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 폭풍연재 각오하고 들어왔어요ㅎㅎ
쓰다보니 성규 우현이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연재하는 건 좋지만 같은 내용을 두번 반복하려니 시간도, 내용도 겁나게 길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이번편부터는 시점은 번갈아 연재되지만 내용은 쭉쭉 나갑니다!!
말씀 드렸던 대로 텍파에는 아마 3~4편 정도의 번외가 들어갈것같구요. 더불어 핸드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편하나 끼워넣을수도 있을것같아요ㅎㅎ
완결까지 2~3편정도 남았네요!! 댓글로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자란 글에도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제가 사랑하는거 알죠?♥♥
오늘은 좀 말이 길었네요ㅎ 그럼 소설 시작!!
성규시점입니다.
내 사랑 울보- INFINITE (성규, 우현, 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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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의 방에 떠밀리듯 들어온 성규는 킹사이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잠이 올리가 없다. 자신이 와인을 일부러 쏟은지 눈치채지 못한 우현은 자신을 바로 우현의 집으로 데려와 와인에 흠뻑 젖은 옷을 세탁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옷을 선뜻 내어주고 새것이긴 하지만 속옷까지 준비해주었다. 더불어 자신의 방까지 내주고..
성규는 자신에게 한없이 친절한 우현이 너무도 고맙고 미안했다.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야금야금 자신에게 빠져들어갈 우현이. 나는 지금 저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몸은 피곤했지만 잠은 전혀 오지 않았다. 올리가 없다. 밖에 우현이 있으니 더욱더.
"아, 진짜 미치겠네.."
순간 자신의 생각이 입으로 튀어나온 성규는 혹시 우현이 듣지 않았을 까 노심초사하며 더 이상 헛생각이 들지 않도록 잠을 청했다. 눈을 감고 있으니 아까까지는 오지도 않던 잠이 솔솔 오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해 오늘 하루는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였다.
그렇게 성규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성규씨..성규씨 일어나봐요.."
누군가 성규의 어깨를 조심스레 흔들며 성규를 깨우기 시작한다. 모처럼 깊게 푹 자고있는데 방해 받으니 너무도 짜증이난다. 성규는 미간을 좁히며 웅얼웅얼 소리를 내고는 옆으로 휙 돌아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성규씨..하아..김성규. 일어나"
몇번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존칭으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은근히 좋게 느껴지는 목소리가 가라앉으며 반말을 한다. 뭐지..여긴 어디지..라고 잠결에 생각하던 성규는 어제의 일이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는 우현. 남우현이다.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성규는 벌떡 일어나 놀란 눈으로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런, 아침에도 이 남자는 빛이 난다. 빛이 나..
"아, 우현씨 죄송해요 정말로."
자신을 깨우느라 고생한 우현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우현은 아니라며 고개를 젓더니 성규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얼떨결에 일으켜진 성규는 의아한 눈으로 우현을 바라보았다.
"밥 먹어"
뭘까 이 언밸런스한 기분은. 평소와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우현인데 뭔가 달라졌다. 뭐지..뭘까. 아침에 둔한 성규는 우현이 자신에게 반말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받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한창 부엌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이 이른 아침부터. 우현이 차려준 밥은 정말 너무도 맛있었고 김치찌개도 훌륭했지만 초인종 소리에 온 신경이 쏠려 먹는 듯 마는 듯했다.
우현은 잠깐 실례.라며 현관으로 향했다. 그래 이곳은 우현의 집이고 누가 찾아오는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다. 성규는 갑자기 기분이 안좋아졌다. 아직 자신은 우현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래도 궁금한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의 성규는 살금살금 현관쪽으로 가서 우현과 손님이 무슨 대화를 하는 지 엿듣기로 했다.
"아침부터 무슨일이냐"
"이봐요 사장님, 아침부터 무슨일이냐니..거참 오늘 미팅있다고 말했잖아요"
"아, 그랫나.."
사장? 우현이 회사 사장이구나..그래서 그렇게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몰고 좋은 집에 사는 구나. 그렇다면 저 사람은 우현의 회사 부하직원인가보다. 하지만 성규는 기분 나쁜 감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단지 우현과 저 남자는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일뿐인데 저렇게 허물없이 대하는 것이 짜증난다. 미치도록.
"빨리 준비하고 나오..뭐에요 이 낯선 신발은?"
남자는 우현을 재촉하다 말고 현관에 놓여진 신발에 관심을 가졌다. 그럴만도 하겠지. 우현은 저런 신발을 신지 않을 테니까. 우현은 신경쓰지 말라는 듯 그 남자의 머리를 꾹 누르더니 기다리라고 한다. 저 남자 우현보다 5cm는 작아보인다. 그것마저 짜증나.
우현이 몸을 돌려 이쪽으로 오려고 하기에 자신은 다시 후다닥 부엌으로 가 식탁에 앉아 밥먹는 척을 해야했다. 신경쓰면 민폐가 된다. 김성규 신경쓰지마. 그냥 모른척 하라구
"누구에요?"
..이 놈의 입은 주인 말을 지지리도 듣지 않는다. 분명 모른척하자는 자신의 생각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성규는 입에게 배신 당한 기분을 느꼈다. 물론 정말정말 궁금하기는 하지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묻지 않고 싶었는데..
"아, 저 녀석이요? 제 비서에요.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밥 드세요"
지금 밥이 넘어가게 생겼냐는 말이다. 응? 저 비서인지 뭔지하는 놈에게는 친근한 반말을 쓰면서 왜 자신에게는 존댓말을 쓰는건지 모르겠다. 물론 비서라면 하루종일 같이 있을 테고 그러면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말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반말..하세요.."
웅얼거리듯 내뱉은 성규의 말을 우현이 들은 것인지 거울을 보고 넥타이를 매던 우현이 의아한 눈길로 성규를 돌아 본다. 아 또 후회되는 일을 했다. 자신에게 존댓말을 쓰기에 홧김에 반말을 쓰라고 했지만 완전완전 후회된다. 김성규 멍청이.
"네? 반말이요?"
성규가 자책을 하면서 절반 정도 남은 밥에 손도 안대고 있을때 우현이 성규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그래 이 인간아, 반말하라구.. 어제의 검은 정장과는 또 다른 곤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머리에는 왁스를 바른것인지 이마를 모두 가리던 앞머리가 옆으로 살짝 넘겨져있다. 시계도 어제는 하얀색에 가까운 은색계열이었는 데 오늘은 회색에 가까운 은색이다. 딱 봐도 모두 명품.
사실 명품을 입어도 보세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보세를 입어도 명품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우현이 아마 그런 사람같다. 우현은 보세를 입혀도 명품으로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어떤 옷도 완벽하게 소화할 남자다.
우현의 물음에 성규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풋,하고 웃음을 흘린 우현이다. 우현은 양손을 성규의 볼에 대더니 성규의 얼굴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손도 부드럽고 따뜻하네. 크고..
"그래 성규야. 회사 다녀올테니 집 잘 지키고 있어"
존댓말과는 사뭇 다른 느낌에 성규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존댓말은 한없이 친절하게 들렸다면 반말은 친근하면서도 은근한 압박감이 있다. 마치 이 사람 말을 듣지 않으면 큰일이 날것같은. 그런 묘한 냉정함이 서려있다. 하지만 성규는 그것에도 매력을 느꼈다. 이런걸 보고 아마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다고 하겠지.
"다녀올게"
"네, 다녀오세요"
얼떨결에 현관까지 따라나가 우현의 배웅을 하고 비서인 남자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게되었다. 우현은 비서를 소개시켜주며 이름은 장동우라고했다. 우현은 동우를 소개 시켜주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비서가 찾아올만큼 급한일이었나보다. 그나저나 비서놈 겁나 마음에 안든다. 장동우..이름도 겁나 촌스럽네. 뭐야, 키도 작고 이름도 별로고 얼굴은 무슨 공룡같이 생겨서 우현씨 옆에 붙어있어. 짜증나게
성규는 순간 동우라는 비서를 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본 사람인데 내가 지금 무슨.. 아무래도 지금 당장 우현의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 있으니 사고회로가 엉망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온통 우현의 채취가 가득하니 그럴수밖에.
성규는 식탁을 정리하고 설겆이를 하고 청소를 한 후 건조대에 널려있는 자신의 옷을 챙겨입었다. 어제 밤에 빨아서 널어둔 옷이라 아직 축축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지금 그런걸 신경 쓸때가 아니다. 이 집에서 나가야한다.
다급하게 자신의 물건들-이라고해봤자 핸드폰-을 챙기고 현관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에 발을 구겨 넣었다. 일단 나가서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자신이 우현을 좋아하는 것은 자각했지만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아직 모르기때문에.
-띠리릭
이제는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집이 되버린 우현의 집 문을 잠깐 바라본 성규가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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