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인생이란 반전의 역습
시간은 꽤 빨리 흘러 촬영날이 왔다.
아침부터 마무리 점검및 확인은 막내작가의 몫이라 내가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현장의 진행을 살피었다.
그 순간이었다 이리 저리돌아가던 나의 눈이 멈추었다.
하나 둘씩 게스트들의 차량이 들어왔다.
삐까뻔쩍한 벤의 늠름한 모습에 난 입을 닫지 못했다.
“이게 도대체 몇대야....하이고 내 인생에도 저런거 한번 타며 성공인뎋ㅎ”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무슨 망상같은 상상이람.
헛웃음이 나오는 내 입술을 맞주치며 다시 작가 ooo 으로 돌아왔다.
촬영이 시작되고,
게스트들이 한명 한명 차례대로 소개되며 등장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태민이 등장했다.
“우와와”
정말 이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 어떻게 하면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있는지
어떠한 생물학적 이론도 설명할 수 업었다.
"안녕하세요, 이태민입니다. 재미있게 촬영하고 싶네요!"
촬영장은 금세 그의 무대가 되었다. 그는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연예인이었다.
모두들 그의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기 위해 움직이고 떠들어댔다.
모든 여성 출연자들의 얼굴이 굳으며
그의 주변에 나열되기 시작했다.
저 대단한 연예인들의 이목을 받는 이태민은 참 대단했다.
모두가 그에게 압도당했다.
그는 모두를 매혹시켰다.
촬영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 꼭 문제란 생기는 법, 잠시 쉬는
그 조그마한 시간동안 문제가 발생했다.
촬영중 스태프와 함께 하는게임에 투입하기로 하던 조연출 하나가 급하게 아내의
출산으로 서울에 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할일과 맡은 촬영이 있었고 작가팀의 막내는 그렇게 강제로 투입되었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작가팀의 막내는 나로구나......그것이 문제로구나.....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저 이쁘고 잘난 여자 연예인들이 득시글 득시글 거리는 중간에 찌부가 되고 싶지도 않았으며
평소 셀카도 안 찍는 나였기에 TV에 절대 나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하지 않을 수있는 것이 아니란 걸 내가 더 잘 알았고
이 게임은 거의 내 머릿속에서 나왔기에 나의 아이디어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뻘쭘하게 난 촬영이 되어가고 있었다.
게임의 진행은 간단했다. 출연자 및 게스트와 스탭 한명씩 짝이 되어 문제와 미션을 통과하면
그에 맞는 식제품을 주고 그것으로 요리를 해 마지막에 일등를 뽑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낸 아이디어가 참 원망스럽고 원망스러웠다.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참 불쌍했다 나의 짝이 될 그분이 말이다.
나름 부모님에게 곱게 자란 나는 음식하나 아! 라면빼고는 변변하게 할 수있는 것이 없었다.
또한 게임만 만들었을 뿐 퀴즈 문제 내가 내지 않았기에 작가라고 하나 이득이 없었다.
이런 절규 속에 시작된 짝꿍 선별 시간.
음악과 함께 자기가 같이 하고 싶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었다.
대학생때는 학점과 자격증딴다고 대학원떄는 취업한다고 그 흔한 클럽 한번 안간
내가 그순간에는 어찌나 미운지.
내 매력?
와 나도 내 매력을 모르겠다.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한명씩 자기소개와 함께 호명이 되었다.
내 앞에 있는 스탭들의 보지 못할 춤사위에 내 근심은 늘어만 갈 뿐이었다.
결국 그 순간은 오고야 말았다.
나의 순서.
나름 방송작가계의 윤아, ooo 막내 작가 나와주세요!
내소개가 나오고 아 정말 농담 안 하고 pd님을 반 죽여버리고 싶었다.
당장 달릴 윤아 팬클럽의 악플과 시청자게시판 글들이 예상이 되었다.
자 매력을 뽐내봐, 막내작가의 풋풋함을 보여달라구
메인작가님의 강요에 가까운 눈빛이 읽혀졌다. 이번걸 잘해내지 못하면 난 몇달간 죽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 널 버려 oo 아 너의 프로를 위해 너의 인권이란 포기해 나의 굳은의지가 빛나던 순간이었다.
그떄 마침 소녀시대의 Gee가 나오고 있었기에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주사위는 굴려졌어.
이미 윷은 뒤집어지기 시작했다고.
너가 누구야 ooo 이야 ooo 널믿어......
는 무슨 뻣뻣함의 극치의 Gee는가 시작 되었다.
소녀시대의 그 예쁜 극세사 다리로 살랑살랑거리던 오다리 춤은 어느새 로봇춤에
가까워 졌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미친듯이 웃음을 내뿜고
내 앞의 pd님과 메인작가님은 날 뿌듯하다는 듯이 쳐다보셨다. 푹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새빨개진 나의 얼굴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을 올린 그 떄 눈이 맞주쳤다.
이태민은 정말 환하고 밝은 미소로 나를 마주보고 있었다.
순간 나는 부끄러워 미칠 것 같았고 나의
그 중요하던 작가의 사명감따인 잊혀진지 오래되었다.
pd님이 소리쳤다
자 홍빈작가 원하는 짝을 골라 주세요
난 내 앞에 있는 이태민 대신 푸근하고 편하게 생긴 개그맨 게스트에게 갔다.
왠지 이분이라면 날 선택해 주실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남몰래 이태민을 쳐다 보았다. 그의 실망감에 찬 표정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깊은 생각은 하지말자, 게임만 집중해”
애써 나는 나의 모든 잡념을 지우기 시작했다.
나를 마지막으로 스탭들의 매력발산은 끝이 났다. 어찌나 반응이 뜨거운지 저 뒤에 있던
조명 감독님까지 등장하셔서 나를 향해 외쳐주셨다.
“와 역시 #oo 작가야, 스케일이 달라도 달라 이냥저냥 못추는 것도
아니고 아예 못춰 완전히 못쳐 이거 완전 프로라니까!!!”
이제 본 무대가 시작되었다. 게스트 및 출연자들의 매력발산 시간이 시작 되었다.
유명배우에서 시작하여 요즘 한창 인기의 주역에 있는 섹시컨셉의 걸그룹멤버까지
모두 내노라하는 연예인뿐이었다.
그리고 아까 내가 지목했던 그 개그맨분께서도 나를 다시 지목하셔서 정말 한참을 안심했던 것 같다.
그렇게 이대로만 간다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
이태민은 본래 맨 마지막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공간에 있던 사람은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그가 이곳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모두가 함께 짠 듯이 그의 순서는
자연스럽게 마지막이 되었고 그의 순서가 되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바라본 그는 역시 이태민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어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렬한 비트도 아닌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곡이 나왔다.
그는 머쩍다는 듯 몸을 움직였다.
자연스러웠다.
짜연진 안무나 연습실에서 몇시간씩 배운 형식적인 그런 춤이 아니었다.
곡선처럼 흘러내리는 몸통부터 이어진 손끝은 아름다웠다.
부드러웠진만 단단했고 차분했지만 뜨거웠다.
그의 얼굴은 참 담담했지만 그의 춤은 살아서 펄펄 뒤고 있는 그의 대동맥과도 같았다.
심하게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그 속에서 오는 조화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지은이 선배가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덕질을 하는지도 어느정도 이해가 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상황은 순간적이고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그의 몸짓하나 하나에 넋이 빠져 있던 내가 정신차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공간의 소란스러움과 소음 때문이었다.
그 소란에 난 내 앞에 이태민 멈춰진 것을 알아챘다.
당연히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좀처럼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의아한 표정의 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봤을때 그는 나에게 말했다.
“작가님 저랑 짝꿍해요”
“저..저요?”
“네.”
“왜요?”
말이 웅얼거리고 잘 나오지 않았다.
“작가님이라 짝꿍이 하고 싶으니까요”
그렇게 내 앞에 이 남자는 말하고 있었다.
그의 입꼬리는 활짝 올라가 있었다.
청량감이 일렁거리는 그의 미소가 참 예뻣다,그냥 예뻤던 것 같다.
단지 그것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PD님은 때 마침 나의 생각들을 접게 해주셨다.
“그럼 막내 작가님이 둘 중 한분을 고르셔야 합니다. 누군가요? 두분중 작가님의 짝꿍은”
“아하하하...제가 원래 운이 안 좋은데 오늘 지금까지 산 운을 다썻나봐요”
“그래서 누구죠?”
와...... PD님이 대본을 다시 짜오라고 했을 때보다 더 미웠던 것 같다.
“그럼 두분이 합이하는 걸로 하죠 이럴때 쓰라고 신이 만든 가장 공평한 게임이 있잖습니까?
자 두분은 마주서서 가위바위보를 해주세요 이긴 분이 홍빈작가님과 짝꿍이 됩니다.”
찰영장은 매우 시끄러웠다 시끄럽지 못해 카오스의 덩어리였던 것 같다.
그 덕에 나는 더욱 당황하여 말을 잇지도 마무리 짓지도 못했다.
“아니 제가 막 그렇게 가위바위보까지 하면서 할 그럴 사람은 아닌.....”
허나 모두가 바라보는 중에 게임은 진행되었고 두 사람의 손은 이미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잠시후 이태민 날 바라보며 눈을 휘어지게 웃었다.
“작가님 어떻해요 제가 작가님을 빼았었네요”
조금까지만 했었도 평범하던 나의 인생이 반전이란 역습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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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핫핫 차가운마마님입니다~ 줄여서 차마에여!!!
흑흑ㅠㅠ (소수정예) 몇 안되는 분들 덕에 큰 용기가 납니다.
댓글은 사랑이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