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대답없는공답
“ oo 작가야소품실에서 스케치북 챙겨오고 조연출쪽이랑 컨셉맞춰서
예산 영수증받아와라~”
“예,예확실하고 신속하게!이런거하면 또 저죠 흐흐”
나도모르게 실실 웃음이 나왔다.
오늘은정말 하루 종일 몸이 빠듯한 날인것 같았다.
예능국의상반기 결산이 다가오기 있었기 떄문에 모두들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방송하나 하나 일분 일초를 다시 돌려보며 시청률을 조사하고 캐리터를 분석했다.
밤을 새어가며 컨셉 회의를 했기 때문에 눈은 빠질 것 같았고 허리는 뻐근했다.
문득선배 작가들의 말이 떠올랐다.
“막내야 비타민E랑눈 영양제는 꼭 챙겨라.
뭐솔직히 우리야 이거랑 이거로 돈버니까”
선배는 눈과 머리 그리고 몸을 가리키셨다.
그렇다.
정말 작가라는 이름하에 독서는 하지 않아도 밥은 꼭챙겨먹자는게 우리의 사명이었고
화장은 안하더라도 영양제는 챙기야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귀찮아서 몇번 영양제를 걸렀더니 이루 말할수 없는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번시즌 마감되면 집으로 갈꺼야 가서 잘꺼야 자면 또잘꺼야
자고일어나면 먹을꺼야 치킨먹을꺼야!!!!두번아니세번 먹을 꺼다”
정체를알 수없는 허밍과 함께 덧붙인 이 가사.
노래제목은 간절한 소망이다.
하.... 그러고 보면 정말 쉬틈도 없이 나를 다그치며 산 몇주동안 난 이태민도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미 활동을 끝낸 그는 왠만하면 음악프로 근처에도 있지 않았으며
원래 그랬던 것처럼 예능에도 얼굴을 잘 비추지 않았다.
그의 존재를 확인 할 수있던 것은 근근하게 올라오는 팬들의 제보 혹은 공식 홈페이지의 몇몇의 안부글 따위 뿐이었다.
그가 내 눈앞에서 예전 처럼 사라졌다.
그렇게 바랬는데, 그 덕분에 혼란스러워진 내 감정을 잠재우고 싶었는데 자꾸 내 머릿속에 존재 하는 그는 여전하였다.
하얀 미소의 티 없는 표정.
친절한 말투 깨끗한 목소리.
"작가님 안녕"
'난 작가님 보고싶었는데 작가님은요?'
"오늘 길에 생각나서 작가님 마시라고 사왔어요 히히"
"다른사람 주지 말고 작가님 혼자 마셔요"
밝은 웃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던 그의 모습이 자꾸 밟혔다.
곱씹고 기억이 났다.
"아 몰라몰라.. 이태민이든 뭐든 다 생각하기 싫다..... 하.........."
터벅터벅힘 없고 지친 발을 끌고 오니 어느덧 소품실이었다.
“오올 앞에 하나도 안보고 왔는데 이정도면 거의 프로 수준인데역시”
막상소품실에 왔지만은 스케치북이 어디에 상비되었는지가기억나지 않는다.
"이돌대가리 돌대가리"
그렇게 한참이나 조증과 울증의사이에서 나는 불도 안킨 소품실을 우왕좌왕하고있었다.
끼익
어?무슨소리지?지금밤이여서 소품실 잘 안들어오는데.
불을 켜 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소품실은 광범히 했고다시 밖으로 나가는 것도 귀찮아 핸드폰의 랜턴을 켰다.
“누,누구있으세요?”
“저기요”
“아무도없어요?”
이쯤되면 조금 무서워 지기 시작한다.
뭐야이거.
아무도없는데 왜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
잘못들은 거 아닌데.
조금은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뒤를 돌았다.
“왁!!!”
“꺄악아악!!!미친
여기왜 계세요 사람 놀라게 우승철님!!!’
“어머우리 oo 작가 소리도 지를 줄 아네 난 뭐 맨날무표정이여서
소리도안 지를 줄 알았지”
“이,이,이세상에 소,,소리안지르는 사람이 어,,,어딨어요!!!”
놀라죽을 것만 같았다.
아무도없는 소품실에 나를 뒤에서 보고 잇는 것도 무섭고
그게우승철이어서 더 무서웠다.
“ oo 작가없길래 어디 있나 물어 봤더니 소품실에 있다자나그래서 왔지”
“아니그래도 저 정말 놀랐잖아요...”
“왜오빠랑 둘 만 있으니까 무섭니?’
이미친놈 눈치는 존나 좋아서....
“oo작가야 내가 그랬지...어제는싫어도 오늘은 좋을 수도 있다고.”
“아,,,아아네”
뭐야이 이야기는 왜 끄내 무섭게 시리.
그는얼굴 전체에 한번도 보지 못한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웃는것도 인상을 짓고 있는 것도 아닌 뭔가 묘한.
“그래서왔지 오빠랑 친해지자고”
“아,,,근데요.....친해지더라도 밝은데,,, 그래 밖에서 친해집시다.그니까일단 여기ㄹㅡ....”
소리를지를 뻔 했다.
나의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나의 두손을 잡고 있었다.
“밖에나가면 안 친해질꺼잖아 그래서 내가 머릴 좀 굴렸지여기 방음 좋잖아
오빠가문 닫았으니까 아무도 안 들을꺼야,그치?”
“저,,,저기이거 놓으세요 왜이래요 진짜!!!”
어느새나의 목소리에는 눈물어린 애원의 목소리로 가득찼었다.
“왜그래 내가 꼭 이상한 짓 할려는 나쁜놈 같잖아.... 난 그냥친해지자고
가까이지내자ㄱ”
퍽
“이리오지 마요 나,,,나핸드폰 있어요.연락할꺼야”
나도모르게 손이 나갔다.
자기몸은 자신이 꼭 잘 지키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리는흐느적 흐느적 거리고 자꾸 눈이 감겼다.왜오늘이야 왜 오늘...
이렇게안좋은 컨디션에 자꾸 무서워 눈에 눈물이 고이니.
앞이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날쳐?감히날 쳐?니네작가가 뭐길래 자꾸 날 까 나 우승철이야
감히니네 따위가 건들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날쳐?”
짝
멱살이잡힌채 뺨을 맞았다.
한번도부모님께 맞고 자란적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공포감에나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흔들렸다.
“저,,저한테왜이러세요 놔주세요 제발”
얼얼하게부어오른 볼 안에서 피맛이 났다.
하지만감각이 마비라도 된듯 나의 모든 신경들은 곤두서있었다.
“그러게오빠가 예쁘다 예쁘다 해줄때 잠깐 놀아주지 그랬어꼭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겠어!”
소리를지르는 그는 티비 속 친절한 아저씨가
아닌예전에 이야기 속 나오는 나쁘고 무서운 아저씨 같았다.
자꾸볼줄기에서 흐르는 눈물이 나왔지만 입도 뻥긋할수없었다.
그가나에게 다가왔다.
점점가까워 지는 거리에 나는 주저 앉고 말았다.
“쉬,,쉬잇조용히 하면 오빠가 알아서 안 아프게 잘 해 줄께”
그가나의 블라우스를 잡으며 속삭였다.
귀에더운 입김이 들어은 동시에 구역질이 났다.
아....이렇게나는 우승철이 옛날에 따 먹어본 작가.
그렇게아무한테도 못 말하고 조용히 입다물고 피해자도 못되는그런 사람이 되는 구나.
지금소리쳐봤자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눈을감았다.
소름끼치는소길에 눈물이 흘렀다.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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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제 글을 읽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정말 태민이가 좋아서 무궁무진한 상상으로 몇자 쓴 글을 이렇게나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해요!! 정말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써주시는 분들의 힘이 정말 커요!!!
이상 차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