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대] 과외선생님 1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커피소년 - 상처는 별이 되죠

과외선생님

" 아, 안해!! 안한다고!! 누구맘대로 또 과외야!! "

" 기성용!!! 너 정말 대학안갈래? 아빠한테 혼나고싶지 않으면 이번엔 정말 똑바로해!! "

똑바로 하긴 개뿔, 축구한다니까 맨날 저난리야? 일부로 방문을 쾅 닫고는 침대에 뻗었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다. 체대 입시도 열심히 다니고 있고 학교에서도 축구하면 기성용이라 할정도로 능력있는 축구주장인 나에게 허구엇날 몇일도 못가는 과외선생을 붙여준다. 어차피 공부도안하는데 괜히 스트레스만 더받게하고... 아우씨!!! 화가나서 소리를 지르니 엄마가 조용히 하라며 방문을 쾅 친다. 운동에만 전념하고싶은데 돈많은 엄마는 몇백씩 들여서 별별 대학에서 알아준다는 사람들을 찾아 집에 들여오는데 매번 올때마다 수업 죽어도 안한다고 생지랄을 떨어서그런지 짧으면 당일, 오래가면 일주일정도밖에 안간다. 대체 오늘은 어떤 잘난사람이 올까... 지긋지긋한 집에서 벗어나고파 청용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 " 여보세요 "

" 어디냐, 운동장? "

- " 운동장은 개뿔, 독서실에서 공부중이다 임마 "

" 아, 너까지 공부야 왜!!!! "

청용이는 곧있으면 모의고사인데 미쳤냐며 닥치고 공부나 하라며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싸가지가 없어 아주, 벌떡일어나 현관문으로 가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는 집안을 박차고 나왔다. 뒤에서 엄마의 잔소리가 마구마구 들렸지만 상관없다. 계속이러면 엄마도 포기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문으로 향했다. 오늘도 평소처럼 9시쯤에 과외선생님이 올것이다. 집에서 게임하고있을 자철이네 집으로 슬슬 걸어갔다. 우리집 옆옆에 사는지라 심심하면 구자철네집, 쫒겨나도 구자철네집, 구자철네집이 우리집이고 우리집이 구자철집이다. 초인종을 누르니 신경질적인 자철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 " 아씨... 누구세요 "

" 나다 "

- " 아 다깨가는데, 비밀번호도 알면서 뭘그래!!! "

뚝, 하고 인터폰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나 오늘도 게임홀릭인 구자철. 익숙하게 도어락버튼을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 인사를 하지만 집안엔 자철이 밖에없는듯했다. 그럼그렇지, 누가있었으면 자철이는 공부만하고있었을것이다. 나처럼 자철이도 축구에 빠져사는데 우리 부모님처럼 얘네 부모님도 공부하라고 닥달하신다. 자철이방으로 가니 미친듯이 게임을 하고있는 자철이가 보였다. 어, 흥민이도있었다.

" 그놈의 게임, 재밌냐, 너도있었네 "

" 형, 안녕하세요!! "

" 어, 프로게이머나할까 "

" 지랄, 야 나 과외선생 또 온데 "

불쌍한새끼, 자철이는 중얼거리며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래도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우리집은 항상 엄마가 있는지라 잠깐이라도 딴짓을 하면 공부공부, 대학대학 거리며 등짝을 후려갈긴다. 그래서 항상 구자철네집으로 피신오는거지... 엄마도 그걸 잘알고있어서 한 9시쯤 이리로올것이다.

" 흥민이, 너는 여긴 왠일이냐 "

" 자철이 형이 보스좀 깨달래서... "

한심한새끼... 자철이를 보며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니까 닥치라며 열을 낸다. 그때, 내 핸드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역시나 엄마의 전화였다. 나온지 얼마나됬다고 전화야? 신경질적으로 받으니 꽤나 열이나있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 아 왜또 "

- " 선생님 오셨으니까, 당장 집들어와 "

" 왜 벌써와, 지금 7시밖에 안됬는데 "

- " 시끄럽고, 자철이네 집에서 끌고가기전에 얌전히 집들어와, 이번에도 깽판치면 아빠한테 말할줄알어 "

뚝 끊어지는 전화. 얼마나 대단한 선생이길래? 귀찮아죽겠다... 머리를 손으로 신경질적으로 흐트렸다. 아빠한테 말하면 외출금지에 엄청 두들겨 맞을텐데... 뭐만하면 아빠핑계야.. 욕짓거리를 하고 바닥에서 벌떡일어나 방을 벗어났다. 어디가냐는 자철이의 말에 과외간다고 짧막하게 말하곤 현관을 벗어났다. 골목을 보니 집앞까지 엄마가 나와있었다.

" 아 왜 나와있어, 그냥 있지 "

" 이놈아, 너가 도망갈까봐 그랬지, 빨리 들어가 "

내 등짝을 한번더 후려치는 엄마의 손길에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말로하면되지 맨날 손으로 찰싹찰싹.. 궁시렁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낮선사람의 신발이 보였고 괜히 성질이나 인상을 팍쓰고 내방으로 향했다.