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적거리며 품 안으로 파고든 채로 있은지 몇 분이 지나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갑갑하다는 느낌은 커녕 저를 안아오는 느낌이 포근하고 좋았다. 제가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움찔하며 제 쪽으로 팔을 벋어오는 모습도 좋았다.
"태환."
"아! 한국말!"
정감있는 한국어로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배운 영어로 아무리 다정하게 Park하고 불러봤자 모국어로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것 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이제부턴 이렇게 불러야지.)
그게 한국말의 한계였는지 그새 영어로 바꿔 말한다. 어수룩하고 어정쩡한 어투로 힘주어 뱉은 태환이라는 제 이름이 오늘따라 유독 마음에 들었다.
"쑨양."
(왜?)
(나 배고파. 점심 먹으러 가고 있었는데 네가 끌고왔잖아.)
(밥 먹으로 나갈까?)
(싫어어--허리 아프다고 했잖아--)
목소리를 질질 끌며 눈을 동그랗게 치켜떠 저를 올려다 보는 모습에 쑨양의 볼이 붉게 익었다.
(크흠! 그럼, 뭐 사다줄까?)
다정스레 고개를 숙이며 제 의사를 물어오는 쑨양의 모습에 태환이 살풋이 웃으며 허리를 안아 배에 머리를 부비적거리며 말했다.
(나..음..햄버거?)
(태환, 햄버거는 몸에 안좋아.)
(치이, 누가 그걸 모르남? 누구씨 덕분에 허리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는데 어떡해.)
(알겠어 그럼. 허리 아프다고 했으니까 침대에 누워있어. 금방 갔다올게.)
미련없이 제 할 말만 하고 지갑을 챙겨드는 쑨양의 모습에 태환이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고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집어넣었다가 쑨양을 한 번 흘겨보곤 제 얼굴을 원상복귀 시켰다.
(쑨, 이리로 와 봐.)
(응? 왜?)
침대에 엎드려 꼼지락 대던 태환의 앞으로 다가가니 허리를 숙이란 뜻인지 손을 휙휙 위아래로 들었나 놓았다 한다. 어정쩡하게 허리를 숙여주자 눈을 슬쩍 내리깔고 입술을 쭉 내민다. 그러고는 "뽀--" 하고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가지런하게 내려앉은 속눈썹과 끝이 분홍빛인 동글동글한 코와 제가 말하고도 웃긴지 볼에 폭 들어간 보조개와 저를 향해 내민 붉은 입술이 귀엽다. 허리를 더 숙여 가볍게 입을 맞췄다떼자 눈을 떠서 그 특유의 동글동글 선한 눈매를 하고선 "푸흐흐흐" 하고 웃는다.
쑨양은 피식 하고 가볍게 웃음을 터트린 후 달칵 하는 문소리를 내고 나갔다. 나오자마자 손으로 양볼을 탁탁 치며 어린아이 마냥 복도를 도도도도 뛰어간다.
숙소에 혼자 남은 태환은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침대를 뒹굴고 있었다. 말갛게 웃으면서 침대를 데구르르 구르는 모습이 딱 초등학생이였다. 계속 고파오는 배를 붙잡고 한번 더 데구르르 구르다가 쿵!! 하는 큰 소리를 내며 이불과 함께 바닥으로 추락했다. 심하게 아려오는 허리와 꼬리뼈를 슬슬 제 손으로 쓰다듬으며 눈가를 찌푸리고 그렁그렁 맺혀오는 눈물방울을 부비적거려 대충 닦아내고 입을 비죽대며 낑낑거리며 침대 위로 기어올라왔다.
쑨양이 올 때까지 정말 침대 위에서 벗어낮 않을 생각인지 이불로 침대를 팡팡 치며 혼자 소리내서 "푸흐흐흐" 하고 웃다가 입을 크게 벌리고는 후! 하! 후! 하! 하며 세게 숨을 쉬다가 숨을 잘못 삼켜 콜록대며 거칠게 기침을 내뱉았다. 혼자 그렇게 계속해서 어린 아이 장난질을 되풀이하며 슬쩍슬쩍 고개를 들어 휴대폰 시계를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계속되는 지루함에 "으어어어--"하는 괴음을 내다가 결국 베게에 고개를 파묻고 언제 들릴지 모르는 노크 소리에만 귀를 집중하기로 했다. 그 자세로 있은지 몇분이 지나자 "태환!" 하는 쑨양의 목소리에 몸에 이불을 돌돌 감은채로 침대 위에서 허리를 굽히고 어기적어기적 내려와 문을 열어줬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키 큰 제 남자의 품에 한 번 폭 안겨다가 손에서 햄버거 봉지를 뺏어들고 다시 어기적어기적 침대로 향했다.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햄버거를 보고 방싯방싯 웃으며 입으로 가져가는 태환의 옆에 앉아 쑨양도 제 몫을 꺼내들고 먹기 시작했다. 양 볼이 빵빵해진 채로 햄버거를 우물우물 씹어대는 태환이 아삭한 양배추 조각을 몇개 떨더뜨리고 결국 그에 묻어있던 하얀 소스로 입이 범벅 되었다.
그게 신경쓰였는지 쑨양이 "태환." 하고 부르고는 입가를 톡톡 친다. 그러면 쑨양의 손가락 움직임을 따라 눈동자를 굴리던 태환이 베시시 웃고는 (닦아줘.) 한다. 결국 제 손으로 달짝지근한 소스를 닦아낸 쑨양이 제 손을 티슈에 닦았다.
다시 우물우물 거리며 햄버거 먹기에 집중하던 태환의 입술에 또 소스가 마구 묻자 쑨양이 또 손을 태환의 입가에 가져다대려 하자 태환이 고개를 양옆으로 도리도리 저으며 말한다. (건드리지마,.) 이해하기 힘든 그의 대답에 쑨양이 (응? 그럼?) 하고 묻는다. 하얀 소스가 묻은 채로 또 베시시 웃더니 (닦아줘.) 한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손만 가져다대면 얼굴을 뒤로 쭉 빼는게 이해가 안되 빤히 쳐다보자 손을 뻗어 쑨양의 입술을 쿡 찌르더니 (이걸로.) 하고는 또 베시시 웃는다. 그 모습에 양 볼이 붉어지면서도 슬쩍 입술을 가져다대어 닦아낸다. 그에 태환이 만족했다는듯이 웃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까닥거렸다.
햄버거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 또 우물우물 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일부러인지 습관인지 자꾸 입가에 소스를 묻혀댄다. 그 모습에 쑨양이 또 입술을 가져다 대려 하자 아까마냥 고개를 양옆으로 도리도리 저으며 얼굴을 슥 뒤로 빼낸다.
저도 말하기가 좀 그런지 볼은 붉게 물들인채로 하얀 소스가 묻은 입술 사이로 슬쩍 붉은 빛의 혀를 내밀더니 (이번엔 이걸로.) 하고 살며시 눈을 내리깔며 양 볼에 깊게 보조개가 패이도록 웃었다. 그 모습에 쑨양도 제 눈을 슬며시 감고 제 사랑하는 사람의 입술을 제 혀로 가볍게 쓸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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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만의 착각인가요ㅠㅠㅠㅠ왜 회가 거듭될수록! 분량이 늘어나는지!ㅇㅁㅇ
벌써 내일이 폐막식 날이네요ㅠㅠㅠㅠㅠ쑨환분자들이 사라지면! 제 글은....저 어딘가로 사라질지도 몰라요ㅠㅠㅠㅠ
그래서 오늘은 근심걱정이 많아용ㅋㅋ
올림픽 끝나고는...음....한국으로 쑨양이 놀러갈듯??싶어요ㅋㅋㅋ
아,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텍파는ㅠㅠ
솔직히 만들기가 좀 꺼려지는 이유가//음///글잡이 유독 눈팅이라고 해야하나요ㅠㅠ그런게 많은 편인 것 같아서,,,
텍파 공유때만 덧글이 많이 달리면 소심한 영혼인 제가 상처받을지도 몰라서..허허...좀 공유하기가 꺼려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