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시점입니다.
오늘 내로 완결낼 수 있을것같아요!
그때되면 텍파 신청도 받아야겠네요 원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Sexy Love - N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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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자는 우현의 말에 성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우현의 집에서 나와 자신의 마음을 좀 추스르려던 차에 자신의 섹스파트너인 성열이 찾아왔다. 아직 우현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 섹스 정도는 별 일 아닐거라고 생각해서 성열을 집안에 들였다.
녀석은 못만난 일주일새에 꽤나 굶주렸는 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벗어재끼더니 내 목덜미며 옆구리며 온 몸을 물고 핥아댔다. 나도 은근히 굶주려있던 상태라 반항하지 않고 녀석이 하는 대로 놔두며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벨이 눌릴게 뭐람.
누구냐고 물었을때 남우현이라고 답하는 그 목소리에 하마터면 심장이 멈출뻔했다. 그냥 있겠다는 성열을 억지로 내보내고 헐레벌떡 옷을 갖춰입고 나가자 우현은 이미 내가 알던 남우현이 아니었다. 차갑게 식은 눈빛과 웃고있지만 다정한 미소가 아닌 비소. 그때 성규는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물론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어서 찔릴 것 없었지만 우현의 눈빛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우현과의 섹스를 치룬 지금 우현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다. 얼른 변명이든 뭐든 하고싶지만 자신이 말을 하려할때마다 입을 막아버리거나 키스를 해오고, 오지도 않는 전화를 받는 척하고, 화장실로 가버리는 우현 때문에 그러질 못하고 있다.
"우현씨"
정말 지금이 아니면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우현과 이대로 헤어지는 건 싫다.
"왜"
드디어 자신과 이야기 할 마음이 생겼나보다. 성규는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앉았다. 누워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런 성규를 보고도 우현은 무표정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 우현때문에 성규의 마음이 너무 아프다.
"사실 저 우현씨 정말 많이 좋아해요"
말했다. 우현에 대해한 자신의 마음을. 눈 딱감고 우현에게 지르듯 말했다. 이 말을 할때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우현의 모든 것이 좋았다. 눈빛, 표정, 말투, 행동. 어디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었다.
성규의 말을 들은 우현은 놀란 듯 잠깐 눈이 커지더니 다시 무표정으로 되돌아왔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일까. 고백을 듣고도 말없이 있는 우현때문에 성규는 지금까지의 일을 다 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으니까.
"처음 본 날부터 좋아했어요. 며칠밤 새가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전화했구요. 만나기전에는 잘보이려고 몇시간동안 준비했어요"
고백을 하는 것인지 지금까지의 일들을 회상하는 것인지 성규는 우현을 보지 않고 창문을 보며 처음 만난 그날부터의 자신을 떠올리며 말했다. 우현이 어떻게 듣고 어떻게 받아들이든 상관없게 되었다. 말하지않으면 후련하지 않을 것 같다.
"차 안에서 뚫어지게 우현씨 쳐다본것도 우현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거고 차에서 내릴때 망설인것도 우현씨 옆에 계속 앉아있고 싶어서 그런거였어요. 레스토랑에서도 우현씨 쳐다보다 화장실로 뛰쳐간것도 우현씨한테 키스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구요. 와인 쏟은것도 일부러 그런거에요. 우현씨 집에서 나온건 우현씨를 좋아하는 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정리하려고 나온거에요."
봇물 터지듯 성규는 말을 쏟아냈다. 모두 사실이다. 그동안 우현이 너무 좋아서 한 일들이다. 과연 우현은 이런 자신을 알고 있었을까. 창문만을 바라보던 성규의 시선이 우현에게로 향했다. 자신의 말을 들은 우현의 반응이, 표정이 너무 궁금했다. 우현은 자신의 고백을 기뻐할까, 아니면 화를 낼까. 뛰쳐나가면 어떻게 해야할까. 계속 안좋은 쪽으로 생각이 흐른다.
우현은 자신을 빤히 보고있었다. 기쁜 표정도, 황당한 표정도, 화난 표정도 아니었다. 그저 담담하게 성규를 바라보고있었다. 성규가 그토록 좋아하는 눈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떨려오는 심장이 성규는 너무도 야속했다.
"어제 그남자는?"
성규가 이야기할때 빼놓은 한가지를 우현이 콕 집어 물었다.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변명이 없다. 사실이니까.
"..섹스 파트너..에요"
성규는 한참을 망설이다 어차피 숨겨봤자 나중에 들켰을 때 더 일이 커질 것을 알기에 차라리 지금 말하는 것이 낫다고 여겨 어렵게 입을 뗐다. 자신의 말에 우현의 표정이 한층 굳어졌다. 하긴, 그렇게 순진한척 착한척 다 했는데 섹스파트너라니 웃기겠지. 어이가 없겠지.
"어제 내가 널 찾아온 이유가 뭔지 아나?"
고개를 푹 숙이고 우울해져있는 성규에게 우현이 물었다. 그러고보니 우현은 왜 성규를 찾아왔을까. 물론 회사에 가면서 어디 가지 말라고 하긴 했지만 성규는 자신이 집에 남아있든 남아있지 않든 우현은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현은 자신의 집까지 찾아왔다.
"..아니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이니까. 우현이 왜 자신을 찾아온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혹시 돈이라도 가져갔을 까봐? 설마, 우현은 다른 사람을 무작정 의심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말 왜 찾아온걸까. 아니 그 전에 자신의 집은 어떻게 알았을까.
"고백하려고 찾아왔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안돌아가는 머리 돌려가며 열심히 고민하던 성규의 귀에 꽂힌 단어 하나. 고백. 성규는 그 순간 머리를 들어올렸다. 고백? 남우현이 고백? 혹시 설마 우현이 나를 좋아한단 말인가. 나같은 애를 우현이? 말도 안된다.
"처음 만난날, 내가 핸드폰을 찾아줬다고 생각했겠지."
처음 만난날 우현은 핸드폰을 잃어버려 허둥대고 있는 자신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며 핸드폰을 건넸다. 그래서 성규는 아무 의심없이 우현이 자리에 두고온 자신의 핸드폰을 가지고 내려서 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말인가.
"니 핸드폰 내가 가져갔다가 번호 알아내고, 이름 알아내서 다시 돌려준거다. 꼬셔보려고"
성규가 우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을 때 성규는 목소리가 떨려 있는 힘껏 힘을 주고 말해야했다 떨리지 않게하려고. 하지만 지금 우현의 목소리는 평온 그 자체다. 떨린 기색도, 긴장된 기색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남자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며칠을 기다려도 전화가 안오길래 욱해서 전화하려는 찰나에 너에게 전화가 왔고, 참을 성 없는 나는 그 날 바로 만나자고 했다. 어떻게 너를 꼬셔볼까 고민하다 좀 늦은거고 차 안에서 니가 날 쳐다볼때 너의 눈빛에서 설렘을 느꼈다. 레스토랑에서 니가 화장실로 뛰쳐갔을 때 나는 처음부터 키스할 작정으로 따라간거다. 와인 쏟은 게 일부러 쏟은 것이라는 것도 알았고 그날 니가 내 집에서 잘 때 비서를 시켜 니 집주소, 대학, 주변 인물 모두 빠짐없이 조사했어. 그리고 오늘은 너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려고 온거였다. 니가 이해 못 할 수도 있지. 뒷조사까지 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했으면서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다니. 하지만 이게 내 방식이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방식. 니 섹스파트너인지 뭔지가 나갈 때도 열받아 죽을 것같았다. 아니 지금도 열받아. 근데 그거 아나?"
성규는 예상치 못한 우현의 말들에 놀라고 어이가 없어서 입을 살짝 벌린 채 멍하니 우현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남자가 뭐라고하는건지. 그 다정한 미소도, 친절하고 예의바른 행동거지도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그래놓고 그것이 자신의 방식이라고? 뒷조사하는 게 방식이라고 표현될 수 있나, 사생활 침해가 더 적합한 말이 아닐까.
"죽도록 열받는데 이렇게 내 앞에 있는 너를 보고 있으려니 화내고싶은 마음보다 끌어안고, 키스하고싶은 마음이 더 크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우현의 말들에 성규는 일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까지 자신이 우현을 속인것은 우현이 자신을 속인것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다. 그래서 이 남자는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걸까.
지금까지 설레어하고 떨려하며 보았던 이 남자의 모든 것이 거짓이다. 거짓.. 성규는 두통을 느끼며 양 관자놀이에 손을 올려 꾹꾹 눌렀다. 내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하는 걸까. 화를 내야하는걸까, 아님 울어야하는 걸까. 그것도 아님 그마저도 좋다며 괜찮다고 해야하는 걸까.
"처음엔 모두 가식이고 거짓이었지만 레스토랑에 간 날부터 너를 대한 것에 가식은 없었다."
그 말에 더 혼란스러워진다. 성규는 자신이 갑자기 우습게 느껴졌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꼴이 되버렸다. 이 남자는 자신이 한 모든 행동들을 꿰뚫어보고 어떻게 반응해야 자신이 좋아하는 지, 더 빠져드는 지도 알고있었다.
"생각할 시간을 주지. 넌 그냥 나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거부? 그런건 너에게 선택권이 없어. 내가 널 거부하면 몰라도."
우현은 그렇게 말하고 입고 온 정장을 다시 갖춰 입더니 차키를 들고 성규의 집을 나섰다. 받아들이라고? 선택권이 없어? 자신은 선택권조차 없다는 말인가. 그냥 이대로 우현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대로 우현을 대하면 되는 건가.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런 순간에도 우현의 말에 떨려오는 심장이 성규는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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