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어색하다.
조수석에 타서는 서로 아무말도없이 그냥 가만히 있는데. 차 안에 냄새가 너무 좋아서 킁카킁카 하는데 부장님과 눈이 마주친다.
마침 또 신호가 걸려서 더 어색한데.. 냄새를 맡던 나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아니 냄새가 싫어서가 아니라. 잘생긴 사람한테 좋은 냄새 나는 게 불공평해서.
"…왜요? 홀애비 냄새 나요?"
"네????아니요???????????"
"농담이에요."
농담인데 하나도 안 웃기다. 너무 당황스럽게 하는 부장님에 식은땀이 다 났다.
"…아니 차 냄새가 너무 좋아서.. 계속 맡고 싶은 그런 냄새..하하."
뭐 디퓨저 냄새겠지만 부장님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있다.
살에서 냄새 나는 사람이 제일 부러운데.
"일은요."
"일..이요?"
"어때요."
"아, 다들 잘 챙겨주시기도 하고.. 너무 좋아요."
"……."
대답도 안 할 거면 왜 물어보신 걸까.
결국엔 나 혼자 얘기하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창밖이나 보고 있다.
근데 나이도 조금 있어보이고.. 결혼은 했을까 싶어서 슬쩍 손가락을 보면 아무것도 안 끼워져있기에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아냐아냐 있으면서 없는 척 하는 거일 수도 있지. 그냥 버스나 타고 간다고 할 걸 그랬나.되게 어색하네.
부장님은 나름대로 자기 팀 인턴이니까 챙겨주고 싶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는데. 나는 너무 불편하단 말이다.
지수는 공부를 하고 집에 늦게 와서 나랑 마주칠 수가 없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자고있는 지수를 봐야만 했고,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일찍 출발한다.
왜냐면 오늘은 걸어서 출근할 거거든. 무슨 진짜 운동하듯 파워워킹이나 하고 있었을까..
갑자기 후두둑- 하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우다다다 달려가 급한대로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다.
아, 앞머리 다 젖었어 ㄱ-.. 고데기..하.. 좌절하며 한숨이나 쉬고 있는데 내 앞으로 익숙한 차가 선다. 놀라서 그 차를 빤히 보고있으면
곧 창문이 열리고 부장님이 말한다.
"뭐해요, 비 맞은 강아지 꼴 하고."
비 맞은 강아지 꼴.. 빙고입니다. 아침부터 잘생긴 부장님 얼굴 봐서 좋긴한데요...
이렇게 또 부장님 차를 타게 될 줄은 몰랐단 말이지요.
"왜 거기 서있었어요. 집이랑 거리가 좀 멀지 않나."
"아, 운동 삼아서 걸어 가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괜히 슬쩍 봤는데 너무 잘생긴 사람이 음료수 마시는 게 또 너무 잘생겨서.. 놀래서 급히 다른 곳을 봤다.
쓸데없이 말을 걸고, 쓸데없이 말이 없다. 애인한텐 안 저러겠지.. 한 없이 말도 많고 잘 해주겠지?
그래... 같은 팀 인턴이 비 맞고 서있으니까 불쌍해서 차에 태워주는 것 부터 답 나왔어.. 스윗할 거야.
그런데.. 이렇게까지 조용할 건 없잖아. 미칠듯한 정적이 너무 싫었다.
"근데요.. 핸드폰.. 정말 괜찮으세요? 전 아무래도 너무 신경이 쓰여서.."
"괜찮다니까."
"…네."
그냥 나랑 대화가 하기 싫은가보다.
부장님과 함께 차에서 내려서 나 혼자 5층에서 내리면서 부장님께 인사를 하니, 부장님이 고갤 끄덕인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나는 숨을 헐떡이며 심장부근에 손을 댔다. 와 숨막혀 뒤지는 줄 알았어.
아니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조용하고 그래??
다들 출근을 하는 타이밍에 나는 잠깐 엄마랑 통화하려고 복도로 나왔다. 통화를 끝내고 막 들어가려는데 익숙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건다.
"어 뭐지? 왜 출근했지? 어떻게 출근했지. 짤린 거 아니였나."
"아아.. 진짜 왜 그러세요......."
"난 또 오면 자리가 싹~ 비워졌을 줄 알았는데. 출근 해서 놀랐잖어~"
"…진짜 너무하시네요. 김대리님은 좋겠네요 짤릴 위기 없어서요."
"그럼 그럼~"
"확.. 김대리님도..."
"확?????? 인턴 지금 이 악물은 거야??"
"…아니요??"
"넌 계약직. 난 정규직 ^^ "
"…ㅡㅡ."
"우리 인턴.. 째려볼 줄도 알아?"
"제가 언제요..!"
"지금~ 롸잇나우~"
"하.."
"웨~ 약오르냐~"
"네."
"그럼 너도 정규직 돼~"
"……."
"ㅋㅋㅋㅋㅋㅋㅋㅋ 뭐해 안 들어가고."
"잠깐 엄마랑 통화 좀 하느라구요.."
"고래~? 들어가즈아 인턴!"
"…네."
아침부터 참 밝은 사람이다. 어제부터 나만 보면 놀리고싶은지 얄미운 목소리로 능글 맞게 괴롭히는데 어우 약올라.
벌써 9시가 훌쩍 지났고, 분위기는 항상 삭막하다.
누구 하나 크게 말하는 사람이 없고, 무슨 야자 수업 같은 느낌이랄까.
"이걸 잘 모르겠는데.. 혹시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진짜 많이 고민하고 지대리님한테 물어봤는데. 카톡으로 누군가에게 카톡 답장을 보내주던 지대리님이 내게 말한다.
"이건 그냥 대충 해. 이거 잘한다고 해서 예쁘게 봐줄 사람 없어."
"아."
"아.. 는 반말."
"네. 죄송합니다."
진짜 예민한 사람. 장난 같으면서도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받아 칠 수가 없어. 아니 어떻게 다 이러지?
방금 막 법무팀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 온 박주임님이 이쪽으로 오길래 눈이 마주쳐서 허헛- 하고 웃어보이면, 박주임님도 따라 웃어보이며 내게 다가와 내 책상 위로 사탕을 올려놓는다.
"…어?"
"몰래 먹어."
"…아, 넵 감사합니다."
헤헷- 하고 웃으며 사탕을 손에 쥐고 있었을까. 시선이 따가워서 옆을 보면..
"……."
"드릴..까요.."
"ㅇㅇ 줘봐."
내가 살다살다 사탕 뺏기는 것도 회사가 처음이다.
저렇게 대놓고 쳐다보는데 어떻게 안 주냐고.
"인턴 오늘은 우리랑 같이 먹자, 점심. 아무래도 회사에 사람이 많아서.. 남자 직원들이랑 마시면 소문만 이상해져."
"…아, 네."
고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자동으로 일어나 이대리님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김대리님이 이대리님한테 말한다.
"어어~ 이대리님. 아니요, 아니요. 인턴은 아직 우리한테 배울 게 많고, 내가 할 말도 많아서 인턴 빼고 맛점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대리가 인턴한테 할 말이 많아? 무슨?"
"그건 사나이끼리의 비밀입니다."
"…허."
"인턴은 다음에 데려가세요. 오늘은 패쓰."
패쓰~ 제스처를 취하기에 나도 모르게 픽- 웃어버렸다.
이대리님이랑 밥 먹기 싫었는데.. 진짜.. 김대리님은 천사일까.
"회사 앞에 칼국수집 오픈했던데 칼국수 먹으러 갈까요?"
"야 사탕 맛있더라."
"네? 사탕 지대리님이 먹었어요??"
"ㅇㅇ."
"……."
"안 뺏었어, 얘가 줬어."
진짜냐는 듯 나를 바라보는 주임님에 나는 고갤 끄덕였다. 뭔가 아니라고 하면 지대리님이 하루종일 옆에서 쳐다볼 것만 같아서 ^^...
다같이 칼국수집에 와서 자리에 앉았을까.. 어제 있었던 얘기를 해도 될 것 같아서 '저기요오.'하자, 김대리님이 '네엥~' 하고 우쭈쭈 하듯 나를 본다.
나는 ㄱ- 이 표정으로 김대리님을 한 번 보고선 말한다.
"저 어제 부장님 차 타고 퇴근했어요. 근데 차에서 냄새가."
내 말에 입을 틀어막은 김대리님이 말한다.
"홀애비 냄새!?!?"
"어? 부장님도 홀애비 냄새 나냐고 농담 하셨었는데!!!"
"부장님도 농담을 치셔??????????"
"네. 그러던데.."
"이야.. 하긴 우리가 부장님이랑 대화 나누는 것도 회의가 전부구나. 부장님 차도 보검이 말고 아무도 안 타봤는데. 영광인 줄 알어 인턴."
"근데 부장님 너무 잘생겼어요."
"엉. 부장님 포함해서 우리 F4야."
"?"
"정색 하지 마."
"F4는 무..슨....흠..."
"인턴은 금잔디 해. 내가 특별히 구준표 해주지."
"엑 싫어요!"
"너무 싫어하면 내가 기분 나쁘잖아."
"죄송함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래서 그래서???"
"뭘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 부장님이 사귀재?"
"네에!?!?!?!?!?!!?!??"
"넝담 ㅋ."
우리 인턴 많이 모고~ 하면서 칼국수 위에 있는 파를 내 칼국수 위에 올려주기에 에에에? 하고 울상을 지으면 김대리님이 푸흡 웃는다.
아우 진짜아.. 김대리님 때문에 못 산다, 못 살아.
"어른이 돼서 파도 못 먹어요."
"마음과 얼굴만은 10대랍니당~"
"??"
"정색 하면 너 짜른다."
"짜르지도 못 하시잖아요."
"목 댕강이야, 너."
"와 무섭다."
"영혼 없이 무섭다고 하는 거 봐. 내가 인턴을 이렇게 키웠었나.. 어? 형 말 좀 해봐요."
"시끄러워씨."〈- 지대리님.
"매졍한 샤람."
ㅎㅎㅎ 하고 웃는 주임님과 눈이 마주치면, 주임님도 또 웃어준다.
나는 아직 다 먹지도 못 했는데 이분들은 다 먹고 입을 닦고 있길래 허겁지겁 먹으니, 주임님이 말한다.
"천천히 먹어. 기다려줄 거니까."
고갤 번쩍 들어보면 맞은편에 앉은 김대리님은 웃으며 고갤 끄덕이고 있고, 지대리님은 정색하고 날 보며 '뭐'한다. 아 무서워.
"근데 인사팀 부장님 안 계시니까 음악소리 안 들려서 요즘 너무 심심하지 않아요?"
"왜, 조용해서 좋구만."
"맞아.. 난 아모르파티 나올 때가 제일 좋더라.. 내적댄스 추고 그랬는데.."
"맞아여 맞아여 ㅎㅎ 내일은 무슨 노래가 나올까~ 하고 기대도 하고..ㅋㅋㅋ"〈 박주임님
"ㅡㅡ."〈 지대리님
"어.. 왜요? 막 옆 부서에선 클래식 음악도 틀어주고 그래요?"〈 나
"야씨 너는 아모르파티가 클래식이냐?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몰라?"〈 김대리님
"아니.. 설마했죠..알아요!! 근데 부장님이 왜요? 노래 틀어주세요?"
"아~ 네가 부장님 못 봤구나. 네가 왔을 땐 부장님 출장 가셨으니까.. 되게 다정하시고 착하신 분이야."
그 말에 모두가 고갤 끄덕 끄덕 하길래 나는 오오- 하고 김대리님이 말하는 거에 집중을 한다.
"막 그 인사팀 사무실은 너무너무 화목하고 시끄럽고 그런데. 꼭 우리 팀은 항상 누구 죽은 것 마냥 조요~ 하고 그렇잖어.
막 인사팀 부장님은 3시만 딱 돼면 댄스파티 가즈아~! 하고 노래 딱 튼다니까.
인사팀 부장님이 우리 부장님이셔야 됐는데 크으.. 아니야, 그래도 난 우리 부장님이 더 좋아 ^^."
"오 기대 돼요... 되게 좋으신 분 같아요. 얘기만 들어도..와아... 댄스타임... 회사에서도 그럴 수가 있구나........."
"그래도 고마우니까! 죄송하니까.. 커피라도 사드릴까 싶어서요."
"야아 그냥 나 사줘."〈 김대리님
"ㅎㅎ 그래애 갖다드려! 예의지."〈 박주임님
"나 먼저 간다."〈 지대리님
각자 성격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고 있는데 부장님은 어떤 걸 마실까 고민을 하게 됐다.
그냥 무난하게 아메리카노..? 콜드브루.. 그래 콜드브루...!!!!!!!!! 자꾸만 내게 엉겨 붙어서 나도 사줘어어~ 하는 김대리님 덕분에 나는 인상을 쓰고 대리님을 보았고
김대리님이 정색 하는 고양..? 하고 떨어지며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그럼 난 말한다.
"아뇨!! 제가 언제요...ㅠㅠ 죄송해요.."
부장님 찾아 삼만리다. 부장실에 없으시길래 그냥 놓고올까 하다가 얼굴 보고 드리는 게 맞다 생각하고 한참 돌아다니고 있었을까.
너무 찾기가 힘들어서 포기를 한다. 혼자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 옥상에서 커피 두잔이나 마시고 있어야겠다 하고.. 옥상에 왔을까.
"나도 결혼 못 한 마당에 남의 결혼식은 왜 가냐?"
나도 모르게 전화 내용을 들어버렸다. 친구랑 통화 하는 것 같았다. 결혼 안 하셨구나.........
아직 나를 못 본 것 같아서 쭈뼛쭈뼛 가까이 다가가 서성 거리면, 어느새 나를 본 부장님이 '다시 전화할게'하고 전화를 끊는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냐는 듯 나를 바라보기에, 나는 급히 커피를 건네주며 말한다.
"어제 데려다주신 것도 감사하구요, 핸드폰도 너무 죄송스러워서.. 커피 좀 사왔어요..! 정말 감사하고 죄송해요."
"진짜 미안한가보네.. 진짜 괜찮아요. 이럼 내가 부담스러운데."
"ㅎ..ㅓ... 부담스러우셨어요? 죄송해요 진짜.... 그럼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커피..."
"일단 잘 마실게요. 그리고 진짜 신경 안 써도 돼요. 전화 받는 거 외엔 핸드폰 볼 일도 없어서. 불편하지도 않고."
"…감사합니다."
"뭘 감사해요. 내가 괜찮다는데."
"그래도 ㅠㅠㅠㅠ 역시 잘생기신 분은 인심도 좋다고.. 다 부장님 얘기인 것 같아요."
"에..?"
"부장님 진짜 잘생기셨어요! 진짜 진짜.. 진짜........."
"아, 아니에요."
너무 경솔하시다. 진짜 자기가 잘생긴 걸 모르는 것 같았다.
"진짠데.. 정말 정말 연예인 같구요.. 전 처음에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어요. 너무 배우 같으셔서."
내 주접이 덕질 할 때 빼고 이렇게 튀어 나올 줄은 몰랐다.
"…너무 오버 하시는 것 같은데.아무튼.. 어제도 오늘도 가는 방향이 같아서 태워준거고,핸드폰은 정말정말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일부러 돈 써서 저 챙겨주지 않아도 돼요."
"네에.. 근데 어.. 보조개 있으시네요..!"
"아, 네."
"…오. 진짜 잘 어울리세요!"
"ㅎㅎ....감사합니다."
조금 당황하신 것 같았다. 기분 좋은 김에 더 주접 떨어봐????????
"진짜.. 아침에 안녕하세요 말고 잘생기셨어요.. 로 인사 해도 돼요?"
너무 오바였다.
"…아, 아니요. 그건 좀."
농담이었는데. 먹히지도 않고.. 난 선을 넘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 시끄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 부장~~~~~~~~~~~~~~~~~!!!!!!!!!!!!!!!"
"…그렇게 좀 부르지 말라니ㄲ.."
"그럼 평부장 ^^? 어 뭐야 누구? 처음 보는 얼굴인데."
"우리팀 인턴."
"오 인턴~~~~~~~~~~? 닉네임이 어떻게 돼요??????"
그 말에 나는 놀라서 네...? 하고 눈을 크게 떴고, 우리 김부장님께서 대신 '이름'하고 날 바라본다. 그럼 난 당황한 채로 말한다.
"이은우입니다..."
"레벨은??????????"
"레..벨......나..이요?"
"빙고."
"스물다섯살입니다......."
"오~ 파릇파릇. 내가 잡초 뽑듯이 인턴을 뺏어가도 될까? 평부장?"
"그냥 가.."
"인사팀으로 넘어올래 은우씨????"
넘어 올 거냐며 나를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서 바라보기에 나는 김부장님을 힐끔 보고선 하하하 웃어보였다.
살려주세요. 아니 잠깐.. 인사팀 부장님이시면.. 그 댄스타임....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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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 추천으로 넣게 된,, 하부장...잘 부타캐..
아마 담화?부터 태평부장님 분량 만하질커예요
그리고! 암호닉 받겠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