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나도모르는 사이에 니가,
오늘아침에 본 내얼굴이 정말 대단했는지 난 좀처럼 정신을차릴 수 없었다.
"아,안돼 oo야 얼굴을 포기했으니 이젠 너의 밥벌이를 챙길차례야...."
혼잣말을읊조리고 빠른 손놀림으로 사원증을 찍으며 방송국에들어왔다.
“막내야....”
뛰어온다고 뛰어 왔지만 몇분 늦었는지 이미 선배들은 나를처참하게 불러댔다.아밤샜구나 하는 분위기가 확 풍기도록.
“네네제가 왔습니다.자시작하시죠
지은이선배는 밀크,수정이선배는 아메리카노,시은선배는 카푸치노 마지막으로 메인작가님은
뼈속까지얼만한 아이스로.
맞죠?
아니내가 이일 한두번 했나? 척이면척이지~”
내아침 일과는 선배들의 커피 심부름으로 시작된다. 적어든메모를 들고 방송국내 카페로 뛰어들면서 말이다.
서둘러 나의 발걸음을 들어올렸다. 난 이 주문을 꼭 완벽히 수행해 내겠다는 비범한 의지라도 엿보이는 눈빛으로.
방송국내 카페로 뛰어들어가자 주인아주머니는 이제 익숙하다는듯 나에게 한마디만 하실뿐이었다.
"주문한번 해봐요 작가님."
"밀크하나랑 아메리카노 하나 카페모카 하나 근데 카페모카는 모카답지 않게 초콜릿 시럽 꼭 빼주셔야 하고
밀크는 휘핑 좀 추가해주세요 느끼할 만큼...."
마치랩을하듯 미친년처럼 주문을 외우던 나는 마지막 한마디를하며 털썩 의자에 주저 앉았다.
“아이스는꼭 커피보다 얼음이 많게 주셔야 해요...꼭!”
주문을하여도 여전히 바쁜 가슴이 한결 나아지진 않았다.
그래도내 두 다리가 쉴 수 있다는
사실에감사했다.
지이잉
벨이진동을 했다.나는얼른 커피를 일분내외로 들고 갖다 받쳐야 했다.
두손으로커피들을 고정시켰다.빨대도뽑아 손가락에 겨우 겨우 붙이는 수준으로 들고 있었다,
그때였다.아침이라그런지 굳어있던 내 손들은 빨대를 놓쳤고 나는 속으로욕을 내뱉었다
“와,,시벌탱 안돼는 날은 뭘 해도 안돼요’ 라면서.
커피를 든 두손으로 바닥에 펼쳐져 이는 빨대를 잡기도 뭐했고 그렇다고 애써 고정한 커피들을 다시 내려놓을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나의 눈에는 내 바로 앞에 있는 운동화의 끝이 보였고나는 급히 말을 했다.
“저.....죄송한데요 제가 지금 상황이 좀 그래서 빨대 좀 주워주실래요?”
머리로 커피들을 누르고 있어 얼굴을 보지 못한채 나는 간곡히부탁했다.
그러자앞에 있던 분은 친절히 빨대를 주워주시는 송구한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그러곤목소리가 들렸다. 아주고운 미성으로.
“여자분이 혼자 들고 가실 수있으세요?”
“그럼요 네네 제가 지금 얼굴을 못쳐다보지만 정말 감사합니다.번거롭게 해서 죄송하구요”
이말을 마친채 나는 전속력으로 회의실로 달려가기시작했다.
역시나 나의 센스 있는 주문은 옳았는지 모든 선배들이흡족해하셨다.특별히메인 작가님께서.
“#oo씨완전 우리 사람 다됬네 다됬어 내가 좀 예민 하자나그런데 제일 중요한 얼음량을
딱 마쳐 오다니 완전 우리사람 다됬다니깐,”
“그럼요 제가 여기 들어온지도 5개원다되 가는데요, 뭘 이런건 알아야지. 그쵸?작가님?”
“그럼그럼 시원한게 들어가니 좀 숨이 셔진다.하,,,,그럼 진짜 일 이야기 시작할까?”
“이번주 복불복은 만두로해요.”
“아니 과자가 낫지 않나?”
“아니야 까나리로 해 그게 제일나.”
쏟아지는 의견들과 건의 속에 나는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안되요,이번주 게스트 태민씬데 어떻게 그럴걸 먹여요, 안되요안되...”
중학생때부터 온갖 덕후질은 다했다던,끈질긴덕후의 인내로 부메인 작가자리까지 왔다던 지은이선배가 외쳤다.
“우리태민이는 소중해요 안되요 다메라니까!”
내가놀라며 되물었다
이번주우리 게스트로 태민씨 나와요?
왜?
무슨이유로?
토끼눈을띄며 내가 물었다.
배우나모델은 저리치고 아이돌도 모르는 나도 이태민은알았다.
이태민, 그는전설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16살에아이돌로 데뷔해 솔로활동 ,배우활동 같은 외적인
활동을늘리더니 이젠 스크린의 왕자라고 불리는 연기파배우였다.
그렇다고해서 그가 자기 이름만 믿고 나대는가?
한번도그런 이야기는 들어본적 없었다,늘새로운 분야를 시작할때는 맨 밑바닥무터 출발하였으며
더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늘젠틀했지만 선이있었고 수 많은 대시에도 냉담했다,
사실작가계에는 소문이 배로 잘 돌아다닌다.
더빨리 더 크게.
그렇게이태민씨에게 대쉬와 추파를 보내는 여자 연예인이울면서 거절당한 이야기를 12번도더 들은 것같다.
그런이태민이 우리 프로에 도대채 왜 나오는 거지?
“아~우리pd님이랑 친하데나봐.”
“네?pd님이랑요? 왜요? 뭐가떨어져서”
”뭐야자기 pd님디스하는 거야?하긴뭐가 부족하다고 우리pd랑이태민이랑 친하겠어.”
”그냥우리 눈호강하는 거지 뭐흐흐”
선배들은 은밀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참 신기했다.지금까지우리 프로에 나온 스타는 참 많았지만 이런 급은아니었다.이태민이라니.
내일모레가 당장 촬영이기에 우리는 박차를 다하여야만했다.
머리를쥐어짜며 남은 찌꺼기 하나도 뭉치면 된다하며 혼신을다해 모든 컨셉을 정했다
마지막에 확인하던 pd님도왠일인지 흡족한 듯 웃음을 보여 주었다.
겨우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정류장 광고판에는이태민이있었다.
지나가는버스에도 이태민이있었으면 내옆에 앉았는 저 학생의생수병에도 그가 있았다.
모두그가 광고하는 것들이었다.
새삼놀라웠다 저런 사람이 내가 쓴 대본과 게임을 한다니....참살다보면 별일이 다있어.
이 o노멀이 이태민을 보게 된다니.아무것도아닌일에 신경이쓰였다.자꾸전광판에 생수병에 버스에 눈길이가고
나도 모르게 그를 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