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의 야드립에 얼굴이 새빨개진 경수는 어쩔 줄 몰라하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아진짜. 이 형 스무 살 맞아? 종인은 기가 막힘을 느끼며 경수의 무릎에 냅다 누워버렸다. 창피해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는데 자신과 눈을 맞추려 드는 종인 때문에 점점 더 상황이 곤란해지고 있었다. 종인아…… 제발! 경수의 간곡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종인은 경수의 고개를 슬쩍 잡아들며 말했다.
“부끄럼쟁이. 형 그런 거 좋아하나보다?”
“ㅁ…… 뭐!”
“폭―풍생수.”
“야!!!”
두 눈이 튀어나올만큼 커지고, 목에 핏대가 설만큼 커진 경수의 목소리에 종인이 두 눈을 찡긋거렸다. 아아, 알았습니다 형님. 경수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자 종인이 경수의 어깨를 꽉 붙들며 미소지었다. 옷 좀 갈아입으라고 개새야. 경수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흰 도복이 유난히 까만 피부와 잘 어울렸다. 속살이 자꾸 비치는데 미칠 것 같았다. 경수의 동그란 눈을 멍하니 바라보던 종인이 장난스레 말했다.
“우리도 해볼까 한번?”
“…… 뭐라고?”
“해볼까 저기처럼.”
찬열과 백현의 방을 턱으로 슬쩍 가르키는 종인을 보고 한참을 벙 져있던 경수는 쫙 소리가 나게 등짝을 후려치고 방을 빠져나왔다. 후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들도 참 별 거 없구나. 둘은 게이에 하난 영감이 따로없고, 하나는 맨날 동생한테 놀림이나 당하고, 남은 하나는 야드립이나 치고 있고. 영락없는 대한민국의 장난기 넘치는 20대 청년이라는 건 다름없었지만.
“경수형 삐졌어? 우쭈쭈, 우리 형.”
“…… 됐거든. 이 변태같은 놈아!”
씩씩거리는 경수의 머리에 손을 턱하고 올려놓은 종인이 영화티켓 두 장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엇…… 영화다. 영화매니아 경수가 두 눈을 반짝이며 달려들자 종인이 낼름 티켓을 뒤로 내빼며 ‘메롱’ 하며 혀를 쭈욱 내밀었다. 아따, 저 핑크빛 혀를 뽑아버릴까 확 마. 경수는 이를 아드득 갈며 종인에게 달려들었고, 종인이 뒤로 몸을 홱 빼는 바람에 꽤나…… 야시꾸리한 자세가 연출되고 말았다.
“어…어……”
“도경수, 이거 완전 짐승이고만?”
“으…으…… 야! 김종이인!!”
“끝나고 나와. 영화보러 가자.”
아무렇지 않게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선 종인이 경수를 일으켜세워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영화를 본다는 사실에 들뜬 경수는 야구모자를 푹 눌러썼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기에 이정도의 관리는 필수적이었다. 뭐, 내사랑 팬분들을 향해 알러뷰를 외치고 싶지만. 경수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자신과 종인이 단 둘이 영화를 보러 온 사실이 들통나면 난리 아닌 난리가 불거질 게 뻔하다.
“이거 공포영화랬나?”
“응. 무서워서 앵기기만 해, 나 덮치는거 아냐?”
“하…… 닥쳐 좀.”
고소한 냄새를 가득 풍기는 팝콘을 한 가득 종인의 입에 쑤셔넣은 경수는 뚱한 표정으로 영화관람을 시작했다. 우와우오우아웅!!! 심장이 쿵덕거리는 것을 느끼며 한참을 영화만 보고 있는데, 종인은 아무런 반응없는 경수가 심심했는지 경수를 툭툭 건들며 종인이 낮게 속닥거렸다. 귓가가 간질거려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은 것을 감수하며 경수는 제법 성실히 종인의 이야기에 경청했다.
“경수야, 이런데서 보면 보통 너같이 귀엽게 생긴 애들이 막 앵기고 그러잖아. 꺅꺅거리면서.”
“그건 여자애들 얘기지. 내가 귀엽게 생긴 건 나도 알아. 근데 경수야? 뒤진다 너 진짜?”
“쉬. 닥쳐봐. 그러니까 쫌 앵겨봐 도경수. 응?”
얘 뭐래니 정말. 경수는 기가 참을 느꼈다. 그럼 그렇지, 김종인이 공짜로 자신에게 영화를 보여준다고 했을 떄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무지막지한 힘으로 경수의 고개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려 드는 김종인은 정말이지…… 또라이 같았다. 경수는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져 애써 콜라만 들이켰다. 아, 덥다.
“저기요…… 국가대표 김종인 선수랑 도경수 선수 아니세요?”
“네? 아니ㅇ……”
“응응 맞아요.”
영화가 끝난 뒤, 자신들을 알아보려하는 팬에게 아니라고 부정하려드는 경수와는 달리 경쾌히 인정하는 김종인 때문에 경수는 2톤짜리 망치로 뒷통수를 가격당한 것 같았다. 스모키화장을 진하게 한 여성은 사근사근히 웃으며 싸인을 부탁했고, 경수는 똥씹은 표정을 애써 지우며 싸인을 했다. 사람들이 몰리기전에 빨리 나가야지. 경수는 자신보다 족히 머리 하나는 큰 종인의 손을 붙들고 서둘러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너 때문에 진짜 못 산다 내가.
“넌 우리가 국가대표인 걸 말해버리면 어떡해!”
“우리가 연예인도 아니고. 덕분에 팬도 만나고 좋잖아, 형 사랑 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 둘만 있는데…!”
“왜애? 둘만 있어서 뭐어? 심심한데 뽀뽀라도 해볼까?”
종인은 부끄럽다는듯 ‘아잉’ 이라는 터무니없는 애교를 갖다붙였다. 오…… 지져스. 경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종인을 택시에 꾸겨넣고 자신도 그 옆자리에 올라탔다. 가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고 이리저리 뒤집어보는 김종인의 정신병자 같은 행동에 신물이 난 경수는 다시는 종인과 외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인 개또라이. 아, 게토레이 마시고 싶당―. 경수는 서둘러 숙소로 들어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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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아 진짜 독자님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발캡쳐 죄송해요 흥분해서; 초록글 목록 맨 아래 깡총깡총.. 투런팜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독자님들;;; 한번만 말할거니까 잘들어요 다들; 아진짜 깡총이가 격하게 아껴요ㅠㅠㅠㅠ 흑흑 우리 끝까지 잘해보아요ㅠㅠㅠㅠ 나떠나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남ㅅ규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진짜로!!! 쪾쪼쪼쪼꼮!!! 신알신 암호닉 금스흡느드 스릉흡느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