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아빠04 |
ㅡ..키스하고싶다.
은은하게 거실 안을 퍼져나가는 너의 목소리에 놀란 두 눈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볼을 감싸던 너는 믿을 수 없게도 내 입술과 맞닿았다. 자연스레 몸을 옆으로 돌리는 듯 싶더니 아래였던 네가 바로 내 위로 올라왔다. 너의 물컹한 혀가 내 혀와 맞닿자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살며시 한 쪽 눈을 뜨니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잘생겼다.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헛- 이라며 입에서 숨이 쉬었다. 나의 숨결에 깜짝 놀란 듯 입을 맞닿은 채로 가만히 있던 네가 서서히 두 눈을 떴다. 말 없이 마주쳐진 뜨거운 서로의 눈빛에 아무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ㅡ...미안해
먼저 입을 뗸 건 백현이였다. 백현과 경수의 입 사이에는 서로의 타액이 묻어 나왔다.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을 잡고 있는 경수를 쳐다도 보지 못한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미안해. 라고 말하며 그대로 경수의 집을 빠져 나왔다.
ㅡ...
미안해. 미안해. 경수의 귀에서 백현의 목소리가 울리고 또 울렸다. 새빨갛게 변해버린 얼굴과 여태껏 뛰었던 심장이 최고조로 이루었다. 경수는 한동안 그 자리에 누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백현아빠04
ㅡ너네 싸웠냐?
결국 참다못한 찬열이 백현을 끌고 교실 밖으로 빠져 나왔다. 찬열의 말에 싸우긴 뭘 싸워. 라고 맞받아친 백현이 교실 안의 경수의 자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정자세로 오른쪽 손에는 연필을 든 채로 멍하니 칠판만 쳐다보고 있었다. 부자연스러운 경수의 행동에 한숨이 나왔다. 눈치 빠른 찬열이 그런 백현을 보고 다시 백현의 어깨를 툭툭 쳤다.
ㅡ싸운거 맞네. ㅡ아니라니깐? ㅡ그러면 아까는 왜 그랬는데?
아까전이라는 말에 입을 꾹 닫아버리는 백현이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절대로 경수에게 시선도 주지 않는 백현이였다. 경수의 짝꿍인 종대와 장난을 치다가도 자신의 필통에서 하나밖에 없는 샤프가 경수의 의자 뒤로 떨어졌지만, 절대로 샤프를 주워달라고 말하지 않는 백현이였다. 결국 백현은 수업시간에 자신의 짝꿍에게 볼펜 하나를 빌려서 수업내용을 필기할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경수의 의자 아래에 떨어진 샤프를 주워달라고 말도 하지 못하고 빤히 경수의 뒷통수만 바라보는 백현이었다.
ㅡ내가 이런말 안하려고 했는데. 웬만하면 둘이 화해해라. ㅡ싸운거 아니라니깐? ㅡ그러면 둘이 왜 그러는데?
ㅡ몰라. 미친놈아. ㅡ더 미친놈이 나보고 미친놈이래. 그래, 니가 알아서 해결하던지. ㅡ... ㅡ아참. 네 샤프 아까 너 없을 때 경수가 주워서 니 책상에 올려놓더라.
그러더니 백현의 어깨를 툭툭 치고 그대로 찬열이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한숨을 푹 내쉬던 백현이 교실 안에서 여전히 정자세로 앉아 있는 경수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일주일 전. 나는 도경수에게 키스를 했다. 키스를. 키스. 키.스. 다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오!!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대는 백현이였다. 미쳤지. 내가 정말 미쳤어. 자신도 모르게 다.
‘...미안해’ 거기서 또 미안하다는 말은 왜 하고 나와버린건지. 그리고 더 백현을 당혹스럽게 한 것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생생한 경수의 입술 감촉이였다. 경수가 짝꿍인 종대에게 말을 할 때도, 다함께 급식을 먹을 때도, 아무말 없이 꾸욱 입을 다물고 있을 때도. 온통 경수의 입술이 백현의 초점이 맞춰졌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다시 아랫도리가 묵직해져온다. 정신차리자. 정신차려. 변백현. 결국 화장실에 들어가서 찬물로 얼굴을 뒤엎었다. 이유모를 간질함이 조금은 진정이 되는 듯 싶다.
* * * * *
ㅡ경수형!!!
종인의 우렁찬 목소리가 경수의 반에 울려 퍼졌다. 제일 먼저 점심을 먹고 돌아온 경수가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종인을 쳐다보았다. 경수와 함께 신나게 먼저 교실로 돌아온 종대가 ‘새끼야. 도경수만 네 선배냐?’라고 장난을 치자, 종인이 씨익 웃으면서 종대형. 오랜만이에요! 라며 능글맞게 웃으면서 넘겨버리는 종인이였다.
ㅡ형! 내일 공연인거 알죠? ㅡ응. 안그래도 오늘 문자하려고 했지. ㅡ나는 형이 연락이 없길래 잊어먹었나해서 찾아왔죠!
애교스러운 종인의 말투에 귀엽다는 듯이 경수가 웃었다. 어? 형. 웃을 때 입술 하트모양으로 변해요! 라는 종인의 말에 종대가 종인의 머리를 툭툭 치며, 그거 옛날에 변백현이 다 놀려먹었었던거거든? 이라고 말하며 입안에 칫솔을 넣고는 교실 밖으로 나갔다. 하트모양. 작년 여름에 변백현이 웃는 경수를 보더니 하던 말이였다. 백현이라는 이름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귀가 빨갛게 물드는 것 같아 경수가 빨리 화제를 돌렸다.
ㅡ아 참! 점심은 먹었어? ㅡ아뇨. 저희 학년이 이번달에 꼴찌에요. ㅡ아, 그렇구나. 배안고파? ㅡ뱃가죽이 갈비뼈에 붙는 것 같아요, 형.
자신의 배에 손을 올려다대는 종인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서자, 의아한 듯 종인이 경수를 바라보았다.
ㅡ매점가자. 형이 오랜만에 라면이나 사줄게.
* * * * *
ㅡ어? 쟤 도경수아니야?
허겁지겁 밥을 먹더니 김종대의 재촉에 못이겨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 도경수를 다시 본 건 매점이였다. 도경수 아니냐는 김준면의 말에 고개를 들어보이자 매점 안으로 들어서는 도경수의 모습이 보였다. 어색한게 너무 싫어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걸어 봐야겠다며 경수에게 다가가려는 찰나 경수의 뒤에서 강아지마냥 쫓아 들어오는 종인의 모습이 보였다.
ㅡ김종인이랑 같이 왔나보네.
김종인. 아까 급식소에서는 무표정이였던 도경수가 김종인이 무슨 말을 그렇게 재밌게 하는지 계속해서 웃어보인다. 그런 경수를 빤히 쳐다보는 백현이였다. 아까와는 다른 간질거림이 백현을 찾아왔다.
ㅡ그래서요, 형. 제가 김선생님한테 딱 가서 이걸 해달라고 했거든요? ㅡ아, 진짜?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ㅡ그때 딱!! 이태민이 온거에요. 그래서 막.
백현을 발견 못한 건지 경수가 바로 백현의 맞은편 테이블에 앉았다. 컵라면 물을 부어서는 종인을 쳐다보는 경수였다. 종인을 바라보는 경수의 시선에 주먹을 꽈악 쥐었다 폈다 하던 백현이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김준면이 말릴 틈도 없이 경수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백현이 경수의 옆자리에 탁. 하고 앉았다.
ㅡ어? 경수형 친구 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 ㅡ도경수 ㅡ어?
종인이 경수의 옆자리에 앉는 백현을 보며 당황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반갑다는 표정으로 변해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러거나 말거나 백현은 당황한 표정의 경수에게만 시선이 꽂혀 있었다. 동공이 크게 확장 된 채로 경수가 백현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도 한참이나 말이 없는 백현에게 이..이거 먹을래? 라며 라면을 백현쪽으로 쓰윽 내밀었다.
ㅡ야, 도경수 ㅡ응. 백현아. ㅡ나 수학문제 알려준다고 했잖아.
내가 언제? 라는 표정으로 백현을 쳐다보는 경수였다. 아니라고 부정하면 왠지 백현과 거리가 더 멀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말을 걸어준 백현이 너무나도 좋았다. 고개를 끄덕이던 경수가 종인을 바라보았다. 종인아, 미안해서 어쩌지. 형이 깜빡했었어. 말투에서도 미안함이 떨어지는 경수의 말에 신경쓰지말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던 종인이 가보라고 했다.
ㅡ가자!
종인의 가보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현이 경수의 팔을 잡아서 일으켜세웠다. 그리고는 매점을 빠져나가는 둘의 모습을 보고 웃고 있던 종인의 표정이 스윽 풀리기 시작했다. 백현, 변백현이라고 했었나. 가만히 자신의 앞에 놓여진 경수의 라면과 자신의 라면을 쳐다보던 종인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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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본격적인 변백현의 질투가 시작..되네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근데 종인이의 질투도 시작된것 같은게 함ㅋ정ㅋ
늘 댓글 감사히 받겟습니다!!!!!점점 줄어가는 댓글을 보면 마음이 ㅇ ㅏ파요...
+ 암호닉 받습니다.
오세훈 / 텐더 / 폴리니 / 백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