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 지랄이야
"뭐. 그렇게 야리면 네가 뭐 어쩔 건데."
허...쟤 연예인이 맞기는 한 거야? 뭐가 저렇게 당당해. 생각보다 세게 나오는 순영의 행동에 여주는 주먹을 꽉 지었다. 재수 없어, 진짜. 지금 아파트 복도에는 순영과 여주의 신경전으로 남은 멤버들만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로를 죽일 듯이 째려보는 순영과 여주를 가만히 지켜보던 승철은 이러다 정말 순영이 일이라도 내겠다 싶었던지 순영의 어깨를 잡았다. 이렇게 제제하지 않으면 진짜 일을 칠 놈이기에."순영아 그만해."
"뭘 그만해, 쟤가 지금..." "권순영." 순영의 어깨 위에 놓여 있는 승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순영은 화를 억누르며 다시 한번 자신을 부르는 승철에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노려보는 여주의 행동에 순영은 승철 몰래,'뭘 봐, 눈 깔아.'
하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걸 본 여주는 허, 하고 헛웃음을 내뱉었다. 뭐야, 이중인격이야?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의 여주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뭘 해야 저 싸가지를 엿 맥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 번뜩 생각난 아이디어에 여주는 남 몰래 조소를 머금었다. "야. 싸가지."".......?"
순영을 부르는 여주의 음성에 세븐틴의 시선이 모두 여주에게로 향했다. 하나, 둘, 셋, 넷...와. 13명? 더럽게 부담스럽네 진짜. 순영 역시 자신을 부르는 것만 같은 싸가지라는 칭호에 고개를 들었다. 싸가지..? 쟤 지금 나 부르니...? 역시나 순영은 고개를 들자 그 뜻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여주는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때도 말했지. 너 인성 좀 고치라고." ".........." "원래 연예인들은 다 이러냐? 멋대로 팬으로 오해해서 사람 짜증 나게 하고, 초면에 기분 나쁘게 반말 찍찍하고. 심지어 욕도." ".........."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팬으로 오해한 거 보면, 얼굴은 많이 알렸나 본데. 이거 인터넷에 올리면 참 재밌겠다, 그치." 여주는 씩, 웃으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그 말과 함께 다시 발걸음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딱 마침 엘리베이터가 우리 층에 멈춰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기까지 기다리는데, 앞을 보자 13명의 남자들이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싸가지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라는게 맞는 표현이었다. 계속해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싸가지에게 조소와 함께, '뭘 봐. 눈 깔아.' 라고 입모양으로 말을 건네는 순간 문이 닫혔다.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이야. 권순영이 이렇게 개털리는 날도 오네."
"안 닥쳐?" "왜, 말하는 거 존나 매력 있던데. 그치 않냐 지훈아." 스케줄 가는 차 안. 또 대차게 까였다는 생각에 순영은 머리를 감싸 안았다. 시발, 그년 진짜 뭐야? 어디 말발 존나 강해지는 학원이라도 다닌데? 여자가 말발이 뭐 저리 세냐고.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힌 순영의 기분은 말로 설명이 안 될 만큼 시발이었다. 그런데 눈치라곤 얻다 팔아먹었는지 원우는 순영의 심기를 건드렸다. 막내라인인 승관과 한솔, 또 제일 어린 찬까지. 그 셋은 언제 터질지 모를 순영의 눈치를 보며 원우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넌 시발 눈치도 없냐, 이 넌씨눈 새끼야! 여주에게 반하기라도 했는지 말하는 거 매력 쩔지 않았냐며 지훈의 팔을 툭 친 원우가 귀찮은지 지훈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원우의 말과 지훈의 행동에 순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뇌가 어떻게 됐냐?" "왜. 솔직히 얼굴도 예쁘고." "그게 예쁘냐? 진짜 눈 병신." 순영은 원우의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원우 여태 사귄 여자들만 봐도 눈 병신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권순영 너 미쳤지. 거기서 어쩌자고 욕을 해." 시끄럽던 차 안은 승철의 낮은 음성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차에 탄 후로 무엇을 생각이라도 하는 건지 줄곧 아무 말이 없던 승철이 순영에게 날카롭게 물었다. 순영의 말에 순영의 표정도 점점 굳어져갔다. 막내인 찬이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말을 꺼냈으나 승철의 말로 인해 다시 조용해졌다. "찬이 넌 조용히 해. 권순영 너 공인이야, 정신 차려. 데뷔가 몇 년 찬데 아직 그걸 몰라? 내가 일일이 이렇게 알려줘야 돼?" ".........." "그러다 진짜 인터넷에라도 올라오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 너." ".........." "가서 사과드려. 스케줄 끝나고 오늘 밤에 가서 하던지, 아님 내일 아침에 하던지." "안 해." 가만히 승철의 말을 듣고 있던 순영은 사과하라는 말에 표정을 잔뜩 구겼다. 내가 미쳤다고 걔한테 사과를 해? 머리에 총을 맞지 않는 이상 불가능. 순영의 말에 이번엔 승철의 얼굴이 구겨졌다. "야, 권순영."
"내가 머리에 총 맞았어? 절대 안 해."
승철이 다시 한번 순영을 불렀지만 어느새 도착한 스케줄 장소에 순영은 차 문을 쾅, 하고 닫으며 내렸다. 시발, 내가 뭘 잘 못했다고 사과를 해. 승철은 순영의 행동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걸 진짜..."어떡해 형? 순영이 형은 진짜 사과 안 할 텐데."
"뭘 어떡해. 내가 가서 사과드리고 와야지. 권순영 저 새끼 저걸 그냥..." 생각하기 복잡한지 머리를 털던 승철은 내리라는 매니저 말에 차 문을 열었다. 권순영 때문에 요즘 피곤한데 일만 더 생겼네. 권순영은 요즘 잘 참더니 또 하나 크게 터뜨리는구나. 순영의 생각에 머리가 아픈지 작게 인상을 쓰던 승철 옆에서 걱정된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민규의 어깨를 팡팡 쳤다. 괜찮아 인마. 형이 잘 말씀드리고 올게. 승철의 말에 작게나마 미소를 짓던 민규는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형, 사과드리면서 아침에 우리 숙소나 모셔와." "숙소? 왜." "뭐라도 대접해드리면서 사과해야지. 아까 보니까 진짜 빡친 표정이던데. 내가 도겸이 하고 아침이라도 차릴 테니까 모셔 오라고" "아...그런가. 근데 그래도 숙소는 좀..""어차피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던데 뭐."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린 민규는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웃어댔다. 웃음기 가득한 민규의 말에 승철은 잠시 생각했다. 하긴, 권순영 그 새끼 성격으로 봐서는 진짜 걔 머리에 누가 총을 들이밀지 않는 이상 사과할 일은 없을 거고. 할 거면 리더인 내가 하긴 해야 하는데 그냥 가서 사과만 하기엔 좀 그렇겠지? .....그 여자 얼굴 보니까 진짜 극혐 하는 표정이던데. 생각을 마친 승철은 민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다. 그럼 도겸이랑 내일 아침 좀 수고해줘." "어. 형이나 잘 하고 와. 괜히 더 빡치게 하지 말고." 심각하게 말하는 민규에 덩달아 심각해진 승철이 다시 한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표정 보니까 정말 엿 먹어봐라, 이런 표정이긴 했어.....승철은 다시 볼 여주 생각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띵동 띵동, 아씨 진짜! 간만에 휴일에 늦잠을 자려던 여주의 계획은 아침부터 울리는 벨 소리에 다 틀어져 버렸다. 오늘은 옆집도 조용한데 잠 좀 자자, 잠 좀! 안 들린다, 나는 아무것도 안 들린다. 여주는 다시 눈을 감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제발 가라...제발.....하지만 다시 한번 크게 띵동! 하고 울리는 벨 소리에 여주는 아, 시발 진짜! 하며 참고 참던 욕을 내뱉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누구세요?" 여주는 문을 벌컥, 열고 굉장히 짜증스런 표정으로 앞에 서있는 승철을 올려다봤다. 어제와 같은 살기가 느껴지는 여주의 얼굴에 승철은 흠칫, 하고 몸을 떨었지만 다시 평정심을 유지했다. "아,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인데, 그..어제 일 사과 드리려고. 그러니까....." ".....? 그러니까 뭐요?""어, 그러니까.... 아직 아침 안 드셨으면 저희 집 가서... 아침, 드시지 않을래요?"
***
재밌게 봐주셨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댓글은 글 쓰는데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저번화에서 댓글 달아주신 분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큰 힘이 되었어요...!
센캐 권순영x센캐 김여주 조합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