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바.... 초코 우유가 존나게 먹고 싶다. 그냥 먹고 싶은 것도 아님. 나 지금 존나게 먹고 싶음.... 시계를 보자 어느새 새벽 3시를 향해 달려 가고 있는 시간이었다. 하아... 나는 왜 이 새벽 3시에 초코 우유가 먹고 싶을까? 아까 그냥 사올 걸...
아오. 손현우를 깨우자니 내일 사준다고 자라고 할 거고. 유기현을 깨우자니 잔소리 오지게 듣고 그냥 자라고 할 거고. 이민혁을 깨우자니 위험하다고 자라고 할 거고. 이주헌을 깨우자니 처자라고 할 거고. 임창균을 깨우자니 쌍욕을 들어 먹을 거고.... 아놔. 오빠만 7명이면 뭐하는데! 정작 필요할 때 쓸모는 없고!!
어두컴컴한 밤하늘이 무섭긴 했지만.... 초코 우유가 먼저였다. 그래도, 유기현이 용돈 줘서 얼마나 다행이야... 아까 유기현이 용돈 안줬어봐. 꿈에도 나왔을 걸. 결국 겉옷을 챙겨 입은 나는 도둑에 빙의하여 살금 살금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들키면.... 끝장이다. 집안 놈들 중 가장 잠귀가 밝은 유기현은 끝방이라는 게 참 다행이었다. 걸리지 않고 나오는 데에 성공한 나는 신나는 발걸음으로 편의점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래, 말 그대로 '했다.' 그니까 그렇게 못 했다고 시팔.... 누군가 내 뒷덜미를 잡아채는 느낌에 고개를 확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너 이 밤중에 어디 가."
"헐. 원이다."
"어디 가냐고 너."
이제 막 스케줄이 끝났는지 아직 메이크업도 안 지운 채로 집 앞에서 내 뒷덜미를 낚아챈 채형원을 올려다 보았다. 우왕 연예인이다 연예인! 원이다 원! 채형원은 내가 이 시간에 나온 게 이상한지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내려다 보았다. 아... 목 아파. 자존심 상해. 그런 채형원이 딴 말을 하기 전에 꽉 끌어 안자, 자연스럽게 내 등 위로 올라온 손이 토닥 토닥.
"형들은 뭐하는데 너 이렇게 혼자 나와."
".... 나 초코 우유가 너무 먹고 시퍼서....."
"초코 우유?"
"웅... 너무 먹고 싶어서... 참았는데.... 그래도 먹고 싶어서..."
"그럼 형들이나 애들 깨웠어야지. 이게 겁도 없이 새벽에."
그러면서 내 이마를 아프지 않게 콩 치는 채형원을 밉지 않게 흘겨봤다. 이 시간에 말하면 그 놈들이 안 사다줄 거 알면서!!
"초코 우유 사줭."
"지금 먹겠다고?"
"당연하지! 내가 안 들키게 나오려고 얼마나...! 헙."
"안 봐도 뻔하다 뻔해.... 얼른 가 그럼."
못 살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편의점 쪽을 향해 고개짓 하는 채형원. 그에 헤헤 웃으며 팔짱을 꼈다. 오예 돈 굳었당! 유기현이 용돈 준 거 안 써도 된다!
•••
오늘은 주말. 그리고 정말 간만에 온 가족이 모인 날이기도 했다. 채형원은 말 할 것도 없고. 이호석 역시 다행히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됐다며 며칠은 포상 휴가란다. 원체 가족 직업들이 다양하다 보니 이렇게 가족들이 집에 모이는 건 흔치 않은데...
다같이 거실에 모여 티비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 재미 없어... 재미 없다고! 손현우 다리를 베고 누워 있다가 괜히 몸이 찌뿌둥해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자 이런 내가 익숙한지 아무 반응 없는 놈들... 그러다가 말려 올라간 옷을 내려주는 유기현.
"맞다. 나 내일 안 들어와."
"왜."
"헐. 왜? 왜 안 들어와? 지금 그 말은 외박 한다는 그런 말?!"
"시끄러워 넌; 나 조별 과제 때문에 1박2일로 대전 좀 내려갔다 와야 될 거 같아."
"
"그래 그럼. 내려가서 형한테 전화 한통은 하고."
손현우의 말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게 다시 티비로 시선을 돌리는 임창균.
....? 이게 끝이야? 이게 끝이라고? 심지어 다른 놈들은 관심도 없는지 여전히 티비만 보고 있다. 시바! 정녕 끝이냐고! 내가 하루 외박한다고 하면 기를 쓰고 절대 안 된다고 하는 놈들이!! 왜 임창균은 이렇게 쉽게 하락하는데에!!
"나도 내일 외박할 거야!"
"뭐? 넌 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어라."
"외박을 왜 해, 멀쩡한 집 놔누고! 안 돼 안 돼."
와.... 반응 다른 거 실화야? 진짜 어이없당 오빠들.... 내가 이런 것에 무너질 것 같으냐. 임창균은 바로 허락해줬으면서 난 왜!!
"임창균은 허락해줬...! 헙."
"임창균?"
"너 오빠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
시바... 하필 실수를 해도 이런 보수브라더스 앞에서 실수를 하다니.... 내가 임창균을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것에 가장 예민한 둘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헝헝.. 임창균은 그런 나를 보고 한심 하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시바... 임창균 너 때문에.... 결국 20분 가량을 둘에게 잔소리를 듣고, 다시는 절대로 오빠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대답하고 나서야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외박은....? 소파 맨 끝에 앉아서 턱을 괴고 티비를 보고 있는 이호석을 발견했다. 재빠르게 소파 위로 올라가 그런 이호석을 꽉 껴안자 놀랐는지 움찔하다가 빙구처럼 허허 웃으며 팔 한쪽을 빼서 나를 안는다. 이런 바보가 어떻게 흉학범을 잡는 강력반 형사라니....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구나...그런 나를 보고 우리집 놈들은 '또 저놈이 뭘 하나.' 하는 눈빛으로 이호석과 나를 바라봤다.
"오빠아...."
"응? 왜 우리 막내~"
"나도.... 나도 외박 하고 싶어..... 친구들이랑 같이 자고 싶어.... 친구네 집에서.... 응?"
이호석을 꽉 안고는 이호석 팔에 얼굴을 부비부비. 그런 내 행동에 다른 놈들은 이호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말 잘해라, 이런 눈빛으로. 내 행동과 다른 놈들의 눈빛에 퍽 당황했는지 빙구 웃음을 지어보인 이호석은 그대로 날 안은 팔로 더 날 꽉 안았다. 그리고는.... 토닥토닥. 된다는 건가....?! 그에 고개를 팍 올려서 장화 신은 고양이에 빙의해 반짝거리는 눈으로 이호석을 올려다 보자,
"응, 나중에 나중에. 우리 막내 더 크면~"
안 된다는 의미였구나... 위로의 토닥 토닥 시발.... 내 나이 올해로 19살. 얼마나 더 커야 가능한 건데!!!! 나중에 언제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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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이거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좀 속상하지만...ㅠ 전 이런 남매물 홍일점을 워낙 좋아해서...ㅎㅎ 간간히 쓰러 오도록 해보겠슴다....!
사랑받는 막내 최고잖어ㅠㅠ
형원이는 여기서 모델 겸 배우고, 활동명은 '원' 입니다! 에이치원 하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포기...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