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세요?'
'어, 우리 딸'
'왜 전화 했어?'
'공부 잘 하고 있나 궁금해서'
'나야 늘 잘하지'
'수능만 끝나면 이제 연애도 하고 화장도 하고
하고 싶은거 하자'
'엄마가 안그래도 그럴거였어.'
'그래, 화이팅하고'
'응'
전화를 끊고
남은건 텅빈집의 공허함 뿐.
재수학원 다닌다고 서울로 올라온지 벌써 8달째
두번째로 보는 수능,
정말 이번 수능 끝나면 행복해 질거야
'쾅쾅쾅'
'누구세요?'
'아, 옆지베 새로 이사온 사라민데여'
어눌한 말투, 낮은 목소리..
이상한 사람이다
'누구시라고요?'
'옆지베 새로 이사 온 장위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그래서어..얼,,, 시로떡? 시로떡 드릴려고요'
'아'
문의 체인을 풀지 않은 채로
빼꼼 열었다
틈새로 보이는 잘생긴 얼굴
'여기여. 잘 부탁함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정상이예요.
그쪽은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장, 위, 안 입니다'
한국이름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독특한 이름
'외국.. 분이세요?'
'아, 중구에서 왔어요. 중궈'
'아, 공부하러..?'
'아니, 중구에서 길림대 다니다가, 돈 벌러 한국 와써요.
한구오면 돈 많이 벌 수 이써서, 많이 벌어서 짱사람되서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공부도 다시 시작할거예요'
'아,,,그렇구나... 아! 제가 너무 오래 잡고 있었네요. 시루떡 잘 먹을게요'
'네, 안녕히 계세요'
문을 닫고
내 손에 들린 시루떡
얼마만의 사람과의 대화인지
이상하게 가슴이 뛴다
**
띵똥, 14층입니다
'이제 와요?'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발음
그리고 익숙한 얼굴
'어,,위안?'
'지금 새벽 1신데'
'그러는 위안은 왜 여기 나와있어요?'
'일하러 가야돼요. 열심히 일해서 짱사람 될거예요.
정상은 어디 다녀와요?'
'재수학원이요. 이제 좀있으면 수능이잖아요. 이제는 대학교 가야되니까'
'그럼 정상도 열심히 해서 짱사람 되요. 음,,,이만 가볼게요.'
'잘가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현관을 열어 들어간 집안
사람과 같이 있었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휑하고 서늘하게 느껴진다
***
다음날 새벽 5시
재수학원에 가기위해 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안에 있는 익숙한 사람
'어? 하권가요?'
'어, 퇴근해요?'
'아니 뭐 들고갈게 있어서. 잠시만 기다려요
같이 내려가여'
'그럴게요'
허겁지겁 뛰어 자신의 집문을 열고 들어가
그가 가져온 것은 이상한 비닐봉지
엘리베이터에 타 1층을 누르곤
'여기에 뭐 있어요?'
'음, 오늘 아침식사?'
'아, 든든하게 먹어요. 일할려면 힘들텐데'
'하나도 안힘들어여,
돈 거의다 모아서 중궈 갈수 있어여'
'우와, 진짜 짱사람이네요'
'인연'
'네?'
'우리 인연이네요 인연'
'인연이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데
우리는 지금 옷깃도 몇번이나 스치고 말도 하고, 신기하지 않아요?'
'그런가?'
띵동, 1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와
'그럼 위안, 나 가볼게요'
'잘가요'
***
그날 이후
그를 한번도 볼수가 없었다
인연이라면서,
짱사람 됬으면 자랑이라도 하고 갈것이지
나쁜 놈
***
몇달 뒤,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렇게 1학기를 잘 다니다
교수님의 권유로 중국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가게 됬다
그 사람도 중국 사람이었는데
에이 모르겠다.
중국가서는 꽃피는 연애나 해야지
기숙사에 짐을 풀고 기숙사 언니와
얘기를 나누다 저녁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내려갔다
한창 밥을 먹고있는데
누군가 나를 툭툭 치더니,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어, 우리 또 만났어요. 진짜 인연이네요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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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연정 아벨라<3
읽어주는 정들 아벨라<3
잘썼는지 모르겠어어ㅓ엉어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