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언제 주무시게요?"
- 글쎄요. 은우씨 자면요.
"맨날 저 자면 잔대요."
- 그럼 은우씨는요.
"저는 부장님 주무시면요.."
- 그럼 자야겠다.
"아!..."
- 왜요? 자지 마요?
"5분만요.. 5분만 더 통화해요."
- 5분만?
"네!"
- 그래요.
목요일 까지는 부장님이 꽤 바빴다. 계속 현장에 나가 있던 부장님 덕분에 나는 부장님을 아침에 딱 한 번 볼 수 있었고.
전화는 총 세 번을 더 했다. 어제 밤에도 했고... 아주 뻔뻔하게 밤에 자려고 누울 때 부장님한테 전화를 하면 부장님이 전화를 받아줬거든.
오늘은 뭐라도 하고싶어서 계속 부장님한테 저녁이라도 먹자고 얘기할까 고민을 했다.
정말 타이밍 좋게.. 아침에 출근하며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했을까.. 익숙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이기에 총총 달려가 그 사람 옆에 서며 말한다.
"오늘도 뒷태부터 잘생기셨네요."
"일찍 출근했네요?"
"네! 요즘에 되게 빨리 출근하시니까. 저도 빨리 출근해서 부장님 보려구요. 잠은 잘 주무셨나요!"
"어제 누가 전화를 1시까지 안 끊어서. 늦게 잠 들었어요."
"누가 1시까지 안 끊어줬어요? 못됐다."
"뻔뻔하네요."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부장님이 먼저 엘레베이터를 탄다.
나도 따라 타서 부장님 옆에 섰고, 누군가 저 멀리서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오기에 급하게 닫힘 버튼을 누르면 부장님이 웃으며 내게 묻는다.
"뭐해요?"
"부장님이랑 단둘이 타고 싶어서요."
"……."
"아, 부장님 혹시 오늘 저랑 저녁 같이 먹을 생각 없으신가요!.."
"저녁이요?"
"네! 저녁이요.. 곱창 좋아하세요?"
"좋아해요."
"저는요??"
"귀여워요."
"안 넘어가시네요..."
"ㅋㅋㅋ."
"얼른 대답해주세요.. 저 이제 곧 내려요!.."
"생각 좀 해볼게요."
"네에???"
5층입니다- 엘레베이터 안내 소리에 시무룩해져서는 내리고선 뒤 돌아보자, 부장님이 나를 보고 웃는다.
대답도 안 해주고 저렇게 사람 설레게 웃으면 어쩐담...
사무실에 들어가려는데 커피를 마시며 사무실에 들거가는 이대리님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안녕하세요..하고 고개를 숙인다.
"은우씨 요즘 연애 한다면서?"
"네??"
"그렇다던데. 요즘 기분도 계속 좋아보이고~.. 분위기가 그렇다구."
"아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래? 하긴 회사 다니느라 바쁜데 무슨 연애야 그치?"
"하하."
"연애 해도 연애 한다고 말해봤자 골치 아프니까 그냥 없다구 해. 그게 편해."
"네에."
이대리님에게서 나는 진한 향수 냄새에 나는 괜히 내 옷 냄새를 맡는다. 귀찮아서 그냥 가끔 뿌리고 다니는데.. 나도 뿌리고 다닐까.
냄새 좋다... 향
"빨리요 빨리!!"
"아니 웨 빨리 먹으라는 거야.. 난 느긋하게 먹는 걸 즐기는 사람이야.."
"지대리님은 벌써 다 먹었잖아요!!!"
"지대리는 원래 우리중에서 제일 빨리 먹잖아아. 이 멍청아."
"멍청이라고 하지 마세요 ㅡ.,ㅡ"
"멍청아."
"하지 마요!"
"멍멍청아."
"……."
"……."
창욱은 이제는 저렇게 시끄러운 둘이 익숙한지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다. 아직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씹으며 계속 다투는 둘을 보던 창욱이 고개를 저었고
보검은 역시 오늘도 밥을 꾸역꾸역 빠르게 먹으며 셋을 번갈아보다가 마지막엔 은우를 본다. 뭘 하려고 밥을 빨리 먹으라는 거지.
밥을 빠르게 먹은 보검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나도 다 먹었어!"
"여봐요!! 주임님도 다 먹었잖아요!!! 김대리님도 빨리 다 먹어요!!!"〈은우
"즐~"〈 김대리
"유치하게 즐이 뭐예요 진짜 ㄱ-..?"〈 은우
"니 얼굴 안습~"〈 김대리
"하..."〈 은우
딱 봐도 남자들은 많이 오지 않는 화장품 가게에 온 3인방과 은우..
3인방이 당황해서는 가만히 서서 뻘쭘한 듯 주위를 둘러보자, 은우가 향수 쪽으로 가서는 셋에게 말한다.
"저 향수 살 건데! 냄새 좋은 거 추천 좀 해주세요!! 제가 하나씩 뿌려볼게요!!"
"이거 사려고 밥 빨리 먹으라고 했던 거냐."
"네!"
"당당하네."
"얼른요! 잠깐만요! 뿌려볼게요!!"
"ㅇㅇ."
의외로 창욱이 짜증내지도 않고 가만히 팔짱을 낀 채로 은우를 내려보자, 정현은 화장품 냄새에 어지럽다며 코를 막는다.
은우가 향수 하나를 시향지에 뿌려 맡아보라고 하자, 창욱이 먼저 맡아보고선 인상을 썼고.. 보검도 맡아보고선 고개를 젓는다.
정현도 맡아보더니 자기는 좋은데 왜 이상하냐며 둘을 번갈아본다.
"이건 어때요? 전 이 냄새 좋은데!!!"
"초딩이 엄마 향수 뿌리고 어른인 척 하는 것 같은데."
"ㅡ.ㅡ..."
"뭐."
"진짜요? 진짜 초딩이 어른인 척 하는 것 같아요?"
"ㅇㅇ."
"ㅠㅠ??????"
"뭐."
"이 향수가 제일 나은 것 같은데? 너랑 되게 잘 어울려."
"그래? 솔직히 나는 냄새가 다 섞여서 뭐가 뭔 냄샌지 모르겠는데."
웬 여자 한명과 잘생기고 키도 멀대처럼 큰 남자 세명이 들어오자, 이게 뭔 상황이냐며...
넋 놓고 바라보고 있던 직원 두명은 곧 은우가 '이거 하나 주세요!'하자 직원 한명에 '네!'하고 이 때다 싶어서 다가간다.
3인방 사이에 서서 향수를 꺼내주는 직원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심호흡을 한다.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카톡을 봤다.
이틀 전에 현장 갔다가 부장님이 나를 찾을 때 보냈던 카톡이 마지막이었고.. 나는 먼저 카톡을 보낸다.
- 생각은 해보셨어요?
보낸지 5분도 안 돼서 부장님에게 카톡이 왔다. 흐아.
[음 아직 안 해봤어요...^^]
- 왜요 ㅠㅠ! 저녁 먹어요!
[그래요 먹어요 저녁ㅋㅋ]
- 오! 그럼! 끝나고 사무실에서 기다릴게요!! ㅎㅎㅎㅎㅎㅎ
[네~~]
증말 카톡 보내는 말투도 너무 너무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아.
전형적인 아재 스타일 하... 진짜 어쩜 좋아 ㅠㅠㅠㅠㅠㅠ좋아서 온몸을 베베 꼬면, 지대리님이 옆에 앉아서 내게 말한다.
"오늘 컨셉은 오징어냐."
"저 그렇게 못생겼어요??....."
"아니..;;;"
"ㅠㅠㅠ????"
"누가 얼굴이 오징어래? 몸을 베베 꼬길래."
"아.. 다행..헤... 저 오늘 괜찮죠??"
"뭘."
"얼굴이요!"
"미쳤구나."
"왜요...!"
"일이나 해."
"맨날 할 말 없으면 일이나 하라 그러구.. 그 다음엔 무시하실 거죠?"
"……."
"여봐. 진짜 무시하지.."
치.. 하고 입술을 내밀면 지대리님이 나를 쳐다봤고.. 무서워서 바로 입술을 넣고서 화면을 보았다.
사무실에서 퇴근 하자마자 화장을 고치고 기다리는데 한 30분 지나고 나서야 부장님에게 전화가 온다.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받자,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 되게 빨리 받네요.
"핸드폰 보고 있었어요..!"
- 주차장으로 올래요?
"아, 네에! 갈게요!!
전화를 끊고서 엘레베이터를 탄 나는 거울을 확인한다. 헐 앞니에 틴트.. 식겁하며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마구 닦고선 문이 열리자마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온다. 시동 걸려져 있는 익숙한 차로 후다닥 달려가자, 차에 들어가지 않고 서서 차에 기대있던 부장님이 날 본다.
"뭘 그렇게 총총 달려와요?"
"부장님 기다릴까봐요!"
"넘어질라고."
"안 넘어져요 ㅎㅎ!!"
"뭐 먹고 싶어요? 곱창 먹으러 갈래요?"
"네!! 곱창!!! 아침에 제가 말한 거 안 잊으셨네요!"
"ㅎㅎ. 타요."
곱창 집으로 가고 있기는 한데.. 하도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다는 말이 많아서 나는 부장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완전 재미있는 영화 나왔다던데요.."
"그래요? 어떤 영환데요?"
"음.. 제목이 기억 안 나는데.. 아무튼! 재밌다고 했어요! 한국영화래요.. 요즘 영화 안 본지 오래 되긴 했는데..핳.."
"그럼 영화 보러 갈까요?"
"정말요!?!?!?!?!?!?!?!?!?!?!?!?!??!"
"보고 싶은 거 아니에요?"
"어.. 근데 부장님은 영화 보는 게 싫다면! 저도 싫어요.."
"저도 좋아요."
"정말요!?!?!?"
"네. 보러 가요. 영화를 보고 밥을 먹을까요?"
"네!! 다 좋아요! 다 다 다 좋아요! ㅎㅎㅎㅎㅎ."
영화관에 도착해서 표를 끊으려는데 표를 끊어주는 직원이 우리 부장님 얼굴을 보고 놀란 것 같았다.
입을 벌린 채로 부장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부장님은 내게 묻는다.
"자리는 어디가 좋아요?"
"어.. 저는.. 여기..! 여기 좋아요!"
일부러 둘만 앉을 수 있는 곳을 택했고, 부장님은 그 두 자리를 가리키며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주었다.
제가 낼게요! 하며 내가 카드를 꺼내도 부장님은 내 손목을 잡아 내리며 말한다.
"됐으니까. 밥 사요 , 됐죠."
"…제가 다 내고 싶었는데."
부장님이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다가 곧 직원에게 표를 받는다.
직원은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도 나를 보며 견제를 했다. 근데 직원도 꽤 예쁘다. 저렇게 생기면 무슨 느낌일까.
표를 받고서 뭐 먹을 거냐는 부장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영화관은 난리가 났다. 부장님을 보고 말이다.
키도 크고 잘생겼는데 누가 안 반하겠냐구요.. 진짜 새삼 느끼는 건데.. 부장님은 콧대가 예술이다.
여자들이 모두 다 부장님을 바라보기에 나도 부장님을 올려다보자,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왜요?"
"부장님 솔직히 말해보세요."
"뭘."
"부장님 잘생긴 거 너무너무 잘 알죠. 그래서 이 주변 시선들도 익숙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거죠."
"……."
"저보다 예쁜 사람들이 부장님 잘생겨서 쳐다보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확 저분들하고 연애 하고싶죠.."
"그랬음 좋겠어요?"
"아니요!?"
"난 예쁜 여자 싫던데."
"그럼요!"
"귀여운 게 좋더라구요."
"…아? 그럼 혹시 막 삐삐 머리 하고 그런 거 좋아하세요!? 네?"
"그건 좀.."
"핳.. 그렇죠??"
주문하시겠어요? 직원의 말에 부장님이 직원을 바라보았고.. 직원은 또 얼굴이 빨개진다.
하긴 부장님 피지컬이 장난 아니긴 한데... 진짜 뭔가 뿌듯하면서도 불안하다니까. 부장님 좋아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거니까.
이렇게 잘난 사람이 내 맞장구나 맞춰주고 정말 신기하기도 하구....
영화를 보면서 웃긴 장면들만 나왔는데 나는 대놓고 수작을 부렸다.
"무섭따아..."
하며 부장님의 팔을 꽉 잡고 기대면, 부장님이 푸흡-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아예 부장님 집에 차를 주차하고서 집 앞에 있는 곱창집에 도착했다.
술도 마시면서 부장님과 얘기하는데 부장님은 갑자기 혼자 푸흡- 웃더니 내게 말했다.
"무서운 걸 못 보시나봐요."
"아, 네에..ㅠㅠ"
"개그콘서트 보면 무서워서 심장마비 오고 그래요?'
"네.. 저 그때 개콘 보러 갔다가 응급실 실려갔어요!"
"ㅋㅋㅋㅋ진짜."
"근데 부장님 술 왜 이렇게 잘 마시는 거예요? 괜찮아요?"
"잘 못 마셔요. 괜찮고.."
"두병 마셨는데도 멀쩡하신 거면 진짜아.."
"은우씨는 또 언제 취해요."
"또..요..? 아, 그 때는요...."
"그 때가..진짜."
"네?"
"아니요. 아무것도."
"뭐예요오... 아, 부장님! 그 때 제가 알려준 술게임은 안 까먹었죠!!"
"그럼요."
"음.. 그럼 이응이응!"
이응이응- 하고서 엄지 척을 하고선 허공에 보이면, 부장님이 내 엄지손가락을 감싸 쥐며 말한다.
"은우."
(여주 이름이 은우 소근소근..)
"아 부장니이임.....진짜.....ㅠㅠㅠㅠㅠㅠ 다시 한 번더요!! 더!! 이응이응이응!!!"
내 말에 부장님이 손을 떼고선 어이없다는 듯 픽- 웃는다.
"…그만할래요."
"ㅠㅠㅠ왜요오.."
"ㅋㅋㅋ."
"그럼 부장님 부장님!"
"응?"
"지금 부장님이 저한테 넘어 온 걸 퍼센트로 말해주세요!"
똘망똘망한 눈으로 부장님을 보고 용기내서 말했더니, 부장님이 또 픽 - 웃으며 말한다.
"알려주면 재미 없지않나."
"저는 재미 없는 거 좋아하는데요!!"
"난 별로."
"치..."
"오늘은 안 취할 거예요?"
"네!!! 쪽팔려서 안 돼요!"
"왜, 난 또 보고싶은데."
"제 취한 모습이요??"
"응."
"아, 그럼 마시겠습니다아!!"
장난으로 소주병을 들고 마시려고 하자, 부장님이 아니라며 내 손을 잡아 막는다.
그렇게 또 술을 조금씩 마시며 별 시덥지 않은 얘기를 하는 게 좋았다. 정말 조금은 편해진 느낌이 들어서?
"아빠가 계속 사업 할 생각 없냐구.. 사업을 할 건데 도와달라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에요.."
"회사 다니는 것 보다 가족 사업이 낫지 않나. 그래도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저 가도 괜찮아요? 그럼 저 못보는데... 저도 부장님 못 보고.."
"뭐 아버지가 다른 나라에 계셔요?"
"아니요 ㅡ.ㅡ?!"
"그럼 뭐가 문제지. 보러 오면 되잖아."
"와아!... 진짜 훅 들어오지 마세요......!"
날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부장님이랑 나는 정확하게 썸이란 걸 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부장님도 날 싫어하는 게 자존감 낮은 나한테도 보였으니까.
가끔은 잘난 부장님이 나를 왜? 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한 번쯤은 내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부장님이 우산을 챙겼는데. 챙기길 잘 했다.
우산을 펼치고 부장님이 하늘을 보며 말한다.
"더 올 것 같은데. 얼른 가죠."
"네에!"
"붙어요."
"네???"
"그렇게 떨어져서 가면 나 어깨 젖는데."
"앗..네에...."
"왜 갑자기 부끄러워하지."
부장님이랑 같이 우산을 쓰고 걸을 거라고 누가 상상을 해봤을까.
나는 정말 오늘 죽어도 여한 없다. 진짜 진짜 진짜.... 그리고 나는 집에 왔고.
부장님은 나를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셨다. 씻고나서 눕자마자 부장님 생각나서 전화를 걸면, 부장님이 조용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어.. 설마 주무셨어요?'
- 아니요. 잠이 와서 누워있었어요.
"아아.. 그럼 얼른 주무셔야겠네요!!"
- …응.
"아! 잠드시기 전에!! 부장님 오늘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부장님두요?"
- ㅋㅋㅋ..
"왜 웃으세요오....진짜 저는 너무 재밌었는데... 부장님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구.."
- 몇퍼센트나 좋아하는데.
"음.. 지금 99퍼센트요!.."
- 1퍼센트는 어떻게 하면 채울 수 있지.
"으음.. 으으으음! 부장님이 저를 좋아하게 되면요? ㅎㅎ."
- ㅎㅎ..
"많이 졸리세요?"
- 재밌는 얘기 좀 해줄래요?
"재밌는 얘기요?? 어.. 음... 어어어.. 무슨 일이 있었지이.. 아아아! 있어요 ㅎㅎㅎ 저 고3 때요!..."
- 응.
"남녀공학이었는데 저희 과엔 여자가 10명이었고, 남자는 20명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되게 반 애들끼리 다 친했었거든요.
근데 내 옆에 앉았던 친구가 여자애인데요! 갑자기 수업시간에 저보고 교과서에 뭘 적어서 보여주더라구요?
방귀 나올 것 같다길래 조용한 방귀면 뀌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부와아아아앜!!! 소리가 났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반 애들 다 웃고, 쌤도 웃고.. 너무 웃겨서 수업에 집중도 못 하고 그래서 쌤이 그냥 수업도 포기 하시고 그랬어요.."
-…….
"이것도 고3 때 얘기인데요! 저희들끼리 실습을 간 적이 있어요. 1박 2일로.. 밤에 시간 남을 때 우리 반에서 제일 웃겼던 친구가 여장을 했는데요.
우리 반에서 거짓말 하나도 안 하고 제일 예쁜 거예요 ㅎㅎㅎㅎ아 이건 별로 안 웃기다...음.. 이건 고3 겨울 때예요!
남자 여자 애들 무리 지어서 같이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계단이 있었거든요? 미끄러운 줄도 모르고 제가 먼저 내려가다가 진짜 계단에서 쿵쿵쿵 하고 넘어져서! 애들이 다 웃었었어요.
근데 웃던 애들이 그걸 넘어지냐고 허세 부리면서 내려오다가 5명 다 넘어졌어요 ㅋㅋㅋ."
- …….
"…자요?"
- …….
"부장님 술 되게 많이 마시더니.. 주사가 자는 건가아.."
- …….
"잘 자요!.."
주말 동안은 전화만 세 번 정도 했고, 월요일에 되었다. 근데 자꾸만 몸이 뜨겁고 기침이 나서 너무 힘들었는데.
부장님도 보고 싶고.. 김대리님, 지대리님, 박주임님도 보고 싶어서 무거운 몸을 끌고 사무실에 오긴 했는데..
누군가와 부딪혔고.. 그 사람이 들고있던 물건이 내 옆으로 떨어졌다.
"야… 괜찮아?"
지대리님이었다. 지대리님이 물건을 옆으로 치우고선 안 아프냐고 묻기에, 나는 어.. 네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를 꾸벅- 했다.
"제 발 위로 안 떨어졌어요.. 걱정 마세요..!"
"…그럼 다행이고."
먼저 사무실에 들어가서 책상에 앉았는데 김대리님이 하이- 하고 손을 흔들며 자리에 앉는다.
주임님도 자연스레 내 책상 위로 율무차를 올려놓고서 자리로 향한다.
아 머리 어지러워.. 율무차 한모금 마시고선 멍을 때리는데 갑자기 내 옆에 온 지대리님이 서서 내게 말한다.
"너 어디 아프냐?"
"네? 아.. 그냥 머리가 조금 어지러운데."
내 이마에 손을 대 본 지대리님이 갑자기 인상을 쓴 채로 내게 짜증 아닌 화를 냈다.
"야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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