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불안불안하다했다. 어째 배가 슬슬아파왔던것이 일이 터진거야. 미리 대비를 했기를 망정이지.
"....시발..."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허리도 뻐근하고 어깨도 뻐근하고 배는 시려오고 미치겠다 아주.
사실 나의 마법날은 학교도 안가고 집에서 배만 웅크리고 누워있을정도로 끔찍하거든. 알사람은 다아는 그 고통..!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야.
이미 학교가기는 글렀구나- 하고 핸드폰을 주섬주섬 찾아 보는데
"....헐?"
이게 무슨일이야. 부재중 13통, 문자 7개. 다... 우지호네?
'여주야 나 지호인데 왜 학교안와?'
'ㅠㅠ 무슨일있어?'
'자고있나? 얼릉 일어나ㅜㅜ'
'여주야'
'김여주 어디야'
'집이야? 답장좀해줘'
'김여주'
.....뭐지 이 알수없는 x된 기분은..?
'띵동'
때마침 울리는 경쾌한 초인종소리.....
'띵동 띵동 띵동'
"..아오 저 망할새끼.."
현관문까지 갈 힘도없어 느릿느릿 답장을 보냈어.
'0914'
"여주야 여주야!!! 괜찮아??? 어디아파????"
"..시끄러 머리아파..."
"아..미안...어디아픈거야? 왜그래?"
...시발.... 평소때는 귀엽게만 보이던 저 모습이 오늘은 왜이렇게 짜증나는지모르겠다
"...생리"
"...아..."
"왜"
"...응?"
"왜왔어"
"...음...그게...."
할말도없으면서 괜히 남의집에와서 아픈사람 건드리고있어...
가라는듯이 손을 휘휘 젓는데도 얘는 안가고 멀뚱멀뚱 앞에 서있는거야 왜
"...가라고. 나아프니깐"
"..많이 아파..?"
"..됐어 가"
"죽이라도 끓여줄게.."
휴... 참고참았던 인내심이 폭발한다
"아그냥가라고. 너가 여기 왜왔는데. 짜증나게하지말고 좀 가라 시발.."
"....."
...말을 너무 날카롭게 했나? 안그래도 약한애 기죽을까봐 얼굴을 슬쩍 보니 턱만 긁적긁적.
아 괜히 미안해ㅈ..
"야."
..? 방금 나한테 야라고 부른게 우지호맞아?
"내가 너 걱정되서 달려왔다는 생각은 못하지? 너 아픈거 나도 아는데, 나만 너 생각하나보다."
"..우지호..."
"간다. 푹쉬고 학교에서보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우지호가 갔다.
놀란것보다는 우지호가 처음으로 무섭게 느껴졌었다. 원래 우지호가 이랬었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 옆에 널브러져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보이고 그 안에 온갖 약과 파스, 밴드들이 보인다.
"....이새끼..."
빵셔틀주제에 겁나 미안하게만드네.
시리던 배는, 뻐근하던 몸은 이제 신경도 안쓰인다. 그냥 아까 차갑던 그 눈빛만 맴돌고 맴돌아 미치겠다.
미안하다고 말하고싶은데, 자존심때문에 죽어도 쫓아가서 사과는 못하겠다.
근데 미안해, 엄청 미안해! 이걸 어쩌면 좋지.. 어후 김여주 병신같은년. 못되처먹었어 아주...
한참을 고민고민하다가 겨우 카톡 하나를 띡 보냈다. 나 이정도만 해도 엄청 용기낸거야, 나 우지호라서 이만큼 하는거라고..ㅠㅠ
'내일은 내가 빵셔틀할께'
<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어후 이 병신! 아니 거기서 화를 왜 내! 당연히 아픈데 짜증나지..."
아..망했다... 홧김에 여주한테 뭐라하고 나와버렸다. 놀란채 그 큰눈으로 바라보던게 마음에 걸려 미치겠다..
다시 들어가서 사과할까? 아니 근데 가오가안살잖아. 아미친새끼, 이상황에 무슨 가오야. 들어가? 말아?
"....우지호?"
어디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표지훈과 김유권이다.
평소에는 견제대상 1,2호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뒤에 보이지않는 날개가 보이는것같아!!
이러쿵저러쿵 상황설명을 해주니 존나 지네끼리 낄낄 웃는다.
"ㅋㅋㅋㅋ천하의 우지호가 김여주한테 쩔쩔매다니ㅋㅋㅋ"
"이건 진짜 영상찍어서 갠소해야하는데ㅋㅋㅋㅋㅋ"
"닥치고. 나 이제어떡하지 시발..."
"그러게 왜 되도않는 내숭을 부려서 여주 놀라게만드냐?"
"...."
"나중에 들키면 어쩌려고"
"....몰라..."
이새끼들은 머리만 더 복잡하게 만들지 도움이 안되요, 도움이.
아니 나 어떡하냐고 이 개새들아. 아직까지 낄낄대며 비웃는 새끼들을 보니 그냥 확 때려버릴까했는데
.....시발 지금은 얘네들이 김여주한테 날 포장해주는 수밖에 없다
"...그만 좀 쳐웃어 새끼들아"
'띠링'
....어? 울리는 알람에 핸드폰을 드니 '여주여신님' 이 보인다. .....김여주?? 여주가 보낸거야???!
"..으흥흫ㅎㅎ"
"...뭐야...무섭게 왜 실실웃어.."
"ㅎㅎㅎㅎ나이제 갈께. 잘가얘들아~ 좋은하루보내렴!"
ㅎㅎㅎ안봐도비디오지. 꼭 지같은 초코빵에 초코우유사들고 쫄래쫄래 와서 눈치보겠지?
아으 귀여워미치겠다 진짜!!!!
날 이렇게 들었다놨다하는건 이세상에 김여주밖에 없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