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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김종인."
"아 쫌! 찌르지마라."
"야~ 놀자아~"
지루한 물리시간.
제 앞에 앉은 종인의 등을 들고있던 샤프로 쿡쿡 찌르고는 소근대는 찬열에게 종인은 가볍게 중지를 들어올려주었다.
그 모습을 본 찬열이도 빈정이 상했는지 '안해, 안해! 새끼.언제부터 공부했다고' 라고 중얼거리며 턱을 괜 채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농구골대며 축구골대며 이미 남학생들에게 장악당해 시끌벅적 소란스러웠다.
찬열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이런 지루한 물리시간보다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나가서 공을 차고 싶었다.
그 때 찬열의 눈에 백현이 들어왔다.
자그마한 몸집과는 다르게 농구공을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의외로 신선했다.
지금이 수업시간이라는 사실조차 잊은채 찬열은 아예 백현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생각보다 백현은 농구에 소질이 있었다.
운동에 관해서는 영 젬병일 줄만 알았는데 백현의 이런 의외의 모습에 찬열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나중에는 같이 농구라도 하면서 더 친해져야 겠다 생각했다.
자고로 남자들이란 운동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법이니까.
그렇게 혼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일때 백현이 상대편 선수와 부딪혀 넘어졌다.
찬열은 놀라서 눈을 치떳다. 농구도 좋고 운동도 좋지만
그 전에 일단 백현이의 작은 몸집부터 어떻게 해야 할 듯 싶었다.
찬열은 제가 더 아픈듯한 표정으로 백현을 쳐다보았지만
정작 백현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툭툭 털고 일어섰다.
그 모습이 또 대견해 찬열이 셀죽 웃었을때 찬열의 이마로 분필이 정확하게 날아들었다.
"악!!!!!!! 누구야!!!!!!!!!!!!"
"나다, 김상봉."
"헉...서,선생님...."
"하라는 문제는 안 풀고 지금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 니가 정신이 지구밖으로 가출한 모양인데! 금새 돌아오게 해 줄까? 엉?!!!!!!"
"밖에 여자친구라도 세워 둔 거 아닐까요~?"
김종인 저 새끼를 그냥. 찬열은 얄밉게 저렇게 내뱉는 김종인의 의자를 발로 한번 세게 차주었다.
"박찬열이 폭력써요. 공부 못하게 자꾸 의자를 발로 차요 쌤!"
"야 박찬열!!!!!!!!! 너 당장 복도로 나가 서 있어!!!!!!!!!!!! 실내화 벗고 가는거 잊지 말고!!!!!!!!!"
찬열은 원망스런 눈초리로 종인을 쳐다보다 어기적 어기적 제 실내화를 벗고 복도로 나섰다.
김상봉 물리 선생의 체벌중의 하나가 바로 맨발로 복도바닥에 서 있기였다.
그나마 봄 여름에는 괜찮은데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이 체벌을 받게되면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였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은 마치 하나의 커다란 얼음덩어리 같았고 찬열은 이벌을 가장 싫어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그렇게 서 있던 찬열의 입에 또다시 미소가 걸렸다.
찬열은 언제부터인가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백현의 얼굴을 제 머릿속에 떠올리고 웃고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말도 못하고 재미도 없는 애인데 왜 자꾸만 이렇게 보고싶어지는건지 찬열은 의아했다.
암호닉
요정님?이엿나요?
암호닉이 정확히뭔지 이해를못하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