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만났냐면... 19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들...>
W.Adela Jhanis
아무리 담담하게 받아들이려해도 너무나도 빨리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에,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대신해 울어준 것인지 한차례 폭우와도 같았던
비가 그친 뒤, 계속해서 날씨가 좋았다. 내 감기도 언제 있었냐는듯 마지막으로
비가 내린 뒤 완전히 나았고, 그 덕에 그 다음 날부터 오빠들과 자전거를 타고
마을 구경을 하는 등 자유롭게 야외 활동을 했다. 그 전 여행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점을 둘러보며 물건을 사기도 하고, 강가에서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큰 일 없이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오빠들과 이별하기 하루 전날이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두 눈이 자연스레 떠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찬열오빠의 잠든 얼굴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찬찬히 손을 아래로 내려
곤히 자고 있는 찬열오빠의 볼을 쓰다듬다 살짝 입술을 맞추었다.
"...이렇게 달달하게 깨우기 있어?"
입술을 떼는 순간, 찬열오빠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더니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그에 깜짝 놀란 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찬열오빠의 얼굴을 내려다보자, 찬열오빠가
천천히 두 눈을 뜨며 나를 올려다보더니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내 허리에 팔을 둘러
자신의 상체 위로 내 상체가 엎어지게 한 뒤, 꼭 끌어안았다.
"..이러고 조금만 더 있자..."
찬열오빠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져든 것인지 고른 숨소리와 함께
가슴팍이 일정한 속도로 오르락내리락거렸다.
분명 두 눈이 자연스레 떠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빠의 손길과 고른 숨소리에 나도 두 눈이 천천히 감겼고, 곧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어느 순간,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져 천천히 두 눈을 뜨니
일정한 속도로 오르락내리락거리는 옷자락이 보였고, 천천히 시선을 위로 들어올리자
침대 헤드에 기댄 채 나를 품에 안은 상태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찬열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잘 잤어?"
찬열오빠의 다정한 한 마디에 품에 안긴 상태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언제 일어났어?'하고 말하자 찬열오빠는 '음...'하고 생각을 하는 것 같더니
곧 '2시간 전에?'하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2시간 전?? 그럼 나 깨우지 그랬어.. 우리 열매오빠 심심했겠다.."
내가 잔뜩 울상을 지어보이며 말하자 찬열오빠가 낮게 웃음을 터트렸고,
그 낮은 웃음소리는 온전히 내 몸으로 전해져왔다.
"우리 ㅇㅇ 아기처럼 자고있는 모습 보고있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어."
찬열오빠의 낯간지러운 말에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며 찬열오빠의 품에 파고들자
찬열오빠의 낮은 웃음소리가 조금 더 크게 내 몸에 울려퍼져들어왔다.
그렇게 한참을 그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가 먼저 시선을 위로 들어올리며 '다른 오빠들은?'하고 묻자
찬열오빠는 옅은 미소를 띈 상태로 나를 내려다보며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다른 형들이나 애들도 방금 전에 일어났나 봐. 웬일로 늦잠을 잔건지."
"아침 겸 점심 먹어야겠다... 그치??"
"그렇겠네.. 아, 그러려면 우리 ㅇㅇ랑 떨어져야하는데..."
찬열오빠의 장난끼 가득한 말에 내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럼 같이 씻으면 되지.'하고 말하자 찬열오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무슨 엉큼한 생각을 하셨길래 이렇게 두 눈이 동그랗게 떠지셨을까??"
내 장난스런 말에 찬열오빠가 짧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우리 ㅇㅇ야말로 무슨 엉큼한 생각을
하셨길래 그렇게 말하는걸까.'하고 맞받아쳤다.
결국 내가 졌다는 의미로 두 손을 들어보이고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찬열오빠의 품에서 벗어났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벗어나려했지만 찬열오빠가 다시 나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겨 빤히 쳐다보더니 곧 살짝 입을 맞추고 나서야 오빠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인사해주고 가야 돼."
낯뜨거운 찬열오빠의 말에 재빨리 찬열오빠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품에서 벗어나
욕실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찬열오빠 또한 나를 뒤따라 욕실로 들어왔다.
세수를 하기위해 머리끈을 찾고있는데 머리끈이 보이지 않아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찬열오빠가 내 머리를 한 갈래로 쓸어모아 잡더니 내게 '편하게 세수해.'하고 말했고,
나는 거울속에 비친 찬열오빠에게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세수를 했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려는데 찬열오빠가 먼저 선수를 쳐 내 얼굴에서 물기를 훔쳐내었고,
곧 칫솔에 치약을 짠 뒤 거울에 비친 서로의 모습을 쳐다보며 양치질을 했다.
여기는 칫솔 여분이 많으니까 이렇게 나란히 양치질할 기회도 생기는구나.
그렇게 나란히 양치질을 마치고 찬열오빠를 밖으로 내보낸 뒤
잠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자 찬열오빠는 언제 갈아입은 것인지
새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 헤드에 기대어 휴대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 뭘 그렇게 유심히 봐?"
내 말에 찬열오빠는 깜짝 놀라더니 곧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휴대폰을 재빨리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마도 엑소에 관한 것이었겠지...
오빠와 나란히 1층으로 내려가자 부엌에서 풍겨져오는 맛있는 냄새에
나는 자연스레 발걸음을 부엌쪽으로 옮겼다.
부엌에 들어서니 요리를 하고 있는 경수오빠와 민석오빠의 뒷모습이 보여
발소리를 조용히 죽인 뒤 살금살금 오빠들에게 다가가 두 사람의 허리를 동시에 끌어안았다.
"아! 깜짝이야!!!"
민석오빠는 하이톤의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나를 내려다보았고,
경수오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뭐야~ 오늘 아침 겸 점심은 뭔데에?"
오빠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뒤, 어깨너머로 무슨 요리인지 살펴보니
치즈 라볶이와 볶음밥이었다. 아, 첫날 먹었던 음식이네..
"우리 오빠, 내가 매콤한거 먹고싶어했는데 그걸 또 어떻게 알고 이리 준비한거야아??"
내가 민석오빠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민석오빠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내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우리 동생은 오빠랑 통하니까?'하고 말하며
다친다고 나를 가스레인지에서 멀리 떨어트려놓았다.
"ㅇㅇ, 너... 가끔 보면 내가 아니라 민석이형이랑 사귀는 것 같아.."
민석오빠와 경수오빠가 요리하는 모습을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는데
언제부터 보고있었던 것인지 찬열오빠가 뒤에서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잔뜩 부루퉁한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그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에라이, 미친놈아. 질투할 사이를 질투해라."
민석오빠가 요리하다말고 고개를 뒤로 돌려 찬열오빠에게 거침없이 욕을 퍼부었고,
경수오빠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ㅇㅇ야, 쟤랑 사귀는거 다시 생각해보는게 어때?'하고 말했다.
그 말에 찬열오빠가 발끈하자 경수오빠는 그 반응이 재밌는 것인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민석오빠와 경수오빠가 요리를 끝내고, 찬열오빠가 식탁을 세팅하는 동안
나는 다른 오빠들을 부르기 위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준면오빠와 세훈오빠의 방문 위를 가볍게 노크한 뒤 방안에 들어섰다.
문을 열자 준면오빠와 세훈오빠가 짐을 싸고 있는 것이 보였고,
두 사람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민석오빠가 밥 먹으러 나오래~"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뒤, 문을 닫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종대오빠가 짐을 싸다 놀란 상태로 나를 쳐다보았고,
종인오빠도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백현오빠는 짧고 굵게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렇게 오빠들에게 모두 밥 먹으러 나오라는 말을 전한 뒤,
부엌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자, 곧 다른 오빠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더니 자리에 앉았다.
정적만이 가득한 식사시간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일,"
내 한 마디에 밥을 깨작거리며 먹고있던 오빠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꽂혔다.
"집에 가기 전에 나랑 같이 갈 곳이 있어."
오빠들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니까 내일 우리 여기서 일찍 출발해야 할 것 같아."
내 말에 오빠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이더니 또다시 밥을 깨작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일순간 탁,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세훈오빠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잘 먹었습니다.'하고 낮게 말하고는 부엌을 떠나 집밖으로 나가버렸고,
종인오빠 또한 뒤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집밖으로 나가버렸다.
당황한 백현오빠가 두 사람 데리고 오겠다고 말하며 집밖을 나섰다.
세 사람이 동시에 나가버리는 바람에 식탁에는 적만만이 감돌았고,
오빠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꽂혔다.
나는 오빠들을 바라보며 괜찮다고 살짝 입꼬리를 위로 당겨올렸다.
아직 오빠들 요리 많이 남았는데..
그렇게 오전에 사라진 세 사람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내었고,
나는 그런 세 사람에게 나랑 다른 오빠들 걱정시킨 벌로 밖에서 캠프파이어 준비를 하라고 했다.
내 말에 세 사람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밖으로 향했고,
다른 오빠들도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향해 '캠프파이어?'하고 물어왔다.
그에 나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캠프파이어지,라는 한 마디와 함께.
찬장을 열고 마쉬멜로우를 꺼내려하는데 손끝이 계속 닿을락 말락해 결국
짜증이 폭발하려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팔 하나가 쑥 뻗어져 나오더니 마쉬멜로우를 쉽게 꺼내들었다.
뒤를 돌아보니 찬열오빠가 마쉬멜로우를 든 상태로 나를 내려다보며 작게 웃음을 짓고 있었고,
나도 오빠를 올려다보며 작게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서랍장에서 꼬치들을 꺼내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가니 어느 새, 바깥은 어둠이 짙게 깔려가고 있었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이는 불길에 찬열오빠와 함께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 세 사람 진짜 불 제대로 붙였네??"
내 말에 불 주변으로 둥글게 놓여져 있는 통나무 의자에 앉아있던 오빠들이
일제히 시선을 들어올려 나를 쳐다보았고, 내 말에 종인오빠와 백현오빠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세훈오빠는 여전히 가라앉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나는 민석오빠 옆에 앉고, 찬열오빠는 내 맞은편에 앉은 상태로
서로를 말없이 응시했다. 물론, 다른 오빠들도.
내가 먼저 꼬치에 마쉬멜로우를 하나씩 끼워 오빠들에게 나눠주자
그제서야 오빠들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세훈오빠도 아주 살짝.
"우리 세훈오빠 웃게하려면 앞으로 이런걸로 웃기면 되나??"
내 말에 순식간에 세훈오빠가 표정을 굳히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왜 그러는데에- 여행 마지막 날. 기분 좋게 집에 가야지!"
내 중의적인 말에 오빠들의 표정이 일순간 묘하게 변했다.
"...준면오빠."
"...응?"
갑자기 가라앉은 내 목소리에 준면오빠가 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준면오빠를 쳐다보며 '...오빠 마쉬멜로우 탔어.'하고 말했다.
그제서야 천천히 시선을 옮겨 자신의 마쉬멜로우를 쳐다본 준면오빠가 짧게 웃음을 터트렸고,
다른 오빠들도 하나,둘씩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우리 오기집애는 제외.
"아- 세훈오빠아- 도대체 왜그러는데에-"
내가 칭얼거리며 세훈오빠에게 말하자, 세훈오빠가 다시 한 번 입술을 꾹, 말았다.
오빠의 눈가가 불때문인지 붉어 보였고, 내가 오빠와 시선을 마주하기 위해
요리조리 고개를 돌리자, 세훈오빠 또한 요리조리 고개를 돌렸다.
"아, 진짜! 계속 이렇게 캠프파이어 분위기 가라앉힐거야?? 응??"
"...."
"오빠 계속 그러면 나 삐친다?? 어?? 보복이 두렵지 않은가 보지??"
내가 뾰로통한 목소리로 세훈오빠에게 말하자 그제서야 시선을 힐끔 옮겨 나를 쳐다본다.
"야야야, 너 이대로 ㅇㅇ 삐치게하면 찬열이한테도 보복받아."
백현오빠가 장난스레 세훈오빠의 팔을 툭툭 치며 말하자, 그제서야 세훈오빠가
꾹, 말고 있던 입술을 펴고는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세훈오빠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데
세훈오빠가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서운하지도 않냐."
"응??"
세훈오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오빠가 입술을 꾹, 말았다 펴면서 다시 한번 말했다.
"넌 우리랑 헤어지는게 서운하지도 않냐고."
세훈오빠의 말에 일순간 다른 오빠들의 표정도 조금 가라앉았다.
"왜 안 서운해. 엄청 서운하지."
"그럼 왜 계속 웃는건데. 서운하면 서운한거 티내면 되지 왜 계속 웃는데."
세훈오빠의 말에 다시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봐, 너 또.."
"그럼, 울까?"
세훈오빠의 말을 끊고 말하자 오빠가 입술을 꾹,다물고 나를 쳐다봤다.
"서운한거 티내기 위해서, 울까? 눈물이 날만큼 서운한데?"
내 한 마디에 오빠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울면? 서운한거 티내면, 뭐 달라지는거 있어?"
내 말에 백현오빠가 '야, 무슨 말을..'하고 말하다 준면오빠의 제지를 받아 하던 말을 멈추었다.
"오빠들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몸이었어. 그건 오빠들도 알고, 나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잖아."
"..."
"그런데 여기서 내가 서운한 티를 내면, 울면,"
"...."
"오빠들 발목 잡는 것 밖에 더 해?"
내가 오빠들을 둘러보며 말하자 오빠들이 전부 입술을 꾹,다물었다.
"오빠들을 내일 당장 떠나야하는데, 거기다 대고 아프다, 힘들다, 가지마라 칭얼거리면
오빠들 마음 편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아니잖아."
"....."
"오빠들이 떠난다는 현실이 슬프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안심이 되는 줄 알아?"
내 마지막 말에 오빠들이 아래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들어올려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빠들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거잖아."
"...."
"오빠들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많다는거잖아."
"....."
"그 수많은 팬들이 오빠들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거잖아."
"...."
"오빠들의 친구이기 전에, 가족이기 전에, 연인이기 전에
한 명의 팬으로서 오빠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아?"
"...."
"아마 수많은 팬들이 나만큼, 어쩌면 나보다 더 많이 행복해하고 있을거야, 지금."
"...."
"내 개인적인 행복을 위해, 그 수많은 행복들을 어떻게 무시하고 넘어가."
"....."
"준면오빠에게 듣기 전부터 이번 여행을 통해 얻고자했던건 단 하나였어.
오빠들이 상처에 내려앉은 딱지를 봐도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거."
"....."
"상처 위에서 아프게 떨어질 것 같다고 느껴지던 딱지가,
더 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도록 그 딱지 위에 행복이라는 약을 잔뜩 바르는거."
"...."
"그게, 이번 여행의 내 목표였어.
내 목표, 조금은 이룬 것 같아?"
오빠들이 내 말에 일제히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였고,
그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됐어. 오빠들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이제 이번 여행에 후회는 없어.
우리 2주 전즈음에 본 영화 생각나?"
내 말에 오빠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엔딩 부분에 돔이 한 대사와 엔딩곡, 기억나?"
내 말에 다시 한번 오빠들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우리에게 작별은 없어. 우리는 곧 다시 만날거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잠깐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해.
내가 다시 오빠들을 만나게되면 지금보다 더 달콤한 꿈, 꾸게 해줄게."
내 말에 결국 오빠들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 ㅇㅇ, 오빠들 생각보다 많이 강하구나.."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 민석오빠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렇게 강하지 않으면, 어떻게 오빠들 친구를 하고, 가족을 하고, 연인을 하겠어."
내 말에 세훈오빠를 포함한 다른 오빠들이 웃음을 터트렸고,
곧 캠프파이어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불이 꺼지고, 오빠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집안으로 들어서려다
종대오빠가 뒤를 돌아보며 뒤따라 일어나던 나와 찬열오빠에게
'둘이 시간보내고 와. 우리는 씻고 1층에서 잘 준비할게!'하고 말하는 바람에
다른 오빠들도 일제히 그 자리에 멈춰서서 우리 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결국 나는 마지막 배려를 해주는 오빠들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럼, 찬열오빠랑 둘이 시간 잘 보내고 갈테니까 자지말고 우리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하고 말한 뒤, 찬열오빠의 손을 깍지껴 잡은 뒤, 천천히 집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한참동안 말없이 집 앞에 펼쳐진 검푸른 풀밭을 걷다
밤하늘과 마을, 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멈춰서서 '잠시 여기 앉았다 돌아갈까?'하고
말하자 찬열오빠는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나를 따라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말없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 위해 천천히 두 눈을 감았고, 곧 마주잡고 있던 손이 풀어지는 것 같더니
목에서 낯선 촉감이 느껴졌다. 그에 내가 두 눈을 번쩍뜨고 고개를 돌려 찬열오빠를 바라보자
찬열오빠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내 목부근을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예쁘네."
찬열오빠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숙이자
목 한가운데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반지 두 개가 보였다.
그런데 반지 하나가 낯익어 빤히 내려다보고있다 찬열오빠의 손을 스치듯이 쳐다보았는데
항상 새끼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가 보이지 않고, 다른 반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찬열오빠를 올려다보자
찬열오빠가 더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항상 내가 끼고 다니던 반지야."
"...."
"소중한거니까,"
"...."
"소중한 네가 가지고 있어줘."
"...."
"그 반지 찾으러와서 다른 반지 끼워줄게."
"...."
"그러니까 나 잊지말고, 그 반지들 항상 지니고 다녀."
"...."
"그럼, 내가 언제 어디서든 너랑 함께 하고 있는거니까."
찬열오빠의 말에 반지 두 개를 유심히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곧
내 목에 걸려있던 반지들 중 하나와 찬열오빠의 새끼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가
똑같은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울컥하고 치밀어올라와
애써 눈물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꾹꾹 참으며 오빠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지만
결국 눈물이 한 방울씩, 두 방울씩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찬열오빠는 두 손으로 내 볼을 감싸안아 그 물줄기를 닦아내다 그 물줄기들이 도저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곧 감겨있는 내 두 눈 위에 입술을 살짝 눌렀다 떼어내었다.
그렇게 양눈가에도 입술을 맞추고, 이마에도, 코에도 입술을 맞추더니
결국 입술에도 오빠의 입술을 살짝 가져다 대었다.
그렇게 가벼운 입맞춤으로 시작한 오빠의 입술과 내 입술이 곧 자연스럽게 벌어지더니
혀와 혀가 서로를 찾아 쉴 틈 없이 얽혔고, 계속해서 조금씩 더 깊어져 가는 입맞춤에
결국 내가 숨이 가빠져와 찬열오빠의 양쪽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쥐자 끝이 났다.
가쁜 숨을 내쉬며 찬열오빠를 올려다보는데 찬열오빠가 나를 내려다보며
작게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곧 다시 내게 찾아와 격렬하고 깊었던
조금 전과는 달리 부드럽고 얕게 입을 맞추고 천천히 떨어졌다.
"우리 ㅇㅇ, 정말 예쁘다."
그 말을 끝으로 나와 찬열오빠는 서로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베개와 이불을 들고 1층 거실로 내려가자
오빠들이 러그와 소파 위에서 서로 장난치고 있었고, 찬열오빠는
나를 향해 방긋 웃어보이고는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두드렸다.
그에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찬열오빠의 옆자리에 이불과 베개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자 오빠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는 금방이라도 잠들 기세로 누우려하기에
결국 내가 먼저 '오빠들.'하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누우려던 오빠들이 다시 하나,둘씩 상체를 똑바로 일으켜세우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왜??"
"다들 눈 감고, 한쪽 손 좀 펴봐. 내가 뜨라고하기 전까지 뜨면 안돼."
종인오빠의 질문에 답하자, 오빠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지만
내가 곧 '아, 빨리!'하고 재촉하자 하나,둘씩 눈을 감고 한쪽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불에 꽁꽁 싸매어두었던 가방을 열어 작은 상자들을
하나씩 꺼내어 오빠들 손 위에 올려두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찬열오빠의 손 위에 상자를 올려놓은 뒤,
'눈 떠!'하고 말했고, 오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눈을 떠 자신들의
손 위에 올려진 상자를 내려다보고는 곧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자를 열었다.
한참을 멍하니 상자 안만 쳐다보고 있던 오빠들이 하나,둘씩 시선을 들어올려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가족 반지!! 우정링에 가까우려나??"
내가 내 한쪽 손을 들어올리며 말하자 상자에 담겨져 있는 반지 한 번,
내 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 한 번 쳐다보던 오빠들이
곧 상자에서 반지를 집어들더니 자신들의 손가락에 끼웠고,
내가 엄지를 척, 세워보이며
'엑소의 구호가 we are one이듯이 우리 가족도 we are one인거다?
누가 어디에 있든지 we are one!'하고 말하자
결국 오빠들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오빠들아.
**
짠!! 우리 독자님들 저왔어요!!!!!!
내일 잘못하면 시골집에 들어가게 생겨서... 거기는 인터넷 연결이 안되어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이렇게 재빠르게 19편으로 찾아왔어요!!!
결국 이별 하루 전날이 다가왔네요.....
이렇게 이별 하루 전날에도 오빠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ㅇㅇ, 너란 여자 정말 멋져요!!!ㅎㅎㅎ
그리고 이별 하루 전날 첫키스를 하다니..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이란 말인가요....ㅠㅠㅠㅠ
아, 그리고 저번편.. 제가 무슨 정신이었는데 분류가 잘못되어있었죠...
다시 분류를 수정했어요... 이렇게 도움을 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ㅎㅎㅎㅎ
그리고 우리 후속편은!! 육아일기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자축)ㅋㅋㅋㅋㅋㅋㅋ
아, 할 말이 많았는데... 다 까먹어버렸네요....
오늘 분량 어떻게 마음에 좀 드셨나요??ㅎㅎㅎ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한테 이렇게 감동주기 있어요, 없어요?! 어머, 저기 정말 분류가 잘못되어있네요..
제가 정말 무슨 정신이었던걸까요.....? 앞으로 밤늦게 글쓰는건 자제하는걸로...ㅎㅎㅎ
오늘도 제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우리 사랑둥이들 암호닉 나갑니다!!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댜니/AB판다/뚀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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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듀/문썬/루별/홍홍/랄라]님,
새로운 사랑둥이들 [난장이]/[티슈]/[luci]님 정말 감사합니다!!!
세상에, 이건 또 연달아서 무슨 일인가요!!!!! 우리 독자님들 너무 사랑해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