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어제까지만 해도 오해였다. 근데 지금은 좀 많이 달라졌다.
오해가 아니라 조금은 확신이 든다. 내가 얘기했던 걸 흘려듣지않고 기억해주고선 해외출장을 갔다와 선물을 사온다는 게 웬말인가.
선물을 받고나서 또 부장님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웃고 있었다.
"왜요?"
내가 계속 히죽히죽 웃고있으니 왜 웃냐고 묻는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선물 받아서 좋아서요!"
"아.. 별 거 아닌데 정말."
"별 거 아니라도 그래도 저 생각해서 사온 거잖아요!"
"열어보고 실망이나 하지 마요."
"실망 안 해요! 아, 너무 너무 고마워서 그러는데 제가 밥 살게요!"
"은우씨는 미안해도 밥 사고, 고마워도 밥 사고.. "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해서... 밥 별로예요? 아니면 다른 거..?"
"술도 괜찮고."
"술이요!?!??!?????"
"농담이에요."
농담이라니.. 그러지 마요... 놀랐지만 그래도 나름 좋았는데.
"술...도 괜찮은데."
"술 좋아하는 것 같던데. 워크샵 때 보니까."
"으음... 술을 좋아한다기 보단.. 사람이 좋아서 술 마시는 거예요. 그럼 술!?"
"그래요. 술 좋네요."
"언제 마실까요? 언제가 편하세요!?"
"금요일 괜찮아요? 그 때 약속 없으면."
"네! 전 좋아요!"
"그래요. 끝나면 잠깐 사무실에서 기다려요."
"네!!기대 돼요. 아아아아."
"ㅋㅋㅋ."
"오늘도 잘생기셨네요"
"좋은 일 있어요? 되게 기분 좋아보이네."
"네! 앞으로도 계속 좋을 예정이에요!"
"ㅎㅎ 왜 기분이 좋지?"
"ㅎㅎㅎㅎ 부장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지금 10신데 뭔 점심이야."< 하부장님
"네!!?!??!?!"
"농담이야. 맛점 인턴~^^" <하부장님
나랑 부장님이 하부장님을 똑같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면, 부장님이 고개를 젓더니 곧 내게 작게 웃어주고선 하부장님을 따라간다.
사무실에서 나오는 김대리님 지대리님 박주임님에 신나서
"점심 뭐 먹어요 저희!?"
하면 갑자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난 소고기덮밥 ^^."
"은우 누나 오늘 우리랑 같은 식당 가자. 소고기덮밥 짱 맛있다던데."
"홍보팀 인턴씨가 워크샵에서 그렇게 막춤 추면서 토를 했다던데? 아, 워크샵 갈 수 있었는데.. 맹장이 터져버려서 어휴."
"네!?!??!??!?!?!"
"내가 말한 거 아닌뒙."
"…윤대리님이 말하셨구나 ㄱ-..."
"^^그런 의미로 우리랑 같이 밥 먹자."< 윤대리님
"우리랑 같이 밥 먹으면 트름, 방귀는 기본이고, 윤대리 쩝쩝소리 추가."
"어...누...ㄱ...ㅜ..세요..?"
"?"
"아!!!!김우빈 대리님...!? 죄송해요 머리 내리셔서 못 알아봤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인턴이 쌍으로 미쳤구나."
재욱이도 못 알아봤었는지 헷- 하고 웃길래 같이 헷-하고 웃으면 우리우리 김대리님이 내쪽으로 와서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선 말한다.
"우리 인턴을 어딜 데려가려고? 우리 거야."
"점심값 오만원으로 셋이서 먹을 수 있지?"< 김선호 팀장
"넹><"< 김대리님
오만원에 날 파는 김대리님에 아아 정말.. 하고 한숨을 내쉬자 김대리님이 농담이라며 내 등을 팍! 친다.
"……."
박주임님이랑 눈이 마주쳤고, 박주임님은 날 보고 웃고 있었다.
괜히 뻘쭘하기도 하고 그래서 핳.. 하고 같이 웃으면서 박주임님을 보면 가자며 앞장서서 걷는다.
그리고 이미 지대리님인 엘레베이터 버튼 누르고 기다리고 있다 ^^..
나도 박주임님 따라 가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옆에 섰고, 놀라서 옆을 보면..
"은우야 우리 떡볶이 먹고 마카롱 먹으러 갈래?"
"헐 좋아요!!!"
바로 좋다며 보아언니를 쪼르르 따라가는 나를 보고 김대리님은 저 배신자..! 하고 이를 악물었다.
"언니는.. 맛집천재인가요... 저번주에 갔던 스파게티 집도 맛있었는데.. 떡볶이 하.."
"맛있지??"
"완전이요!"
"많이 먹어."
"네엡.."
언니는 나보다 더 잘 먹는다. 근데도 어쨰 그렇게 살이 안 쪄요? 내 말에 언니는 타고 났다고 한다.
쩌업.. 언니랑 떡볶이를 다 먹어 치우고 마카롱 집에 가서 커피를 같이 마시며 먹는데 언니가 내게 말한다.
"너 근데 진짜 김태평 부장님이랑 아무것도 없어?"
"네???????"
너무 갑자기 물어보는 언니에 놀래서 멍하니 언니를 보니, 언니가 내게 말한다.
"아니. 어제 둘이 같이 차타고 퇴근 하길래. 나 놓고간 거 있어서 잠깐 회사 들렀었거든."
"…아."
"둘이 막 웃으면서 대화까지 하길래 난 또."
뭔가 찔려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언니를 보고 있었더니 언니가 턱을 괸 채로 나를 보며 말한다.
"뭐야? 사귀는 거야??"
"아니.."
"헐 진짜????????????"
"아뇨! 사귀는 거 아니구.. 정확하게 부장님도 절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제가 혼자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어.. 내가 봐도 둘이 사귀 줄 알았으면 답 나온 거 아닌가? 부장님도 너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닐까.
원래 웃지도 않는 분께서 너랑 얘기만 하면 웃어주고.. 와 근데 진짜 서로 마음 있는 거면 소름이다.. 부장님이 연하를... 근데 잘 어울려."
"진짜요?"
"응. 진짜."
언니랑 얘기를 하다보니 여태 있었던 일들을 다 얘기 하게 되었다.
그럼 언니는 내 말을 다 듣고나서 말한다.
"왜 안 사귀는 거지? 그냥 확 고백해. 이건 빼박인데."
"그쵸!!!"
"내가 보기에도 서로 마음 있구만. 근데 너무 스릴있다. 부장님과 인턴의 연애라니...크으.."
"아직..은.. 아니구!.. 잘 몰라요.. "
"모르긴 뭘 몰라. 썸은 길면 안 좋다. 부장님같은 곧 마흔인 어른들은 더 더 더 싫어해. 확 고백하자."
"……"
"아 근데 대박인데? 부장님이 은우를."
"진짜 아직 아니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직 아니에요?'아직'? ㅋㅋㅋㅋ."
"언니..ㅠㅠㅠ 흡 왜 다들 놀리시지..."
"왜 또 누가 놀려? 3인방?"
"네...진짜 맨~날 놀려요. 특히 김대리님이요."
"김대리님?"
"네. 맨날 뭐 쳐다보면 부정 탄다고~ 보지 말라고~~"
"…그래도 그게 매력아닌가?"
매력 아닌가.. 하고 작게 웃길래 나도 장난으로 몰아가기를 하려고 준비를 한다.
"매력이요? 김대리님이 매력~? 어어어~ 언니 설마~?"
"김대리님 여자친구 없지?"
"없긴 한데..왜요................??????????????????????"
"그냥 궁금해서."
"설마!?!?!?!?!?"
"왜. 나 김대리님 좋아한지 좀 됐는데."
"네에에에에에에에에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아니 왜요? 왜 김대리님을 왜!?!?!?!?!"
"왜 ㅋㅋㅋㅋ 김대리님 진짜 매력있고, 친절하셔."
"…아니 왜 언니가 김대리님을.."
난 나름 충격 먹은 건데. 언니는 날 보고 웃기 바쁘다. 김대리님이랑 언니는 뭔가 조합이..... 근데 왜 언니가 김대리님을?????
"거짓말 ㅡㅡ."
"좋을대로 생각하세용 은우님."
"진짜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날 속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 이은우 우리 버리고 조주임이랑 같이 밥 먹고 오니까 좋냐? 좋은가보다? 막 웃으면서 들어오네?"
"ㅡ.ㅡ"
"어쭈 쨰려봐."
째려보냐며 내 이마에 딱밤을 떄리는 김대리님에 아아 진짜요!! 하면 김대리님이 뭐요~ 하고 에베베한다.
근데.. 내 옆에 있던 언니는 어느새 김대리님한테 작게 눈인사만 하고 자리를 피하는 걸 보고 난 느꼈다.
왠지 모르게 김대리님이 옆에 있으면 자리를 피하던 언니를 왜 몰라봤을까.........
갑자기 언니가 김대리님 좋아하는 게 화나서 아쒸!! 하고 김대리님을 쳐다봤더니 김대리님이 놀래서 나를 본다.
"미친 거야???"
"아니 저한테만 이렇게 얄미워요 원래?????????"
"뭐래 진짜 응애가."
"뭔 또 응애예요. 저 스물다섯이에요."
"나 서른하나야."
"차암나."
"이 좌식이ㅋ..아니 기분 좋아서 날아갈 것 같더니 왜 이렇게 또 저기압이야??? 진짜 난 너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너 무슨 연애하냐?"
"네에???"
끝나고 지대리님이 나를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다.
뭐 직접 데려다준다고 한 게 아니고... 김대리님이 지대리님한테 압박을 했달까.
근데 갑자기 연애 하냐고 묻는 지대리님 때문에 놀래서 지대리님을 쳐다봤더니, 나를 힐끔 본 지대리님이 앞을 보며 말한다.
"오늘 더럽게 기분 좋아보여서."
"아뇨. 연애 안 하는데.."
"확인."
"왜요... 왜 하긴이에요..."
"확인이라고."
"알겠어요... 잘못 들을 수도 있죠.. 왜 화내요.."
"내가 화냈어?"
"매일 화내시잖아요. 쳐다보면 뭘봐- 이러시고. 맨~날."
"그럼 쳐다보지를 마."
"아 그런 간단한 방법이??"
"박보검은 별로냐?"
"네?"
"박보검 같은 얼굴."
"박주임님은 너무 잘생기셨고 착하죠!!!!!!!!!! 진짜 너무너무 착하시죠. 내 친구 소개시켜주고 싶어."
"ㅇㅇ."
"왜요??"
"그냥. 잘생겼잖아. 내가 봐도 잘생겼어."
지대리님은 뭐 워낙 매일 차가우시고 엉뚱하시니까.... 이젠 익숙하지...
그러다가도 부장님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아, 금요일까지 어떻게 버티지...
"미쳤네 너 설마 자려고????????"
"앗,응... 공부 하려면 불 켜도 돼!!!"
"아니 왜 벌써 누웠어 이은우?"
"나 일찍 자려구."
"왜...?"
"빨리 금요일이 와야 부장님이랑 술을 마쉬쥐~~"
"와 진짜...."
금요일이 빨리 오길 바라며 9시에 자려고 불 끈 건 처음이다.
그런 날 보고 지수는 미쳤다고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부장님이랑 단둘이 보려면.
금요일이 되어서 나보고 미쳤다고 한다.
김대리님이 이제 무섭다며... 팔뚝을 매만졌고, 나는 왜요옹- 하고 콧소리를 냈다가 김대리님이 헛소리를 한다.
"너 혹시 쌍둥이야?저번주엔 이은우가 출근하고.. 이번주는 뭐 언니가 출근하나? 이렇게 다를 수가 있어?"
"그래도 밝아서 이게 더 보기 좋지 않아요? ㅎㅎ"< 박주임님
박주임님이 내 편을 들어주었고, 오히려 편을 들어주자마자 김대리님이랑 지대리님이 정색하고 박주임님을 보자.. 박주임님이 눈치를 본다.
"…왜요?"
"그러니까 왜 그렇게 보세요... 무시해요 무시!"
"그래 무시!"
"무시!!"
"지랄들을 해라."
흥 흥 흥
아 그래도 기분 좋아. 끝나고 볼 수 있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시계만 보는 나를 보고 지대리님은 나를 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왜요오.. 내 말에 지대리님은 이젠 대답도 않고 고개를 젓는다.
내가 아침부터 계속 시계를 보고 있었더니 미친놈 같았나보다...
6시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퇴근을 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우리 자리로 온 김대리님과 박주임님이 말한다.
"가자. 오늘은 박주임이 태워준대. 귀찮아서 차 안 갖고왔거든."
"태워줄게."
"어..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세요!..."
"뭐야 친구 있는 척 쩌네 -_-^"< 김대리님
"있어요 친구 ㅡ.ㅡ..."
"있에에에 췐궤~~"
"아오!!!"
"가자 그럼 박쥠~"
지대리님도 나한테 인사 한 번 없이 사무실에서 나갔고.. 나는 혼자 사무실에 남아서 눈치를 본다.
아, 왜 이렇게 떨리지? 부장님이랑 만나는 게.. 단 둘이 술 마신다는 생각에????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일단 기다리자.
엎드려서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날 건드리기에 놀래서 일어나면, 부장님이 나를 내려다보고있다.
웃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길래 '부장니임..'하면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미안해요 늦었죠? 얼른 가요."
"네에...? 안 늦으셨어요!! 네에 얼른 가욥."
부장님이 자꾸 날 보고 웃었고, 나는 뭔가 싶어도 그냥 따라 웃었다.
차에 타는 것 까지 너무너무 능숙해서 나는 그냥 연인들 같아서 뿌듯한 마음에 웃어버린다.
"술은 어디서 마셔요??"
"집 앞에 맥주집 갈까요? 아, 사람이 좀 많아서 시끄럽긴 한데."
"아아..."
"사람 많은 거 싫으면 간단하게 집에서 먹어도 되구요."
"어!! 좋아요! 그게 좋아요!"
내가 말하지 않아도, 계획은 좋게 짜여진다. 부장님 집에서 마시는 술.
남녀가.. 집에서 술을 마신다? 그건 진짜 위험한 건데!!!!!!!!!
부장님 집에 들어왔는데 벌써부터 뻘쭘하고 부끄럽고 그랬다. 진짜 변태인가 나 ㅠㅠㅠ 아무것도 안 했는데 혼자 생쇼야 ㅜㅜㅜ
"아!!!"
갑자기 멈춰서서 아! 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놀라 뒤를 돌아 본 부장님이 왜요? 하고 묻는다.
"술을 안 샀어요.. 제가 술 사기로 했는데 ㅠㅠㅠㅠ 편의점 좀 갔다올게요!"
"집에 술 많은데."
"네?"
"와인 마실 줄 알아요?"
"…네!"
"와인이랑 맥주 있어요. 안 사와도 돼."
"제가 사기로 했잖아요 술.."
"술친구 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할게요. 겉옷 줄래요?"
"아,네!"
겉옷을 주자, 부장님이 겉옷을 옷걸이에 걸어보였다. 뻘쭘하게 서있는 나를 보고 부장님은 소파에 앉으라며 손짓을 한다.
네에.. 하고 소파에 앉아있으면 부장님이 알아서 와인과 맥주를 가져왔고, 안주들도 갖고온다.
케이크도 있고.. 과일도 있고.. 그냥 혼자 감탄하면서 부장님을 보는데 부장님이 갑자기 자신의 볼을 톡톡- 건드리며 말한다.
"거울 봐요."
"거울이요??"
거울..? 하고 핸드폰을 켜 얼굴을 확인했더니.
"아 뭐예요 부장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말 안해주셨어요!?!?!?!?!?"
아까 자면서 노트에 쓴 볼펜 자국이 그대로 묻은 것이다.
왜 말 안 했냐는 내 말에 부장님이 말한다.
"귀엽잖아요. 집에 갈 때까지 말 안 하려다 말았는데."
"진짜 너무하세요."
"어.. 저 너무하면 같이 술 못 마시겠네요?"
"아뇨! 그건 아닌데요!"
"ㅎㅎ."
대충 화장품으로 닦고, 바르고 했더니 사라졌고.. 여전히 뾰로퉁하게 있으니 부장님이 내 맞은편 소파에 앉아서는 말한다.
"입술 좀 넣어요. 난 덕분에 웃겼는데."
"…창피해서 그래요."
"나만 봤어요. 괜찮아."
"… 안 괜찮은데."
"ㅋㅋㅋ"
"또 웃으시잖아요!"
"아, 미안해요.. 미안미안.."
"하...."
와인 마실래요? 물음에 나는 고갤 끄덕였다. 와인잔에 와인을 채우고.. 부장님과 함꼐 있는다라....
이렇게 설렐 일일까. 이러다 둘다 취하고ㅠㅠㅠㅠㅠㅠ그리고 막.. 막.. 그러려나..하... 근데 더 미치겠는 건..
뭔가 부장님이랑 대화 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하면.. 내 속마음을 들킬 것 같고.
아니면 그냥 확.. 들켜버릴까..싶기도 하고.
"부장님은 회사 직원이랑 연애 해본 적 있으세요?"
"직원이요?"
"네."
"아니요."
"오오.. 그럼 마지막 연애가 언제이신 거예요?"
"마지막 연애..."
"……."
"글쎄요. 한 작년 쯤 되려나."
"연하요!? 연상이요? 아니면 동갑!?"
"연하?"
"헐.. 몇살 연하요!?"
"ㅋㅋ 왜 궁금해요."
"그냥 궁금해서요..."
"그럼 은우씨가 먼저 얘기해줘요."
"저도 작년 여름에 마지막 연애구요!! 동갑이요! 부장님은요! 궁금해요!"
"기억 안 나요."
"에? 말도 안 돼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서 그런가. 별로 생각도 안 나고.. 그러네요."
"아... 제일 오래 만난 게 몇년...정도 돼요?"
제일 궁금했다. 부장님은 연애를 얼마나 길게 하는지. 얼마나 진지한 연애를 하는지.
물론 나와는 다르게 더 진지할 것 같다곤 생각하고 있다.
"6년?"
"네!?!?!?!?!?!?!??!?!?!?!?!?!???!?!?"
근데 나는 길어봤자 2-3년 생각했는데 6년이래서 좀 놀랬다.
와 잠깐..와...... 역시 뭔가 어른은 다른 건가.
"그렇게나 오래... 만나셨으면.. 못 잊지 않아요??"
"글쎼요. 잊혀지던데."
"몇살 때 만나신 건데요!?..."
"20대 때 만난 거니까. 10년은 더 지났네요."
"아.....다행이다.."
"…다행이에요? ㅋㅋㅋ."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면, 부장님이 날 보고 웃으며 또 한모금 마신다.
그리고 술이 더 들어갈 때마다 나는 부장님한테 더 솔직하게 질문을 한다.
"부장님 이상형이 뭐예요?"
"이상형.."
고민하듯 눈을 굴리던 부장님은 한참 대답이 없다가 곧 무심하게 말한다.
"그냥 첫인상이 좋은 사람."
"제 첫인상은 어때요?"
"아마 은우씨가 처음에 봤을 때.. 울고 있었죠."
"…아! 그 때는..."
"하라고 한 적도 없는 일을 퇴근시간 지나서까지 하면서 울고있었지."
"…억울해요 저두."
"귀여웠어요. 그냥 강아지같아."
"강아지요!?!"
"응."
부장님은 날 강아지라 했다. 술을 마셔서 얼굴이 빨개지고, 온 몸이 빨개진 부장님은 웃음이 많아졌다.
그리고 나도 술에 취해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저는요. 부장님 첫인상... 잘생겼다.. 이거였는데. 키도 큰데? 목소리도 좋고? 잘생겼는데??? 손도 이뻐."
"……."
"근데 또 되게 시크하시고 무심하시고... 모르겠어요. 되게 잘생기셨어요!"
"…안 잘생겼는데."
"그거 본인만 모르는 거예요! 제가 술도 들어갔으니까 말하는 건데요! 진짜진짜! 너무 잘생기셔서 옆에 지나갈 땐 숨이 멎을 것 같다니까요...
오늘도 같이 술 마시는 것도 너무너무 기대 돼서!!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갔어요.. 9시에 불 끄고 잔 것도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고."
"……."
"술 취해서 말한다고 생각은 하지 마시구요.. 솔직하게 말하고싶어서 그래요. 제가 부장님한테 마음이 있는데..
부장님도 당연히 아실 거라고 생각도 하는데!.. 부장님은 어떠신지.. 그게 궁금해서요."
"……."
정적이 흘렀다. 분명 웃고 떠들던 상황이었는데.. 나도.. 부장님도 모두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내가 너무 성급했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장님이 저한테 하는 행동들도 보면.. 되게! 저랑 같은 마음인 것 같기도 해서.."
"…내가 오해 할 행동을 했다면 미안해요. 그냥 내 딴에선 막내이기도 하고.. 귀여워서 그런 거였는데.
난 은우씨 좋아해서 연애하고 싶은 생각은.."
여기서 틀렸음을 느꼈다. 근데 이런 대답을 받을 줄 모르고 말한 건 아니었기에 당황하지는 않기로 했다.
"저희 나이 차이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그것도 그렇고."
"아유 그럼 그건 극복하면 그만이잖아요! 제가 막 싫어서.. 사람이 싫어서 싫다는 건 아닌 거죠? 그쵸???"
"……."
"그럼 됐어요... !! 아.. 일단...일단은 제가 이렇게 대놓고 고백한 건 처음이라 민망하니까!... 그만 마실래요! 집 가야겠어요."
"어.. 잠깐 데려다줄ㄱ.."
"아니에요!!"
집에 가서 대충 부장님 입장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근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부장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장님은 부장님이고. 나는 인턴이니까.
부장님은 서른아홉이고, 나는 사회생활 막 시작한 병아리 스물다섯이니까.
"어 너 왜 눈 부었냐? 차였냐?"
"어제 라면 먹고 잤어?? 눈 좀 부었네?"
"핫....하핫...."
그냥 어색하게 웃으며 있는데... 갑자기 이대리님이 하는 말이 작게 들려왔다.
'부장님 현장 가신다고 나가셨어' 그 말을 듣고 나는 급하게 후다닥 사무실에서 나왔다.
주차장에서 부장님이 차에 막 타고 문을 닫으려고 하기에 나는 '부장니이이이임!'하고 부장님의 행동을 멈추게 했다.
아무래도 어제 일 때문에 좀 어색한지 나를 빤히 보는 부장님에 나는 아주 뻔뻔하게 말한다. 난 마음을 먹었다.
"사랑합니다아!!!"
"…뭐라고 했어요?"
부장님하고 잘 되던, 말던
지독하게 얽혀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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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지.
인생의 진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