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다각] white spring 1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下.
(BGM 인피니트 - 붙박이별)
딸랑- 어서오세요. 맑은 종소리와 종업에 인사가 먼저 우현을 반긴다. 그에 우현이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호원을 찾는다. 저깄다. 우현이 씨익- 웃으며 혼자 테이블 위에 고개를 쳐박고 있는 호원의 앞으로 다가 선다. 호원이 자신의 머리에 드리우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어 가볍게 인사를 한다. 우현이 그런 호원에 인사에 답을 한 후 호원에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호원이 우현의 앞에 투명한 잔을 놓아준다. 그러고는 투명한 잔을 채워준다. 우현이 망설임없이 호원이 채운 잔을 한번 에 들이킨다. 캬-
"뭐야. 왜 혼자 진상이야? 네 놈 진상 떠는거 보라고 불렀냐? 성규 간신히 때어놓고 왔구만."
우현의 말에 호원이 피식- 웃어보인다. 성규를 때어놓고 온것은 맞지만 성규는 자신이 나가든 말든 신경도 쓰지않은체 잠만 자고 있었다.
"어쭈. 웃어?"
"아. 죄송해요."
"죄송하면서 왜웃어."
"형이 너무 웃긴 표정을 지어서요."
슬프게 웃는 호원의 본 우현이 아무 말없이 술잔을 기울인다. 그렇게 서로 한참을 아무말 없이 술잔만 기울일 뿐이였다. 그정적을 깬것은 호원이였다.
"동우... 아니 동우형은 좀 괜찮아요?"
"괜찮을꺼 같냐?"
길었던 침묵속 호원이 먼저 말을 꺼내자 우현이 그를 비웃는다. 솔직히 이 상황에서 동우에 안부를 묻는 호원이 가식적으로 보이는 우현이다. 그런 우현의 모습에 호원이 쓰게 웃는다.
"형도 나랑 성종이 이해 못해줘요?"
"......"
"못하는구나. 형도 못해주는구나."
"미친놈아. 그럼 이해하냐? 내 새끼같은 친구놈 울렸는데?"
"...."
"네들 사이는 이해 못하지만 네 마음은 이해한다. 사람 마음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거니까."
우현의 말에 호원이 술병을 들어 다시 술잔을 채우려하자 그를 우현이 제지한다. 호원이 우현을 바라본다.
"이럴꺼면 나 왜 불렀냐?"
"죄송해요."
"아까 부터 죄송하대. 그렇게 죄송하면 죄송한짓은 왜 했냐?"
호원이 아무런 표정없이 우현을 본다. 호원의 모습에 순간 동우의 모습이 겹쳐보인 우현이 고래를 도리도리 젖는다. 벌써 술에 취했나.
"네마음 좀 숨기고 동우 옆에 있으면 안되는 거였어?"
"사람 마음이란게 다 그런거라면서요."
"하하. 긴놈."
우현이 제 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빨간 불이 피어오르고 담배연기가 몽실 거리며 허공에 가득채워진다. 후-
"그래도 숨겨보지..."
"제 마음 숨기고 있으면 더 그 사람에게 죄짓는거라 생각했어요."
"....."
"물론 숨겨지지도 않았고요. 머리는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이놈은 아니라네요. 사람에 모든곳은 거짓말을 할수 있어도 이놈은 아니 잖아요."
호원이 괴로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심장부근을 탁탁 쳐낸다. 후- 하고 담배연기를 허공에 내뱉은 우현이 잿더리에 담배를 지져 끈다. 우현이 호원을 향해 쓰게 웃어보인다.
"동우한테 미안하지 않아?"
"네. 솔직히 미안하지는 않아요. 단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그사람 혼자 남겨둬서 그게 제일 죄스러워요. 평생 너만 본다고 너 하나만 사랑할꺼라 했었는데..."
"드라마 찍고 앉았네. 너희 엿같은 사랑에 배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줄 아냐?"
"....."
"동우는 그렇다치고 김명수, 이성열은 어쩔꺼냐?"
"그러게요."
"흐하. 미친놈."
크허- 우현이 거칠게 술잔을 테이블 위에 소리나게 내려놓는다. 요즘은 너무 많은 일이 있어 머리가 복잡하다. 우현이 술잔을 내려놓고 호원을 바라보며 입을 때어낸다.
"너 동우랑 사귈때도 이성종 만났냐?"
"네."
"개새끼네. 그럼 김명수가 장동우 좋아하는것도?"
"어렴풋이 알았어요. 그래도 그놈 우정을 중요시해서 솔직히 불안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선을 지키는 애였거든요."
"이성열이 김명수 좋아하는건?"
"그것도 알고 있었어요. 성열이 선배는 명수를 보면 수줍은 사춘기 소녀 같았거든요."
"이성열 그놈도 참 유별나게 동우 아꼇지. 자기 가족 다 일본에 가있고 동우를 가족같이 여겼는데 성규형도 성열이 아꼈고. 올래는 어떻게든 뺏어오는 성격인데 상대가 동우라 그러지 못하는 놈 보면 안쓰럽다."
"....."
"근데 이제 성규형이 성열이 미워해. 어쩔꺼야? 이성열 잘못도 아니고. 하아. 왜 이렇게 꼬인다냐."
"선배가 잘좀 봐주세요."
"일은 저가 질러놓고 나보고 처리하라는 거냐? 김성규 뒤치닥거리만해도 골병 나게 생겼구만."
"피식-"
"야 너 계속 피식 피식 웃지마 술병으로 갈구기전에."
"그래도 선배 고마워요. 이해해줘서."
"이해라. 너 좀 착각하는거 같은데. 너희 둘 사이를 이해한다는게 아니라. 너의 마음만 이해한다는거야. 네 들 사랑에 희생된 녀석들을 봐서라도 난 절대 너희 둘 이해안해. "
쓸쓸하게 웃는 호원이 조금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딱거기까지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선배한테 동우 선배 소개 해달라고 하지 않았을텐데..."
"그러게 왜 동우한테 홀려가지고."
동우와 호원의 만남은 어찌보면 정말 운명이였을지도 모른다. 서로 전혀 다른과 였던 그들은 처음 동방에서 서로를 만났다. 당시 수줍음이 많았던 호원은 그나마 알고지내던 같은 과 선배인 우현을 이용했다. 과거 호원을 행동이 떠오른 우현이 이를 아득 갈았다. 생각해보니 이놈 은근 지능적으로 사람을 이용해 먹었다.
"그사람 정말 빛이 났거든요."
"풋- 장동우 한테 빛이난다라. 빛이 나긴하네."
"...."
"미칠 광."
"그거 개그에요?"
"미안. 얼굴 풀어."
"...."
"풀으라고."
"앞으로 그러지마세요. 듣는사람 은근 화 돋구네요."
"네가 충고안해도 그럴 생각이다."
우현이 민망한지 앞에 놓인 술을 한번에 들이킨다. 호원이 낮게 킬킬 되는 소리가 우현의 귓가를 때린다. 이런 배응망덕한 놈.
"그럼 하나만 물어보자."
"아프니까 살살 무세요."
"아오. 내가 잘못했다. 다음부터 그런 드립 안칠게."
"얘기해보세요."
우현이 분위기를 잡으며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하자 호원이 방금 전 우현의 드립에 대한 소심한 복수인지 저도 따라 드립을 쳐댄다. 우현이 호원을 보며 장난식으로 용서를 빌자 그제서야 호원이 제대로 된 대답을 한다. 우현의 이가 으득- 하고 갈린다. 정말 이호원은 지능적이다.
"....너 동우랑 2년동안 함께 이면서 한 순간도 거짓인적 없어?"
우현이 잠시 뜸을 들이던가 싶더니 곧 호원을 바로보고 말한다. 그에 호원 또한 우현을 부담스럽도록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달싹인다.
"한 순간도 거짓 따위는 없었어요."
"그래."
우현이 한번 쓰게 웃고 술잔을 든다. 멈칫- 우현이 들었던 술잔을 내려놓고는 옆에있던 병을 든다. 그러고는 병체로 입에 가져다 된다. 호원은 그런 우현을 말릴생각이 없는지 그저 자신의 술잔을 비운다. 오늘따라 술이 조금 더 쓰게 느껴진다. 호원의 입가에 작게 허무한 웃음이 내비춰진다.
"내가."
"......"
"너희 둘 이해는 못해도. 너가 새로운 사람에게 가는 길은 축복해줄게. 아무한테도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 그거 너무 슬프잖아."
"......"
"동우도. 너랑 동우가 사랑한 시간동안 만큼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덜 울수있을꺼야."
한병. 두병. 초록색 술병이 우현과 호원의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술만 들이키다 조심스래 지나간 옛 추억들을 끄집어내 본다. 조금 아픈 추억이지만 어쩌면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을. 그렇게 한참을 서로 이야기하다 이제 슬슬 취기가 돈것인지 둘의 발음이 조금씩 뭉게진다. 지이잉- 테이블 구석에 올려 놓은 우현의 핸드폰이 울린다. 우현이 수신자를 보고는 기분좋게 씨익 웃어보이며 핸드폰을 호원의 눈 앞에 가져다 보인다.
"우리성규다. 부럽지? 나랑 성규가 만난지 23년이고.... 사랑한지가 8년이다? 부럽지?"
호원이 제정신이 아닌 것같은 우현을 어쩌라는 식으로 쳐다본다. 우현이 히히 웃으며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된다. 남우현. 약간 성이 난 성규의 목소리가 우현의 귓가를 찌른다.
"규자기!"
-너 어디야?
"나 김성규 마음속."
-약 빠셨어요? 어디냐고.
"진짜인데? 진짜 우리 성규 마음속인데?"
-지랄말고 어디냐고.
"...."
-야 남우현.
"...."
-야 대답안해? 남우현.
"...."
-....우현아?
우현이 잠시 눈을 감고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부르는 성규의 목소리를 감상한다. 성규야?
-나 무서워. 빨리와. 내가 화내서 미안하니까. 빨리와 혼자 있는거 싫어. 응?'
*
우현이 술에 취해 제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호원의 주머니를 뒤적여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진다. 그러고는 연락처에서 성종을 의 번호를 찾아 그에게 연락을 해준뒤 술집을 빠져 나온다. 술이 강한편이지만 이틀 연속으로 달리는 것은 무리였나보다. 비틀비틀 우현이 위태롭게 중심을 잡는다. 택시- 우현이 택시를 잡아타고는 기사에게 주소를 말한뒤 자신의 등을 기댄다.
우현이 헤롱 거리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이리저리 움직여 보이는 도어락의 번호를 꾹꾹 누른다. 깜깜한 거실. 우현이 비틀비틀 걸어 거실을 환히 비춘다. 흑- 잠시 멈춰 술을 깨려 서 있자 익숙한 흐느낌을 소리가 들린다. 우현이 급히 정신을 차리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벌컥-
"...우현아?"
성규가 침대 끝에 고개를 제 무릎에 묻고 있다 우현의 인기척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본다. 성규야. 우현의 부름에 성규가 천천히 침대위를 기어 우현의 향해 팔을 뻗는다. 우현이 그런 성규의 앞으로 다가간다. 성규가 그런 우현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허리를 제 팔로 감싸 안는다.
"왜 이제 왔어."
"나 나간거 알고 있었어?"
"당연하지."
"그만 울어. 우리성규 계속 울면 안이뻐."
"남우현 병신이야. 남우현 존나 미워."
우현이 자신의 허리에 둘러있던 팔을 스륵 때어놓는다. 당황한 성규가 꿈벅- 눈을 감았다 뜨며 우현을 쳐다본다. 우현이 미련없이 뒤를 돈다.
"남우현."
"...."
"야."
"...."
"알았어. 내가 미안해. 너 안미워. 그러니까 가지마. 나 무서워."
우현이 성규 모르게 슬쩍 웃어보이고는 굳은 표정으로 몸을 돌린다. 성규가 우현의 표정에 잠시 흠칫하다 우현을 향해 안쓰럽게 팔을 벌린다. 우현이 그런 성규를 보고도 그대로 서있자 성규가 나지막히 우현을 부른다. 우현이 천천히 다가가 성규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러고는 자신의 무릎을 탁탁 친다. 성규가 우현의 뜻을 알고 덥썩 그의 무릎에 앉아 그의 허리에 팔을 감고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많이 무서웠어?"
"응. 장동우 한테 전화하니까 술먹었는지 미쳐있어."
"그랬어?"
"응. 근데 너 한테서 술냄새나."
"친구 만나서 한잔 했어."
"누구?"
"성규가 모르는 친구."
"내가 모르는 친구가 어디있어."
성규가 우현의 말에 발끈하며 우현을 새초롬히 노려본다.
"누구야 혹시.. 여자야?"
우현이 말을 안하고 히히 거리며 웃자 감싸고 있던 우현의 허리를 조이고는 옆에 놓여있던 쿠션으로 우현에게 휘두른다. 아악-
"어떤년이야? 빨리 안 말해? 너 나 몰래 여자 만나? 아악! 왜웃어. 나한테 맞으면서도 그년 생각하니까 좋아?"
성규가 우현의 얼굴을 쓰담으며 뻘쭘히 웃는다. 그런 성규의 웃음에도 우현이 허- 하고 성규를 쳐다본다.
".....많이 아파?"
"우리 자기가 맞아볼래?"
"...."
우현이 조금 전 성규에게서 맞은 곳을 부여잡는다. 성규가 질투한것 까지는 좋았다. 그래 거기까지는. 하지만 대답을 하지않고 웃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는 우현이 만난사람이 여자인줄 알고 집안 살림살이를 우현에게 내던지며 우현을 밞았다. 무서운 여편네. 우현이 씁쓸하게 웃으며 성규를 노려본다. 성규가 우현의 시선을 모르는 척 피한다.
"왜 아무말도 안해?"
"그러니까 누가 말안하래?"
"자기 진짜 뻔뻔하다."
성규가 허허 거리며 우현의 눈치를 본다. 우현의 눈이 가자미처럼 변한다. 성규가 살포시 우현에게 안겨온다.
"우리우현이 많이 아파?"
"응.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였는데 돌아온것 같아. 고마워."
"고마울것 까지야."
째릿- 우현이 성규를 노려지만 성규는 모르는 척 우현에게 더욱 깊게 안겨온다. 넘어가면 안돼는데 하면서도 우현이 성규의 행동에 살풋 웃어보인다.
"근데. 나 나간거 알고 있었어?"
"당연하지."
"아 감동이야 규자기. 우리 자기 질투도 할줄알고!"
"질투? 누가? 내가?"
"얼굴 붉어졌거든?"
"더워서그래."
"그럼 나 여자 만나러 가도 뭐라고 안하겠네?"
"가라."
"응. 가서 이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겠어."
"....."
"나 진짜 간다?"
"가."
성규가 우현에게서 뒤돌며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우현이 그것을 캐치하고서는 짓꿎게 웃으며 자신의 자켓을 들고서 방을 빠져나가려한다. 성규가 눈을 도르륵 굴리며 어쩔줄몰라한다. 그사이 우현이 현관문 앞까지 다다른다. 남우현! 우현이 기다렸다는 듯 발걸음을 멈춘다. 성규가 방에서 빠져나와 우현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우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놔. 나 위로받으로 갈꺼야."
"미쳤어 날두고 어디가."
"자기가 가라면서?"
성규가 입을 삐죽이더니 우현의 목덜미를 앙- 하고 물어온다. 아악- 우현의 괴성이 조용한 집안을 가득 메운다. 무너진 우현을 보면서 성규가 만족스러운듯 웃어보인다. 넌못가.
"왜냐면."
"으으."
"남우현은 나 김성규 꺼거든."
*
찌르르 울리는 머리를 부여잡은 동우가 저라에서 일어난다.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다. 으허- 동우가 눈을 바로 뜨려 노력해보지만 역부족이다. 동우가 손을 눈으로 가져다되어 만져보니 엄청나게 부은것 같다. 눈을 몇번 문지른 동우가 다시 눈을 바로 떠 보인다. 잠시 물체가 흐릿하더니 잠시 후 모든게 바로보인다. 눈을 떠보니 보여야할 침실 천장이 아닌 탁트인 거실과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식탁을 배게 삼으며 자고 있는 성열이다.
"성열아. 이성열."
"으음."
하- 동우가 시계를 쳐다보니 이미 12시를 훌쩍 넘어갔다. 오늘도 역시 학교가기는 그른건가. 동우가 한숨을 푹푹 쉬어대며 핸드폰을 집어든다.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며 부재중이 뜬다. 헐. 급히 동우가 통화기록으로 들어간다. 나머지는 모두 부재중이지만 단 하나 수신통화 아이콘이 떠있다. 문득 어제의 기억이 떠오른 동우가 제 머리를 부여잡는다. 망했다. 동우가 성규의 번호를 꾹 누른다. 초조하게 그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여보세요-
"성규형."
-누구세요?
"형아."
-전화 잘못거신거 같은데요?
"힝- 형. 나 동우야."
-동우가 누구시더라?
"으. 쪼잔한 김성규."
-끊어.
"형 내가 미안!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네놈이 미쳤지?
"미안해요."
-학교도 안나와고 말이야.
"사랑해요."
-됫다. 나 오전 강의 끝났으니까 너희 집으로 갈게.
"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귀청 떨어지는줄 알았네.
"아니! 왜 오냐고?"
-웃겨. 내가 너희집 언제는 말있이 갔어?
"나중에 와라."
-왜? 거의다왔어.
"벌써?"
-거참 더럽게 시끄러워. 끊어 금방가.
형! 김성규! 동우가 애타게 성규를 불러보지만 성규의 대답이 들려올 일은 없다. 동우가 절망하며 집안을 둘러본다. 하-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술병을보니 머리가 아파온다. 동우가 머리를 짚으며 성열을 본다. 아 정말 답이없다. 동우가 성열을 흔들어 깨운다. 으으 싫어- 성열이 찡찡거리며 잠꼬대해댄다. 동우 표정이 점점 굳어져간다.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는 성열을 끙차하며 일으킨다. 으- 무거워. 동우가 성열을 어영부영 자신의 방으로 끌고와 눞인다. 힘들어. 동우가 자신의 어깨를 두들긴다. 명수야.
"이자식이 명수는 왜 찻아."
동우가 성열을 잘 뉘여주고 이불을 꼼꼼이 덮어준다. '제일 부러운건. 김명수에게 사랑 받는거. 나에게 관심없는 그 아이에게 사랑받는거.' 동우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에 뒤돌아 성열을 바라본다. 설마- 동우가 방문을 닫고 부엌으로 향한다.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는 술병을 치우고 식탁을 치우려니 투명한 액체가 흥건하다. 우리성열이 침샘이 정말 활발하시네요. 동우가 체념하며 집을 치운다. 끝났다. 허리를 톡톡 두들기며 소파에 기대어 앉는다. 호원아. 동우가 호원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뜨거운 눈물이 또 다시 눈가를 비집고 나온다. 집안가득 동우의 서러운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띠리릭- 거리는 소리가 나자 서럽게 울고있던 동우의 울음소리도 멈추었다. 동우가 서둘러 옷소매를 끌어 자신의 눈을 북북 닦아낸다. 동우야 형 왔어. 응. 성규가 동우의 앞으로간다.
"너 울었니?"
"아니야."
"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울었네. 또 이호원이야?"
성규가 동우의 턱을 잡고 저를 바라보게 한다. 붉은 눈시울이다. 동우가 또다시 울먹인다. 성규가 동우를 제품에 끌어안아준다. 우리동생 너무 여리다. 동우가 성규의 품에서 서럽게 울기시작한다. 뭐야. 쉿- 조금늦게 성규를 뒷 따라온 우현이 성규를 향해 묻지만 성규는 그저 자신의 입앞에 손가락을 가져가 조용히하라는 표시를 해보인다. 우현이 서럽게 우는 동우를 보다 한숨을 쉬어 버린다.
달꾹. 조금진정이된 동우가 작게 딸꾹질을한다. 성규가 말없이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한잔 내와 동우에게 건내준다. 고마워 형. 성규가 내어준 잔을 받아든 동우가 물을 들이킨다. 시원해.
"저 술 둘이서 다마신거야?"
"응."
성규가 한쪽에 잘 정리되어있는 술병을 가르키며 동우에게 묻자 동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성규의 표정이 굳어진다. 우현이 눈치를 보며 동우에게 장난을 건다. 장동우 너 눈부으니까 진짜 못났다.
"남우현. 내동생이 어딜봐서 못났어?"
"규자기. 눈좀 높여."
"내가 눈이 낮은걸 영광으로 알아 그덕분에 너같은놈 만나잖아."
"헐?"
성규가 정색하며 우현에게 묻는다. 우현 또한 성규에게 정색하며 말하자 성규가 잘빠진 자신의 가운데 손가락을 펴보인다. 우현이 쳇 거리며 소파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김성규 나빠. 우현이 성규를 향해 작게 투덜되어보이지만 성규는 어쩌라는 식으로 우현을 내려본다. 그러고는 미련없이 동우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동우야 밥먹을래?"
"아니. 입맛이 없어."
"예의상 물어본거야. 네 해장국 거리 사왔어 해줄테니까 먹자."
성규가 부엌으로 자취를 감추자 뾰루퉁한 우현이 동우의 허리를 찌른다. 장동우 넌 좋겠네. 동우가 입이 나온 우현을 한심스래 쳐다본다. 우현이 그런 동우의 표정이 마음에 안드는지 그의 허리를 살짝 꼬집는다. 아-
"아이고 손이 미끄러워서."
"남초딩."
"헐. 나 무시당한거임?"
"응. 무시당할만 하니까."
우현이 상처받은 표정으로 굳는다. 동우가 다시한번 우현의 한심스래 쳐다본후 몸을 일으켜 부엌에 있는 성규를 도우려 하다 자신을 부르는 우현의 목소리에 멈칫하고 우현을 돌아본다. 나 어제 이호원 만났어.
"....그래?"
"너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아직은 그리워 해도 된다고."
"응."
"너랑 사랑했던 2년이란 시간 단 한 번도 거짓인적 없었다고 하더라."
"......"
"근데 너한테 미안하지는 않데 단지 죄책감이 든다고 하더라."
"....."
"혼자 내버려둬서 약속 못지켜서. 그거 빼고는 너한테 아무감정 들지 않는데. 나쁜놈이지?"
"아니. 호원이 나쁘지 않아."
동우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다. 우현이 그럴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동우를 본다. 우현이 기지개를 쭈욱 핀다. 동우가 슬며시 입꼬리를 올린다. 약간은 슬퍼보이지만 조금은 안도하는 미소.
"나를 사랑하는 동안 거짓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난 괜찮아."
"병신."
싱긋 웃어보인 동우가 다시 우현에게 등을 돌려 부엌으로 자취를 감춘다. 우현이 쓴웃음을 지어보인다. 괜히 말했나. 우현이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헤집는다.
"성열이 가서 깨워."
"응."
동우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곤히 자고있는 성열이를 흔들어 깨우지만 역시나 아까와 같이 깨지않는다. 동우가 흠- 하며 잠시 고민하다 성열이의 엉덩이를 발로 있는 힘껏 가격한다. 아악- 성열이 고통의 내뱉으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런 성열을 보던 동우가 만족스러운듯 웃는다. 밥먹자. 성열이 총총총 걸어 방을 빠져나가는 동우의 뒷모습을 노려본다. 자신의 엉덩이를 부여잡으며 나온 성열이 성규의 모습에 딱딱히 굳는다. 성규가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앞을 턱짓으로 가르킨다. 성열이 성규의 턱짓에 의자를 끌어 자리에 안는다.
"둘이서 무슨술을 그렇게 먹었어. 술도 못하는것들이."
성열이 고개를 푹 숙인다. 성규가 그런 성열의 머리를 헤집어 준다. 성열이 성규의 손길에 고개를 들어 성규를 바라본다. 성규가 싱긋 웃어보인다. 밥먹자. 성열이 성규의 말에도 아무런 미동없이 성규를 바라보기만 한다. 성규가 그런 성열의 손에 손수 숟가를 쥐어준다.
"형이 미안해. 네 잘못이 아니라는걸 알았는데도 괜히 내가 너에게 상처만 줫어."
"아니에요. 제가 둘을 말리지 못해서 그런걸요."
"아니 그둘을 말려서 될문제가 아니라는거 너도 나도 잘 알고 있잖아."
"....."
"그냥 이제 그 아이들 내버려 두려고 몰론 미워 하지도 않을꺼야 그게 너도 나도 동우도 편안한길 같아."
정적이 그들을 감싸안는다.
성규와 우현, 성열이 돌아간 집안에 덩그러니 남은 동우가 핸드폰을 들어 익숙한 번호를 누른다. 여보세요? 익숙하고도 그리운 목소리에 동우의 목이메인다.
"엄마."
-아들?
"응."
-우리아들 왠일이야?
"그냥. 엄마 목소리 듣고싶어서."
-애같기는. 그래 잘지내? 성규랑 우현이는?
"나도 두사람도 너무 잘지내서 탈이지."
-그래 다행이네. 시간나면 두사람이랑 놀러와. 엄마가 간다간다 하면서도 네 아빠 챙겨주느라 한국 못들어가고 있다.
"응. 조만간 갈게."
-우리동우 어디 아파?
"으응. 아니 안아파."
-아프면 참지말고. 엄마는 그게 더걱정되니까. 우리동우 보고싶다.
"나도.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동우야. 아프거나 힘들면 참지말고. 알았지?
"응"
-그래 끊자. 국제전화 돈 많이 나오더라.
"그래요. 엄마 사랑해."
-나도 우리아들 많이 사랑해.
통화를 마친 동우가 위태롭게 방으로 들어간다. 졸리다. 동우가 점점 잠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모든걸 잊고 잠들고 싶다.
명수가 저 멀리보이는 동우의 인영에 동우를 부르며 달려간다. 동우가 명수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며 명수에게 손짓한다. 한걸음에 동우의 앞에 선 명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동우를 내려본다.
"휴학 이라니 무슨 소리에요."
"아. 벌써 들었어?"
"이호원 때문이에요?"
"아마도? 헤헤 사실은 조금 힘들어서 쉬고 싶기도하고 일본에 가서 부모님도 보려고."
"언제쯤 와요?"
"음. 글쎄? 솔직히 잘모르겠어."
"안가면 안돼요?"
"영원히 가는것도 아니니까."
"언제 가는데요?"
"음 정리되는데로."
"김성규 선배는 알아요?"
"모르게 하고 싶지만. 저기 오네."
동우가 턱짓으로 성이난듯한 성규를 가리킨다. 헤 죽었다. 동우가 혀를 잠시 삐죽 내밀다 집어넣는다. 그런 동우의 모습에 명수가 그의 손목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동우는 아무런 저항없이 명수에게 이끌려간다.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마.
헉헉 거리며 동우와 명수가 멈추어 선다. 입안에 약간의 피맛이 도는것 같다. 흐흐. 동우가 명수와 눈을 마주치자 씨익 하고 웃어보인다. 그에 명수가 웃어보이고 서로 눈을 마주하며 웃는다. 명수야 우리 맥주 한 잔만 하자. 명수가 동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공원밴치에 명수와 나란이 앉은 동우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명수는 그런 동우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슬핏 웃는다.
"별이 참 없다."
"그러게요."
"사람은 죽어서 별이된다던데 진짜인가?"
"글쎄요. 안죽어봐서."
"명수 개그야?"
동우가 명수에게 작게 핀잔을 준다. 명수가 그런 동우의 모습에 살짝 웃어보인다. 에드리브 정도로 하죠. 동우가 헛웃음을 내뱉으며 손에 쥐어진 맥주를 한번 들이킨다. 시원해.
"그래 잘생겼으니까 봐주는거야 못생겼으면 어림도 없었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요."
동우가 명수의 말에 시원스래 웃어보인다. 명수 또한 시원스래 웃어보이고는 맥주를 들이킨다. 입안에서 맥주 특유의 맛이 혀를 자극한다. 조금은 씁쓸하면서 톡쏘는. 마치 장동우 같다.
"명수야."
"왜요."
"넌 정말 좋은 후배야."
"......"
"나는.... 널...."
"......"
"잃고싶지않아."
"......"
"명수야. 날 좋아하지마."
명수가 떨리는 눈으로 동우를 바라본다. 동우가 서글프게 웃어보인다. 잔인한 밤이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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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1부 수정 완료! 오타나 이런것은 아직 수정하지 못했어요 ㅠㅠㅠ 그래도 이해해 주세요 ㅠㅠㅠㅠ 혹시 이글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1부 상,중,하 를 다 보신후 2부를 보시면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