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선배가 자꾸 밥을 산다_01. 복숭파워
W.사라질사람
지난달이었다. 금쪽같은 내 밥값이 굳기 시작한게.
"후우..ot때부터 수업하는 인간..저 교수밖에 없을거야.."
시무럭시무럭 조잘대며 학식을 먹으러 가는데,
"그래 진희가 먹고싶은거로 먹자"
"히야아!! 그럼그럼 나는 삼겹덮밥!! 어때?"
"우리 진희가 먹고싶다면 당연히 먹어야지~"
"그럼.."
와..저사람 되게 다정하다..다정한 커플을 보었다. 여자분은 애교가 많아 보이고 남자분은 다정하고. 너무나 잘어울린다 생각했다.
무슨할말이 많은지 여자분은 메뉴를 고르며 남자분의 팔을 껴안으며 웃었고 그에 남자분은 여자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와..진짜 사랑 받나보.."
눈을 뗄수없이 사랑스러운 커플이라 힐끔 바라보면서 걷는데
별안간 여자분이 식권을 받으러가는사이 남자분의 표정이 빠르게 굳었고, 자신의 팔을 탈탈 털어냈다. 마치 더러운게 묻었다는 듯이..이상해서 미간을 좁혀 제대로 봤을땐
"..."
"..."
눈이 마주쳤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순식간에 공기가 차워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곧장 눈을 돌려 맞은편 편의점을 향했다. 정말이상한 사람이야..싶었다.
결제를 하려고 샌드위치를 올려놓았을땐
"이걸로 결제해주세요."
"?..어."
"감사합니다."
내뒤에는 나의 샌드위치를 결제한 그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
"그걸로 밥이 돼?"
"..저..누구.."
"너 아까 나 봤잖아, 아냐?"
"...아..저 그게"
"밥은 이제 나랑 먹자"
"..네?"
"뇌물, 그냥 모르는척 하라고"
"..."
암튼..그렇게 한달 째 이 이상한 사람하고 밥을 먹고있다.
원래밥친구
'..내가 멀..잘못했나..? 왜 나랑 밥을 안먹찌..?'
여주속마음
"밥값 굳어서 좋긴한데..저사람 쩜..무서움.."
_정구기는 잊었음
모르는 선배가 자꾸 밥을 산다_2. 삼각김밥의 후예>
오늘은 공강을 때렸다. (절대아직도 그사람이랑 안친해져서 같이 더 밥을 먹었다가는 체할것 같아서는 아니다. 절대)고로 밥은 집에서.
근데..
"뭐먹지.."
전 세계인의 최대의 난제 지금..뭐먹지..? 이 지금을 넘기면..또..뭐먹지..? 그다음은..? 그래서 그 다음은? 진심 끝이 안난다.
딩굴딩굴 주방까지 이어져있는 통 원룸 자취방에서는 고민이 끝나면 걷지 않아도 주방으로 누워서 이동이 가능하다. 아주 편리하고 급한 한국인한테는 안성맞춤이다. 그래서..뭐 먹냐고..
-zzzzzing
이 긴급한 상황에 평생 잠들어 있던 폰이 울린다.
나 연락올 사람이 없는데..스팸인가..
'010-xxxx-xxxx'
하고 휴대폰을 보면 역시나 모르는 번호
받지 말까 하다가 '그래 미영씨도 먹고는 살아야지' 하고는 받는다
'여보세요'
'너..징챠..너무해..'
'..누구세요..?'
'!!너어..!!!앞으로 말도 걸지마!!히잉!ㅇ으아앙'
-뚝
..미영씨가 남자였나..아..진짜...뭐 먹지
어제만해도 그 이상한..아니 이름도 깠으니까..선배랑 밥을 먹었다.어제는 학식에서 제일 비싸다는 육회 비빔밥!!
-어제시점-
선배를 피해 전방을 주시하며 수업이 끝나자마자 곧장 학식으로 걸었다. 그리고 정국이가 없나 두리번 거리는 순간
"어디가, 오늘은 테라스."
라고 말하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하하..제가오늘은 선ㅇ..
"선약이 있다던가 그런거는 아니지? 내가 밥사주기로 했잖아 이젠."
"선..배랑 먹기에는 오늘은 테라스가 딱이라고여^^ 당장 앞장서겠어요^^"
'시x..정구기 한테 뭐라말하지..'
그렇게 테라스에 앉으니 바람도 솔솔 불어오고 따뜻한 봄볕을 한아름 받아 행복했다. 저기 육회비빔밥 들고오는 선배만 아니었어도.
오늘시점 정구기
"...내번호를...저장안해써..?"
모르는 선배가 자꾸 밥을 산다_3. 정구가 사랑회>
그렇게 어제 꽁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전에 정구기한테 새로운 소식도. 같은 과라고 그사람..심지어는 4학년..15학번 복학생이라고 어제 만날때 문득 생각나서 선배라고 불렀는데 의심을 안한다. 이사람은 내가 같은과인걸 알고있었나. 그리고 과 cc라던데..그 귀여운 여자선배랑..왜 밥을 나랑 먹지..? 하아...그래서 뭐먹냐..오늘..
-zzzzzing
-010-xxxx-xxxx
미영씨.
어, 미영씨..아까는 자기가 먼저 끊어놓고는..
"네, 여보세요."
-..킁!..너어..어떻게 그래..?
"..네?"
-나아..누군지 정말. 모르게써?
"..어..혹시"
-..(두근!)
"제가 다음달에 가입할게요. 아직은 정확한 수입..ㅇ.."
-야!!나 정구기자나!!전정구기!!
"아..정구가..장난이었지~ 우리 정구기 뭐해"
-..흥! 장난아니면서! 진챠 몰랐으면서!
"뭔 소리야, 장난 좀 쳐봤다 우리집이나 와 밥먹게"
-참내 요즘 나랑 밥도 안먹으면서~
"정구기 좋아하는 계란찜할건데? 안온다고?"
-...큼..
"그리고 콩나물국...
-햇반은 3개?
"엉~빨랑와라~"
-응!
-뚝
'와..진심..ㅈ될뻔했다.'
(정구기인거 몰랐음)
정구기 기다리면서 딩굴거리던 몸도 일으키고 집에 있던 콩나물을 다듬기 시작했다. 날씨는 봄인데 왜 수도꼭지는 겨울인지 따신물이 안나온다. 손시려 죽겠네 정말 얘는 또 왜 안와..
-zzzzzing
010-xxxx-xxxx
아니 오늘따라 전화가 왜이렇게..
"여보세요."
-어디야
"..어..선배.."
-정문앞 바다이야기로 와. 오늘은 회 사줄게
"네??저 오늘 휴강해서 친구랑.."
-지금이 3시니까 4시까지와 뛰어오지말고 넘어져.
"네? 선배님..저"
-끊는다.
-뚝
정구기한테..뭐라 해야하지...콩나물이..가뭄이라고 할까..
그리고..선배님..지금 3시 54분이에요...걸어서 가는게 가능할까요..선배님의 시계는 거꾸로 타나요..
"후..후..후아...하...선..ㅂ.."
"오 되게 일찍왔네?"
"안...아니..지금 하.."
"4시20분밖에 안됐어 20분밖에 안늦었네"
"...죄송합니다.."
..죽일까..
너무 서둘러 나오느라고 콩나물 다듬던 손으로 머리좀 다듬고
자다 깬지 얼마 안되서 늘러붙은 침자국만 닦고 로션만 바르고 나왔다. 아 물론 옷은 츄리닝에 모자..그리고 만인의 슬리퍼...너무 허둥지둥해서..그만...쨋뜬..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고 광어회랑 우럭을 시키셨다. 그러고는 내앞에 종지그릇과 젓가락을 놓아주셨다..아니..
"왜 가만히 있어 안먹을거야?"
"..아!죄송합니다..잠시.."
"아니야 뭐, 그럴수도 있지"
"..하하..하.."
"근데 왜 학교 안왔어?"
"..어.."
절대 너랑 같이 밥먹기 싫고 상종도 싫다고 말 못한다..난.
"혹시..나랑 밥먹기 싫다거.."
"아뇨!! 전 선배님이랑 식사 아주 좋습니다^^"
"그래~근데.ㅇ.."
-식사 나왔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사랑해요..)
잠시 음식이 나오자 이야기가 끊겼고 식사를 시작했다.
아니 여자친구도 있으면서...왜..진짜 그 모습이 들키기 싫어서 그러나..
"왜 자꾸 쳐다봐?"
"..엇..아뇨..그냥"
"그만봐, 밥 좀 편하게 먹자."
"..네..저 선배님"
"왜"
"근데..왜 저랑 밥먹어요? 그것도..왜 사주세요?"
"..말했잖아, 뇌물이라고"
"이게 왜 뇌물이에요? 저 아무한테도 말안해요."
"알아, 말안할애라는거"
"근데..왜.."
선배는 잘 먹던 광어회를 잠시 내려놓고, 갑자기 내게 손을 뻗으셨다. 그러고는
"뇌물이라니까 왜 자꾸 물어봐."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짜..이사람..뭐지....나 머리 안감았는데..말하지 말아야지..
그시각 여주방
"여주야 정구기와따!!!문 여러죠!!!!정구기가 배슷킨라빈쓰 사와따아!!!여쥬좋아하는 민트촠호!!!>♡"
다음편 언제나올지 나도 모름..언젠가 나오겠지..머..
(작가의 이름을 주의해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