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인이 있고, 원나잇을 했다
w.1억
"옆에 분은...누구... 여자친구!?! 없다면서요!!!"
여고생 세명이서 쌤이라는 남자의 옆에 서있는 나를 힐끔 보았고, 남자는 애들에게 시선을 두었다가도..나를 한 번 보았다가, 다시금 학생들을 보고 말한다.
"여자친구는 무슨.. 야 너네 빨리 안 가면 확 이쌤한테 전화한다?"
"에이이이이~~ 에이이이~"
"가라^^."
"네.....쌤....사랑해요.."
"…가."
"즐데!><"
"야이씨 ㅡㅡ."
"죄송해요오!! 아아악!!"
애들이 소리지르며 저 멀리 사라졌고.. 학생들이랑 친한 것도 설레고... 무엇보다 나는 궁금한 게 이름,나이 말고 또 생겼다.
"선생님이에요??"
"…아, 네."
"어떤 과목..이요!?"
"…체육이요."
"…와."
개어색하다. 난 와.. 이러고 있고.. 저 남자는 나를 멀뚱히 보고있고.. 우리 머리 위로 쩜쩜쩜..이 그려지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친구라도 하고 싶어서요!.. 번호.. 못 주시나요?"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물어봤는데. 남자는 여전히 내게 까칠하다.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딨어요."
"……."
"심지어 자기까지 했는데?"
너무 맞는 소리라서 할 말이 더 없어졌다. 섹스를 한 남녀가 친구가 된다라.. 그게 가능하긴 할까.. 난 이 남자와 끝인 걸까...
"그럼.. 저랑 왜 잤는데요?"
아니 왜 이야기가 여기로 세..? 내가 말해놓고 내가 당황스러웠다. 저 남자는 나보다 더 당황스러울 거다.
"그냥요."
"그냥요?? 아니 어떻게 잠을 그냥 자지..."
"그쪽은 애인 있는데 다른 남자랑 잤잖아요. 그게 더 이상한데."
"…저는."
어차피 남친이랑 헤어질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정동윤보다 이 사람이 더 생각이 나기는 하지만.. 헤어질 거라고 확신을 못하겠어서.
"가볼게요."
남자는 가버렸다. 나는 정동윤한테 미친년 소리를 들어도 울지 않았었는데.
저 남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또르르..말고.. 우루루루루루루로라라락 하고 말이다..
"아니, 그 남자랑 잔 거였어????"
"…응."
"아니 난 정신 차려보니까.. 네가 없어서 집에 간 건가 싶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며!"
"그냥 민망해서 거짓말 한 거지..그리고.. 그게 자랑도 아니고."
"…허, 그래서 그 남자가 너무 보고싶고.. 보면 막 콩닥콩닥 거리고! 그런다?"
"…응. 나 장동윤 봤을 때도 안 이랬어. 나 그 남자 좋아하나봐.."
"백퍼지 뭐.."
"아니! 너라면 애인 있는 남자랑 원나잇을 했는데, 그 사람이랑 친구 못 해?"
"당연히 못하지!!!!!!!!!!"
"아~"
"ㄱ-.."
"ㅠㅠㅠㅠㅎ그..ㅎ긓ㄱㄱ..."
혜윤이는 내게 마시자..하며 맥주를 건네주었고, 나는 여전히 울상을 짓고있다.
이게 다 애인이 있어서 생긴 문제인 게 맞겠지..? 장동윤...
"장동윤이랑 헤어져. 그럼 간단하잖아."
"…장동윤이랑?"
"못 헤어지겠어?"
"…아직 마음의 준비가.. 그리고 그 남자랑 다시 만날 거라고 장담도 못 하고...!"
"…그 남자가 치킨집에서 나왔다고 했지? 우리도 거기 가자."
"…그냥 먹고 나온 거겠지. 우연히.. 마주친 거고."
"그래도 가보면 되지! 그러다 또 마주치면 그냥 밀고 들어가!!그리고 천천~~히 꼬시면서 장동윤을 정리하자."
"…너무 쓰레기같잖아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슈바.."
"야 장동윤도 그랬는데! 쌤쌤이야! 자책 하지 마!!"
"…같은 사람은 되기 싫었는데."
"그래서 내일 치킨집 갈 거야?"
"…응."
"귀여운년!!!!!!!!!!!!.. 근데 뭔가 되게 의왼데 잘어울린다.. 키야..체육쌤이라니.. 여학생들한테 인기 많겠네."
"여고였어.."
"와 그럼 죽지 학생들!!"
비도 오고 그래서 정현은 체육 교과서를 들고선 1반 문을 열고 들어섰고, 여학생들이 쌔애애앰 ㅠㅠㅠㅠㅠㅠ하고 괜히 앙탈을 부리면 정현이 맨 앞줄에 앉은 학생에게 말한다.
"야, 너 벌점."
"아, 쌤. 왜요."
"앙탈 부렸잖아."
"아 진짜 너무하시네요 ㄱ-..."
"너무하면 너도 쌤 하등가~"
정현이 능글맞게 말하고선 tv 뒤로 usb를 꽂으면 학생들이 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른다.
저 뜻은 공부를 안 하고 영화를 보겠다는 소리... 정현은 졸린지 영화를 틀어주고선 앉아서 하품을 한다.
학생들은 정현의 얼굴을 구경하기 바쁘고, 곧 제일 말이 많은 학생이 깐죽 거리며 말한다.
"쌤 어제 여자랑 같이 있었다면서요오오오~ 으흥흥흥ㅇ읗ㅇ."
"너도 벌점."
"아 왜요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업 중에 떠들었으니까."
"수업 아니고 영화 보잖아요!!"
"수업 할래 그럼?"
"아뇨...."
결국에 나는 혜윤이랑 치킨집에 왔는데. 진짜 진짜 진짜 다행이라고 해야 되는 건지.. 오바라고 해야 되는 건지는 몰라도.
"근데 대박이다.. 어떻게 딱 치킨을 먹으러 와도 여기로 먹으러 와요?"
"허허.. 그러게요. 그냥 막 지나가다가! 먹고싶어서 왔는데..." <- 나
남자의 친구.. 그러니까 우리랑 같이 술을 마신 남자가! 치킨집 사장인 것이다..............
뭔가 찔려서 어색하게 웃어주고선 메뉴판을 보고있는데.. 혜윤이가 내게 조용히 말한다.
"이거 완전 땡잡았네.. 일단은 저 사람이랑 친해지자."
"둘이 그래도 좀 친해지지 않았어..?"
"나 취해서 기억 안 나. 이름만 알아."
"이름 알아??"
"남주현. 맞아 맞아 내가 기억해.이건.. 그래! 일단 손님도 우리밖에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그 남자 얘기를 꺼내자고 . 엉?"
"…티나잖아."
"티 내면 되잖아;;;; 뭐가 문제가 쒐뜅!"
"-_- 하... 그래도.. 뭔가 여기서 치킨 먹는 것도 오바야.. 갑자기 왔는데 나 있으면 나 이상하게 볼 거 아니야.. 남주현 저 사람도 그렇고.."
"야 우리는 그냥 치킨 먹으러 왔는데.. 우연히 사장님이 그 남자 친구인 거잖아. 우린 잘못 없어."
"하.. 이런 거 진짜 싫은데ㅠㅠㅠㅠㅠ."
"사장뉘이임~ ^-^"
혜윤이의 부름에 남주현이 네에~ 하고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따.. 이 사람도 꽤나 잘생겼네 진짜.
"저희 어니언 치킨 하나랑, 그냥 후라이드 하나랑요 사이다 큰 거로 하나 주세요."
"두마리 먹을 수 있겠어요? 생각보다 양 많은데~"
"아, 당욘하지요. 저희는 순대국밥에 밥 두공기 말아먹는 여자입니다."
"ㅋㅋㅋ아, 본받아야겠다. 멋있다...크으.. 아 맞다, 혜윤씨 그때는 잘 들어갔어요? 취해서 기억 안 나려나?"
"아, 잘은 들어갔죠. 택시 태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취하면 자는 주사가 있어서."
"갑자기 잠들어서 놀랬잖아요. 진짜..."
"근데 남주현씨는 왜 이렇게 오늘도 잘생기셨을까~?"
"남주현 아니고 남주혁인데에~"
"아하 !^^."
"섭섭하네요. 저는 혜윤씨 이름이랑 나이 다 기억하는데. 스물다섯살 김혜윤."
남주현이라더니.. 아주 김혜윤 이것이... 아, 근데 남주혁이 나랑 그 남자랑 잔 거랑.. 어제 스토리도 달 알 것만 같아서.. 너무 민망해서 다리만 덜덜 떨고있으면..
혜윤이가 내 눈치를 한 번 보더니 곧 남주혁에게 웃으며 말한다.
"아, 그때 같이 술마셨었던. 친구분은요? 넷이서 또 치맥 한잔 따아아악! 하면 꿀잼일 것 같은데. 흐흣>+<"
"아아.. 정현이형??"
"정현? 이름이 정현이에요?"
"아, 네. 그 형 되게 동안이에요. 저보다 4살 많아."
"????????친구가 아니에요????????"
"ㅋㅋㅋ그 형이 서른한살, 저는 스물일곱살."
세상에...........그 얼굴이 서른한살이라구요??나이 있는 사람 좋아하는 나는 나도 모르게 콧구멍 평수가 넓어져서는 입을 틀어막고있다.
아주 자연스럽게 혜윤이가 그 남자 얘기를 꺼내긴 했는데.
"음.. 그 형이 자주 놀러오긴 하는데. 오늘은 모르겠네요? 아직 연락을 안 해봐서. 그 형이 고등학교 선생님이거든요. 되게 의외죠?"
"아, 정말요오~?"
아.. 김혜윤 모르는 척 연기 개못해.. 아~ 정말요오오오~?가 뭐야.. 하... 그나저나.. 이렇게 정보를 다 알게 돼서는 좋은데..
뭔가 자꾸 찝찝한 거...
"아, 의주 얘랑 그 정현님이랑은 둘이서 뭘 했을까요~? 저한테 도통 말을 안 해줘서~~"
진짜 미친 거야 김혜윤?????????????
"글쎄요? 저도 들은 거 없는데?.. 둘이 노래방 간다고 나갔잖아."
다행이도 저 사람은 별로 관심이 없어보였다. 휴.. 근데.. 아무 것도 모르는 건가...? 표정이 너무 순수해보여.. 저건... 진실이다.. 남주혁은 진실이다!!!
휴... 안 들리게 작게 한숨을 내쉬면, 남주혁이 나와 눈이 마주친다. 남주혁이 나와 혜윤이를 번갈아보다가 곧 '좀만 기다리세요오~'하고 주방으로 향한다.
그럼 혜윤이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내게 말한다.
"그래서 좋았냐?"
"뭘."
"정현씌랑~ 침대에서~"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캌ㅋㅋㅋ 아니 왴ㅋㅋㅋ 말해줘.. 나 후기 좀.. 솔로 1년 째 김혜윤.. 설레봅시다, 예?"
"…일단."
"일단?"
"몸이 개좋아."
"몸이 좋아!?!?!?!?!?"
"…나도 놀랬어. 좀 말랐을 줄 알았거든? 근데 딱 벗겼는데.. 몸에 빨래판이 키야아아아.."
"키야아아아아아.."
"흐흐.."
"야 침 닦아."
"아, 그래."
"근데 정의주. 나는 네가 장동윤이랑 진짜 헤어졌음 좋겠어."
"어?"
"우리처럼 꽃다운 나이에 왜 네가 3년이란 시간을 버려가면서 정동윤이랑 만나야 돼? 세상엔 걔보다 좋은 남자는 많은데."
"……."
"뭐 맨날 내가 헤어져라~ 헤어져라~ 하면서 난리를 쳐도. 너는 아무 대답도 안 하니까 나도 지치기는 하는데. 이번이 기회야.
3년 동안 한 번도 안 흔들리고 장동윤 똥꼬만 빨던 네가! 갑자기 다른 남자랑 자고, 그 남자 생각에 잠도 못 자고, 눈물도 흘렸잖아."
"내가 언제 똥꼬를 빨았어 슈발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맞다. 정동윤이 피시방에 가야 된다며 나의 약속을 깨버릴 때도.. 내 생일 때도 지 친구랑 피시방 가도.. 나는 너그럽게 봐줬고, 이해를 해줬다.
그리고 그런 네가 계속 보고싶고 좋았었는데. 그 남자와 자고나서부터는.. 정동윤이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헤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려운 거고.. 그리고...
"…헤어져도 그 남자랑 잘 될 거 같지도 않은데. 나 싫어하는 것 같았어."
그 사람의 표정이 그랬다.
피자를 거의 다 먹어가고 있었을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기에 화들짝 놀라 문쪽을 보면, 혜윤이가 헐- 하고 입을 틀어막는다.
"……."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무슨 죄라도 지은 것 같아서 바로 눈을 피했다.
"야. 아는 척해.. 빨리.. 용기 있는 자가 미남을 얻는다 몰라?.. 이런 기회 드물다?"
나는 지금 완전 죽겠는데.. 초조해 죽겠는데. 기회라면서 옆에서 자꾸 나를 꼬집는 혜윤이가 얄미웠다.
아니 맞는 소리긴 한데..
"되게 늦게 왔네? 여기! 그때 술 같이 마셨던 분들 왔다?"
남자는 대충 목례를 하고선 남주혁에게 다가가 웬 봉지를 건네주며 말한다.
"이거 주려고 왔어. 약속 있어서."
"뭐야, 햄버거? 이야.. 이열~~ 김정현이~~ 난 저분들이랑 같이 맥주 마시자고 하려 했는데."
"…뭘 같이 마셔 -_-"
"왜 우연히 치킨집 들어왔는데! 딱 내 가게였던 거지! 쩔지않아? ㅋㅋㅋ."
"암튼, 간다."
"어엉, 잘가."
김정현이 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애가 탄다.. 이렇게 보낼 수는 없는데.. 어떡하지..
"정동윤이 다른 여자랑 잔 거를 떠올려라. 그런 애랑 사귈래? 아니면 철판 깔고 나가서 저 남자 잡을래."
"……."
"정동윤한테 들이댔던 것처럼 빨리."
"하!!!"
김정현은 나갔고.. 나는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혜윤이랑 남주혁이 둘 다 놀래서 나를 보았고..
나는 급히 일어나 김정현을 따라 나간다. 담배를 피려고 했는지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있던 김정현은 나를 보고선 표정이 굳더니 담배를 다시 넣는다.
말해.. 말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쪽팔려도 그래도 기회를 잡아보자 정의주.. 어??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한참 김정현을 보면
김정현이 '뭐,말해'라는 글자를 얼굴에 달고서 나를 내려다본다. 저렇게 쳐다보니까 무서워서 더 말을 못하겠..
"저는 할 수 있어요. 남녀 사이에 친구할 수 있구요. 서로 잤다고 해도 가능한데."
"……."
"남자친구랑은..!"
"……."
"금방 헤어질 거예요.."
"……."
"지쳐서 이제 더이상 못 만날 것 같아서요.."
"지쳐서 그쪽이 지금 남자친구 못 만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싶은데."
"좋아하니까요..!"
"누가."
"제가요. 그쪽을요."
"됐으니까. 가죠? 그쪽이 남친이랑 헤어지던 말던 난 아무 상관 없으니까."
"왜 상관이 없어요..! 저한테 아무 마음도 없으신 거예요? 정말 그냥 잔 거예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남자를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는데.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차에 타려고 고갤 돌렸고.. 나는 미친 짓을 한다.
남자의 손목을 확- 잡으면, 남자가 한숨을 내쉬며 내게 말한다.
"너 몇살이냐?"
"…에? 스물다섯..이요.."
"나 서른한살이야. 너는 너 또래 남자친구 만나."
"…없는데 어떡해요!"
"치킨 다 먹었으면 집이나 가라?"
"아..아아아...쌤이라는 분이.."
"쌤이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
"놔 ㅡㅡ."
"…네."
실패다... 장동윤은 알고보니 싸가지가 없다면..
김정현은.. 그냥 싸가지가 없다.... 아니 나 저런 사람이랑 어쩌다가 섹스까지 하게 된 거야? 아니 어떻게????
한편... 주혁과 혜윤은 무슨 방청객이라도 된 것 마냥 가게 안에 앉아서 밖에 상황을 보고 있다가 주혁이 입을 연다.
"둘이 왜 갑자기 싸우지."
"일방적으로 정현씌가 화내시는 것 같은뎁쇼.."
"둘이 자기까지 해놓고서 뭘 저렇게 투닥 거릴까나."
"뭐야? 알고 있었어요???"
"내가 졸랐지. 후훗.. 너도 알고 있었잖아."
"그쵸..."
"응."
"근데 왜 갑자기 말을 놓이시지?"
"아. 너도 놔."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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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캉캉 배부르다 헤헤헤헤헿게헿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