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변백현, 나이는 서른 두 살. 사람들은 날 백수라고 말하겠지만 그건 사실이다. 뭐, 그래도 불만이 있거나
하진 않는다. 라면으로 매 끼를 때우며 하숙생인지 동거인인지 모를 주제파악도 못하고 깝치는 고딩놈과 사는 것도
꽤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템플런인지 뭔지 고릴라들 뛰어댕기는 게임 좀 그만해준다면, 나의 퀄리티 높은 문학작품들이
몽글몽글 솟아날텐데. 보고있니 종인아?
이름은 아시다시피 김종인, 열 여덟살 먹은 패기 충만한 고2. 안 그렇게 생겨서 출신은 전라도인데, 울 엄빠가 날 서울로 보내버렸다 이거야.
우연히 개같이 생긴 아저씨를 만나서 잘 살고 있는데, 그 아저씨랑은 사이가… 아저씨가 생긴 것 처럼 개같애.
그 아저씨가 싫은 건 아닌데, 돈을 안 벌어와서 싫어. 어째 맨날 라면이야 툭하면 라면!!! 듣고있어요 아저씨?
말로는 맨날 내가 싫대는데, 라면 끓여달라고 애교만 부리면 좋아 죽는다 아주.
이름 도경수, 나이는 열 여덟살 이래뵈도 김종인 친구. 사람들은 내가 착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난 절대 그렇지 않다.
왜? 김종인 말대로 우린 고2니까.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묘사한다 해도 여기서만큼 나 도경수는 불량아다.
선생님한테 땍땍 대들기를 좋아하는. 색다르고 좋지않나? 뭐 학교에서 인기는 많으니까 외모에 불만은 없다.
여자 후배들아, 과자는 질리니까 색다른 걸 준비해보자, 이 오빠처럼 신선한거.
이름은 박찬열, 나이는 서른 둘. 난 정말 멋진 어른이다, 천하의 김종인이 인정해주었으니까.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도경수랑 김종인 저 철없는 고딩이랑, 좀 똘끼가 장난아닌 변백현 중엔 내가 제일 괜찮은 멘탈의 소유자이긴 하지.
서른 둘에 고딩들의 대화를 이해한다면 그 정도로 재사회화는 충분히 된 거 아닌가?
애인은 없다. 게이는 아니다. 게이는… 더럽잖아? 전국의 여성분들, 들이대주세요.
작가가 열심히 공들여 쓴 글이니 '뒤로가기' 클릭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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