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이상해이상해. 아무리생각해도 요즘 우지호가 이상해!
아니 들어봐봐? 내 요즘 하루일과가 어떠냐면,
1교시가 거의 끝나갈쯔음 내가 교실에 도착해. 그럼 내 옆에는 우지호가 열심히 수업을 듣고있고
내 책상에는 에그토스트와 오렌지주스가 놓여져있어. 신기한건 항상 따뜻하고 시원하다는거?
점심시간전까지는 내가 우지호를 슬슬 건드리거나 요즘 학교를 충실히 다니는 김유권, 표지훈이 찾아와 놀아.
점심이 되면 불쌍한 우지호는 친구가없으니까 우리 넷이 교실에서 남아 점심을 먹지.
그 후 6교시가 끝나면 어김없이 내가 우유와 빵을 시키지. 우지호는 군말없이 다 사다줘. 왜냐, 내 빵셔틀이니깐!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강제지만 우리에겐 자율인 야자 대신 각자 헤어져 집에 와.
난 오늘도 이와 같은 일상일거라고 생각했어.
오늘은 왠지모르게 눈이 일찍 떠지는거야. 어제 저녁에 빈둥대다 일찍 잠이들어서그런가봐.
아침에 할일도없길래 우지호나 괴롭힐까 하며 학교를 갔어.
근데 1교시 종이 울려도 우지호가 없는거야. 다른 애들한테 물어봐도 말을 흐리면서 잘모르겠다는 대답 뿐.
연락을 해볼까하는데, 나 우지호 번호도 모르고있었네? 있다 물어봐야겠다.
아무튼 1교시가 훨씬 지나서야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뒷문으로 당당히 들어오는거야.
선생님과 학생들은 당연한듯이 수업을 하고. 마치 내가 왔을때처럼말이야.
"...우지호?"
"..어....여주야...? 일찍...왔네...?"
"....너 왜 이제와?"
"...늦잠자서...ㅎ헤헤헿ㅎ..."
흠.. 뭔가 되~게 찜찜하긴했지만 넘어갔지. 저 찌질이 우지호가 저러는건 일상일수도있겠다- 싶어서.
근데 더 이상한건 김유권이랑 표지훈이야.
"야, 김여주. 우지호 성격 어때?"
"뭘 어때. 내 빵셔틀이면 말 다했지. 찌질하고 헤퍼, 남자새끼가."
"ㅋㅋㅋ아~그래? 지호야~ 그러면 나중에 우리빵까지 사다줘라."
"미친새끼 그러다 나중에 얼굴에 피멍들고 다녀야 정신차리지. 그러니깐 나도!"
"......"
우지호는 뭐라중얼대더니 내 눈치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라.
원래 김유권이랑 표지훈이 내 일에 관심을 갖고, 다른 애에게 흥미를 갖는편이아닌데.
요즘은 꼬박꼬박 학교에 출석체크하면서 우리를 보러온단말이야?
아무래도 우지호때문인것같은데... 뭔가 찜찜해. 아주아주아주 많이.
"야, 너 오늘 뭔가 좀 이상해."
"어?!?! 뭐가?!?!?! 하나도 안이상한데?? 나멀쩡한데??? 나 평소랑 똑같은데??!"
...저 병신.... 암튼 우지호를 앞으로 자세히 관찰해야겠어.
이건 여자의 직감인데 말이지... 저 찌질이, 어디서 나몰래 맞고다니는거 아니야?
"...그래. 암튼 너 번호좀."
<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음, 이건 한달전 이야기. 그니깐 내가 이 학교로 전학왔을때 이야기야.
"...우지호."
3학년 9반. 새 전학생. 호기심에 반짝거리던 아이들의 눈빛이 당혹감으로 변했지.
"헐 우지호래" "그 우지호?" 수군거리는 애들을 제지시키고 담임선생님이 맨 뒷자리에 앉으라길래 나름 마음에 들어 군말없이 앉았지.
텅 비어있는 옆자리는 원래없는건지, 늦게오는건지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고 그냥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뒷문이 열리면서 어떤 쪼그만 여자애가 내 옆에 턱하니 앉는거야.
"야. 너 누구야."
"....전학생."
"아~ 그럼 짝꿍? 이름은?"
"우지호."
뭐지 이 겁없는 애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건지 뭔지. 얜 뭔가 싶어서 빤히 바라보는데
"헐 귀엽다."
? 내가 지금 잘못들은건가? ..귀엽다고?
"ㅋㅋ야 쫄지마~ 내가 이래뵈도 애들 삥뜯고 때리지는 않거든?"
....뭐라는건지.
"그러니깐, 오늘부터 내 빵셔틀해라! 내가 너 지켜줄께!"
헐. 패기있어. 매력쩔어. 저 쪼그만 덩치로 누가 누굴 지켜.
그니깐, 그 때 그 작은 입술로 당차게 말하던 모습에, 난 반한거야. 무슨 영화처럼.
그래서 이렇게 된거지, 뭐. 난 김여주에겐 쌩양아치날라리가 아니라 귀여운전학생우지호로 남고 싶었거든.
"...응. ㅎㅎㅎ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