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나도 너무 놀래서.. 물건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거두고 '쏘리'하면, 오빠가 아직도 벙찐 표정으로 날 보다가 말한다.
"…뭐하는 거야?ㅋㅋㅋㅋ"
"…미안, 고의야."
"하.."
얼굴을 가린 채 웃는게 보였다. 아니 나는 또 바보같애.. 왜 여기서 미안하다고 한 거야.
그냥 만지고 덥썩 키스나 할 것을.. 바보처럼 쏘리- 이 지랄을 했으니. 또 한 번 미안- 하고 고개를 확 돌렸는데..
갑자기 내 턱을 잡고서 입을 맞추는 오빠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가도, 눈을 천천히 감았다.
"……."
옷 안으로 손을 넣어 허리를 쓸어내리는 오빠에 간지럽지만, 간지럽다고 피하면 또 상황이 이상해지니 꾹 참았을까..
진짜 너무 화나게 이 상황에서 안 어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먼저 입술을 뗀 오빠가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럼 나는 오빠에게 '누구지?'하고 묻고, 오빠는 글쎄.. 누구지? 하며 방에서 나가 인터폰을 확인한다.
"…아니, 얘가 여길 왜 왔지."
곧 문을 열어준 오빠에, 나는 누군지 궁금해 방문을 살짝 열고 빼꼼히 고갤 내밀어 밖을 보았다.
"너 왜 연락도 없이 왔어."
"내가 출장 갔다 오느라 형 못 놀아줬잖아. 짐도 안 풀고 바로 형한테 온 건데, 반겨주지?"
"어, 잠깐."
"왜. 집에 여자라도 있어?"
"…오늘은 됐고. 다음에 와."
"됐고! 샴페인 내가 사왔으니까, 형이 김치볶음밥 좀 해줘. 미국에서 느끼한 것만 두달 동안 먹고왔더니 죽겠다, 죽겠어."
야- 이종석- 해인이 종석의 팔을 잡자, 종석이 '아아아.아..아..'하며 괜히 아픈 척 엄살을 떨며 거실 소파에 털썩 앉아버린다.
해인은 한숨을 내쉬며, 방 문틈 사이로 자신을 보고있는 이누를 보았고.. 해인이 종석에게 말한다.
"내일 저녁에 와."
"내일 저녁엔 내가 미팅이 있어요. 형님. 두달만에 보면 반겨줘야지 왜 이렇게 내쫒으려 해? 서운하게.."
"갑자기 찾아오니까 나도 당황스러워서 그렇지. 아니면 모레 오던가, 맛있는 거 해놓을게."
딸꾹- 방 안에서 들리는 딸꾹질 소리에 종석이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해인을 바라보았고, 해인은 작게 한숨을 내쉰다.
방에 있던 이누도 자꾸만 나오는 딸꾹질에 입을 틀어막았지만.. 그래도 들리는 소리에 이누는 에라 모르겠다.. 방문을 열고 종석에게 인사한다.
"아, 그.. 저.. 안녕하세요."
"아.. 그.. 어.. 네.. 해인이형 애인..분.."
"하하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제일 친한 친구분이라고."
"하하하 저는 얘기 한 번도 못 들었어요. 제가 미국에 출장을 간 바람에 연락을 제대로 못 했거든요."
"하하."
"하하하하하하."
"……."
"안녕하세요. 어이고 영광입니다."
하하하- 웃다가도 벌떡 일어서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종석에, 이누가 따라 '어이구 아닙니다'하며 허리 숙여 인사를 했고
해인은 이 상황도 웃기고.. 둘의 인사가 웃긴지 어이없는 듯 웃는다.
"……."
"아, 두달 된 거면.. 제가 딱 출장가고 며칠뒤겠네요. 아, 워낙 형이 나한테 사소한 얘기를 안 해서 알 수가 있어야지.
어때요? 형이 잘해줘요? 형 착하죠?"
"아, 네.. 뭐."
"제가 형을 3년 전에 친구의 친구 소개로 만나게 돼서 친해졌는데. 형이 착하긴 진짜 너무 착한데.
너무 착하지만은 않고, 또 착하기는 한데.. 은근 사람이 냉정하고 막 그렇다? 무슨 뜻인지 알겠죠."
"아뇨."
"그러니까, 나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일단은 내가 하고싶은 말은.. 확실히 해인오빠보다 말이 너무 많다.
"내가 또 이 형을 엄청 아끼걸랑요. 애인 생기면 말해달라니까 기어코 혼자서 어휴.. 그래도 이렇게 보게 돼서 너무 좋은 거 있죠.
아, 그리고 형이 엄청 동안이잖아요? 나 처음에 나랑 동갑 아니면 동생인 줄 알았잖어."
"허허허."
"보니까 되게 형이랑 성격 정반대인 것 같다? 완전 잘 어울려."
"감삼다."
"그런데 하필이면 9살 어린 분이랑.. 형 쓰레기!!"
"……."
"그럼 저도.. 주변에 친구분 소개 시켜주시면 감사히 잘 만나겠습니다."
"주변이요........?"
머릿속에선 유나랑 원이랑 떠올랐는데.. 둘 성격에 연상을 만난다면 지옥파티가 열릴 것 같아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있긴한데.. 안 만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왜요? 나 생각보다 서른한살 마인드 아닌데. 밖에 돌아다니면 이십대 후반으로 보는데!"
"어.. 그냥.. 애들 성격이 다 불같아서요."
"ㅎㅎㅎ 농담이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럼 둘만의 좋은 시간을 방해하면 제가 마음이 아프니까.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
"……."
"딸꾹질 성량이 대박이던데요. 굿."
굳- 따봉을 하고선 인사하고 나가버리는 오빠 친구분에 나는 기빨린 표정으로 오빠를 보았다.
오빠가 날 보며 작게 웃었고.. 나는 오빠에게 다 죽어가는 사람마냥 말했다.
"원래 저렇게 말이 많으셔..?"
"오늘은 덜 하는 편인데. 너 편하게 해주려고 계속 말 건 거야."
"아.. 그래?"
"근데 내가 종석이 얘기를 해줬었나..? 얘기 많이 들었다고 하길래."
"아, 그냥 예의상."
"그치? 말해준 기억이 없는데. 놀랬네."
"얘기를 막 많이 해준 건 아니고. 사진 같이 찍은 거 보내줬었잖아. 누구냐고 물었을 때.. 누구라고만 말해줬지 뭐."
"아아.. 그랬나. 제일 친한 동생이야.. 출장 가기 전에는 나랑 하루에 한 번씩은 만났었어. 밥 친구, 술친구."
"오."
"기분 나쁘고 그렇진 않아?"
"왜 기분이 나빠?"
"갑자기 말도 없이 찾아 온 친구랑.. 얘기도 하고.. 그랬잖아. 너는 원치 않았을 텐데."
"아냐, 뭐.. 나도 오빠를 더 알아가는 것 같아서.. 나쁘지는 않았어."
"……."
"응."
"……"
"왜 그렇게 쳐다봐?"
"생각하는 게 너무 예뻐서."
"어제 그래서 뭐 나쁘지는 않더라고.. 오빠 지인분들은 처음 보니까."
"야 근데 하필이면 딸꾹질이냐, 첫인상 이상하게 박혔네."
"그러니까. 좀 민망하긴 해. 그리고 그 친구분이 내 주변 사람중에 소개시켜달래서 너랑 원이가 떠올랐는데.
너네 성격에 연상은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없다 했어."
"어우 야.. 난 연상 싫더라. 동갑이 좋아."
"그럴 것 같더라. 근데 잘생겼어. 키도 크고.. 모델같아 딱 보면."
"난 키 큰 남자 싫어. 180 넘으면 거부감 느껴지더라."
"특이하다니까 너도."
"나 어제 동갑 남자애가 번호 달라길래 안 줬거든? 왜 안 줬는지 맞춰봐."
"키가 150이야."
"미친아."
"160?"
"나보다 예쁘게 생겼더라고."
"와 그럼 안 되지."
"ㅇㅇ 그러니까. 어디서 죽을라고 나보다 예뻐."
"ㅋㅋ."
유나랑 얘기하면서 강의실 문을 열었는데.. 맨 뒷자리에 앉은 원이가 들어오자마자 나한테.
"얘들아 안녕, 좋은 아침."
"안녕하세요오~~~"
"오늘 아침엔 다들 기운 넘쳐보이네?"
"오늘 장훈쌤이 아침부터 잔소리 막 해가지구.. 잠이 안 깰 수가 없었어요. 쌤이 저희 담임해주세요오~"
"내년엔 고려해볼게."
"내년엔 저희가 없잖아요오!"
"담임은 못 해도 거의 부담임 아닌가? 나 너희반 종례만 다섯 번은 넘게 해준 것 같은데."
"맞아요오!!!"
"쌔앰.. 저 배 아픈데 보건실 가도 되나요.."
"응, 갔다와."
'강의 시작' 이누에게서 온 카톡을 잠깐 본 해인이 픽- 웃고선 교탁 위에 핸드폰을 내려놓고서 말한다.
"숙제 다들 해왔어?"
해인이 점심시간에 되어서 점심 먹으러 갈 생각도 않고 이누와 통화를 한다.
"밥 먹어야지.. 오늘따라 왜 이렇게 피곤화지."
- 밥을 먹어야 안 피곤하지.
"그런가? 너랑 밥 먹고싶다."
-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그래, 뭐 먹고싶어?"
-
통화를 끝낸 해인이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일어섰을까.. 뒤에서 대기타고 있던 전쌤이 해인에게 다가와 말한다.
"정쌤 이제 밥 먹으러 가요?"
"아, 네."
"같이 먹으러 가요!"
"아.. 그럴까요?"
"네. 여쌤들이 저를 다 두고 가버렸네요.. 화장실 갔다 왔더니.. 없더라구요."
"그래요?"
"네에."
해인은 그저 그냥 밥만 같이 먹는단 생각으로 전쌤과 교무실에서 나와 걷는다.
해인은 이누에게 카톡을 보내고서 핸드폰을 주머니 안에 넣었을까, 전쌤이 입을 연다.
"오늘 3반 애들 완전 꽝이었어요.. 얼마나 말을 안 듣던지.. 다 엎드려서 자고, 일어나라 해도 말도 안 듣고.. 숙제도 안 해요."
"그래요? 3반 애들 착한 애들인데.. 아침이라서 힘들어서 그런 걸 거예요. 저는 웬만해서 1교시 때는 봐줘요."
"아, 그래요? 자는 거 봐주면.. 진도 못 따라오잖아요 애들이?"
"애들이 다들 착해서 필기 보여주거나.. 찾아와서 물어보더라구요."
"아아 그래요? 그거 정쌤이 인기 많아서 애들이 그런 거 아닌가~?"
"설마요 ㅎㅎ."
"정쌤은 좋겠어요. 애들이 다 좋아하구~ 정쌤이 워낙 잘생기셔서."
"아니에요."
이누에게 온 카톡에 또 답장을 하고 있었을까, 쉴새 없이 말을 거는 전쌤에 해인은 좀 당황스러워한다.
"아.. 제가 어제 친구들이랑 술을 마셨는데요. 정쌤 알고있더라구요? 되게 유명하대요 쌤이.
옆 학교에서도 유명하다니까? 나중에 날 잡아서 진짜 같이 술 마셔요. 다들 친해지고싶다고 그래요."
"아.. 네."
계속 말을 거는 전쌤과, 허허 하고 웃거나 그냥 쳐다보고 마는 해인.. 학생들은 그런 둘을 보며
"효성쌤이 꼬리치는 거 같지 않냐? 완전 여우같애. 맨날 해인쌤한테 가서 저러더라???"
"둘이 알고보니 썸타고 그런 거 아니겠지?"
"안 돼!!! 해인쌤 내 거야! 나랑 사귈 거임. 퉤퉤."
"야 해인쌤이랑 니랑 어떻게 사겨, 인마..16살 차이인데.. 어휴 꿈 깨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예요 쌔애애앰!!!!!!!!!!!!!!"
"아 이번년도에 들었던 얘기중에 제일 웃겼어."<- 서쌤
"아 쌔애애애앰!!!!!!!!!!!!!!!!"
에피소드
사실 어제 밤에 그냥 영화를 보다 잠이 든 건 아니었다. 이누가 졸려서 졸고 있긴 했었는데..
해인이 그런 이누가 귀여운지 이누를 끌어안았고.. 그대로 뒤로 누운 해인 위로는 이누가 올라와있다.
"……."
"……."
해인을 끌어안은 채로 가만히 있던 이누가 얼마 안 있어 새액새액 거리며 숨소리를 내자.. 해인이 조용히 묻는다.
"이누야."
"……."
"자?"
"……."
해인의 위로.. 끌어안은 채로 잠든 이누가 마냥 귀여운지 작게 웃던 해인이.. 조심히 이누를 눕힌다.
불을 다 끄고서 옆에 누워 이누를 내려다본 해인이 또 픽- 웃는다.
"진짜.. 왜 이렇게 예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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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
대
하
지
말
라
했
지이이이!!!!!!!!!!!!!!!!!!!!!!!!!!
아 그리고 언니들
상황추천 또 받는다.
추천 해주고시퓬 온뉘들 댓 달아- (윙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