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인이 있고, 원나잇을 했다
w.1억
오후에 항상 알바를 나가기 때문에 나는 매일 늦게 일어난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깰 때도 많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제 일이 꿈인가 싶어서 한참 멍을 때리다가 핸드폰을 보았다.
[김정현오빠 부재중 1개]
아 어제 전화 온 거 보고 급하게 저렇게 저장을 하긴 했는데.. 나 뭐라고 저장하지?? 남치니 ><? 하.. 아니야 유치하게 무슨 남치니야 ㅁㅣ친...
근데 전화를.. 왜 했지..? 아니지! 왜 했지가 아니지..! 우리는 사귀니까! 그래!! 그러니까!!....
Rrrr~~~~~~~~~~~~~~~~
전화 오는 소리에 놀라서 급히 전화를 받았다. 너무 빨리 받았나.
"여보세요....?"
- 잠만보야?
"네?????????"
- 지금 시간이 몇신데.
"…허허허허허허허허허 몇시지.."
- 1시
"아.. 1시....그럼 점심 드셨겠네여.."
- 미쳤냐?
"에?왜요;;;;"
- 드셨냐니
"아..헷.."
- 헷은 무슨 ㅋㅋㅋㅋ 나 점심 막 먹고 나왔어.
"헤.."
- 부재중 찍힌 거 봤어, 못 봤어.
"…봤는ㄷ.."
- 그럼 전화를 걸어야 돼, 안 걸어야 돼.
"걸어야 되는ㄷ.."
- 근데 왜 안 걸어.
"ㄱ- 아니...아니!! 부재중 찍힌 거 보고! 딱 ! 어? 걸려고 ! 했는데!!"
- 근데.
"전화가 왔단 말입니다."
- 알겠어, 알겠어.
"…후"
- 일어나서 밥 먹어.
"밥 먹고.. 알바 가야죠!..."
- 편의점?
"네!"
- 몇시부터 몇시.
"2시부터 6시..!"
- 주소 찍어놔. 끝나면 데리러 갈게.
"핡!!!!!!"
- ????????무슨 소리야 이게.
"헤 너무 좋아서 내는 소리.. 사귀는 게 아직 실감이 안 나고....그리고.."
김정현의 옆으로 학생들이 지나가나보다.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김정현에게 말을 거는데.. 김정현이 대충 대답을 해주는 걸 듣는데 시간이 다 간 것 같다.
김정현이... 이거 이거..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으니.. 내가 이러니... 불안해서 어떻게 사나
준비 다 하고 나왔는데 집 앞에서 웬 담배 냄새가 나길래 뭔가 싶어서 옆을 봤더니..
"야 정의주."
오마이갓난아기... 잊고있던 장동윤이다.
맨날 얘가 트름을 해도 좋아했던 난데.. 난 왜 얘를 보고 인상을 쓰고 있는 걸까..............
인상 쓰고 장동윤을 올려다보는데..
"너 나 차단했냐?"
김정현보다 키도 작은 게 어딜 들이대. 그리고! 너 지금 보니까 김정현보다 못생겼어.
물론 입 밖으로 낸 소리는 아니지만 통쾌했다. 혼자 주먹 꽉 쥐고 가만히 올려다 보는데 장동윤이 답답한지 내게 한발자국 더 다가와 말한다.
"너 나한테 할 말 없냐?"
뭔 개소리래 진짜.
"뭐래.. 내가 너한테 할 말이 왜 있어."
내 계획은 아주 좋게 헤어지는 것이었다. 헤어져도 마주칠 때 인사할 수 있는 그런 사이!!!!!!! 근데 이게 뭐야.......
"너 다른 남자랑 잤다며."
세상에. 얘가 이걸 또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근데 문제는 난 별로 당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데?"
내가 너무 뻔뻔했나. 한 번도 얘한테 이렇게 말한 적이 없어서.. 많이 당황한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나서야 너에게 하고싶은 말들을 다 하게 되었다.
"너도 다른 여자랑 잤잖아."
"……."
"너도 다른 여자랑 잤는데. 나는 자면 안 돼? 그리고 넌 애초에 나 엄청 만만하게 봤잖아. 니 따까리라 생각했고."
"내가 다른 여자랑 잤을 땐 네가 봐줬잖아? 근데 지금 네가 다른 남자랑 잔 거는 내가 봐줄 수가 없는데."
"그게 무슨 개같은 논리야?"
"개같은 논리?"
"그래. 어차피 우린 지금 헤어졌는데 그게 무슨 상관인데."
"난 헤어지자고 안 했는데? 너만 헤어지자고 했지."
"이상한 소리 할 거면 그냥 가. 내가 연락 안 받아서 집 앞에서 기다린 거야, 설마?"
"야 정의주."
"왜유."
"너 왜 이렇게 다른 사람 됐냐?"
"나 원래 이랬어. 너 비위 맞춰주느라 할 말 못 했던 거지."
"……."
말문이 막힌 장동윤은 내게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래서 그런지 너는 나를 잡지 않았다. 혹시라도 날 따라올까봐 무서웠는데. 뒤를 한 번 돌아보았을 때.
너는 이미 등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뭐야.. 나 지금 전남친 퇴치한 거야.......?
"담임 선생님이 급하게 출장을 가셔서 종례는 내가 한다."
정현의 말에 학생들이 나이쓰으으!! 하고 소리 지르기 바쁘고, 정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다.
"청소는 깨끗하게 다 한 거지?"
"네! 바닥에서 빛나지 않아요?"
"하나도 안 나는데."
"-_-..."
"ㅋㅋㅋㅋㅋ 됐어. 집 가자! 출석 한 번만 부른다. 야야 조용 조용."
정현의 말에 모두가 어수선하다가 곧장 조용해졌고.. 정현이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애들이 장난식으로 목소리를 바꿔 대답을 하자, 모두가 빵터지고.. 정현도 따라 웃는다.
그리고..
"이나은은 오늘도 결석이야?"
"네에~~~~"
"왜 안 왔대?"
"모르겠어요~ 담임쌤도 연락 안 된대여~~"
"그래?"
정현이 출석을 다 부르고나서 쿨하게 보내주자, 모두가 쌤 사랑해요! 하고 가버렸고.. 정현은 출석부를 챙기고 교실에서 나온다.
6시가 다 되어가기에 신나서 시계만 보고 있는데... 막 손님이 들어오기에 어서오세ㅇ... 하는 순간 얼굴을 봐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옵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정현이다.............. 들어오자마자 김정현 냄새에ㅠㅠㅠ김정현 빛에 놀라 자빠진다, 자빠져ㅠㅠㅠㅠㅠㅠ
허흑- 하고 김정현을 보고 있자니 김정현이 날 보고 한 번 웃어주고선 음료수 하나를 들고온다.
계산대 위로 올려놓기에 나는 시무룩해져서는 말한다.
"나 여기 편의점 매출 올려주기 싫은데 ㄱ- 다른데서 사지."
"왜."
"점장님 싫어."
"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다른 건 안산 듯 한데?"
"뭐?"
김정현이 진짜 모른다는 듯 나를 바라보기에 턱짓으로 콘돔이 있는 쪽을 가리키자, 김정현이 콘돔을 보더니 진짜 능글맞은 얼굴로 내게 말한다.
"매출 올려주기 싫다며?"
"와 WOW..."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ㄱ- 원플라스 원이라서 하나 더 갖고오세요 손님."
"아, 이것만 살래요."
"참나. 그럼 내가 마셔야지~"
"그러시등가~"
계산을 해주고 나니, 김정현이 갈증이 났는지 음료수를 바로 마시고선 내게 말한다.
"차에 가있는다. 앞에 세워놨어."
"오케이!!"
"오케이는 반말이지."
"오케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
김정현이 나가고나서 나는 괜히 기분이 또 좋아서 헤벌레 한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잘생겼지?? 아니 잘생겼는데 키도 커.. 무슨 일이야 이게?
그때 몸 생각하면 또 얼굴이 붉어지쟈냐 >< 꺄갸꺄꺄꺅갸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혼자 막 부끄러워 하는데... 뭔가 싸해서 눈을 떴더니.
"…아, 일찍 오셨네요."
다음 타임 알바생이 와서 내 이상한 모습을 다 봐버린 거지......
차에 타서 동네 한바퀴를 돌았는데 뭘 먹어야 할지 못 정했다............ 그래서 결국엔 차를 세워놓고서 고민하는데.
핸드폰 보며 고민하는 나를 빤히 보는 김정현에 괜히 부끄러워서 고갤 들었다.
"왜요..."
"제대로 보는 거 처음이라서?"
"제대로..?"
"얼굴, 얼굴."
"아아..! 근데 그렇게 뚫어져라 보면.. 제가 좀 ^^..."
"말 편하게 해."
"에?"
"자꾸 제가 제가 이러지 말고. 편하게 그냥 말하라고."
"아... 편해지면!!!!!"
"그래서 뭐 먹고싶어."
"오빠요 ^3^"
"오케이~ 우리집."
오케이~~ 하며 바로 차를 움직이는 김정현에 꺄르르 웃어버렸다.
장난인 걸 알기에 결국에 나는 하는 수 없다는 듯 말한다.
"저희 사귀는 거 알려야죠!"
"누구한테."
"주혁오빠랑 혜윤이!!"
"말 안 했어?"
"네! 치킨 먹어요! 오늘!!"
"그러던가, 그럼."
"오예!!"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정면을 보고있는 김정현에 나는 한참 고민했다. 손을 잡을까, 말까.......... 한참 고민하는데.
먼저 손을 잡는 김정현에 허업- 하고 숨을 멈췄더니, 김정현이 이상하게 나를 본다.
"우와. 정말 사귄다구?~"
"정말!? 정말 축하해!"
둘은 무슨 로봇처럼 말하는데.. 김정현이랑 나는 멍하니 그 둘을 보았다.
뭐야 마치 다 알고있었다는 듯한 그 표정??....
손님이 오고, 혜윤이는 남주혁을 따라 주방으로 향했고.. 나는 김정현이랑 어색하게 앉아있다.
근데 김정현이 갑자기 테이블 위로 손을 올려놓고서 나를 보는 것이다. 왜요..? 하고 바라보면 김정현이 살풋 웃으며 말한다.
"손 달라고."
"손..? 손...? 왜..."
"달라면 줄 것이지, 뭔 왜야."
강제로 내 손을 가져간 김정현이 내 손을 꼭 잡고선 놓아주지 않았다. 주방에서 우리를 몰래 보던 혜윤이가 오옥!! 하고 입을 틀어막길래 콧바람 슝슝 내며 웃음을 꾹 참는다.
"혹..시나...결혼은 언제 할 예정이에요?? 몇살 때?"
"왜. 해주게?"
"아, 물론이죠! 그까이꺼!!!"
"글쎄. 아직 생각 없었는데."
"…-_-"
"네가 한다면 나도 해야지 뭐."
"…오오오오!"
"근데 우리 사귄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벌써부터 결혼 얘기는 좀.."
"아.."
이 사람은 현실적이다..^^... 너무 맞는 소리라서 할 말이 없는 거... 정말.. 싫은데... 김정현이라서 참을랜다.
날도 더운데..(에어컨은 틀었지만) 손 꼭 잡고 안 놓아주는 거 보니.. 김정현은 애정표현 잘 하는 편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오히려 애정표현에 어색해하고 부끄러워 하는 나와는 정반대인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처음에 나한테 화만 내던 사람이 맞나 싶기도 하고...
"엄마, 아빠랑 같이 사는 거야?"
"음..네! 오빠는요? 혼자 살아요?"
"난 혼자 살지."
"아하!.. 어.. 그럼... 집에 자주 놀러갈 수 있는 건가 ㅡ////ㅡ 훗.."
"놀러와서 어쩌게 ㅋㅋㅋㅋ."
"뭘 어째~ 무슨 생각을 하는 고야앙 >_< !~"
"미쳤나봐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으흫ㅎㅇ읗ㅎ.."
"근데 집 청소를 잘 안 해서 더러워. 그래서 너 못 와."
"맨날 청소를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청소 하는 날에 갈래."
"못해. 청소기가 없어."
"손으로 쓸어요."
"손도 없어."
"그냥 내가 가는 게 싫다고 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어?"
"아이여고 옆에!!!"
"아아~ 아, 맞다.. 나 내일 회식."
"아! 회식? 쌤들 다 가요 !!?ㅎㅎ"
"다 가지. 적당히 마시다가 빼야겠다."
장동윤에게 항상 질문만 하던 나였는데. 지금은 질문을 던지는 김정현에게 대답만 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나도 이런 사람을 만날 수가 있긴 하구나..
얘기를 하면서 치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데.. 갑자기 웬 여자들이 치킨집 안에 들어오더니..
"어!! 쌤!?!?!?!?!!!!!!"
"쌤이다!!!!!!!!!!!!!!!!!!!!!!!!!"
아이여고 학생들이 들이닥쳐 김정현에게 아는 척을 하기 시작했고...
"헐 헐 헐 뭐예요..옆..에..분은...........설마..."
이 말에 대충 일 커질까봐 아무렇게나 넘길 줄 알았는데.
"어, 맞으니까. 빨리 가서 앉아."
"아아아 >_<"
"옆 테이블 말고 저 끝에 앉아 -_-"
"치... 쌤... 연애 하시는 거예요!? 드디어????? 하.... 근데 잘어울리세요!!! 예쁘세요..!"
학생들의 주접에 몸둘바를 모르겠는 난 결국 웃으며 '감사합니다...'하고 만다.
학생들이 자꾸만 힐끔 힐끔 쳐다보기에.. 나는 김정현에게 복화술을 한다...
"계속 쳐다바으.."
"없다 생각해."
"으니 으띃게 그르..."
"ㅋㅋㅋㅋ."
내가 웃긴가봐.. 자꾸 내 얼굴만 보며 웃기 바빠. 이 사람은................
정현이 담배를 피려고 나왔을까.. 학생들이 '쌤 저희는 가요!!'하고 허리를 숙였고, 정현이 담배를 뒤에 숨기고선 손을 흔든다.
담배를 피려고 입에 물었을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현이 바로 고갤 돌린다.
"친구라면서 왜 둘이 연인사이 같지."
]
"누구셨더라.."
"?"
"농담,농담."
"지금 농담 들어줄 기분 아닌데요, 저."
"나중에 기분 좋을 때 와, 그럼."
"뭐...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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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하하하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