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다수/김남길] 하루 아침에 배우 된 썰 15
w.여봄
*은솔이의 첫 촬영*
오늘은 드디어 나의 첫 드라마 촬영날이다. 떨리는 마음에 잠도 잘 못 자고 나왔다. 차에서도 샾에서도 대본을 손에서 못 놨다. 불안하기도 하고 분명히 외웠던 대사인데도 떨려서인지 자꾸 기억이 안 나서 계속 볼 수 밖에 없었다....ㅠㅠ 청심환을 먹을까 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별 효과도 없는 거 같고.... 앞으로 계속 촬영을 해야 하는데 청심환에 의존할 수 없으니 오늘은 안 먹기로 했다.
"은솔아, 5분 뒤면 도착해. 오늘은 세트 촬영이라 우리 스텝 뿐이니까 긴장 좀 풀어" - 매니저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구요...ㅠㅠ.....하아....."
"ㅋㅋㅋㅋ 너 이렇게 떨고 있는 거 대표님 아시면 바로 오신다고 난리칠텐데" - 매니저
"아아, 오빠 절대 절대로 얘기하면 안 돼요!!!! 진짜로!! 알겠죠?"
"ㅋㅋㅋㅋㅋ 안 해, 안 해. 대표님 오시면 나도 불편해...." - 매니저
안 그래도 혼자서 하는 첫 촬영이라고 어제 단톡이 아주 난리였다. 나보다도 더 긴장해서 어떡하냐며 벌써 내일이냐며... 세트 촬영이라고 하니까 촬영장에 오겠다는 선배님도 있었다. 선배님들 오면 괜히 분위기가 어수선 할 것 같아서 절대 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아주 단단히 얘기를 해놨으니까.... 안 오시겠지....?
촬영장에 도착해 만나는 스텝 분들마다 인사를 하고 대기실에 가기 전에 감독님 먼저 찾아갔는데 아직 준비가 더 됐으니 대기실에서 쉬고 있으라고 하셨다. 떨려서 칭얼거리려고 감독님을 찾아간건데ㅠㅠㅠㅠㅠ 바빠보이셔서 그냥 대기실로 가기로 했다. 대기실로 가던 중
"은솔아~"
"어, 오빠! 오셨어요?ㅎㅎㅎ"
"응, 잠은 잘 잤어?" - 서준
".....아뇨....ㅠㅠ 잠이 안 와서 늦게 잤어요....."
"어이구... 피곤하겠네. 중간에 나 개인 촬영할 때 잠깐이라도 좀 자" - 서준
"그래도 되요?"
"당연하지ㅋㅋㅋ 너 잔다고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어ㅋㅋㅋ" - 서준
"ㅎㅎㅎㅎ알겠어요ㅎㅎㅎㅎ"
서준 오빠는 시덥지 않은 얘기들을 건네며 내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긴장이 아주 조금 풀렸다. 그 후로 각자 메이크업과 헤어 수정을 하고 오빠 대기실에서 다시 만나 대사 연습을 했다. 첫 촬영 날의 첫 씬은 과거 씬으로 고등학생인 소이가 과외 선생님인 서준 오빠에게 수업을 받는 장면이다.
"오빠, 여기 '쌤은 이상형이 뭐예요?' 이 대사에서 감독님이 은근히 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어디 만지는 게 좋아요?"
"ㅋㅋㅋㅋㅋㅋ어디 만지는 게 좋냐니ㅋㅋㅋ 어감이 좀 이상한데?"
".......변태예요?"
"ㅋㅋㅋㅋㅋㅋㅋ장난이야, 장난. 어깨나 손이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음...그럼 어깨! 제가 생각했을 때는 소이가 되게 적극적일 것 같아서 조금 더 가까이 붙는 게 좋을 것 같아요ㅎㅎㅎ"
"그래, 해 봐봐"
이 장면은 소이가 연준에게 끼 부리면서 다가가지만 연준은 그저 어린 애가 객기 부리는 걸로 보며 같잖아하는 그런 장면이다. 연습 삼아 서준 오빠 쪽으로 의자를 당겨 앉아 몸을 붙이면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쓱 매만지며
"쌤은... 이상형이 뭐예요?"
"....이상형?"
"네, 이상형"
"난 연상 좋아하는데"
".......연상이요?"
연상이라는 말에 못마땅하다는 듯 연준을 쳐다보면 연준은 피식 웃으며 볼펜으로 소이의 머리를 툭 친다......까지 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웃어요!!! 내 얼굴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웃긴 게 아니라 귀여워서. 미간 찌푸리는 건 어디서 배운 거야. 귀여워 죽겠네ㅋㅋㅋㅋ"
"....씨이....."
방금 완전 잘 하고 있었는데 왜 웃는 거야.......ㅠㅠ.... 아직도 웃고 있는 오빠를 째려보는데 대기실 문이 열리고 매니저 오빠가 이제 나와야 된다고 얘기한다. 방금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다시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서준 오빠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금 너무 잘했어. 그대로만 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치.... 오빠만 안 웃으면 되거든요"
"슛 들어가면 절대 안 웃지. 왜냐, 난 프로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자뻑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너무 긴장되면 말 해. 좀 쉬었다가 해도 되니까"
"ㅎㅎㅎㅎ네에, 알겠어요ㅎㅎㅎㅎ"
그렇게 첫 씬 촬영이 시작됐다....
"자, 우리 소이, 연준이 첫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 감독님
"와!!!!!!"
첫 촬영 들어가겠다는 말에 모든 스텝들이 박수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게 뭔가 싶어 오빠를 쳐다봤더니
"첫 촬영 축하하고 잘 부탁한다, 뭐 이런 의미야ㅋㅋㅋㅋ 하는 팀도 있고 안 하는 팀도 있는데 우리 감독님은 이런 거 좋아하시거든ㅋㅋㅋㅋ"
"아아...ㅎㅎㅎㅎㅎ"
"그럼 거기 책상에 한 번 앉아볼까? 소이가 오른쪽" - 감독님
"네에!"
감독님은 자리 배치를 해주고 나서 드라마는 처음인 나를 배려해서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찍을 거고 나의 어떤 부분이 화면에 잡힐 건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곧 촬영에 들어갔다.
극 중에서 연준은 국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걸로 나온다.
"국어에서 제일 중요한 건 비문학이야. 알지?"
"모르는데요ㅎㅎㅎ아! 쌤 잘 생긴 건 알아요!"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지문이나 읽지"
"ㅎㅎㅎㅎ쌤 저 내일 수시 접수하는데 쌤이랑 같은 대학 쓸 거예요!"
"너 이 성적으로 우리 학교 못 와."
"와.... 진짜 마상이다;; 수능 잘 보면 갈 수 있거든요?"
"응, 지금 성적으로는 못 와. 그러니까 지문이나 읽으세요"
.
.
.
"쌤은... 이상형이 뭐예요?"
"....이상형?"
"네, 이상형"
"난 연상 좋아하는데"
".......연상이요?"
"어, 연상"
"아! 왜 때려요!"
"그런 거 물을 시간에 문제나 더 풀어"
"치..."
"컷-" - 감독님
"으아...."
"ㅋㅋㅋㅋㅋ왜, 떨려서?"
"네에...."
"한 번 돌려볼까" - 감독님
방금 찍은 장면을 다시 보기 위해 감독님이 보시는 모니터가 있는 쪽으로 갔다. 스텝 분이 챙겨주시는 의자에 서준 오빠와 나란히 앉아서 방금 찍은 결과물을 보는데.... 여전히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 민망하다....
"소이야, 너는 얼굴이 오밀조밀해서 정면이 진짜 이쁘거든. 그러니까 너무 얼굴 많이 안 돌려도 될 것 같아." - 감독님
"아....네!"
"이야... 정면이 측면보다 이쁘기 힘든데, 역시 은솔이 타고났네" - 서준
".....지금 저 놀리시는 거죠?"
"ㅋㅋㅋㅋㅋ아닌데? 진심인데?ㅋㅋㅋㅋㅋ" - 서준
....웃는 걸 보니 놀리는 게 분명하다. 머리와 얼굴 한 번 수정하고 가자는 감독님 말에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해주고 메이크업도 수정해줬다. 그리고 다시 촬영에 들어갔고 감독님 말을 생각하며 최대한 고개를 많이 안 돌리려고 애쓰면서 연기했다.
"ㅋㅋㅋㅋㅋㅋ컷, 소이야ㅋㅋㅋㅋ" - 감독님
".....네?"
"그렇다고 고개를 아예 안 돌리면 어떡해ㅋㅋㅋㅋㅋ아이고야ㅋㅋㅋㅋ" - 감독님
"......ㅠㅠㅠㅠㅠㅠ티났어요...?"
"ㅋㅋㅋㅋ응, 완전 로봇 같아. 이리 와봐" - 감독님
......ㅠㅠㅠㅠㅠㅠ 다시 감독님 자리로 가 모니터를 확인하는데.... 내가 봐도 완전 로봇처럼 고개 돌리는 게 눈에 확 보인다..... 너무 어렵다, 진짜....
여름 밤을 찍을 때는 이뻐보일 필요가 없어서 이런 걸 신경 써본 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지금 찍는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다 보니까 주인공들이 이쁘고 잘생겨 보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자꾸 그런 것들을 신경쓰다보니 더 어려운 것 같다......
".....죄송합니다아....ㅠㅠ"
"ㅋㅋㅋㅋ뭐가 또 죄송해. 그럴 수도 있지ㅋㅋㅋ 앉아서 연준이가 좀 맞춰줘봐" - 감독님
"ㅋㅋㅋㅋ네네, 가자" - 서준
혼내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 때문에 NG가 난거라 미안한 마음에 풀이 죽어 있으니 서준 오빠가 내 어깨를 주물러주며 괜찮다고 다독여줬다. 그리고는 시선을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알려줬다.
"자, 봐봐. 지금은 풀샷이잖아. 고개를 너무 많이 돌리면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릴수도 있으니까 음...내가 정면 보고 있을 때 코 끝 정도?" - 서준
"코 끝이요..? 어.. 이렇게?"
"응, 그대로 있어 봐. 감독님! 이 정도 어때요?" - 서준
"조금 더 돌려도 되겠는데?" - 감독님
"그럼 완전 코 끝 말고 조금 더 안으로, 콧대?" - 서준
"어어, 딱 거기. 소이야, 그렇게 하면 돼" - 감독님
"....아, 네!ㅎㅎㅎㅎ"
아예 선배님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카메라에는 자연스럽게 나오나보다..... 이겨내야 해...ㅠㅠ
"ㅋㅋㅋㅋㅋㅋ로맨스 어렵지? 이쁘게도 보여야 하고 연기도 신경 써야 하고" - 서준
"네에... 여름 밤 할 때는 그런 게 없어서 그냥 막 했던 거 같은데.....ㅠㅠ"
"그래도 결과물 보면 만족스러울 걸? 우리 감독님이 또 로맨스 전문이잖아ㅋㅋㅋ" - 서준
"힝... 저만 잘 하면 되는데 그쵸..."
"너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어떻게 더 잘 해~ 지금이 딱 좋아. 잘 하고 있어, 은솔아" - 서준
나를 위로해주려고 하는 말인 걸 알지만 그래도 나를 신경 써주고 챙겨주시는 선배님이 고마워 울상 짓고 있던 얼굴을 펴고 웃어보였다.
그래서 시선을 정하고 나니까 금방 촬영이 끝났고 다음 씬들부터는 교복을 입어야 해서 옷을 갈아입었다. 교복 입는 게 진짜 얼마 만이야... 6년 만에 입는 교복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긴 생머리였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에 꿋꿋하게 길었더니 그래도 꽤 학생 티가 난다ㅎㅎㅎ 교복을 입고 비슷한 분위기의 씬을 하나 더 찍고 나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긴장이 다 풀리지 않아서인지 입맛이 별로 없어서 안 먹겠다고 하고 대기실에 앉아 대본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해서 문을 살짝 열어서 보는데....
[소이의 '마니또' 이정재, 정우성이 분식 쏜다~
맛있게 드시고 우리 은솔이 잘 부탁드립니다.
은솔이 화이팅! 마니또 화이팅!]
['마니또' 배우, 스텝 분들 응원합니다.
시원하게 커피 한 잔 하시고
우리 소이 잘 부탁드려요.
-배우 하정우-
p.s 꼬맹이는 커피 말고 주스 마셔]
[유은솔 배우의 '마니또' 응원합니다!
전 스텝, 배우님들 수고 많으십니다!
첫 촬영 힘내시고 은솔이 잘 부탁드립니다!
♥️유은솔이의 마니또 김남길♥️]
....? 뭐야....? 세트장 앞 공터에 큰 트럭들이 주르륵 서있는데 문구가 예사롭지 않다.... 선배님들이 보내신 것 같은데......
놀란 마음에 대기실을 나와 커피차, 분식차, 디저트차 쪽으로 가는데 누가 뒤에서 확 끌어 안는다.
"엄마야..!"
"쪼꼬미~" - 남길
".....? 뭐에요....? 오빠가 왜 여기 있어요?"
"왜긴 왜야. 우리 쪼꼬미 응원하러 왔지" - 남길
"야 이 새끼야, 좀 떨어져" - 정우
"시도 때도 없이 안고 그러는 건 누가 허락한 거야" - 우성
"애 놀랬잖아" - 정재
......보낼 거면 커피차만 보내지 왜 다 오신 거예요......ㅠㅠ
점심시간 겸 휴식시간이라 다들 세트장 밖에 나와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 나는 모든 스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니이... 왜 왔어요 다들...? 내가 어제 분명히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주변에 쳐다보는 시선들도 많고 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네 명 다 모른 척 말을 돌리기 시작한다. 부들부들....
"응응, 그치. 근데 우리 쪼꼬미 교복 입었네?" - 남길
"교복 입으니까 진짜 학생 같다, 아가야." - 정재
"강아지, 사진 찍어도 돼?" - 우성
"꼬맹이, 밥은 먹었어?" - 정우
"아아, 진짜아! 말 돌리지 말구요!"
"말 돌리는 게 아니라 밥은 먹어야지. 너 밥 안 먹었지" - 정우
"........."
....또 말리겠는데...? 밥 안 먹었다고 하면 또 그걸로 잔소리하면서 넘어가려고 할텐데.....
"아가, 밥 안 먹었어?" - 정재
"안 먹었네." - 우성
"쪼꼬미, 밥 왜 안 먹었어. 촬영하는데 밥도 안 먹고 그러면 안 돼" - 남길
"보니까 꼬맹이 대기실에서 나오던데. 밥차는 저기 있고" - 정우
"........."
"여기 세트장 멀어서 도시락 배달도 안 오는 걸로 아는데" - 정우
"......씨이...."
우리 세트장에 대해서 왜 이렇게 잘 아는 거야......
"쓰읍, 아가 이쁜 말 써야지. 씨가 뭐야, 씨가" - 정재
"쪼꼬미~ 일단 밥부터 먹자. 밥 먹고 생과일 주스도 먹고 저기 소떡소떡도 있던데 그것도 먹고 마카롱도 먹고. 응?" - 남길
"..........."
"그래~ 밥 안 먹으면 힘 없어서 연기도 못 해. 시간 맞춰서 제때 먹어야지, 우리 강아지 착하지." - 우성
"지금 먹으면 봐줄게. 밥부터 먹어" - 정우
".....또 말렸어......4대1 진짜 치사해...."
4명에서 달려드니 당해낼 방법이 없다. 치사하게 진짜..... 결국 남길오빠와 선배님들 손에 이끌려 스텝들이 한창 식사 중인 밥차 앞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커피차와 간식차 쪽을 힐끔보니 벌써부터 스텝들이 줄을 서 커피, 간식을 받아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고맙긴 하네 뭐....
남길오빠가 내 밥을 대신 받아온다고 가고 다른 선배님들과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감독님이 우리 테이블을 보고 화들짝 놀라시며 다가온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배우님들!!" - 감독님
"어어, 감독님...!"
"아, 안녕하세요 감독님~ 우리 은솔이 좀 잘 부탁드려요~" - 정재
"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ㅎㅎㅎㅎ" - 감독님
"밥만 좀 제때 챙겨주세요~ 애가 안 챙기면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해서 걱정이 많네요" - 우성
"아... 그런 얘기를 왜 해요.... 진짜아...."
"꼬맹이가 밥을 안 먹으니까 그렇지. 잘 좀 부탁드려요" - 정우
"그럼요 그럼요,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ㅎㅎㅎ 아니, 근데 무슨 간식차랑 커피차를 이렇게... 감사해요 진짜" - 감독님
"우리 아가 첫 촬영인데 이정도는 해야죠~" - 정재
어른들의 대화에 끼어들기 애매해서 별 말 없이 쳐다만 보는데 남길오빠가 식판 가득 밥을 담아 테이블로 돌아왔다. 미쳤나봐.... 저걸 어떻게 다 먹어....
"어, 감독님이세요? 안녕하세요, 김남길입니다." - 남길
"아이고, 남길씨! 반가워요ㅎㅎㅎ" - 감독님
감독님은 그저 대배우들이 우리 촬영장에 방문한 게 좋은가보다... 연신 웃고만 계신 걸 보니.....아휴.....
"다들 은솔이가 걱정되서 오신 것 같은데, 제가 은솔이 책임지고 다치지 않게 촬영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ㅎㅎㅎ" - 감독님
"네네, 잘 부탁드려요~ 저희 말고도 걱정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요ㅋㅋㅋㅋ 부탁드립니다, 감독님" - 남길
".......ㅎㅎㅎㅎㅎ...."
"ㅎㅎㅎ그럼 저는 식사 중이었어서 가보겠습니다~ 촬영 시간 조금 미룰테니 편하게 있다가 가세요! 아니면 촬영 구경하셔도 되구요!" - 감독님
아 무슨 구경이에요....ㅠㅠ 감독님은 남길오빠와 선배님들께 인사를 하고 가셨고 나는 강제로 자리에 앉혀졌다.
"자, 우리 쪼꼬미 밥 먹자~" - 남길
"아니, 얼마나 퍼오신 거예요.... 나 이거 다 못 먹어"
"응, 남기면 내가 다 먹을게. 근데 반은 먹자. 응?" - 남길
"먹을 만큼만 먹어.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안 좋으니까" - 우성
"꼬맹이 너 자꾸 이렇게 밥 안 먹고 그러면 계속 올 거야." - 정우
"....혹시 매니저 오빠 스파이로 심어둔 거 아니죠?"
"ㅋㅋㅋ무슨 스파이야. 딱 봐도 안 먹은 것 같으니까 하는 소리지" - 정우
"우리는 아가 눈만 봐도 다 알아ㅋㅋㅋㅋ" - 정재
결국 식판의 반을 비우고 나서야 그 테이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증말.... 식사를 마치고 간식차와 커피차가 있는 쪽으로 갔는데 여전히 스텝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니까 무슨 모세의 기적 마냥 길을 터주는데 그것도 너무 민망했다. 그래도 선배님들이 신경 써준 성의가 있으니까... 분식차, 커피차, 마카롱차 앞에서 인증 사진도 하나씩 찍었다. 남길오빠가 무슨 사진 작가 마냥 바닥에 붙어서 찍어준 덕분에 사진은 아주 만족스럽게 나왔다ㅎㅎㅎ
아, 그리고 내가 산 것도 아닌데 스텝 분들이 나에게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인사를 해서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 뭐 결론적으로 나 때문에 보내주신 거니까..... 나한테 고마운게 맞는 건가 싶긴 한데 그래도 민망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선배님들과 있으니까 거짓말처럼 긴장감이 다 풀렸고 촬영 시간을 미룬 덕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세트장 뒤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아까는 막 왜 왔냐고 타박했지만 그래도... 막상 선배님들이 와서 응원해주니까 힘도 나고...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 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
"ㅋㅋㅋㅋ언제는 왜 왔냐더니" - 정우
"에이... 민망해서 그런 거죠...ㅎㅎㅎㅎ 오빠랑 선배님들 와서 그런가 긴장도 다 풀리고 완전 좋아요!"
"쪼꼬미 긴장하고 있었어? 아이고..." - 남길
"긴장 할 필요 없어. 다 같이 만들어가는 건데. 우리 아가는 다 잘 해서 괜찮아." - 정재
"실수해도 되고 틀려도 돼. 그러니까 너무 부담감 느끼지 말고 마음 편하게 가져, 우리 강아지" - 우성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 쪼꼬미, 누가 괴롭히면 다 말해. 내가 다 혼내줄게" - 남길
"남길아, 그 전에 니가 나한테 혼 날 것 같은데" - 정우
....혼나지나 말고 얘기하세요...ㅠㅠ....
하아... 너무 바쁘다보니까 글을 쓸 시간이 없어서 조금씩 조금씩 썼어요ㅠㅠ
그래서 분량도 완전 없구... 내용도 뒤죽박죽인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들지만 일단 올릴게요!
왜냐면.... 마니또에 나오는 은솔이의 여사친을 못 정하겠어서 추천을 좀 받고 싶어서요!!
그리고 마니또의 ost를 은솔이와 함께 부를 남자 아이돌도 추천 부탁해요!
은솔이의 여사친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친구고 남자 아이돌은 솔로도 괜찮고 그룹도 괜찮아요!
둘 다 또래였으면 좋겠어요ㅎㅎㅎㅎ 근데 누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ㅎㅎㅎㅎ
여사친과 남자 아이돌이 정해지면 그거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찾아올게요!
보고 싶은 에피소드는 언제든지 받으니까 계속 추천해주세요ㅎㅎㅎ
현재 생각 중인 건 럽스타그램, 인스타라이브, 남길이와 리얼예능, 그리구.... 남길이와 진도도 빼야되고...ㅎㅎㅎ
해야할 에피소드가 너무 많네요.... 언젠가는 다 쓰겠죠 뭐...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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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지니 / 복슝 / 수학 / 삐빅 / 제제 / 야오 / 수채화꽃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