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안에 소설 마무리 짓기 위해서 폭풍연재 돌입!!
좋은건 읽으시는 분들이겠죠..ㅎㅎ
우현이 시점입니다. 7편 내용 뒤부터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7편 내용의 우현이 시점은 번외가 될것이기 때문이에요 아잌아잌♥
텍파에 들어갈겁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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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 비회원분들도 조으다♥
눈팅은..시르다...
TV를 껐네-리쌍 (feat. 권정열 of 10cm, T윤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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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김성규때문에 미치겠다. 화장실에서 키스하고 나서 서빙되어져 나오는 음식을 먹을때 우리는 어색했다. 그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나도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되는 대로 아무 이야기나 했으니까.
그런데 와인을 마시다 와인잔을 놓치는 것은 또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일부러 그랬다고 하기엔 너무 자연스럽다. 일단 와인에 젖은 옷을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계산을 하고 나왔다. 차에 와인이 묻든 뭐가 묻든 중요한것은 김성규다.
급하게 차를 몰고 내 집으로 향했다. 딱히 갈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가깝기도 하다. 김성규는 차에 타면서 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입을 다물었다. 창밖을 멍하니 볼 뿐 그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지 않는다. 나 혼자 급한건가. 나 혼자 안달이 나있고, 나 혼자 김성규가 신경쓰이는 건가. 그래서 김성규는 키스 뒤에도 그런 반응이었나.
별 생각을 다하면서 살고있는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집에 입을 만한 옷이 있나.. 뭐 대충 반팔에 반바지 주면 맞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주차를 하고 어디서 재울까, 내 방에서 재워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 모든 순간에도 김성규의 입은 굳게 다물어져 있었다. 간간히 나의 눈치를 보고 있는 걸 보면 시무룩해져있는 게 확실하다. 아마 자신이 근사한 저녁식사를 망쳤다고 자책이나하고 있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축 쳐져있는 모습이 귀엽다. 확 보쌈해버려?
"성규씨 먼저 옷 벗어서 주시고 씻으세요. 욕실 앞에 입을 옷 가져다 두겠습니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가 거실에 멍하니 서있는 성규의 팔을 잡아 부드럽게 이끌며 말을 건넸다. 성규가 욕실에 들어가고 나는 세탁기에 성규의 옷을 집어넣고 시작 버튼을 눌렀다. 거실에 나오니 와인냄새가 진동을 한다. 탈취제를 꺼내 들고 이곳저곳에 뿌리기 시작했다. 소파, 전등, 카펫.. 김성규의 냄새라면 몰라도 와인냄새가 베는 건 정말 싫다.
옷방에 들어가 입을 옷을 찾았다. 어차피 난방은 잘 되니 굳이 겨울이라고 집안에서 긴팔을 입지 않아도 된다. 여름옷을 뒤적여 크게 강아지 캐릭터가 그려진 반팔과 회색 반바지를 꺼냈다. 속옷은 새것이 몇개 있어 그것을 꺼냈다.
욕실앞에 옷을 가지런히 개켜서 놔두고 부엌에 들어가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스도 꺼내고. 이 모든 일들은 김성규의 죄책감이 덜하길 바라면서 하는 일이 아니다. 죄책감? 더 생겼으면 좋겠다. 나에게 꼼짝 못하도록.
사과와 배를 깎아 접시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쟁반을 꺼냈을 때 성규가 욕실에서 나왔다. 이런, 강아지 티셔츠 너무 귀엽잖아. 뭐라고 해야할까. 자신은 평소대로 행동한다고 행동하겠지만 거실 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는 것부터 평소의 행동이 아니다. 평소의 김성규라면 부엌에 총총 걸음으로 들어와 자신이 과일을 깎겠다며 떼를 쓰겠지. 그럼 난 마지못해 건네 줬을 것이고.
쟁반을 들고 거실로 가 테이블 위에 조심히 올려두었다. 성규는 소파 끝자락에 앉아있었고 우현은 소파 중간에 앉았다. 우현은 계속 말없이 시무룩해있는 성규가 답답했는 지 성규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옆에 꼭 붙어 앉게 했다.
"성규씨, 과일 좀 드세요"
우현이 말했음에도 성규는 우현의 옆에서 시무룩해 과일을 입에 가져가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푹 숙일 뿐. 고개를 45도로 숙이고 있는 성규의 이마에 손을 가져가 뒤로 확 밀었다. 이 녀석은 말을 해도 듣지를 않는 군. 고집불통.
"말하면 좀 들어라 김성규."
뒤로 밀쳐져 소파에 기대진 성규에게 우현이 말했다. 우현도 모르게 본성이 나와버린 것이지만 다행이도 욕은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욕부터 나왔을 텐데 아마 성규 앞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신경쓰고 있는 것이 효과를 발휘했나보다.
우현의 반말을 처음 들은 성규는 놀란 듯 눈이 살짝 커져서 우현을 바라보더니 이내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끔씩 반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군. 효과도 빠르고.
"우현씨, 정말 죄송해요."
과일이며 주스며 모조리 다 먹어치우고 성규가 한 말이다. 오늘 아마 일년치 사과를 다 들은 듯한 기분이다. 입만 열면 사과, 사과, 사과..정말 지겨워 죽겠다.
"한번만 더 사과하면 그 입 막아버립니다."
물론 입으로. 라고 뒤에 덧붙인 우현은 성규를 일으켜 제 방으로 향했다. 성규는 우현의 말에 놀란것이 아니라 넋을 잃은 듯하다. 항상 다정하고 친절해만 보였던 우현인데-그래봤자 두번째 만남이지만- 오늘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우현은 작게 한숨을 쉬고 성규를 일으켰다. 9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규로써는 굉장히 피곤할것이다. 이런저런 일을 겪었으니까. 성규를 제방 침대에 눕혔다. 손님방 침대는 에이스침대가 아니라서 불편하다. 그런 곳에서 성규를 재우기는 싫다.
제 방 불을 끄고 나온 우현은 소파에 앉아 양 다리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고 핸드폰을 집어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장동우. 조사 좀 할게있다"
-조사? 뭘
"김성규. 김성규에 대해서 빠짐없이 조사해. 하나도 놓치지 말고"
-김성규? 니가 오늘 만난다던 그 아이? 흐하하핳 그아이는 왜?
"닥치고 조사하라면 해라. 내일 밤에 보자"
-야. 야.
다급한 동우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우현은 매정하게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놓았다. 김성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집이 어딘지, 부모님은 뭐하시는지, 형제가 있는 지, 어떤 대학에 다니는 지. 그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하다.
순진한 줄만 알았던 먹이가 일부러 와인을 떨어뜨렸다. 더욱 흥미가 간다.
오늘은 앙큼한 김성규를 발견했다. 아마 기분좋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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