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세훈]
남자친구를 달랬더니 웬 개새끼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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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에요?"
"아뇨!!"
"주인!!"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제기랄. 애달픈 눈빛이 느껴진다. 오세훈은 버럭하고 지르는 소리에 뭐라 트집 잡지 못한 채 그저 불쌍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죄송한데 진짜, 진짜로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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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듯 황급히 오세훈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오늘 처음 본, 그것도 엄청난 킹카에게 오세훈이 펑하고 늑대로 변해버리는 꼴은 절대로 보여줄 수 없었다. 박찬열은 잠시만 밖에 다녀오겠다 말하며 오세훈을 잡아 끌고 나가는 내 행동에 그저 피식거리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끌려나온 달갑지 않은 손님 오세훈놈은
"역시 주인은 내가 더 좋은거지!"
자신이 선택됐다 생각했는지 제자리에서 방방 뛰어대며 즐겁게 말했다.
"너! 내가 주인이라고 하지 말랬잖아!"
"밖에서만 그러지 말랬잖아."
"지금 밖이거든?!!"
"어? 안인데?"
아차. 이런 곳에 데려온 적이 한 번도 없구나. 사방이 뚫린 그러니까 야외에만 데리고 나왔지, 집이 아닌 다른 건물 안에 들어온 건 이 번이 처음이었다. 오세훈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봤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아무튼 너 여긴 어떻게 온거야!"
"주인 냄새 찾아 왔지! 근데 어디서 이상한 수컷냄새가 섞여오더라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왔어!"
누가 늑대아니랄까봐!!! 오세훈은 특히나 냄새를 잘 맡았다. 덧붙여 말하자면 청각도 끝장나게 좋았다. 금방이라도 꼬리가 튀어나와 살랑거릴 것 같이 오세훈은 발랄하게 되물었다. 그 놈의 칭찬은. 우선 이 복잡해진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나는 오세훈에게 가까이 다가가 조용히 타이르기 시작했다.
"...오세훈. 잘 들어. 여긴 밖이야. 집이 아닌 곳은 다 밖이야. 알겠어? 그러니까 주인이라고 하면 안돼. 그리고 이런 옷차림도 안돼. 너 진짜... 내가 저번에 옷 사준 건 어디다 놓고 잠옷을 입고 온 거야!!"
그것도 핑크색깔 꽃돼지 문양의 저질스러운 수면 바지를!! 최대한 나긋나긋 조용히 타이르던 말소리는 끝내 절규로 이어졌다. 뭘 하다 나온건지, 머리는 삐죽삐죽 솟아올라있으며 삼선 슬리퍼 차림의 오세훈을 보고 있자니 절규를 안 할 수 없을 노릇이었다.
"주인! 아, 아니 누나!"
그래. 오세훈은 현재 나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나이가 5살인 것 같다는 오세훈의 말을 바탕으로 '난 20살인데 넌 5살이니 누나라고 부르거라!' 라는 강제 겸 결론을 도출한 결과였다. 이건 비밀인데 나중에 서적을 좀 찾아보니 늑대 나이 5살이 인간 나이 27과 비슷하더랬다. 물론, 이건 나만 아는 비밀이다. 오세훈 바보.
"그러니까 역시 내가 더 좋았던거구나! 왜 나를 선택했어? 응?"
오세훈의 손은 내 양 팔을 붙들었다. 아마 내가 저 방에 있는 박찬열을 등지고 나왔다는 것에 큰 프라우드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세훈아."
"응?"
"미안해! 잘가! 이따 집에서 보자!!!"
"주!!!!인!!!!!"
다다다다. 최대한 내가 낼 수 있는 속력으로 내달렸다. 박찬열이 있는 방을 향해서. 내 성공적인 과팅을 향해서. 여기까지 온 오세훈에게는 미안하지만... 누가 오라고 했나?!! 뭐... 혼자 잘 찾아왔으니, 혼자 잘 찾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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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죠?"
"아, 괜찮아요. 근데 주인이라고 하던 거 같던데
뭐 요즘 유행하는 신종 애칭인가봐요?"
애칭? 애칭이요?!
미친. 분명 박찬열은 나를 간 보고 있었다.(피해망상)
저 담담한 표정. 아무렇지 않게 말해 더 무서웠다.
"애칭이라니요! 전혀 그런 사이 아니예요!! 그냥 쟤는 그래 제 아는 동생...! 아는 동생 인데! 장난기가 엄청나서요. 글쎄 용돈을 안 줬다고 삐쳐서 여기로! 제가 있는 이 곳으로! 일부러 쳐들어온 거 있죠?"
"아,.. 그렇구나."
누구보다 여유롭게. 아니 솔직히 말하면 여유로운 척 부단히도 애쓰며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자리엔 박찬열만이 앉아있었다. 분명 4:4 과팅이었는데. 파트너는 잠정적으로 정해져 박찬열과 나는 아까부터 따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각각 남 여 모두 자리에는 앉아있었다.
"저기... 애들은 다 어디 갔어요?"
"각자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랑 같이 나갔어요, 아까."
자리에 앉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의자를 빼어 차분히 앉았다. 그리고는 당황하지 않은 척 테이블 위로 올려져 있던 냅킨으로 입 주위도 닦았다. 근데 박찬열이 꺼낸 말 한 마디에 이 모든 계산되어진 자연스러운 척! 하는 모션들은 다 물거품이 되었다. 입가를 닦던 냅킨은 힘 없이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진짜요?"
"네."
"진짜?"
"가짜할까요?"
너 이 새끼! 나 더 미안하라고 그런거지! 젠장할. 혼자 앉아있을 초면 박찬열에게 무진장 미안해진다. 난 그것도 모르고. 오세훈을 집으로 보내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박찬열에게 미안한 나머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친 채 말을 건냈다.
"이런. 미안해요! 근데 왜 혼자 안 나가고 있었어요?"
"마음에 드는 파트너랑 같이 나가려고요."
박찬열은 테이블로 떨어진 내 냅킨을 집어주며 말했다.
"...네?"
"두 번 말하기는 민망한 대산데."
이런 일은 영화에서만 벌어지는 일 아니였던가? 하긴 늑대랑도 같이 사는데, 이런 일이 못 일어날 건 뭐람. 벙찐 채로 바보처럼 되묻는 나에게 박찬열은 웃으며 냅킨을 건냈다.
"근데요."
이때까지 나는 해피 로맨스 소설의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과 이 때까지는 말이다. 박찬열의 눈은 나에게서 차츰 옆을 향했다. 아닐거라 수 백번 부정해봤자, 저 눈이 무엇을 향해 돌아갔는지는 뻔했다.
"뒤에 하얀 강아지는 본인 거예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쪽 뒤에 계속 서 있던데."
박찬열은 귀엽다 혼잣말 하며 내 뒤 하얀 강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손은 금방이라도 물 것 처럼 으르렁대는 강아지에 의해 급히 멋쩍게 거두어졌다.
강아지는 나를 향해 짖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말이다. 그런 강아지를 보며 박찬열은 연거푸 신기하다 말했다. 그리고 바라보기만 해도 물려는 강아지에게 서운한 눈빛을 했다.
"나를 싫어하나 보네? 근데 신기하다. 그 쪽한텐 꼬리 흔드네요?"
"하하하.. 그러게요... 그것 참 신기하네요..."
..당연하죠.
얘는 아까 그 아는 동생, 당신을 노려보던 오세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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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세훈이와 찬열이가 한 공간에 있게됐어요ㅎㅎ 짐승과 인간으로요!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그리고 제게 ㅠㅠㅠㅠㅠ 첫 암호닉이 생겼답니다ㅠㅠㅠ 흑흑 감동!
★늑훈이 쥉쥉★
감사합니다 ㅠㅠ그럼 다음 회에 뵐게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