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새하얀 날개에 소복소복 내리던 눈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나비는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날갯짓을 했지만, 그를 지켜보며 나비와 닮은 새하얀 결정체를 내리던 하늘은 나비의 몸부림을, 아름다운 춤사위라 생각하고 더 많은 눈을 내려주었고, 나비는 하늘을 원망하며 죽어갔어요. 당신은, 내게 하늘과도 같아요. 알아 들어요? [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8 by. 진라면 나는 너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 형. 이젠 네가 올 차례야, 빈아. 앓는 소리를 내며 눈을 뜬 홍빈이 눈 앞에 있는 낯선 풍경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헛웃음을 지어냈다. 이사를 온 지는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적응이 되지 않는 새 집은 괜히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나의 공간이 아닌 곳에서 꾸역꾸역 얹혀사는 느낌. 몸을 일으켜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댄 홍빈이 전의 집과 똑같이 침대 옆에 놓여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던 화려한 색감의 잡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제가 꼼꼼히 설명을 달고 닳도록 넘겨보았던, 효신의 잡지. 그것을 찢어버리던 원식이 떠올랐다. 그런 원식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런 눈빛도, 그런 말투도, 그런 행동도 모두 처음이었다. 몸을 한껏 웅크린 홍빈이 고른 숨을 내쉬었다. 그 날이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른다. 데려가달라고 조르고 울어댈 걸 그랬다. 그것도 아니라면 가지 말고 여기 있어달라고 붙잡을 걸 그랬다. 아니, 적어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만지고 더 많이 새겨둘 걸 그랬다. 이게 정말, 마지막이면 어떻게 해야할까. 디자이너님. 디자이너님? 팔을 붙잡아 조금은 강한 느낌으로 흔드는 손길에 턱을 괸 채 멍하니 검지손가락으로 책상만 두드리고 있던 효신이 고개를 든다. 표면에 몽글몽글 물이 맺힌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민트초코라떼를 양 손에 들고 효신을 내려다보던 철웅이 효신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밀고는 의자를 끌어다가 효신을 마주 보고 앉는다. 뭐해요? 답지않게 멍이나 때리고. 말없이 빨대만 물어 잘근거리는 효신의 모양새에 철웅이 살짝 눈가를 찌푸렸다. 이홍빈.. 생각해요? 조심스럽게 묻는 말에도 시선만 제게 옮길 뿐 굳게 닫힌 입술은 달싹일 생각조차 없는 듯 하다. 어릴 적부터 효신을 동경했다. 여섯살 차이가 나던 효신은 반짝거렸다.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특출나게 잘 하는 것 하나 없이 평범하게 살아오던 철웅은 효신이 아끼는 모델이 되겠다는 집념 하나로 악착같이 이 곳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이홍빈의 자리가 너무 컸다. 노력 천재는 타고난 천재를 이기지 못 한다. 재능 하나 없이 노력만으로 정상으로 올라온 철웅이었다. 모두들 그는 안 될거라고 하는 걸 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은 안 되는 걸까. 몸을 일으킨 철웅이 효신의 작업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의 눈빛이, 조금은 흔들리고 있었다. 갓 데뷔했을 때보단 덜 한 떨림은 이미 제가 이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제 목소리를 좋아했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치고는 꽤 큰 성과였다. 대기실로 돌아와 클렌징 티슈로 대충 화장을 지우는 홍빈의 어깨에 원식이 손을 얹었다. 오늘 스케쥴은 이게 끝이야, 집에 가자. 몸이 안 좋아. 느릿하게 입을 연 홍빈이 거울 너머로 원식과 눈을 맞추었다. 병원갈래? 묻는 저음의 목소리에 홍빈이 고개를 저었다. 다시 화장을 지우는데 집중하던 홍빈의, 체구에 비해 작은 손을 잡아채 제 손 안에 넣은 원식이 엄지손가락으로 손등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데도 안 갈거지? 응? 홍빈아. 아무데도 안 갈거지? 홍빈의 눈빛이 지쳐있음을 드러내었고, 다급해진 원식이 몇 번이고 되물은 후에야 홍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홍빈의 마른 입술이 달싹였다. 아무데도 안 갈게. 그제야 안심한 원식이 홍빈을 끌어안았고, 안겨있는 홍빈의 눈이 느리게 감겼다. 좀 늦었죠ㅠㅜㅠㅠㅠㅠ 엉엉어허유ㅠㅠㅜㅠ 절 매우쳐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며칠 앓아서.. 글도 똥글이고 늦기도 늦고...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자책하는 중이에여 엉엉엉엉엉... 빛의 속도로 사라져야겠어요 사랑해요 독자님들....ㅠㅠㅠㅜ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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