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잉-하고 머리를 울리는 두통에 자연스레 눈가가 찌푸려진다. 우웁-!! 헛구역질이 속에서부터 치고 올라온다. 우웨엑-! 제길, 헛구역질이 아니였나보다. 발에 채이는 것들은 휙휙 쳐버리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깨끗하게 속을 비워내고 비척비척 침대에 드러누웠다.
옆에 누워 있는 덩치 큰 쑨양의 존재따위 알 바 없었다....젠장, 뭐라고? 쑨양?!! 정신을 깨끗이 차리고 생각하니 이 사내가 왜 저 옆에서 곱게 드러누워 자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 하나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조금씩 조금씩 되돌아 오는 기억에 낯빛이 자연스레 하얗게 질린다. 제길, 평소에는 완벽하게 끊겨왔던 필름이 어째서인지 오늘만큼은 생생하다.
츄우-하는 망측한 소리를 내면서 입술을 갖다댔던 가장 쓸모없는 기억까지 완벽했다. 쑨양과 마주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슬금슬금 밖으로 빠져나왔다. 발소리는 죽이고 뒤꿈치를 들어 혹시나 숨소리가 새어나갈까 걱정하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갈 곳이 없어 어정쩡한 변명과 함께 바보짓을 했던 어제와는 다르다. 용대라면 경기가 끝났으니 용대의 방이라도 찾아갈 수 있다.
아침시간이라 깨어있을진 모르겠지만 뭐, 그정도야 깨우면 되는거라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제길, 잘못 열었다. 실로 거지같은 타이밍이었다.
멀쩡한 침대를 놔두고 멀쩡한 사내 둘이서 어찌된 연유로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비쩍 마른 벗은 용대를 바닥에 엎어놓고 그 위에 올라타 있는 기성용이라는 사내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제가 들어왔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는지 "흐...아으..앗!" 하는 비음 섞인 신음소리와 "윽..힘 좀..빼라니까" 하는 억눌린 목소리는 멈출 줄을 몰랐다. 별 수 있나, 남의 밤일을 구경하는 취미따윈 없으니 결국은 제 숙소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터덜터덜 숙소로 향해 문을 열자마자 저를 확 끌어당겨 제 품에 안는 쑨양에 "어..어라?" 하는 바보같은 소리를 내뱉았다. 제 몸을 압박하는 쑨양의 팔에 제 어깨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왜 이래?) 아프다는 감정을 꾹꾹 실어 내뱉자 귓가에 후우 하는 한숨을 쉰다.
(왜 말도 안하고 없어져. 놀랐잖아.) 다정스레 한마디 내뱉는다. 말할 때 마다 귓가로 내뱉어지는 숨자락이 주는 간지러움에 "히익!" 하는 소리와 함께 귀를 감싸고 주저앉았다. 그런 제 모습에 같이 주저앉아 저를 빤히 쳐다보고는 싱글싱글 웃는다.
(간지럼 많이 타네?)
젠장, 제 약점을 가지고 퍽이나 좋아한다.
큰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온다. 할 말이 있는지 입술이 슬그머니 벌어진다.
(뽀뽀는 같이 하는 거지롱?) 제길! 이럴 줄 알았다. 남은 쪽팔려 죽겠는데 저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음을 흘려댄다. (웃지마, 난 하나도 기억안나.) 제가 들어도 거짓말인 티가 팍팍 나게 한마디 던진다. 저란 인간은 왜 거짓말을 이다지도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기억안나? 진짜?!!)
휘둥그레 눈을 크게 뜨고 저를 향해 외친다. 아, 이 녀석은 바보였다. (정말이야? 진짜 안나? 왜>!) 흥분한듯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팩 돌린다. 그 큰 덩치로 쪼글 ㅕ앉아 팔짱을 끼고 토라지는데 썩 귀여워 보였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얼굴을 들이밀자 기다렸다는듯 고개를 홱 돌리고 제 얼굴을 양 손으로 다시 감싸쥔다. 그러고는 얼굴을 가까이 대기 시작한다. 제 얼굴은 못 움직이게 저 큰 손으로 붙잡아 두고 슬슬 다가오는 모습에 괜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부드럽게 스치는 콧날에 이어 생각보다 오래 갖다대고 있는 입술에서 풍겨오는 답지않은 술냄새에 가슴은 쿵쿵 뛰고 얼굴에서는 열이 확확 인다.
이상한 마찰음 소리와 함께 입술을 떼고 씨익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이래도 기억안나?) 싱글싱글 여전히 웃는 낯짝이었다. 제길, 제 거짓말을 눈치채지 못할 이유가 없었는데 역시나 놀리는 거였다. 속이 분노로 훅훅 들끓는 와중에도 맞닿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던 술냄새와 제가 미친건지 아무리 봐도 귀엽게 보이는 개구진 미소에 얼굴이 더 확확 달아오른다.
뜨거워져오는 얼굴에 벌떡! 일어서자 쑨양도 당연하다는듯 일어선다. 쿵쿵대며 걸어가는 제 팔을 붙잡고 홱 돌려 제 품에 안착시킨다.
그러고는 간지럼에 약한 저를 놀리려는 의도인지 귓가에 바람을 훅훅 불어대며 (이렇게 귀여우면 납치해도 되는 거 아닌가?) 하며 다시금 품안으로 끌어당긴다.
***작가 사담***
안녕하셔요! 부상당한 오른 손가락 덕분에ㅠㅠ왼손으로 열심히 독수리 타자를 시전하고 있는 물방울이여요,
그래서 양도 적고 오타도..많을지도 몰라요ㅠㅠㅠ완전 대역죄인)퍽퍽!
뭣보다 분량이 너무 적어서 죄송해요ㅠㅠㅠ똥망글 봐주시는 분들을 기다리게 하네요 자꾸ㅠㅠ
오늘은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씹덕이랑 입덕은 무슨뜻인가요??ㅠㅠ
아 그리고 회원전용으로 바꾸는건..안되는거겠지요? 친구가 회원 전용으로 바꾸길 추천해요ㅠㅠ
음..그리고 마지막으뉴ㅠㅠ텍파를 꼭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