로 나가니 소파에 뻗어누워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는 우현과 앞치마를 두르고 해장국을 끓이고 있는 성규의 모습이 보였다. 남우현 독한놈 나보다 더만히 마셧을 텐데 멀쩡하다.

 

 

 

 

"일어났냐?"


"응."


"짱똥 주제에 술이 많이 늘었더라?"


"나무 주제에 술이나마시고 사람흉내 내고 있어."

 

 

 

허. 어이없다는 듯 웃는 우현을 뒤로 하고 동우가 쌩하고 부억으로 들어가 성규의 뒤로 살글살금 걸어가 그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순간 움찔 거리는 성규의 모습이 조금 우습다.

 

 

 

"배고프다. 형아."

 

"하고 있잖아. 떨어져 방해되."

 

"형아. 형이 호원이 이해해주라."


"....."


"형 동생 봐서라도. 제발 부탁해."

 

 


성규가 뒤를 돌아 동우를 끌어안는다. 혼자 아파했을 너를 생각하니 또다시 가슴이 저려온다. 성규가 동우를 끌어안고 나지막히 그의 이름을 속삭인다.

 

 

 

 

"응."


"내가 못되서 그런지 몰라도 너를 아프게 한 이호원을 쉽게 용서못해. 그런데 노력을 할게 네 부탁이니까. 그러니까 너무 보채지는 말아주라."

 

"고마워."


"거기까지. 아침부터 애정표현이 너무 격한거 아니야?"

 

 

 


언제 온것인지 우현이 벽에 기대어 성규와 동우를 쳐다본다. 순간적으로 성규의 미간이 보기좋게 구겨진다. 저 새끼는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동해번쩍 서해번쩍이다.

 

 

 

"자기 나두고 바람펴?"


"뭐래. 넌 내가 동생이랑 바람난걸로 보이냐?"


"응. 날버리고. 자기 정말 그러는거 아니야."


"미친놈."


"아잉. 우리자기 너무 섹시해. 나 아침밥으로 김성규 먹을래."


"꺼져."

 

 

 


부들부들 손을 떨던 성규가 기어이 손에 들고 있던 국자를 우현의 머리에 명중 시킨다. 우현이 아프다며 자리에 주저않아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한다. 성규는 그런 우현은 안중에도 없이 뒤돌아 다시 국자를 꺼내 국을 몇번 휘저은후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동우를 이끌어 식탁 앞에 앉힌다. 동우가 침을 꿀꺽 삼키며 성규가 이끈대로 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고 성규가 제 앞에 놓아준 국을 먹기 시작한다. 성규는 그런 동우의 맞은편에 앉으며 자신은 먹을 생각도 하지 않은체 동우에게 반찬 놓아주기에만 집중한다. 우현은 씨이- 거리며 성규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나도 밥. 너가 갔다 먹어. 네. 성규의 말에 아무 반항없이 우현이 자신의 국과 밥을 떠와 자신의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한다.

 

 

 


"성규 자기야. 나도 햄 여기에 놔줘."


"너는 국하고만 먹어."


"네."

 

 

 

우현이 찍소리 못하고 후르륵 거리며 국을 퍼먹는다. 째릿. 하는 우현의 시선이 동우의 피부에 닿는다.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동우는 밥을 코로 먹는 건지 입으로 먹는건지 우현의 눈치를 보며 울며겨자먹기로 밥을 먹는다.

 

 

 


"형 잘먹었어."


"그래."


"난 못먹었어. 자기야의 사랑을 못먹었다고! 성규 자기야는 동우만 이뻐하고."


"나대지말고 일어나. 집가서 짐정리하자."


"짐정리를 아직도 안했어?"


"안하기... 응 안했어. 가자 자기야."


"짐정리 안하고 바로 온거였어?"


"응. 동우가 너무 보고싶어 형이 오버 좀 했어. 우린 지금 가서 해야할것 같으니까 동우가 설거지 좀 할 수 있지?"


"응. 내가 할 수 있어. 형은 가서 짐 정리 하고 연락해."


"그래. 그럼 갈게."

 

 

 

 

 


성규가 급하게 걸쳐둔 자켓을 걸어두고는 우현에 뒷목을 부여잡으며 집을 나선다. 동우가 현관문에 서 그들을 배웅하자 성규가 손을 흔들어 보이며 현관문 건너로 모습을 감춘다. 짐정리가 그렇게 급했나. 넒은 집에 또 다시 혼자 남겨진 동우가 씁쓸하게 웃어보이며 부엌으로 걸음을 옮겨 빨간색 고무장갑을 끼고는 설거지를 하기 시작한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집인데 너무나 넒다.

 

 

 

 

 

 

 

 

 

 

 


*

 

 

 

 

 

 

 

 

 

 

"뭐야. 왜 거짓말 한거야?"


"일단 시동걸어."


"아니 무슨일인데."


"빨리 시동걸어. 가면서 얘기해."

 

 

 

후. 한숨을 내쉰 우현이 성규의 말대로 차문을 열고 서둘러 건너편으로가 성규의 차문을 열어준다. 그러고는 다시 제 쪽으로 가 차를 타고 성규 쪽으로 다가가 안전밸트를 해준다.

 

 

 


"어디로가?"

 

"학교로가."


"어?"


"이호원 만나봐야 겠어."


"용서하는거 아니야?"


"하?"


"아까 노력해 본다며."


"우현아 넌 날 아직도 그렇게 몰라?"

 

 

 


우현이 고개를 설래설래 저으며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왜 동우의 일이면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동우가 그의 친동생도 아닌데 말이다. 23년. 그들과 함께 한 시간 그리고 10년 성규와 연인으로 함께 한 시간이다. 이들이 태어나기 전 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셧던 성규의 부모님과 동우의 부모님 그리고 자신의 부모님들. 아마 그 때부터 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의 인연이. 부모님들 덕에 역시나 서로 쉽게 친해졌었다. 하지만 어렷을적 부터 성규는 동우를 끔찍하게 생각했다. 정말 병적으로. 동우의 부모님은 출장이 잦으셧고 그덕에 성규네에 맡겨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형제가 없던 성규는 그런 동우를 끔찍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고. 우현이 피식- 웃어보인다. 가끔 성규와 동우의 관계에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둘은 자신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다. 우현이 한참 생각에 잠겨있을 때 쯤 캠퍼스의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현이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성규를 부르자 성규가 성의 없이 대답한다.

 

 

 

"어쩌려고?"


"몰라. 죽여버릴까?"


"무슨힘으로."


"남우현 힘으로."


"뭐야 결국 힘쓰는건 나인거야?"


"난 네꺼니까 날 지켜야지."


"귀여워 우리 여보야."

 

 

 


우현이 손을 뻗어 새침한 표정의 성규의 볼을 늘인다. 성규가 어으으 거리며 우현을 노려보지만 우현의 겁은 이미 상실했는지 더욱 그의 볼을 늘이며 이리저리 꼬집는다. 퍽. 결국은 성규에게 머리를 한대 맞은 우현이 성실히 운전을 한다. 성규는 한번더 우현을 째릿 하며 핸드폰을 집어들어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이호원?"


-네 선배."


"잠깐 나 좀보자. 가능하지?"


-네 어디로 나가면 됩니까?


"학교앞 **카페로 나와."


-네. 거기서 뵈요."

 

 

 


성규가 짦게 통화를 마치고는 핸드폰을 주머니로 집어 넣는다. 우현이 그런 성규를 보며 살풋 웃어보인다.

 

 

 

 

 

 

 

 

 

 

 


클래식이 들려오는 카페에 나란이 앉은 성규와 우현이 호원을 기다리며 주문한 커피를 마신다. 우현이 부드럽게 성규를 보자 머그잔만 보던 성규의 시선이 우현을 향한다.

 

 


"꼭 이렇게 까지 해야될까?"


"무슨 소리야?"


"난 오랜시간 너희들의 옆에 있었고. 너의 연인으로 오랜시간 옆에 있어서 누구보다 너희를 잘 알고 너를 잘 알아."


"근데."


"근데 말이지 이렇게 우리가 나선다고 해결되는 것이 있을까?"


"그래서. 넌 용서 하겠다고?"


"아니 물론 그럴 수 없지. 동우는 나에게 너 다음이니까. 근데 말이야.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솔직히 전부 배제 시켜 놓고 보면 우린 제 3자야. 그런 우리가 끼어들면 동우만 비참해질꺼야."


"....."

 

 

 


성규는 그저 입술을 꾹 깨물고 하얀 머그잔에 담긴 커피만 쳐다본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안쓰러워 보여 우현이 제 손으로 성규가 꾹 깨문 입술을 어루 만졌다. 그제서야 꾹 깨문 입술을 때어낸 성규가 눈물을 그렁이 단체 우현을 바라본다.

 

 

 

"이건 너에게도 상처야."


"그래도"


"난 네 선택을 존중해. 일단 동우보다 너가 우선이니까. 근데 너가 알아줫음 하는게 있어. 동우가 그러더라 그 아이의 기억속에 연인이었을때 마지막 자신에 모습이 좋게 남길 바랬데. 자신들에 사랑한 시간을 지켜주는 거래."


"미련한 놈."


"장동우 미련 빼면 시체잖아. 그러니까 그만 울어 너 울면 이 오빠 가슴 찢어진다?"


"내가 너보다 형이거든?"


"눈물이나 닦고 말해."


"우현아."


"울지말라니까."

 

 

 

 

우현이 자신의 손을 들어 성규의 눈가에 눈물을 훔친다. 성규가 더욱 서글프게 울며 우현을 쳐다보자 우현이 자신의 품에 성규를 가두어 버린다.

 

 

 

 

"나 어떻게 해야하니?"


"어떻게 하고싶은데?"


"모르겠어. 솔직히 홧김이 였을지도 몰라. 근데 난 이호언을 만나 해주고 싶은 말 이있어."


"그래."


"그래서. 이호원을 만나고 싶어."

 

 

 

 

 


우현이 하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나는 항상 너에게 약하다. 미안하다 동우야.

 

 

 

 

 

 

 

 

 

 

 

훌쩍이는 성규를 달랜 후 서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고받다 머리로 들이우는 그림자에 옆을 보니 익숙한 얼굴과 처음보는 불청객이 호원의 팔뚝에 붙어있다. 성규가 미간을 구겼고 우현은 무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라 말한다. 호원이 자리에 앉자 우현이 입을 때어낸다.

 

 

 

 

 

"옆에는 누군지 물어도 될까?"

 

"호원이 형 애인이요."

 

"그래? 근데 꼬마야. 난 너에게 물은게 아니란다. 그러니까 잠시만 거기 있어요."

 

 

 


성종의 미간이 보기좋게 구겨지며 우현을 노려본다. 우현은 그런 성종에게 여유롭게 웃어보인다. 어린것이 꽤나 당돌하다.

 

 

 

 


"이호원. 내가 널 보자고 할것이라는거 예상했지?"


"어느정도 예상은 했어요."


"그래."


"....."


"일던 네 애인 좀 시켜줘봐."


"......"


"제 이름은 이성종이고요. 올해 입학했어요. 실용음악과에요."

 

 

 

 

 


성규가 쓰게 웃으며 호원을 향해 말하자 호원은 그저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성종은 그런 호원이 답답한지 자신이 입을 열기 시작한다. 성규는 그런 성종을 흥미롭게 쳐다보지만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어 그를 쳐다본다. 당돌히 성규와 우현을 바라보며 자신에 입으로 당당히 말을 하는 성종의 모습이 꽤나 당돌했다. 그런 호원의 성종의 모습에 성규가 허- 하고 웃어보인다. 후배치고 너무 건방지지만 동우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는거 그래 인정한다. 탁자밑으로 호원과 성종의 맞잡은 손이 우현의 시야에 비춘다. 어느새 동우와 맞추어 끼었던 반지도 사라지고 없었다. 너란 자식은 벌써 잊었구나.

 

 

 


"응. 난 김성규. 난 수학교육과야. 이쪽은 남우현 광고미디어디자인학과 이고. 미안하지만 썩 반갑지는 않은 얼굴이구나."


"저도 솔직히 선배님들이 별로 반갑지도 않습니다."


"이성종. 조용히하고 있어."

 

 

 

 

 

호원이 성종을 제지하자 그제서야 입을 삐죽거리며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런 성종의 모습에 다시한번 어이없는 실소가 터지는 성규다.

 

 

 

 


"이호원. 내가 널 왜 보자고 한줄 아니?"


"어느정도는요."


"그래? 난 내가 널 왜보자고 한지 모르는데. 넌 어떻게 아니?"


"....."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그냥 홧김이였어. 근데 그건 우리 동우가 너무 비참해지니까. 그래서 네놈 멱살 잡고 짤짤 흔드는 거나 네놈 잘난 면상에 주먹을 꽂는 것도 관두려고. 그냥 난 딱 한마디만 할게."


"...."


"불행해져. 우리 동우가 가슴아픈 만큼만 아파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고통일꺼야 아마."


"...."


"그럼 우린 이만 일어날게. 너희가 얼만큼 행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네."


"......"


"가자 우현아."

 

 

 

 


호원의 고개는 떨구어진체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성규는 우현의 손을 붙잡고 가게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또랑또랑 들려오는 성종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뒤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웃기네. 당신들이 뭔데 우리한테 이래? 행복할지 미지수라고? 웃기지말아요. 우리는 보란듯이 행복할테니까. "


"글쎄. 우리 꼬마가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 인생선배가 한마디 얘기해주자면 남의 눈에서 눈물 뽑으면 자기 눈에서 피눈물 언젠가 반드시 흘러."


"....."


"그리고. 한번 한사람 가슴에 상처를 주고 떠나면 다른사람에게도 상처를 안기고 떠날 수 있어. 그건 습관과도 같거든. 아니 본능인가."


 

 

 

 


성규가 여유롭게 웃으며 가게를 빠져나간다. 우현이 그런 성규의 모습에 성규를 따라 웃는다. 그러고는 성종을 보며 입을 연다.

 

 

 

 

 


"이성종이라고 했지? 날 다시 소개하자면 남우현. 네 형 이성열에 친구이기도해. 그리고 경고를 하자면 더이상 기어오르지마. 이쁘다 해주는 것도 여기까지야. 이호원 뒤에 꼭꼭 숨어있어. 이호원 너도 잘 숨켜라."

 

 

 

 

 

성규와 우현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정적이 가라앉아있다. 호원은 그저 고개를 떨군체 그대로 있고 성종은 어이가 없는지 그저 코웃음을 쳐댄다.

 

 

 

 

"내가 우리형 동생이라는 건 어떻게 안거야."


"....."


"후. 형은 언제까지 이럴꺼야. 고개 좀 들어봐."


"성종아 우리가 한사람 눈에서 눈물 뽑고 행복할수 있을까?"


"....."


"조금 힘드네."


"약해지지마. 형 무너지면 나도 무너져."


"내가 왜 무너져. 그냥 아주 조금 힘들어서 그래."

 

 

 

 


호원의 큰 손이 성종의 머리를 헤집는다. 호원의 얼굴이 안쓰럽게 어둡다. 조금. 정말 아주조금 힘들다. 그 착한 사람을 버리고 와서 그런건지. 그래도 사람 마음은 그게 아니라는데 어쩌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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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토마토에요....하......동우야....ㅜㅜㅜ 너란사람은 끝까지 미련하게 착한사람이구나ㅜㅜㅜㅜㅜㅜ 성경 진짜 동우 참 끔찍하게 생각하네요....진짜 남 눈에 피눈물 내고서 잘되는 사람 한명도 못봤어요ㅜㅜㅜ 내 마음 소중한줄알면 남의 마음도 그런줄 알아야지ㅜㅜㅜ 성종이 진짜 당돌하네여.....호원아....후회할꺼야 너ㅜㅜㅜ!!
12년 전
전라도사투리
아 정말 토마토님 감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그대 감성 이에요 ㅠㅠ 아나 이성종겁나얄밉네 ㅠㅠ 너임마그러면안돼 ㅠㅠ 그대 ㅠㅠ 사랑해요 이런좋은글 ㅠㅠ
12년 전
전라도사투리
아 감성님 정말 토마토님이랑 두분이 팬픽 쓰게 힘을 주시네요 ㅠㅠㅠ 감사해요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서율이에요ㅠㅠ 1은처음보는데 이런일이있었군요ㅠㅠ 성규말이 너무 공감되는것같아요ㅠ인생의진리랄까요....잘보고갈게요ㅎㅎ
12년 전
전라도사투리
서율님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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