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겐 비가 내리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이 비가 그치겠지…. 꼭 그쳤으면 좋겠다.
“박찬열, 너 나랑 매점 가자.”
백현이 박찬열의 자리로 친히 걸어왔다. 요즘, 이 근처엔 얼씬도 안했으면서. 그래서 나도 조금 용기를 내어 백현이에게 다가가볼까 했다. 평소였다면 귀찮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오늘은 다른 경우였으니까. 그래서 찬열과 백현의 사이에 파고들며 은근슬쩍 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나도 같이 가.”
변백현이 말도 없이 어깨에 올려 진 내 손을 내친다. 그러면서 내 쪽으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박찬열에게 다시 한 번 말한다.
“야, 뭐해. 빨리 매점 갔다 오자니까?”
찬열이 난처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 나는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괜찮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나만 두고, 찬열을 데리고 사라지는 변백현의 뒷모습이 보인다. 요즘 자꾸 저런다. 원래는 혼자서도 잘 다녀놓고, 나에게 보란 듯이 박찬열만 챙기고, 박찬열한테만 말을 걸고, 박찬열, 박찬열…. 덕분에 찬열이만 내 눈치, 백현이 눈치 번갈아 보느라 고생하고 있고. 차라리 내 멱살이라도 쥐고 한 대 맞고 치웠으면 소원이 없겠다. 말을 섞기는커녕 아예 날 봐주지도 않으니까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난 지금 거의 혼자라고 보면 된다. 변백현이 은근히 나를 따돌린다. 아닌가, 은근히 따돌리는 게 아닌가? 대놓고 따돌리는 건가. 이럴 거면 차라리 아예 무시를 하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수업시간, 가끔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면 저 멀리서 변백현이 화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을 때도 있고, 이유없이 지나가는 말로 시비를 걸기도 한다. 나 들으라는 건지, 뭔지. 좀 유치하긴 한데. 어쩔 수 있나. 이걸 다 감당해내야지, 뭐. 아예 안 풀린 것도 아니고, 아예 풀린 것도 아니고.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속 시원하게 만나서 얘기를 하고 싶다. 근데 또 말 할 기회를 안 준다는 게 문제다. 아, 짜증나. 머리를 마구 헝클였다.
너와 나만의 시간
2부
8.
“변백현은 아직도 그래?”
그래서 요즘 늘 셋이서 점심을 먹는다. 찬열인 변백현이랑 먹고, 나는 김종인, 오세훈 이렇게 셋이서. 오세훈이 밥 먹다 말고 슥 나를 쳐다보며 묻는다. 이 복잡한 상황을 다 설명하기도 어렵고 해서 그냥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랬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
“유치하다, 유치해. 애새끼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진짜.”
“욕이라도 안 하는 게 어디야.”
“뭔 소리야. 욕 얻어먹고 끝내는 게 낫지. 아니면, 몇 대 가볍게 찜질 좀 하던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밥을 퍼먹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오세훈의 모습에 조금 당황했다. 아, 그럼 종인이가 말 했을 때 존나 욕먹고 몇 대 맞고 끝냈나? 문득 걱정이 돼서 김종인을 쳐다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를 보며 왜,하고 입모양으로 묻는다. 그럼 난 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요즘 부쩍 셋이서 다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오세훈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생각보다 애가 거침없다는 것과, 또 굉장히 이기적이라는 것. 그리고 여전히 나를 싫어한다는 것 정도? 그치만 괜찮아. 나도 오세훈이 좋은 건 아니니까. 나도 썩 달갑지 않다 이거야. 아무튼, 오세훈 말이 영 틀린 건 또 아니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백현이가 저렇게 해주면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할 것 같다. 진짜로.
“솔직히 지가 무슨 상관인데. 까놓고 말해서 니들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잖아?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옳지 않아. 아무튼, 변백현 오지랖 떨고 다닐 때부터 알아봤어, 내가.”
오세훈이 이러는 걸로 봐선, 그냥 넘어 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아무렴 어때,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 문제는 변백현인 걸. 얘기를 하면 할수록 머리만 아프다.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밥을 먹으려고 숟가락으로 밥을 뜨면, 조심스럽게 불고기를 올려놓는 김종인이 있다. 오늘도 이러네, 오늘도. 나도 혼자서 잘 먹을 수 있는데. 웃는 얼굴로 내 앞에 앉은 그 아이를 바라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묵묵히 밥을 삼킨다.
“시발, 변백현 파이팅이요.”
오세훈이 못 볼 걸 봤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김종인의 식판에서 불고기를 한 점 훔쳐간다.
“니꺼 있잖아.”
“야, 누군 입이고 누군 주둥이냐?”
그러면, 김종인은 짜증을 내면서 오세훈을 쳐다본다.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난 도덕후랑 도저히 밥 못 먹겠다. 내가 누누이 얘기 했지만, 차라리 김청승 일 때가 나았다고.”
아니 도대체, ‘김청승’이 뭐 길래?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게 궁금해서 오세훈한테 대체 김청승이 뭐냐고 물었다. 내 물음에 둘 다 입을 다물고 동시에 날 쳐다본다. 앞에 앉은 김종인의 얼굴이 좀 빨개졌다. 큼큼, 괜히 헛기침을 하면서 물을 마신다. 오세훈이 그걸 보고 존나 비웃으면서,
“김종인의 애처로운 과거라고 해두지 뭐. 자세한 건, 넌 몰라도 돼.”
얘기를 하는데 나까지 비웃는 것 같아. 이건 그냥 느낌이겠지?
“아, 근데. 변백현 제대로 삐졌는지 나하고도 말을 안 하려고 그런다.”
“찬열이랑은 잘만 붙어 다니던데? 니가 싫은 가봐.”
“내가 그때 눈치 없다고 한 마디 했다고 그런가. 아 그 새끼도 은근히 속 좁단 말이야?”
“변백현 원래 잘 삐져. 그러다 금방 또 풀리고.”
대화를 하는데, 이상한 게 나랑 오세훈만 자꾸 얘기 하는 것 같아서 은근슬쩍 앞에 앉은 종인이를 쳐다봤다. 무표정한 얼굴로 밥을 뜨고 있다. 아, 이번엔 내가 불고기 줘야겠다. 그럼 좋아하겠지? 씩 웃으며 종인이의 밥 위에 불고기 한 점을 올려놨다. 이제야, 밥 먹다 말고 김종인이 날 쳐다본다. 작게 웃으며 그걸 입으로 가져간다. 아이고, 잘 먹는다. 어쩜 저렇게 잘 먹어? 진짜 잘났다. 김종인. 한참 넋을 놓고 김종인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세훈이 밥을 삼키느라 조금 뭉개진 발음으로 다시 말을 해온다.
“걔가 원래 단순 무식하잖아? 그러니까 조만간 돌아 올 거임.”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변백현은 그래도 착한 놈이니까. 착한 놈이 화나면 더 무서운 거라고 했는데…. 아, 몰라몰라. 좋게 생각하자고, 좋게.
“지금은 좀 불편하더라도 힘내라. 도덕후.”
오세훈이 옆에 앉은 종인이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하기에 조금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야, 나는?”
그랬더니, 굉장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
“넌 뭐 니가 알아서 하던지.”
아, 재수 없다. 재수 없다고. 인상을 쓰며 오세훈에게 엿을 날렸다. 여유롭게 웃고 있던 오세훈이 표정이 조금 굳는다.
“손가락 없애버리는 수가 있다, 너.”
“없애보든가.”
“이게, 진짜…. 아무튼 맘에 안 들어요. 난 니가 맘에 안 들어.”
“모르나본데, 나도 마찬가지거든?”
유치하다. 그래, 솔직히 유치한 거 인정. 오세훈과 니가 더 싫니, 내가 더 싫니 티격태격 싸우느라 밥을 제대로 못 먹었다. 밥 먹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몰라. 얜 싫어. 싫다고. 수저를 다시 고쳐 잡으면 불쑥, 내 코앞으로 밥을 푼 숟가락이 내밀어진다. 뭐야, 놀란 눈으로 쳐다보면 김종인이 조금 굳어진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밥.”
“밥?”
“먹어.”
표정 보니까 좀 삐진 것 같기도 하고. 그 딱딱한 표정으로 입 벌리라고 아, 하는데 안 벌릴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오세훈의 눈치를 보며 아, 하고 입을 벌렸다. 입 안으로 숟가락이 들어온다.
“시발 여기에 낀 내 잘못이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바퀴벌레들 사이에 껴선…. 니들끼리 천년만년 잘 먹고 잘 살아라.”
그 모든 광경을 다 지켜본 오세훈이 몸서리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식판을 들고 나가버린다. 근데 우린 아무도 그 아이를 붙잡지 않았어. 왜일까? 응? 왜일까, 종인아? 오물오물 밥알을 삼키며 김종인을 쳐다보았다. 그 아이 표정이 여전히 좋지가 않다. 진짜, 삐졌나. 오세훈이랑 둘이서만 논다고 삐진 건가. 진짜? 진짜로?
“삐졌어?”
조심스럽게 물으면, 김종인이 밥먹다 말고 나를 본다.
“내가 왜?”
표정은 여전히 뚱한데, 입으론 아니래.
“오세훈이랑만 노니까 삐진 거 아냐?”
“아니 전혀.”
“근데 표정 되게 안 좋은데?”
알면서 괜히 물었다. 몰랐는데, 김종인 요고 놀리는 재미가 있다. 삐져놓구선 아니래. 딱 봐도 삐졌는데, 뭘. 아, 귀엽다. 얘를 어쩌면 좋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어젠 박력 넘치더니 오늘은 귀여운 게 컨셉인가? 하루하루 매력이 다 달라. 매력이 대체 몇 개야? 몇 갠데, 종인아. 아직 더 숨겨놓은 것도 많을 것 같다.
대답도 안하고, 애꿎은 반찬만 깨작깨작. 그 모습이 귀여워서 킥킥 웃으면, 김종인이 그제 서야 젓가락질을 멈추며 내 시선을 피하면서 말한다.
“언제부터 세훈이랑 그렇게 친해졌어.”
“엥? 내가 걔랑 친하다고? 친해 보여?”
난 진짜 놀라서 물은 건데. 진짜, 놀랍잖아. 내가 오세훈이랑 친하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나는 한번 쳐다보지도 않고 세훈이랑 잘 놀더만, 뭐.”
아, 그래서 삐졌구나. 너 쳐다보지도 않고 오세훈이랑 자꾸 티격태격해서? 그래서 조금 웃으면서 젓가락을 쥔 그 아이의 손을 잡았다.
“알았어. 이제 오세훈이랑 말도 안하고 너만 쳐다볼게.”
그제야, 김종인이 표정을 풀고 나를 보고 웃는다. 아, 이 귀여운 자식.
“아예, 말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니야.”
“알지, 알지.”
어떻게 친구한테까지 질투를 해? 아, 그러고 보니 나도 오세훈한테 질투했었지, 참. 대충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 아이를 어르고 달랬다. 원래 연애가 이렇게 다 유치한건가요? 친구한테 질투까지 하고. 이러다가 하다못해 수저한테까지 질투하겠다. 넌 왜 김종인 손에 붙어있어? 얼른 떨어져! 아, 생각해보니까 이건 모양이 좀 빠진다. 수저한테 질투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제발.
“오늘도 학원가?”
“아니, 오늘은 안 가.”
“그럼 집에 같이 가면 되겠다. 그치?”
눈을 반짝이며 물으면, 종인이가 난처한 표정으로 날 본다.
“안 돼. 나 어디 좀 들렀다 갈 곳이 있어서…. 오늘은 먼저 가.”
“어디 가는 데?”
“몰라도 돼.”
“말 안해주기 있냐?”
“나중에 말 해줄게.”
一
그래서 결국 혼자 터덜터덜 집에 왔다. 집에 오는 길에, 나하고 찬열이 그리고 백현이 셋이서 하던 단체 카톡방에 들어갔었다. 아까, 수업시간 내내 눈길도 안주던 변백현이 생각이 나서 카톡으로나마 찔러보려고. 뭐해. 라고 입력을 하자마자 옆에 뜬 숫자가 없어졌다. 답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곧이어, ‘변백ㅗ님이 퇴장하셨습니다.’라고 뜨는 게 아닌가. 그 문구를 한참 멍하니 보고 있는데 마음이 영 좋질 않았다. 언제쯤이면 변백현이랑 다시 잘 지낼 수 있을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교복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다. 그리고 한참동안 고민했다. 백현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좋냐 이 말이야….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눈을 떴는데 내 방에 엄마가 와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정신을 차려,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슥 보니 아직 엄마가 퇴근할 시간이 아니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엄마를 쳐다봤는데, 매서운 눈빛이다. 뭘 또 혼내려고.
“팔자 좋다, 도경수?”
“나 십분 잤어. 진짜야.”
사실은 30분 넘게 잤지만.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한 거라고.
“너 공부는 안 해? 독서실 끊었다며. 독서실 안 갔으면 학교에서 야자를 하고 오던가.”
가뜩이나 자다 일어나서 정신없어 죽겠는데, 엄마가 쉴새 없이 잔소리를 하니까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그래서, 한 손으로 머리를 짚고 엄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 아들 교우관계 문제로 요즘 되게 심란해. 그러니까 오늘 하루만 좀 봐줘요.”
“이게, 입만 살아서는.”
“근데, 엄마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너 몰랐어? 오늘 할아버지 제사잖아.”
“난 몰랐지.”
“지금 할머니 댁 출발할건데, 같이 갈 거야 말거야.”
“나 내일 학교가야지. 그 먼 곳을 어떻게 가?”
“아 맞다 참…. 그럼 넌 오늘 집 지키고 있어. 엄마랑 아빠랑 다녀올 테니까.”
“네, 알았어요.”
오늘 집 빈다고 친구들 불러서 놀기만 해봐. 집도 조용한데 혼자 앉아서 공부나 해라. 티비 보다 걸리면 티비 끊어버릴 거다…. 엄마가 내 방문을 닫고 나갈 때까지 잔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대충 예예, 알겠습니다. 네네. 몇 번을 다짐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엄마는 걱정이 많아요. 아, 내일이 주말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안타깝게도 내일은 금요일이다. 그러니까 결국 친구들 불러서 놀지도 못한다고. 새벽부터 학교가야 되는데 놀긴 뭘 놀아. 그냥 혼자 외로이 쓸쓸히 집이나 지켜야지. 아, 너무 오래 누워있었더니 허리가 다 아프다. 주먹을 말아 쥐고 허리를 툭툭 두드리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멍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
[뭐해?]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기에 봤더니, 종인이다. 누구? 종인이? 김종인?! 아, 오늘 김종인 학원도 안 간댔지. 잘됐다. 얘랑 놀면 되겠다! 오늘은 처음으로 우리 집 구경이나 시켜줄까 싶어서 얼른 전화를 걸었다. 음, 문자는 답장 기다려야 되는 시간도 있고. 한시라도 빨리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으니까! 신호음이 가는데 갑자기 초조해진다. 그러고 보니, 내가 김종인한테 전화한 건 처음인 것 같아서. 매일 얼굴 보고 얘기하는데 전화는 또 낯설다. 김종인의 목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고 있자니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잠결에 받았던 그 전화. 아, 마음 아프다. 종인이는 그때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해보니 미안해진다. 에잇, 그렇지만 괜찮아! 내가 요즘 얼마나 잘해주는데! 내가 더 잘해주고, 더 예뻐해 줘야지. 괜시리 코를 만지작거렸다.
一왜?
수화기 너머로 김종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그래서, 웃느라 한참을 대답을 못했다.
一여보세요? 경수야?
묵묵히 기다리던 종인이가 결국 못 참고 내 이름을 불렀다.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오늘은, 우리 집에서 공부하자.”
공부는 얼어 죽을. 난 오늘 공부 안 할 거야. 너랑 놀 거야! 전엔, 그 애 집이었으니 그 애 마음대로 공부를 했으니까, 오늘은 내 집이니까 내 맘대로 공부 안하고 놀 거다. 게다가, 여긴 훼방꾼도 없단 말이야…. 누나, 미안해요. 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수화기 너머의 김종인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답이 없다. 그래서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기로 했다. 심심해져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데 곧, 그 아이가 ‘응.’ 하고 대답해왔다.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아싸!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부터 해줘야지.
***
이러다가 3부로 대학생 데꼬 나오는 건 아니겠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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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여러분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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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블리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