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같은 슬리데린 기숙사 안에서 '괴물'이라고 불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비전(祕典)이 너무나도 강력해 윤기가 한 번이라도 그것을 쓰는 것 본 사람은 아무도 함부로 대하지 못함. 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편인데, 또 그 사람들을 자기 손바닥 위에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 나와는 집안끼리 친해 어렸을 적 부터 같이 자라온 소꿉친구였으나 내가 그리핀도르에 배정받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친구를 사귀면서 점점 부딫히는 일이 잦아졌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됨. 자신의 '격' 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과감히 내치는 성격이고, 능력이 없다 싶으면 혐오함.
"거의 스큅 수준이네. 뭐 하러 이 학교 입학했어? 그 비싼 등록금 내고?"
이런 말에 상처받은 내 주변의 친구들이 한 두명이 아님. 이런 비아냥의 대상이 거의 그리핀도르였기 때문에 얘랑 언성을 높이는 일이 많아졌고 심하면 지팡이를 꺼내는 경우도 허다했음.
어느 날, 마법 수업시간에 주문을 성공시키는 데 애를 먹는 우리 기숙사 여학생을 보고 '잡종이 학교 수준 다 망쳐먹네' 라고 한국어로 말을 하는 것을 똑똑히 들은 나는, 책상을 뒤엎고 달려들어 곧바로 뺨을 때렸음. 누구한테 뺨을 맞을 건 전혀 예상을 못했던 건지 중심을 잃고 뒤로 주저 앉았고, 나는 다시 한번 지껄여 보라면서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는 상태였음.
"각단(角端), 풍각(風角)"
그 놈도 뺨을 맞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건지 가문의 주술을 나에게 처음으로 사용했고, 나는 창문쪽으로 날라가 유리창에 부딫히게 됨. 온몸에 유리가 박혀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망토 속의 지팡이를 꺼내려는 순간,
"THOMAS!"
"OH MY GOD! TOM!"
내가 나동그라 질때 곧바로 달려와서 나를 일으키려 하던 같은 기숙사 친구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가 민윤기가 쓴 두번째 주술에 맞아서 피투성이가 됨. 나는 그걸 보며 이성을 잃었고, 도서관의 금서구역에서 본 살상용 주문들을 마구잡이로 날림. 우리 교실 앞을 우연히 지나가던 한국인 사무관이 교실로 들어와서 상황은 종료됬고, 그 후에 토마스가 어느 정도 무사한 것을 확인한 나는 정신을 잃었음. 나의 주문 중에 열 발 남짓 중에 여섯 발 정도를 정통으로 맞아 마찬가지로 피투성이가 된 그녀석과 나, 토마스는 징계는 둘째치고 자칫하면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태라 병동으로 실려감.
폼프리 부인의 기막힌 실력으로 외상은 깔끔히 치료됐고 외상도 거의 회복되어 이틀 후 나와 토마스는 깨어났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갈수 있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민윤기는 깨어날 기미가 안 보임. 교장실로 곧 호출되서 맥고나걸 교수님이 나와 윤기는 징계위에 회부될 거라고 하시고, 내가 한 행동은 정의로웠지만 금서구역의 마법은 쓰지 말았어야 했다며 혼을 내셨음.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이시는데,
["민 그녀석이 너희들에게 쓴 요상한 그 흑마법을 다시 거둬 들였다는구나. 그때문에 출혈성 쇼크가 왔다고 하니 몇일은 더 지나고 징계위는 열릴게다. 원, 그런 건 나도 처음 봤어." ]
순간 꿈결에 들렸던 소리들이 떠오름.
지금 생각해보면 피가 떨어져 만들어 낸 듯한 토토독 하고 병동 타일바닥을 울리는 소리,
아이가 울듯이 서럽게 우는 듯한 울음소리
고통에 못이겨 잇새 사이로 내밷는 신음소리까지.
'난 한번도 이런 거 원한적 없었어.'
'나는 너랑 더 갈라서기 싫어.'
'나 더 미워하지 마.'
'너 따라서 이 빌어먹을 곳 왔단 말이야.'
유아인
"야, 민윤기 그놈은 천하의 X놈이라 쫒겨날지 몰라도 너는 여론상 아웃이 안 될거라니까? 정의의 그리핀도르! 얼마나 좋은 타이틀이야."
"그래도 걔 먼저 친 건 저였잖아요..."
" 걱정 하지 마라니깐. 하늘이 두 쪽 나도 내가 해결할테니깐 가서 수업이나 들으러 가.
여차 하면 한국으로 나랑 같이 가든가. 한국의 이화원도 나쁘진 않아."
"아, 됐거든요!"
원래는 한국 마법부소속 최연소 오러 국장이었으나 연쇄 살인마를 검거하다 금기시 하는 주문을 쓴 관계로 영국으로 유학간 한국 마법사들의 민원 처리나, 보호와 변호, 서류 업무를 하는 직책으로 강등됐음. 호그와트 옆의 호그스미드의 새로 지어진 붉은 벽돌집에 머물며 매일 호그와트로 출근해 자신의 사무실에 할일없이 시간 보내는게 일과. (심심함에 미쳐가 요즘은 해리 포터의 아들인 제임스 포터의 여러 장난들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맥고나걸과 필치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한국에서 학교를 나왔고, 호그와트에는 퀴디치 친선경기를 하러 온 적이 몇 번 있었다고 함.
하지만 윤기와 내가 일으킨 큰 사건으로 몹시 바빠지기 시작, 윤기의 가문비전이란 '주술'이 이곳에서는 어둠의 마법으로 간주되서 영국 국적을 가진 토마스가 그것에 다친 관계로, 학생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 아저씨가 나서지 않으면 자칫하다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했음. 내가 쏜 도서관 금서구역의 주문들에도 쓰면 안되는 것들이 한가득이라 문제가 더 복잡해짐.
근데 이 아저씨, 오히려 일 생겼다고 좋아함. 풀이 죽어있는 나한테 싸가지 없는 놈한테 시원하게 한 방 잘 날려 준거라면서 칭찬함.
몇일 후, 징계위가 취소되고 윤기가 토마스에게 사과를 하고, 남은 학년 동안 교내 봉사를 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 버렸는데, 난 그 후 아저씨와 잘 알던 사이이던 오러국 국장 해리 포터가(또다시 사고를 친 큰아들 제임스 뒷수습을 하러) 호그와트에 잠깐 들렸을때 나누던 대화를 엳듣는 일이 생겼음.
["아인, 대체 킹슬리를(현 마법부 장관) 어떻게 구워삶았길래 징계가 이렇게나 약하게 줄어든 거야? ㅇㅇ은 아예 징계가 내려지지도 않았어."]
["일주일 안에 남아있는 악의 잔당 집어 넣기, 미션완료, 보상 수행이었달까. 해리, 좋은게 좋은 거라고, 나와 킹슬리는 거래를 한 것 뿐이야."]
["남아있는 레스트렝 일가가 몽땅 다 잡혀 오더니, 그걸 피떡이 되도록 패서 끌고 온게 너였어?"]
["그럼."]
몇일 전 아저씨가 팔을 다쳐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요리하다 다쳤다길래 신경도 쓰지 않았음. 생각해보니 킹슬리 샤클볼트와 거래를 하고 남은 죽음을 먹는 자들을 대신 다 잡아 들이는 과정에서 다친 것이었음
그날 의미심장하게 이런 말도 했는데, 그제서야 그게 다 이해됨.
'야'
'네?'
'또 사고 쳐라.'
'죄송해요...'
' 사고 쳐도 된다고. 수습할 사람이 있으니까 다음에도 그런 말 하는 사람 있으면 그때처럼 화 내도 된다고.'
'...네?'
'어우, 등신아. 내가 니 빽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