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시점]
"네? 기성용화보를 내고싶으시다구요?"
"네!"
"아.. 사실 이런 제의를 많이 받아왔지만 성용이는 아직 부족하고.."
"아뇨! 성용씨는 자질이 충분한 모델이에요. 그렇지만 성용씨가 준비가 안되었다고, 부족하시다고 하셔도 상관은 없으세요! 사실 제가 제입으로 이런 소리를 하긴 좀 창피하지만요... 저 실력도 좋고 나이도 어려요! 제가 잘 살려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잘생기기까지 했으니까.. 하하.. 암튼 기성용씨는 제가 너무 꼭 찍어보고 싶은 모델이셔서요.. 게다가 성용씨는 모든 남녀노소의 맘을 흔들어 놓는 그런 모델이니까 충분해요! 아마 소속사측에서도 별로 손해는 안보실것 같은데..."
사실 기성용의 화보를 내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 나는 늘 풍경, 공원에 놀고 있는 아이, 웃는 모습, 등등 너무 자연, 휴먼등등 지루하다면 지루한 주제와 장소만을 찾아다니면서 한번도 다른 사진들을 찍을 상상도 못하던 그런 학생이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다른 사진이라 함은 모델을 세워놓고 여러 포즈를 취하게 하고 사진을 찍는 그런 사진을 말하는 것이다.
그날도 아마 내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새와 나무를 찍기에 바빴을 것이다. 그날은 어쩐지 구름은 잔뜩 끼었지만 해는 쨍쨍했던... 하늘이 노란빛이던 예쁜 날이었다.
"자, 이번엔 자리에 앉아볼까? 쪼그려 앉아봐."
"뭐지..?"
한창 숲속을 돌아다니면서 나뭇잎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찍고 있기에 바빴는데 안쪽에서 왠 사람들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바닥에 한번만 누워 볼까? 누워서 햇빛을 팔로 가려봐."
내 또래인 것 같은 모델이 있었다.
그날 그렇게 그 모델을 만나고 나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모델을 멀리서 지켜본 후로 계속 머릿속에서 그 모델만 생각이 나는게 정말 딱 미칠 노릇이었다. 그때 그 현장을 카메라로 찍어놓곤 계속 그 모델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냥... 뭐랄까... 내가 카메라를 처음 잡아서 처음 사진을 찍었을때..? 그렇게 떨렸었다.
그 모델 이름과, 나이 등등 알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알고 있는 것이라곤 그날 그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 밖에는 알지 못하니 찾을수도 없으니까 더 미칠것 같았다. 이렇게 간절했던 적은 없었는데... 내가 돈주고 처음 사고팠던 카메라보다도 더 간절하고 더 애탄다... 한번만 더 만나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형아...형 이 모델 알아..?"
"도대체 그게 누군데 자꾸 찾아? 좋아해?"
"몰라... 저번에 사진 찍으러 갔다가 봤는데.."
"신인인거 같은데? 야 근데 괜찮다야. 이거 화보 누가 찍었지? 나 다음 화보 찍을때 얘 데려다 찍어야 겠다. 표정봐, 자연스럽잖아."
"형! 알아내면 바로 나한테 소개해줘야해!"
"그러던가. 가서 공부해 너 고삼이다."
우리 형은 어떻게 보면 나에게 카메라를 잡게 해 준 사람이기도 하다. 형은 나랑 나이터울이 많이 나는 형은 공모전에 출전해서 당당히 입상하여 사진작가로 성공하고 있고, 그런 형을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하다 나도 카메라를 잡게 되었고, 나도 작은 공모전에 출전하면서 상들을 타고 있다. 아무튼 형은 알아주는 잡지사에서 스카우트제의를 받아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형이 만약 이 모델을 알아오면 내가 꼭 이 사람을 찍어보고싶다. 같이 작업도 해보고 싶고....그냥 같이 있어보고싶고....
"그거 누군데 핸드폰 배경화면이야?"
"멋있지! 내가...크면 만나게 될 사람!"
형은 어떻게 알았는지 이 모델과 일을 했다고 했다. 형은 이 사진을 찍고 잡지가 나온것을 보지도 못한채 미국으로 출장을 갔다. 그래서 내가 형에게 이 모델은 이름이 뭐고, 성격은 어떻고, 캐물으려 했던건 형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알았고, 이름이.. 기성용이랬다. 나이는 나랑 같았고, 지역은 달랐다. 원래는 모델일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 형에게 찍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델일을 그만 둔다고 하였다.
그러나 화보가 흥행하고, 기성용은 모델일을 그만 두긴 커녕 오히려 모델일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 앵글안에 있지만, 나중에 내가 엄청 성장해서 꼭 내 앵글속에 담을 것이다. 꼭.
그거 하나만으로 형에게 사람사진은 어떻게 찍는거냐고 물어보기도하고, 책을 사서읽기도 하고, 직접 경험으로 접해보기도 하면서 정말 죽기살기로 노력했다. 내가 꼭 크게 성장해서 내가 그를 처음봤을때 그랬던 것 처럼 그도 나를 보고 나와 같은 감정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나한테 확 반해버려라.
군대를 다녀와서는 정말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했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몇년을 그렇게 지냈다. 하루에 잠은 세시간, 카메라를 잡는 손엔 굳은살이 잔뜩 박히고 물집이 잡혔지만, 그냥 밴드 하나 붙여놓고 찍고 또 찍었다. 역시 나로는 부족한 면은 어시스트로 지내면서 갖은 심부름에, 사진을 찍는 노하우도 하루하루 늘어가고, 어떻게 하면 예쁘게 나오는지, 어떤걸 사람들이 선호하는지, 정말 하나하나 자잘한 것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우리 형만큼, 그리고 그 만큼 높게 성장해있었다.
그리고, 그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형! 나 기성용 찍는다!"
"뭐?"
"나 기성용단독화보 찍는다고!"
"야. 넌 그런 경험도 별로 없는 애가 무슨 단독화보를 찍어? 너 만약 망하면 부모님이랑 나는 안도와줄거니까 길바닥에 나앉던 손가락을 빨던 알아서 책임져."
"당근!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형이 더 잘 알면서! 나 짱 성공할거같아!"
"연애를?"
"아니뭐... 암튼 그거 말해줄려고! 미국은 뭐 살만해?"
"너 안보니까 아주 살맛난다."
"형!"
"농담이야 자식아. 아마 내년쯤 들어갈것 같아. 공부 좀 더 하고 들어가게."
"그래? 너무 오래있는다... 참! 올때 이쁜 신부나 데리고 오는걸로~"
내가 형한테 기성용을 찍는 다는 말에 형은 말리는 듯 싶었지만 형도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니까 딱히 말리지는 않는다.
내가 처음 형에게 기성용을 단순히 존경하는 건 아닌것 같다고. 이런 감정에 서투르지만... 뭐라 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기성용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렇게 털어놓았을때 형은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 담담하게 그러느냐고, 그럼 형이 기성용 잘 소개시켜줄태니까 잘 해보라고 붙여주려고까지 했었다. 그 친구 착하다고, 너 옆에있으면 잘 챙겨줄 것 같다고 마음이 놓인다고 까지 했었다. 그런데 내가 형의 말을 거절했던건... 아주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어서 그의 앞에 서고 싶어서였다. 내가 고백도 할거고, 내가 번호도 물어볼거고, 내가 청혼도 할거다.
"아... 이거... 아 시간이 없잖아!! 벌써 열두시!"
약속시간이 열두시 반인데 아직 집은 난장판이다. 개판오분전이다. 돼지우리가 따로없다. 뭐하다가 이렇게 더러워졌지... 그냥 쿠키 주려고 쿠키 구우려다가 다 태워먹고... 어떤옷이 잘어울리려나 옷을 다 꺼내놓기도 하고... 그냥 원래 정리가 잘 안되있기도 하다... 이걸 얼른 치워야 하는데..... 그냥 일단은 대충 침대 밑에다가 다 넣어보고.... 일단 치워보고... 진작 치워놓을걸... 옛날이나 지금이나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인다니까!!
그렇게 집을 치우고 있는데 초인종을 누르면 들리는 노래소리가 들린다. 온건가봐!!! 아직 거실에 남은 옷가지들과 잡동사니를 내방 침대 밑에 대충 쑤셔 넣었다. 침실문을 꼭꼭 닫아놓고 문을 열기위해 뛰어가는데 바닥에 있던 옷을 밟고 미끄러져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게다가 하필 바닥이 꺼끌꺼끌한 재질이라 넘어져서 무릎이 아프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옷이 있는 더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니까 꼼꼼히 숨겨놓고, 대문앞에서 기다릴 그에게 뛰어갔다.
"네~ 나가요~"
그렇게 외치고 현관문을 열고 대문으로 가기위해 뛰어내려가는데 맘이 너무 앞섰는지, 몸이랑 마음이랑 따로 놀아서 내가 가누기가 힘들정도다. 몇번씩이나 넘어질뻔도 했었다.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고, 무사히 대문으로 달렸는데... 키도크고, 잘생기기도 잘생겼다. 생각보다 훨씬 멋있는 사람이다.
"으.. 어서와요! 성용씨!"
오다 넘어진 무릎이 아팠는지, 아님 눈앞에 있는 사람이 멋있어서 그런건지 으... 하는 소리를 내고는 대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너무 반가운 나머지 성용의 손을 꼭 잡고 위아래로 신나게도 흔들었다. 눈속에 그는 내모습에 잔뜩 당황한 것 같지만 놓을 생각은 없다. 너무 반가웠다. 내가 그렇게 몇년을 보고 싶어한 사람이 이렇게 눈앞에 있으니까 꼭 꿈만 같고... 그냥... 그냥 감격스럽고 영광스럽고 행복하고 그렇다.
"아..네.. 기성용입니다. 안녕하세요."
"네! 저는 이번 화보촬영에 화보를 맡은.. 아니 메인작가를 맡은 이용대에요!"
"네... 저 그런데... 무릎에서 피나세요."
나는 몰랐는데 아깐 아프기만 했는데 피까지 나나보다... 바닥재를 좀 맨들맨들하고 폭신폭신 한걸로 바꾸던가 해야지...
아픈것 보다는 성용의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대한 창피함 때문에 무릎을 들여다 보다가 나보다 큰 성용을 올려다 보면서 어떡해.. 했는데 갑자기 들어가서 약을 바르자면서 혀를 한번 쯧하고 차고는 내 손목을 잡고 내가 퐁퐁 뛰어내려온 계단을 올라간다. 무릎을 다친 나를 배려해주는듯 천천히 올라가준다. 원래 걸음이 느린건가...? 그런거라면 어쩔수 없지만 나때문에 느리게 걸어주는 거라 생각해야지.
인생포기...... 너무 죄송해요...... 그냥 독자님들을 뵐 면목이 없어요ㅠㅠㅠ
사실 주말에 너무 바빴어요ㅠㅠ 는 핑계에요사실...
일요일에 쓰려햇는데 컴퓨터가 번개를 맞은 이후로 한번 켰다가 끄면 잘 안켜져요ㅠㅠ 운 좋아야 겨우 켜지는데.. 일요일에 교회다녀왔다가 켤려고 햇는데 아예 안켜지는거에요...
토요일엔 놀러 다녀오느라... 늦게... 들어오고...ㅠㅠㅠㅠㅠㅠ
이제서야 들어와서 너무 죄송해요ㅠㅠㅠ 일주일동안 열심히 들어올수 있는한 잘 들어올게요ㅠㅠ
개학도 하고 해서... 죄송해요ㅠㅠ 빨리 들어오겟다는 약속.. 못해요........ㅠㅠㅠ
....너무 죄송해요ㅠㅠ 게다가 간만에 왔는데 이런 똥글 들고와서 정말 너무 면목 없어요ㅠㅠㅠ
다음편도 아마 용대 시점일것 같아요!
.......독자님들....이해가가세요...?
용대는 사실 처음부터 기성용을 좋아하는 거엿어요....
....죄송해요ㅠㅠ 그냥 더 드릴 말씀도 없고 죄송해요ㅠㅠㅠ 다들 사랑해요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