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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너는 내가 생각했던 너와는 전혀 달랐다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었다.


내가 너를 알기 전, 아니 너를 만났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너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질 수 있는 곳으로 도망갔을 거야.

 

도경수-. 너는 왜 나와 만난 걸까
아니 나는 왜 너의 눈에 뜨인 걸까.


싱그러운 바람이 불고 녹색의 향연이 이어지던 5월,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ㅇㅇ아, 이번 축제에 누구 온다는 지 알아?"
"누가 오는데? 엑소나 왔으면 좋겠다."
"뭐야 너 알고있었어?"
"응? 무슨 소리야?"
"이번에 우리학교 축제 엑소케이 온대!!"

 

"헐..........대박............"

 

다솜이는 나에게 엑소케이가 온다는 말을 전하곤, 또다시 다른 동기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엑소케이가 온다니... 우리 학교 축제에... 맨날 돈 없어서 아이돌도 못부르던 우리학교가...

아니아니......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드디어 경수를 볼 수 있는 건가?!

다솜이에게 애들이 축제에 들어온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곧바로 축제 준비 위원회에 지원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까. 예상 외로 경쟁이 치열하진 않았다. 아직 엑소가 대학생들에겐 인지도가 낮은가...

그럼 뭐 어때? 덕분에 내가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는데!

단지 애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 목표였던 내게 준비위원회의 일은 너무나 벅찼다.

준비해야 할 일도 많았고, 축제가 다가올 수록 밤샘도 많아지고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애들을 볼 수 있다는 일념하에 포기하지 않았었다.


차라리 내가 이 때, 일의 고됨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을까..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드디어 exo-k의 무대입니다.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exo-k의 mama입니다!"
mc의 멘트가 마치자 마자 exo가 등장했다.

 

"우와아아-"

진짜...진짜 너무 멋있다. 이 학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은 오늘이 처음이야.

 

경수야 경수야아 넌 왜 이렇게 멋있니...

무대 옆에서 무대를 구경하고 있던 나는 열심히 애들을 구경하기 바빴다.

 

"어?"

방금 경수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너무 당황스러서 내 입에선 놀람의 표현이 나왔다.

단순한 내 착각이었을진 몰라도 그 순간 마주친 경수의 눈은 너무 아름다웠다.

 

exo-k의 무대가 끝나고 무대 뒤편으로 내려오자 밖에서는 환호성이 이어졌고, 나는 지금이 싸인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 생각해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종이를 내밀었다.

 

"저... 싸인 한장만 해주시면 안될까요?"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열두개의 눈들, 짧은 순간이었지만 무안하다는 감정이 커져가고 있을 때

 

"종이 이리 주세요-"라며 경수가 내게 말을 걸었다.

 

"감사합니다!"

 

우와........진짜 도경수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

 

"저희 팬이세요?"

"아-네! 진짜 진짜 좋아해요"

"아하하 감사해요 좋아해주셔서~ 여기요."

"진짜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진짜란 말 정말 좋아하시네요~"

 

"경수야 가자!"

"응 기다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아 네 안녕히 가세요"

 

아 너무 행복하다.  ' 진짜란 말 정말 좋아하시네요~' 라는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왠지 본인에게 해줘야 할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품에 껴안고 있던 싸인을 그대로 모셔서 구겨지지 않게 가방에 넣어 뒀다.

 

오늘은 축제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준비위원회끼리 모여서 뒷풀이를 했다.

여기 저기서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마시다 보니 금새 취했고, 잠은 집에가서 자야겠다는 생각에 적당히 인사를 하고 빠져나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에 모셔뒀던 싸인이 생각났고 침대에 누워 경수가 한 싸인 한 획 한획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근데 종이 끝자락에 작게 p.s로 숫자 11자리가 써있었다. 연락해요-라는 말과 함께.

 

그 순간 술이 확 깨는 듯 했다.

"어, 어?"

"이게 뭐야... 이거 도경수 번호야...?
아니야 번호를 적어줄 리가 어딨어... 그럼 이 번호는 뭐야 연락해요는 뭐야..
이거 진짜로 연락해도 되는 거야?"

 

술 기운에 빌려 11자리 번호를 누르고

'저기... 싸인지에 번호가 적혀있었는데요...'라는 말을 전송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맘에 못이겨 잠이 들었다.


 

 

 

 

 

 

빙의글 뿐만 아니라 아예 글을 처음 써봐서

막 떨리는데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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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ㄷ....떨려!!!!!!도경수답장해!!!!!
12년 전
독자2
헐 경수야 답장 어서해
12년 전
독자3
빨리 답장해!!!!경수야!!!!!!!!!!!!!!!!
12년 전
독자4
야!!!!!!!!!!!답장해!!!!!!!!!!!!!!!!!!!!
12년 전
독자5
헐헐럴럴헐!!!!
12년 전
비회원168.151
하ㅠㅠ진짜 너무좋다ㅠㅠ설레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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