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표정이 엄청 빡친 표정이다 너?"
"오늘 오전 강의 없어서 좋았겠다, 장기용?"
"완전."
"너."
"응?"
"인기 존나 많더라."
"아, 그랬음 좋겠네. 고운 질투하게."
"아니. 너 항공과 개여신이 니 좋다고 그랬다며."
"처음 듣는데?"
진짜 처음 듣는 것 같은 표정에 나도 벙찐 표정으로 장기용을 보다가 말했다.
"너 솔직히 그 여신이 너한테 번호 달라 그러면 주냐?"
"생긴 거 보고?"
"이런 시발아."
"ㅋㅋㅋㅋㅋㅋㅋ어어, 시발아???"
"안 준다고 바로 대답해야지 어디서 생긴 거 보고라고 해. 뒤질라고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개?"
"무서워서 학교 다니겠습니까. 3학년 총무가 이렇게 무서운데.."
자연스레 장기용 침대에 벌러덩 누워서 장기용을 보았다. 짜식 누구 남친인지 기럭지 꽤 기네...
한참 쳐다보면 장기용이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고갤 돌려 나를 본다.
"뭘 그렇게 쳐다봐?"
"왜? 바람피냐?"
"왜 얘기가 그렇게 돼...?"
"그냥 생긴 게 딱 바람둥이상."
"너는 세다리상."
"미친아."
"뭐."
"아, 몰라. 나 먼저 올라간다?"
"같이 안 가?"
"나 1시 강의야. 니는 2시 강의잖아."
"아아..그래. 먼저 가."
"엉. 간드아."
"엉."
"덩이."
"아 진짜 개재미없네."
"웃어라. 조패기 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패봐."
패보라는 말에 다가가서 가슴팍을 주먹으로 쾅!!! 때리면, 장기용이 진짜 아프다며 숨을 훅 참는데 너무 웃겨서 미치겠는 거다.
간다- 피스... 쿨하게 방에서 나가면 장기용은 또 쿨하게 피스.. 하고 날 보내준다.
학교로 올라가던 중에..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를 잡길래 놀래서 뒤를 보면....
"야## 고운!!! 같이 가!!"
"어우 깜짝이야. 얼굴 치워."
"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얼굴 치우라는 건 좀.."
얘는 고딩 때 좀 친했던 친구인데.. 아 물론 남자. 학교에서 가끔 마주치곤 했었는데! 오늘 딱 이렇게 만나네.
애가 뭔가 돌하르방 닮았으니까 돌이라고 부를게.
"야 돌아 너 예전에 여친이랑 시내 돌아다녔었냐?"
"여친 없는데."
"알아."
"?"
"그냥 안부차 물어본 거야."
"진짜 여전하다 너 ㅎㅎ."
"ㅎㅎ."
"너 남친 존나 잘생겼더라???"
"당연하지, 연예인인데."
"진짜?"
"아니."
"너 허언증이지."
"닥쳐, 돌."
"ㅋㅋ..."
"ㅋ."
"야 이거 뭐냐...?"
내 볼에 묻은 무언가를 떼주는 돌에 고맙다고 했는데 고딩때 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길래 껄껄 웃으며 같이 학교로 향한다.
아, 고딩때로 돌아온 것 같아서 너무 좋구만.
학교에 도착해 노트북을 켜고선 과제했던 파일을 정리하고 있었을까..
갑자기 기용에게 다가오는 석진이 장난스런 말투로 말하길
"너 정신 좀 차리고! 주변 신경 좀 많이 써야겠더라?"
"뭔 개소리야? 매점 가고싶냐?"
"매점은 이미 갔다왔지. 술을 마시고 싶긴 한데..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운이 아까 웬 남자랑 어깨동무하고 같이 학교 올라오던데?"
"숏컷 한 여자겠지."
"아니라니까? 목소리가 걸걸~ 한 게 남자야. 막 볼에 뭐 묻었다면서 떼어주고 다정다정 하던데."
"아니 무슨 개소리를.. 걔 남사친 없어. 여태 본 적이 없는데."
"남사친이 아니라 설마 세컨!!!!!!!!!!!!!!!"
"술 덜 깼네 너."
"아닌데?? 믿지 마라?? 나 지금 3학년 강의실 갔다와야 되는데."
"……."
"알아봐줘?"
"어.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쪼개 등신아."
"아닌 척 하더니.. 쫄아가지고.. 어휴.. 이 형님이 갔다온다."
석진이 강의실에서 나가고.. 기용은 한참 노트북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그 동시에 다 놀라서 뒤돌아 기용을 보았고.. 기용이 눈에 불을 키고서 화난 표정을 짓자.. 다들 놀라 눈이 마주칠까, 앞을 본다.
"남자 아니야. 숏컷한 여자야. 숏컷이 잘 어울리는 나머지 남자로 보이는 그런 여자일 거야. 그럼.. 그럼.."
석진이 강의실에 들어서자 다들 인사를 건넸고.. 석진이 자연스럽게 가영에게 빵 하나를 툭- 던져주고선 말한다.
"이 빵 맞냐?"
"어, 맞아요."
"내가 이 나이에 후배 빵셔틀을 해야겠어?"
"그러게. 그 때 흑장미를 쓰지 말았어야지."
"나쁜시끼.. 운이 하이."
운이 예에- 안녕하세여- 하며 손을 대충 흔들자, 석진이 운이에게 장난스레 묻는다.
"오늘 아침에 남자는 누구?"
"남자?"
"응. 아침에 어깨동무."
"아아 걔?"
"……."
"걔~?"
"응, 걔!"
"걔~?~?~?"
"걔애에에에에에!!"
"걔에에에에에!?!?!??!?!"
"아씨."
"죄송."
"말해, 누군데. 기용이한테 말 안 함."
"말해도 되는데. 그냥 고딩 때 친구. 아무 감정도 없고.. 뭐.."
"아 맞다! 걔랑 오늘 끝나고 카페 간다고 했지? 그럼 나 버블티 좀 테이크아웃 해서 사다주라."
"콜."
석진이 여전히 집중하듯 운을 바라보면, 운이 뭐요- 하고 정색을 했고.. 석진이 오케이! 하더니 곧 뒤돌아 쿨하게 강의실에서 나간다.
오호.. 그냥 친한 남사친인데.. 끝나고 커피를 마신다 이거지. 장기용 반응 너무 궁금하네?????
"야 장굥!! 내가 얼마나 대단한 정보를 갖고왔는지 알아!?!?!?!"
"뭐."
"그게 뭐냐면~~~~~~~~~~~~~~~~~~"
"……."
"뭐냐며어언~~"
"……."
"뭐게~~^^"
"이 씹!!"
기용이 노트북을 들어 때릴 기세로 쳐다보자, 석진이 놀란 듯 심장부근에 손을 올려놓은 채 말한다.
"아니이! 고등학교 친군데! 오늘 학교 끝나고 같이 카페 가는 것 같더라고!! 말했잖아! 그만 그렇게 봐라?"
"그게 다야?"
"다."
"뭐 그 정도 쯤이야. 괜찮네."
"……."
"……."
"괜찮은 거 맞냐?.."
기용이 주먹을 꽉 쥔 채 부들부들 떨자, 석진이 쫄아서는 침을 꿀꺽 삼킨다.
쟤랑 몇년 친구이지만.. 쟤 저럴 때마다 무서워 죽겠다니까 어우..
강의가 끝나고 기지개를 피는 운이는 애들이 웅성거리기에 뒤를 돌아보면..
강의실 뒷 문에서 기용이 운을 보고 있었고.. 운이 뭐야? 하이! 하며 손을 흔든다.
기용에게 다가간 운이 해맑게 웃으며 말한다.
"뭐야?? 왜 관종처럼 거기 서있어?"
"니 얼굴이 더 관종이잖아."
"니 얼굴이 더. 또 나대네 진짜 뒤질라고."
"쪼꼬만 게."
"아 에바야 그런 소리 하지 마. 아 오글거려!! 구준표냐 니가!?"
"니는 그럼 금잔디냐?????"
"아 존나 우웁! 우우우웅!!!웁!!!"
"같이 내려가."
"나 약속... 아 아니다? 나 약속 있으니까! 중간에서 헤어지자."
"그러던지."
"야 문가영! 같이 가자><"
같이 가자며 소리 치면, 가영은 둘이 가라며 손을 대충 흔들며 강의실에서 나간다. 어우 저 쿨한 년..
학교에서 나와 걷는데 기용이 운이에게 말한다.
"뭔 약속?"
"친구랑 오랜만에 마주쳐서 커피 마시기로 함. 뿌."
"친구 누구?"
"말하면 알아?"
"알아. 나 니 친구들 이름 다 외웠어."
"말해봐."
"혜선이 예은이 지원이 현이 도희."
"도희 아니고 도혜야.등신아."
"아깝네."
"병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누구 만나냐니까?"
"고딩 때 친구!"
"남자지?"
"어케 알았지. 돗자리 깔아봐. 좀 그쪽으로 재능 있어보인다."
"…남자? 누군데?"
"어유.. 말한다고 아냐고~~"
"기용이 화났다. 말 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쪼개?"
"아 그 굵은 목소리로 기용이눈~ 하니까 존나 귀여워서.. 예전엔 그렇게 하기 싫어하더니 이젠 스스로 하냐? 화낼 것 같아서??"
"그래. 기용이 화났으니까 말해. 뭐하는 애인지, 이름은 뭔지.. 어떻게 생.."
"알겠다니까 기다려봐."
"기용이 말 아직 안 끝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어ㅋㅋㅋㅋㅋㅋㅋ말해말해.. 미안.. 말 끊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달라고."
"아 진짜 걱정 안 해도 될 비쥬얼인데."
핸드폰을 꺼내 카톡에 이름을 검색 한 운이 돌의 사진을 띄워 보여주자, 기용이 말한다.
"얘야?"
"ㅇㅇ 진짜."
"뭐야."
"갔다와도 되지?"
"갔다 와. 나한테 쨉도 안 되네. 얘가 왜 이렇게 바보같이 생겼냐?"
"우리 돌한테 왜 그래."
"아 진작에 보여주던가."
"……?"
"가라."
뭐가 이렇게 단순한지.
가라면서 알아서 갈라져주는 장기용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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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 기절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