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주일이 흘렀나? 난 그동안 열심히 우지호를 관찰했어.
혹시나 내가 싫어하는 말을 하지는 않을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근데 웬걸, 보면볼수록 우지호는 멋있고 귀여웠어.
...아무래도 나 푹빠졌나봐. 누구 나 좀 미쳤다고 욕해줄래?
태어날때부터 내 이상형은 강한남자였다고! 그런데 우지호를.. 우지호를 좋아하다니!
"으아아악!"
"악 깜짝이야! 여주야 왜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다 너때문에야 이 우지호자식아ㅠㅠ 요새 잘먹고다니는지 볼살은 포동포동해져서말이야
어찌저찌 하루가 끝나고, 우지호는 상담때문에 표지훈과 김유권이랑 학교를 나왔지.
"오늘도 별 일 없음?"
"왜. 별 일이 있었으면 하는 눈치다?"
"내가 답답해서 그런다 왜. 도대체 일주일동안이나 넌 뭐하고있었냐?"
"닥쳐. 혼란스러워 죽겠으니깐."
오늘은 쟤네들한테 하소연이나 할까했더니만, 둘 다 일이있다고 일찍 가버리대.
이래서 친구새끼들 키워봤자 소용이없다고 하는거야.
오늘은 별로 할 일도 없겠다 해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
아까부터 뭔가 날 따라다니는것 같단 말이지.
괜한 착각이면 존나 쪽팔리니깐 일부러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헐?"
뭔 시커먼 남자애들이 있는거야. 뭐지? 맨날 우지호만 보다가 저런새끼들보니깐 정말 징그럽다 징그러워.
"뭐야? 누구?"
"너가 요새 우지호랑 붙어다닌다면서? 손 좀 보러왔으니깐 우지호를 원망해라."
"..존나 오글거리는 대사 뭐세요? 그리고 우지호를 어떻게 알아?"
"그건 알거없고."
...뭐지. 우지호 예전에 괴롭히던 새끼들이었나? 이거 졸라 나쁜놈들이네.
"개치사해. 남자여럿이서 여자하나를 패겠다고?"
"너도 만만치않다는 얘길 들었어. 말했잖아, 우지호를 원망하라고."
헐. 아무리그래도 저런 새끼들이 한꺼번에 달려오면 내가 어떡하냐고!!!
나 진짜 죽는거아니야? 표지훈이나 김유권한테 연락하려고해도 지금상황에서 핸드폰을 꺼낼 여유가 없어.
그냥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눈 딱 감고 기다리고있는데....
".....우지호?"
"...헉....이 씨발새끼들이.....감히 누굴 건드려..."
뭐야.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나타난 우지호에 남자들을 당황했고, 우지호는 익숙한 듯 가장 앞에 있던 남자를 잡아 때리기시작했어.
한사람만 붙잡고 어찌나 살벌하게 패던지, 피투성이가 된 얼굴에 다른 남자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우지호."
"...그게 여주야, 내가 다 설명할게.."
"일단 가서 이야기하자."
"말해봐. 뭐야, 너."
"....그냥 지금 봤던게 다야. 사고쳐서 이학교로 전학온거고."
"근데...근데 왜 나한테는.."
"너한테 보여준 모습도 가식 아니야.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싶어서, 그래서 그랬던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난 절대 우지호에게 실망하거나 화난건 아니였어. 나도 그리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으니깐.
그냥 놀랐던거지. 그동안 속여왔던게 괘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 눈치를 보는 우지호가 너무너무너무 귀여웠거든!
"우지호 앞으로 보지말자."
"여주야! 내가 다 잘못했어, 응? 내가 빵도 두배로 사다주고 맨날맨날 집에 데려다주고 모닝콜도 해줄께!"
..이새끼 사심같은데?
"앞으로 말고 뒤로 보자"
"나 너 좋아한단말이야!"
시발. 동시에 외친 대사에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어.
나년, 왜 되도않는 드립을 쳐가지고... 근데 잠깐만.
"...뭐라고?"
"좋아해, 여주야."
좋아한다고? 우지호가 나를?
놀란건지 뭔지, 가슴이 꽉 막혀 목소리조차 안나왔어. 이걸 벅차다고 하나?
"미안해, 좀 더 멋있게 말하고싶었는데. 그래서 참고 참았는데."
"..참지마 이 병신아."
순식간에 눈물이 막 흘러내렸어. 우지호는 당황해 미안하단 소리만 계속 해댔지만.
"흐어엉 그 말을 왜 이제해 나쁜새끼야ㅠㅠ"
우지호에게 안겨서 눈물콧물 다 묻히고있는 나를, 우지호는 허허 웃으며 달래주기 바빴어.
"뒤로말고 계속 앞으로 보자 여주야."
이게 뭔 폭풍같은 하루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했던건 난 우지호가 정말 좋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