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 버벌진트 (feat. 정열)
[인피니트/현성] Good morning 中 |
우현은 어젯밤에 늦게 잤기 때문에 강의가 없는 오늘은 늦게까지 편하게 잠을 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현의 간절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현에게 온 한통의 문자로 인해서. 잠결에 인상을 찌푸리며 확인한 휴대폰 액정에는 Good morning 이라고 깔끔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누가 이런 황당한 문자를 보낸 걸까 하고 보낸 사람을 보니 더욱 이해가 안가는 문자이다. 어젯밤에 늦게 잔 이유이자 평소 깊은 고민없이 살았던 우현을 고민에 빠지게 한 장본인, 우현에게 어젯밤에 애절하고 애틋하게 고백한 대학선배. 성규였기때문이다. - 어젯밤 우현은 기말고사도 끝났겠다 대학에서 가장 친한, 그래서 사귄다고 오해도 많이 받는 선배 성규와 자주가는 술집에서 술을 함께 마셨다. 하지만 어제는 정말 이상했다. 평소같으면 그 얍실한 눈을 한껏 휘어 웃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넸을 성규가 어제는 말없이 술잔만을 기울였다.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는 슬픔과 색기를 동시에 품은채. 때문에 우현은 의아함을 느꼈지만 차마 왜 그러냐고 묻지는 못햇다. 물었다가는 자신과 성규의 관계가 산산조각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2년전 신입생 환영회에서 성규는 우현에게 유독 잘해주었다. 다른 이쁜 여자 신입생들도 많았건만 굳이 우현의 옆으로 와서 눈을 휘어 웃으며 대학생활에 대한 것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알려주었다. 종종 우현이 짖궃은 질문을 할때면 양 관자놀이 부근에 가볍게 주먹 쥔 손을 올리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우현은 성규가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귀여워보였다. 그 이후로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과내에서 둘이 친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을 떠나서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2년 내내 두사람의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녔다. 하지만 우현은 그런 소문에 개의치 않았다. 우현은 성규가 정말 좋았고-물론 선배로서- 그런 소문이 나도 사실이 아니니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우현은 게이가 아니었고 2년 동안 자신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던 적도 있다. 2개월 만에 헤어지긴 했지만. 우현은 빈잔에 술을 따르려다 문득 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12시가 되어가고있었다. 둘이서 술을 마실때 11시를 넘긴 적이 없었다. 보통 7시에서 8시에 시작한 술자리는 11시가 채 못되어 끝나곤 했는데 성규가 술에 약했기 때문이었다. 성규는 취하면 항상 우현을 품에 안겨 우현의 가슴팍에 볼을 부비적대거나 우현의 볼에 마구잡이로 뽀뽀를 하곤 했다. 우현은 성규의 술버릇이겠거니 하며 항상 그 진하다면 진한 스킨십들을 아무런 저항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우현은 깨닫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마실땐 성규가 절대 취하지 않았고 취했다고 해도 우현에게만 스킨십을 했다는 것을. "선배, 늦었어요. 일어나요." 이제 가야할 것 같아 성규에게 말을 건넨 우현은 성규의 눈이 평소보다 더 촉촉하다고 느꼈다. 착각으로 넘기기엔 평소와 너무 다르다. 우현은 그 눈을 애써 무시하며 성규를 일으키기 위해 성규의 양어깨를 부드럽게 잡았다. 둘이 술을 마실때면 으레 우현이 성규를 업고 가곤했다. 성규의 술버릇 때문이었다. 그냥 부축을 하면 쉴새없이 뽀뽀해오는 성규를 감당할 수 없어 우현은 성규를 업기 시작했다. 그러면 성규는 얌전히 업혀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들었다. 우현은 그렇게 성규를 업고 거리를 걷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성규가 우현의 손을 거부했다. 아니 어깨를 잡은 손을 슥 빼더니 그대로 일어나 우현에게 안겨왔다. 우현의 머릿속은 갑작스러움 때문에 상황판단을 못하고 물음표만 둥둥 떠다닐 뿐이었다. 우현은 제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가만히 멈춘 듯 서있는 성규의 등을 토닥였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보다. 평소라면 동우선배의 바보짓들을 말해 우현을 웃게해줬을 성규가 동우의 디귿자도 꺼내지 않고 말없이 술만 마시고 일어나더니 이렇게 안겨오는 것을 보면. 그래도 우현의 마음에 일어난 동요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더 퍼져갔다. 파도처럼 넘실넘실 우현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선배?" 우현은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살짝 좌우로 저은 뒤 성규를 재촉하듯 불렀다. 이제 정말 가야할 시간이라는 뜻이었다. 사실 우현은 성규가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이 싫었다. 그게 학교일때문이든 친구들때문이든 우현때문이든 그냥 싫었다. 학교 앞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성규가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괜히 걱정되서 성규의 집앞에서 성규가 올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성규가 위험에 처할까봐 항상 전전긍긍했다. 그러면서도 우현은 자신이 왜 그런 감정을 가지는 지 알지 못했다. 등을 토닥이고 있으려니 성규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우현을 바라본다. 성규의 한쪽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정말 안좋은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성규를 울린 사람을 찾아가 한번 쥐어 패주고 싶다. 싸움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성규에 관련된 일이라면 맞을 각오도 되어있다. 순간 우현의 마음에는 아까보다 더 큰 파장이 일었다. 내가 뭔데, 아니 김성규가 뭔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너무도 슬프고 아련한 표정을 지은 성규의 눈에서 결국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우현은 그 눈물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표정을 짓고 눈물을 흘리는 성규가 굉장히 섹시하다고 느꼈다. 이번만 그렇게 느낀것은 아니었다. 성규와 같이 지내면서 우현은 성규가 다른 남자들과 다른 분위기를 지녔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답지 않게 매끄러운 턱선에 말하고 있으면 저절로 시선이 가게 되는 빨간 입술, 얍실하지만 그것이 더 색기를 풍겨오는 눈매하며. 성규의 생김새는 너무도 야했다. 우현은 성규에게 이런 어휘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성규는 야하게 생겼다. "우현아..우현아..남우현.." 우현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오는 성규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지금은 김성규를 집에 들여보내야한다. 그게 지금 우현의 목적이자 의무였다. 성규를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 주는것. 성규의 볼은 어느 새 눈물이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린거냐 라고 생각하며 우현은 성규의 눈물을 손수 닦아주었다. 그러고보니 우현은 성규의 눈물을 처음본다. 2년간 한번도 성규의 눈물을 본적이 없다. 하품할때랑 아파할때 빼고 이런 감정적인 눈물을. 그렇게 눈물을 닦아주고있는데 갑작스레 우현의 허리에 감겨있던 성규의 팔이 풀렸다. 이건 또 뭔가 생각하며 우현은 성규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우현의 목을 성규의 양팔이 감더니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끌려가면 위험한 상황이 될것같았지만 우현은 거부할 수 없었다. 감히 김성규를 거부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어떡하니..내가..어떡해야하니.." 괴로운 듯한 성규의 음성에 우현의 미간이 살풋이 찌푸려졌다. 뭐가 그렇게 괴롭고 아픈거냐고 생각하며 점점 가까워져가는 성규를 응시했다. 가까워질 수록 성규의 체취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평소에는 흐릿했던 그 향기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둘의 사이가 1cm도 채 안남았을 때 성규의 빨간 입술이 열렸다. "내가..널..너무 사랑해.." 김성규가 남우현을 사랑한다. 김성규가 남우현을 사랑한다. 김성규가 남우현을...사랑한다. 우현의 몸은 굳었고 우현의 머리는 사고를 정지한 듯 한마디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남우현은 김성규를 사랑한다. - 핸드폰을 들고 한참을 고민하던 우현은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마도 성규라면 답장을 굳이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고백에 대한 대답이 늦으면 가만 두지 않겠지. 아니 그것보다 우현이 어젯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현은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기 때문에 충분히 성규가 걱정하고도 남을거라고 생각하며 우현은 양 입꼬리를 올렸다. 성규가 걱정하던 일은 없을 것이다. 어제 우현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성규만을 바라보았으니까. 문자를 보낸 우현이 다시 벌러덩하고 침대에 누웠다. 성규라면 자신이 보낸 문자의 의미를 잘 알것이라고 생각했다. 우현은 성규와 만나고 나서 2년간 한번도 성규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았다. 그게 우현이었다. 자신의 공간에 아무나 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전부터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우현은 집에 그들을 들인적이 없다. 어쨌든 그 어느때보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우현은 다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 -집에 아무도 없는 데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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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우현이 시점에서 썼어요ㅎㅎ 다음편이 마지막 편이네요!
마지막편에서 텍파 신청 받을게요. 원하시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