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있을지라도
어디서그랬다.
손목을 긋는걸로는 절대 죽지않는다고,
뭐 욕조같은데서하면 과다출혈로 죽겠지만,
난 나를 발견해줄사람이 없으니 그건 좀 곤란하고, 약먹는건 실패했고...
고민을 하다, 결국 제일 만만한 추락사를 선택했다.
아니, 그랬던 날이었다.
또 타이밍 딱 맞춰 비가 내려주고, 옥상 외진곳에 숨어 한숨자고일어나니 벌써 깜깜한 함밤중이다.
별보면서 죽는것도좋지만 나를 그리워 해주는 때 죽는것도 좋지않을까.
옥상한가운데 서 콘크리트바닥에 비가 탁탁 튀어대는 걸 보고있다가,난간위로 올라섰다.
하늘을 한번보고, 아래를 한번보는데, 바닥은 너무 평온해보인다.
나따위가 떨어져도될까, 싶을만큼.
잠깐 다시내려와 난간에 기대어섰다.
이럴 때, 그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당연하게도 내리는 비만 얼굴에 툭툭 떨어진다.
미운하늘, 한사람만 데려갔어야지.
그사람 내게로 보내주면 안되나요?
픽, 웃음이났다. 무슨허무맹랑한생각이야, 나도참.
새삼 손에 늘 끼고있던 반지가 떠올라서 이건 남기고가고싶다는 생각이든다.
빼놓으려는데 이게, 안빠진다. 아닌데, 이게 이렇지는 않았는데....
아, 뭐, 됐지. 그냥 포기하고 다시 난간위에 섰다.
"후우............."
기다리고, 있지?
지금 내리는비처럼 날 그리워하면서.
하늘을보고 살짝, 웃었다.
그리고 내가 떨어질 땅을 한번 쳐다보고,
떨어지려하는데,
"아,안돼!!!!!!!!!!"
무언가가 내 허리를 세게잡아 뒤로 당긴다.
앞을 향했던 무게중심이 다시 뒤를 향하며, 넘어간다.
누군데 이 시간에 학교옥상에......
몇대 쥐어패기라도 할 생각으로 뒤를 돌아, 봤는데.....
그는 그렇게 다시 내앞에 나타났다.
/
분명 같은 사람인데 내가 키가 큰 탓에 내려다보려니 참 다른 사람 같아 보인다.
학교에서 나오는 내내 추운지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쫓아오는 게 참 거슬렸지만…….
더는 안 된다. 또 사라질 거야. 나만 남을 거야.
딩-동, 딩동-
아, 이 밤중에 또 누구야 대체, 문을 조금 열었더니 어떻게 집을 알고 온 건지, 덜덜 떨고 있는 장동우, 가 보인다.
꼭, 날 쳐다보는데, 강아지 같다. 비 쫄딱 맞은 강아지,
하지만, 안 돼.
일부러 단호하게 문을 닫았는데도 갈 데가 없는지 몇 번 더 벨을 눌러보다, 조용해진다.
샤워를 하고 나와도 잠잠한 초인종.
아니, 뭘 기대한 거야, 또 사라질 텐데…….
그런데, 왜 거기 갑자기 나타난 거지, 비도 오는데....어떻게?
순간, 바보 같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조심스레, 살짝 현관문을 열어 밖을 보니, 아무도 없다.
".....으응……."
아깜짝이야, 문 바로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그.
입 돌아가 보려고 여기서 퍼질러 자나.
깨워서 쫓아 보내려고 어깨를 잡아 흔드는데, 아무리 건드려봐도 미동조차 없다.
열도 좀 있는 것 같고.......
........아냐, 이호원,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데, 하루쯤 재워준다고 또다시 기대게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데,
그렇다고 여기 두고 들어갈 수도 없는 거고…….
결국, 들어 눕혔다. 내 침대에 처음 누워보는 타인이 민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이성열이나 명수도 아니고,
이,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니.
어쨌든 비에 젖은 옷까지 대충 갈아입혔다.
사람하나를 들어 옮겨 옷까지 갈아입히느라고 땀범벅이 되어서 다시 샤워를 하고나왔다,
나는 쇼파에서 자야하나....싶어 들어가 보니 옷 갈아입혀 준지도 별로 안됐는데, 열이 많이 나는지 또 식은땀 범벅이다.
온갖 서랍을 뒤지고 뒤져서 겨우겨우 해열제를 찾아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옆 테이블에 물잔을 올려놓고 약을 먹이려 깨워 앉히니 열때문인지 잠꼬대인지 뭐라뭐라 웅얼거린다.
애써 겨우겨우 약을 먹여 다시 눕히고, 이마에 손을 짚어보는데,
깜빡깜빡, 감고 있던 눈을 조금 뜬다.
그리고 이마에 얹힌 내 손을 끌어다가 잡고는 다시 눈을 감는다.
"시원해애……."
아무래도, 집안으로 끌고 들어온 건, 잘못된 선택 같다.
/
예전 그러니까, 약 4년전의 그는 참 어른스러웠다
거의 아빠, 엄마만큼이나 믿고 따랐었지.
그래서 여기 살게해달라는 뜬금없는 요구도 들어준거고,
그든, 그를 닮은 사람이든 , 내 마음은 어쩔수없는거다.
근데 이게, 알고보니까 사실 강아지다. 딱 강아지.
아침일찍 일어나 꼬리 살랑살랑하며 배웅, 때 되면 산책가자고 내 팔을 붙들고 낑낑,
야식먹다가 그릇을 깨질않나, 다림질한답시고 설치다가 옷을 태워먹지를 않나, 꼭 지같은 사고만 치고,
내가 짜증내고 대꾸도 안하는데도 나에게 달라붙어 부비적 대는 게, 딱 강아지다.
이건 뭐,내가 대형견 하나 키우자고 데려온 것도 아니고, 아니 차라리 강아지면 말이라도 잘 듣지.
얘는 강아지가 고양이과인지 지멋대로 집을 나갔다가, 지멋대로 돌아오고....
꼭 비오는날 나가가지고 신경쓰고 있으면 무슨 일 있었냐는 표정으로 집에 들어오고,
도대체 뭐냔말이야.........
민지를 소개시켜줬을 때, 그날 유독 기분이 안 좋았는지, 왠지 풀이죽어있어서 괜히 더 괴롭히고 싶었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웬 건지 남우현, 그 새끼의 앨범을 어디서 주워와서는 흥얼거리고 있는 게 왠지 더 배알 꼴렸다.
결국, 그날 역시 또 자기 멋대로 나가버리고..
"안 오네"
"뭐 찾으러간다면서- 아직 못 찾았나보지, 근데 이거 진짜 예쁘다, 그치- 어떻게 만든 거지?"
"어-예쁘네,"
팔찌를 건네주던 눈이, 내 왼 손목으로 향해있어 내가 목적을 눈치 챈 게 문제지.
왜, 대체 왜 자꾸 꼭 나를 위해 사는척해.
"뭘 그렇게 생각해- 근데 동우......? 맞나? 좀 귀여운 것 같아, 흐흥"
"그게 어디가 귀여워,"
"왜-되게 귀엽던데, 질투해?니가?질투?"
"아니거든 그런 거- 니가 더 귀여워,"
가벼운 실팔찌 하나에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그는 내 예상을 깨고, 다시 돌아왔다.
늘 그랬듯이, 잠이 안와 천장만 쳐다보다 물을 마시러나오니 내 마음은 생각도 못하고 그냥 냅다 퍼질러 자고 있는 장동우.
이불을 다시 덮어주는데 뭘 하다 그런 건지 무릎을 아주 처참하게 갈아먹었다.
지가 그랬는데 뭐,
....결국 후시딘을 찾아 바른다.
내가 이제 어린나이에 웬 육아야…….
밴드까지 큼지막한 걸로 발라주고, 방에 들어오는데, 정면에 꽂힌 일기장이 보인다.
음....그래도 예전엔 일기 꼼꼼히 썼었는데,
중1때 일기가.....여기쯤인가.
대충 어림잡아 노트를 한권 꺼내는데, 무슨 종이 쪼가리가 팔랑팔랑 떨어진다.
누렇게 변색된 연습장 한 장.
이건 뭔데 여기 있어,
반대편에 검은 볼펜으로 글씨가 또박또박, 적혀있다.
마구 적혀있는 낙서 중에 알아볼 수 있는 글자는 처음부터 약 반쯤까지..그 밑에는 뭔지 모를 그림과 낙서로 가득 차있다.
내 글씨는 아닌데…….
또 머리는 상상력으로 쓸데없는 망상을 펼치고, 말도 안 돼.
다시 종이를 노트를 사이에 끼워 넣었다.
/
그런데 이상한 건, 어느 날부터인지 죽을 생각을 할 틈이 줄어들었다.
나가서죽자니 어딜 가든 웃으면서 쫄랑쫄랑 쫓아다니고, 나갔다 집에 오면 문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한, 기쁜 표정으로 반기고,
이게 토낀지 고양인지 강아진지, 이제 좀 헷갈린다.
아무튼, 아무생각없는, 멍한 상태로 커터 칼을 꺼내들고 손목으로 향하면, 새침하게, 왠지 모르게 조금 울적한 표정으로 건네줬던 실 팔찌가 보여서 그만둔다.
이제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한 손목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나답지 않게, 기분이 말랑말랑 해진다고 해야 하나.
"너, 언제까지 이럴 거야, 응? 나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너 알아서 소독하고 밴드 붙여, 할 줄 알지? 아무튼, 너는-"
어쩌다가 나를 발견해 끌고 내려온 보건선생님이 나를 한대 쥐어박고는 나가시고,
나는 또 바보같이 오른쪽손목에 과산화수소수를 붓고, 후시딘을 바르고, 밴드를 붙인다.
그래도 이번에는 가능성 있는 것 같았는데.
음......그, 강아지, 장동우가 학교에도 있으면 좋을 텐데,
손간 우리학교 교복을 입은 녀석이 상상돼서, 픽, 웃었다.
"왜,니 손목 너덜너덜한 거 보니까 기분이 막 좋냐? 너 변태야? 아이고-이 꼴통아, 니 친구들은 대체 뭐하냐? 니 손 안 묶어놓고."
/
진짜 이상한일이 일어났다.
늘 그렇듯이 옆에 와 쫑알거리는 이성열을 무시하고 딱 잠이 들려는데, 누가 날 흔든다.
고개를 드니 담임선생님, 웬일로 반까지 오셨대..
"혹시 동우, 니네 집에 사니?"
"네? 동우....장동우요?"
"응, 주소지가 너희 집으로 되어있던데...아니야?"
"아뇨, 맞는데...그건 왜……."
"학기 지나서 전입생으로 처리됐는데 학교를 안 나와 가지고-"
"전입생이요? 전입? 장동우요?"
"그래, 그렇다니까, 어쨌든 그러면 호원이 니가 잘 설득해서 내일 꼭 데려오도록!"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오니 자고 있는 건지 조용한 집안.
아직 열시도 안됐는데 벌써 자냐.
아, 아무튼 침실책장으로가 공책사이를 뒤져 색이바랜 연습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1012년, 12년 전.
스물여섯, 여기는 열넷.
왜 하필 12년 전일까.
만약진짜 반지 때문이라면 내가 쓴 소원은 여기로 오게 된 거 한번,
의도치 않게 호원이의 사촌형이 되면서 한번,
이제까지 두개.
근데 또 왜 꼭 세 가지야.
막 다섯개,열개씩 들어주면 좀 좋냐.
비교적 또박또박하게 쓰인 글씨.
12년, 열넷, 반지, 세 번…….
오른손의 반지가 보이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이 현실로 믿겨지기 시작했다.
'손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그건 뭐야?'
'아, 이거?'
'어, 별로 예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불편하게시리..'
'어어?!!!!완전 예쁘거든? 완전 멋있고, 어? 그리고 이거는 무려 소원 들어주는 반지거든?!!!!'
어렴풋이 반지를 언급했던 것 같은 기억도 떠오르고…….
세 번, 이미 두 번 쓴 것 같으니 남은 건, 한번.
가슴이 괜스레 쿵쿵쿵,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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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금요일업데이트~ㅎㅎㅎㅎ
호원이번외를 들고왔어요 그냥 확!깔끔하게!
2. 이걸 읽으니 그래도 이해가 되시나요 내용이?...ㅠㅠㅠ...
리턴투더퓨처의 핵심은 소원이져...소원.....소녀시대팬클럽말구요......
중간에 어중간한 학원물이 전개되더라도 끝까지 '소원' 과 '반지'라는 키워드는 놓지않고 가셔야합니다!!ㅠㅠㅠㅠ..
3. 번외는 중간에 순서도바꿨다가 첨가도 했다가 지워봤다가 한다고 시간을 엄청날렸네요...ㅠㅠ..
덕분에 12편은 아직 되게 조금밖에 못썼다는....ㅠㅠ...
열심히 수정해서 이번주,혹은 다음주에 올리도록할게요..ㅎㅎ..다음주에 올릴가능성이 많으니 기대는ㄴㄴ....사랑해요....S2
4. 그렇다고 11편내용 까먹으시면 안됩니다!!!!제발~
5. 그리고 중간에 열종을 넣어볼까....고려하고있는데 어떠신가요? ^0^
6. 이건 호원이의 이야기니까 다른 음악을 넣어보고싶었어요ㅎㅎ브금괜찮으신가요...
7.곧 휴가철이네요 아직 리턴안에서는 초봄이지만~ㅎㅎㅎㅎㅎ휴가 재밌게다녀오세요!
그럼 주말,즐거운 중복되세요 물결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