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내가본 너
(태민시점)
모래알같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나?
나는꼭 나의 인생의 제 3인칭과도같았다.
차안에서 무심코 지켜보다 지나가던 길 위에 있던 그흔한 나무처럼.
지루하고무료함이 넘치던 내 일상은 나에게 매어진 무거운짐과도 같았지만
이것에 대해 한번도 불평해본적 없다.
언제나늘 그렇든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졌으니까.
지금까지의나의 선택이 낳은 인생이었고 딱히 그렇다할 불만도심각성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날도 그랬던 것 같다.
나는당연히 눈을 뜨고 당연히 몸을 일으켜 나의일상에뛰어 들어야했다.
철이나고부터 시작한 일,내가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그날은 유독히 몸이 지쳤던 것 같다.
몸도마음도 정리되지 않았았으며
정리되지않기를 바라는 묘한 감정도 적지 않게 있었다.
내가지긋지긋한 이 권태감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너를 보았다.
너가내 눈에 띄었다.
방송국이란참 묘한 곳이다.
사람들에게웃음 감동 즐거움을 만들어 내주는 곳이지만 정작이곳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은 알고 있다.
어디한군데 마음 편하게 쉬이 누울 곳이 아니라는 것을.
칸트는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곳에서의관계는 이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수있을까와
그것으로내가 얻게 되는 것을 무엇일까 이다.
너무어렸을떄부터 알아차린 것인지 나도 어쩌면 그들의모순된 얼굴을 닮아가는 듯했다.
그런데내 눈에 들어온 너는 내가 한번도 보지 못한 웃음을짓고 있었다.
너무나도완벽히 행복하다는 얼굴.
곡선을따라 흘러내리는 행복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무엇이나와 너의 차이를 만들까....
처음에는그냥 호기심이었다.
너의프로그램을 알아내고,
그프로그램을 다 돌려보며 이름을 알아내고 방송국에가면 혹시라도 있을까
주변을둘러보고.
그리고나는 깨달았다.
아너, ooo 이라면내 이 지긋지긋한 권태의 끝을 보여주지않을까......
나를이 끝이 안나는 무기력함 속에서 꺼내주지않을까.....라고
우연히본 너의 얼굴 한 장면에 나는 그렇게 단정을 지은것이다.
가진것이없지도 않았다.
오히려너무 이른 나이에 손에 큰 돈을 쥐고도 쓰지를 못했다.
쓸시간도 여유도 틈새도 내겐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가오는 날이었는데 너는 온몸에 비를 흠뻑 적시고 그얼굴을 만들었다.
비한방울도 맞지 않은 난 이 끔찍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말이다.......
그러다갑작스럽게 만난 너는 갑작스럽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제가지금 상황이 좀 그래서 빨대 좀 주서 주실래요?”
웃음이나왔다.
이봐자꾸 이러니까 생각이나고 잔상이 남지.
빨대를주워주었다.
그리고난 알았다.
너를내 주변에 두어보아야겠다고.
싫다더라도한번 그래보겠다고.
내가본 너는 그랬다.
항상나와 반대였다.
내가잔잔히 웃고 있다면 너는 태양처럼 빛나게 웃었고
내가침착했다면 넌 늘 불꽃과도 같았다.
그래나와 반대인 모습이 바로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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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입니다 와하하 저는 훌쩍훌쩍 매화 달아주시는 여러분은 댓글과 사랑으로 살아가요ㅠㅠㅠㅠ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읽어보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글과 빠른 연재로 기쁨을 드리는 차마가 될께요!!
이번화는 태민이가 여주를 처음 보는 이야기를 쓴 것으로 비교적 분량이 짧을 수 있어요.
다음화부터는 퐉퐉 나가겠습니다.
앞으로의 전개에서 바라시는 점들도 적어주셔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